블로거 기분 내서 나홀로 여행 2탄 사진도 올려 봅니다.
2년 전 일탈을 꿈꾸며 미니홈피에 '전국 일주 계획 중'이라고 글을 남겼었더랬죠.
거기에 달린 댓글, "휴가 때 가시게요?"
그때 뭔가가 제 머리를 두드렸던 기억 입니다.
'일탈을 꿈꾸고, 갈 수 있는 여건이라면 휴가 때라도 왜 못 가겠느냐.'
그래서 다녀온 게 휴전선 하이킹 여행이었습니다.
인터넷을 뒤지며 열심히 정보를 모으고 계획을 짜는 것만으로도
마음속에 응어리진 것들이 풀리더군요.
그렇게 무턱대고 인터넷으로 자전거를 지르고, 침낭을 지르고
무식하게 다녀왔던 휴전선 하이킹 여행 사진들입니다.
총 거리 346.28Km
휴전선을 따라 최전방 국도로
'고성통일전망대'에서 '오두산통일전망때'까지 코스를 잡아 보았습니다.
전날 술을 진탕 마시고
'어디 너가 다녀오나 보자!'라는 친구들의 말에 보란 듯이 버스에 자전거를 싣고서 도착한 속초 앞바다입니다.
타의가 아닌 자의로 낯선 타지에 홀로 있다는 게 신선하게 느껴졌던 기억입니다.
속초에서 거진까지 버스로 이동하고
거진에서 자전거를 몰고 20Km를 달려 도착한 '고성통일전망대'입니다.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라는 각오를 다졌었더랬죠.
'고성통일전망대'에서 다시 밑으로 내려와 해안가 허름한 여관에서 1박을 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 바라본 수평선 일출입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맘먹고 본 일출이었지 않았나 합니다.
때는 바야흐로 살이 익어가는 8월.
강원도 어느 산길에서 만난 시원한 폭포입니다.
저렇게 좋은 곳에 왜 사람들이 없을까, 의아해 했는데
자연 휴식년제를 실시하고 있는 계곡이더군요.
사람들이 많이 찾아 심하게 훼손된 자연을 통제해서 스스로 치유할 시간을 주는 제도라고 합니다.
하이킹 여행을 시작하고서 처음으로 맞닥뜨린 고난.
굽이굽이 산길, 저 산을 돌아가면 정상일까, 저 산을 돌아가면 정상일까.
자전거를 타고 올라간 거리보다 끌고 올라간 거리가 태반인 백두대간 진부령입니다.
백두대간 진부령에서 신 나게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다 만난 인공폭포입니다.
농촌 계발 사업을 목적으로 한 시설인데, 사람들이 많긴 많더군요.
미시령과 진부령이 만나는 곳에 있습니다.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세월아 네월아 자전거를 몰고 가는데 바퀴에 펑크가 났네요.
어찌나 막막하던지.
3.8Km를 걸어 자전차포에 도착해 펑크 수리를 했었답니다.
자전차포 아저씨 제 자전거를 보고 깜짝 놀라시더군요.
어떻게 이런 무겁고 무식한 자전거로 진부령을 넘어왔냐고ㅋㅋ
무슨 말씀인가 했더니 보통은 가볍고 좋은 자전거로 산을 넘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말씀드렸습니다.
"끌고 넘어왔는데요."
민통선(민간인 통제 제한선) 안쪽에 있는 지뢰밭입니다.
넘어로 시원한 계곡물이 보였지만 목숨은 하나라 그냥 지나쳤던...
민통선 안쪽에 심심찮게 보이는 표지판입니다.
'양구통일관'입니다.
하필 월요일에 도착했네요.
'제4땅굴', '을지전망대'가 싹 다 날아갔던 순간입니다.
왼쪽 산에는 '제4땅굴'이, 오른쪽 산에는 '을지전망대'가 있답니다.
산 사이로 멀리 보이는 산이 지도 상으로 북쪽에 있는 산인데,
저기서 북괴들이 이쪽을 노려보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왠지 으스스하더군요.
도솔산 정상 인근에서 만난 대암샘 입니다.
오른쪽에 맛있는 샘물이 샘솟고 있네요.
참고로 '진부령은 저리 가라.'라고 할 만큼 힘들었던 산이었지 않았나 합니다.
도솔산 정상을 찍고 내려가기 직전에 찍은 셀카입니다.
하이킹 중 유일하게 찍은 셀카.
복장이 참 난잡하네요.
저런 복장을 하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5박 6일 일정 중 제가 유일했습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모르고 그랬던 것이니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ㅋㅋ
왼쪽에 멀리 보이는 산이 도솔산 정상입니다.
올라갈 땐 네 시간, 정상에서 사진을 찍었던 곳까지 도착하는 데 걸린 시간은 20분입니다.
인생 참... 무쌍하더군요.
양구 제1경 '두타연'입니다.
소지섭길이 눈에 띄네요.
시간이 너무 늦어 폐장해 들어가 보진 못했습니다.
무슨 사진일까요?
반딧불 입니다.
야간 라이딩 중 발견한 반딧불.
휴대폰 사진기로는 저 빛을 찍기가 어렵더군요.
저 사진을 찍으려고 20분간 실랑이를 했던 기억입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맘먹고 한 비박의 흔적입니다.
천미계곡 정상에서 하늘을 보며 잠들었는데 별빛이 참 멋지더군요.
참고로 자리 선정을 신중히 해야 한다는 걸 심하게 깨달은 비박이었답니다.
허리가 아파 세 번을 깼다는 후문이...
돈값을 한 침낭, 이번 지리산 종주 때도 유용하게 쓴 제 침낭입니다.
'염원의 종'입니다.
통일을 염원한다는 뜻이겠죠.
뒤쪽으로는 평화의 댐이 보입니다.
식당이 없어서 밥도 못 먹고 올라간 '해산전망대'입니다.
진부령, 도솔산에 이어 세 번째의 고난이었지 않았나 하네요.
자전거를 끌고 높은 산에 올라가는 건 힘듭니다.
밥도 못 먹고 자전거를 끌고 높은 산에 올라가는 건 더 힘들고요.
평화의 댐 인근에 있던 허름한 식당에서 밥을 먹지 않은 게 어찌나 후회되던지.
날씨도 덥습니다.
제 다리입니다.
저녁 때쯤엔 잘 익어 있겠죠?
배가 어찌나 고프던지. 먹을 수 없으니 그림의 떡이랄 밖에...
여름에 반바지, 반팔을 입고 자전거를 타는 건 자살행위라는 걸 절실하게 깨달았답니다.
어찌나 덥던지.
비박으로 끕끕하기도 해서 혼자서 신 나게 물놀이를 한 계곡입니다.
'말고개'입니다.
6.25 전쟁 때 맨몸으로 탱크를 막아냈던 말고개 전투로 유명한 곳이죠.
오른쪽에 보면 길가에 돌탑들이 보이시죠?
어떤 용도인지 아시나요?
전쟁이 발발했을 때 저 돌탑 밑의 폭약을 터트려
돌탑을 도로에 떨어뜨려서 길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답니다.
북괴의 남진을 지연시키는 기구물인 거죠.
휴전선 인근에서 심심찮게 보이는 풍경입니다.
산이 참 멋져서 찰칵.
휴대폰 카메라로는 표현이 잘 안 되네요.
북쪽에 있는 산입니다.
금강산이 저럴까 했는데
내금강의 끝자락이더군요.
'감리교회'입니다.
분단 후 청년들의 반공 투쟁이 활발히 이루어졌던 곳이라고 하네요.
'등록문화재 제23호'입니다.
'노동당사'입니다.
공산독재정권 강화와 주민통제를 목적으로 건립했다고 하는데
악명을 떨쳤던 곳이라고 하네요.
노동당사 기둥의 총탄자국 입니다.
실감나시죠?
24차례나 주인이 바뀐 395m 높이의 '백마고지'입니다.
24차례나 주인이 바뀌었다니.
전투가 얼마나 치열했을지 감히 짐작해봅니다.
경기도 입성. 강원도 안녕~
통일의 관문
1번 국도 남측 최북단. 판문점, 개성으로 넘어갈 수 있는 '자유로'입니다.
'임진각'입니다.
생각해오던 모습하고는 조금 다르더군요.
임진각 옆에 있는 '평화누리'라는 곳입니다.
아주 잘 꾸며져 있더군요.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분이시라면, 한 번쯤 방문해 보실 걸 권해 드립니다.
찍었던 사진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잠자리 한 마리가 제 손가락 위로 날라와 앉더군요.
스스로 떠날 때까지 기다려줬답니다.
손톱이 지저분하네요. 기타를 치는 사람이니 스스로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보기는 싫네요.ㅎㅎ
잠자리에 이어 비둘기 놀이.
옥수수 하나를 사이좋게 나누어 먹었답니다.
최종 목적지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의 모습입니다.
망원경으로 바라본 북한의 모습은 뭐랄까, 색깔이 없다고 할까요.
건물 및 기구물들이 시멘트 빛 그대로더군요.
동해안에서 일출을 찍고 오두산에서 일몰을 찍어 보았습니다.
시작은 일출, 끝은 일몰. 왠지 의미가 있어 보이지 않나요?ㅎ
파주에 있는 지하철역입니다.
원래는 버스를 타고 돌아갈 생각이었으나
파주 터미널이 시외버스 터미널이 아니더군요.
문산으로 되돌아갈 수 없어서
지하철에 자전거를 싣고 서울 터미널로 이동하였답니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전주행 승차구 앞에 세워져 있는 제 자전거 사진입니다.
온 몸에 화상으로 물집이 잡히고 피곤하기만 했던 기억입니다.
무식하니 용감하다, 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르더군요.
이렇게 길다면 긴 5박 6일 일정의 나 홀로 휴전선 하이킹 여행이 마무리되었답니다.
옛 사진들을 보며 추억을 떠올려 사진을 올려 보았습니다.
스크롤 압박을 방지하기 위해 사진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은 했으나
쉽지 않네요.
그만큼 추억이 깊고 소중했다는 뜻이겠죠.
무튼, 지금까지 달타냥의 나 홀로 5박 6일 휴전선 하이킹 여행이었습니다.
첫댓글 크... 부럽삼... 나도 더 늦기 전에 크게 한 번 질러야 될텐데...
선양이나 나같은 스타일은 생각이 너무많아...그래서 요런거 하기 힘들어....더워서 하기싫고 배고파서 하기싫고..가다가 사고날까 무섭고 자전거 펑크나면 어쩌지...등등..걱정이 너무많아....그러니 우리는 이런거 못해 ㅋㅋㅋ현석이처럼 단순무식용감하신분이나 가능한 일~~ㅋㅋㅋ 암튼...무지 부럽다 그 용기가
걍 우리도 사표쓰고 질러볼까요 통 크게 외국으로... 아 형은 유부남이라 안되겠구나 ㄲㄲㄲ
그봐...너는 뭔가 자꾸 핑게를 댄다니깐..그니깐 못한다고 ㅋㅋㅋ
난 지르고야 말겠슴
누구든 맘만 먹으면 갈 수 있다는 거.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을 뿐. 생각이 많으면 악수를 두기 쉽지. 가치판단에 있어 생각은 필요악이라는 거. 고민은 적당히, 행동은 단호하게. 머리를 말고 심장을 굴려봐.
와우! 므찌다 형^^ 부럽네!!
나는 너가 더 부러워. 날 잡으면 연락해라 꼭.
우와 회장님!! 대박. 멋져요!!! 저도 저렇게 혼자 여행하는거 오래전부터 꿈인데 용기가 없어서 쉽게 못하는데.. 직접 경험하고 생각하고 느끼고하는 회장님 정말 멋지다는!!! 사진보면서 대리만족햇어요ㅋ
왜 혼자가. 남친이랑 다녀와.ㅎ
형 잘보았어요^^
그래, 고맙다.
멋져요ㅎ 다리가 참 매끈하시네요 ㅋㅋ
어릴 땐 구박좀 받던 다리다. 여자들이 내 앞에선 반바지를 못 입었으니.
용기가 대단하다~!!! 멋있다~~~^^
종호형도 멋져요. 닮고 싶어요.
현석형님 짱입니다ㅋ 멋지십니다^^
울 두한군도 멋져. 준비 열심히 해서 큰 사람이 되렴.
얘들아 다리 털 다 탔다. 물 올려라.
멋진 여행이다. 현석이가 다시 보인다.
형은 도그만 너무 좋아하셔... 된장도 발라야죸ㅋㅋ
실수 하더라도 좋은 이미지 유지해주세요.ㅎㅎ;
멋지다~ 울 회장님~
시간 되면 토요일날 꼭 공연 구경하러 갈께요.^^
위대하다란 말씀만 드리고 싶네요 ....
정신력의승리자 이십니다 .....
저도 자전거 라이딩을 좋아하는데...정말 그 자전거로 가셨다는것은 정말 대단합니다. 라이딩 같이하셔도 재미있을듯 합니다.
멋집니다....나두가고싶군요...
우왕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짱이네요!!!! 싸나이~!! ㅋ
대단대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