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계절

아, 어제 개막작을 보고 정신이 나가버렸나 보다. 월요일에도 또 두편을 예매해 버렸다. 요즘 왜케 볼 영화가 많은 것인지. 그리고 나는 왜 하고 싶은 걸 못하면 참지를 못하는 것인지. 클럽, 파티건 영화건 여행이건 하고 싶은건 다해야 직성이 풀리니... 그나마 다행인게 명품에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이지. 울 회사 아가씨들처럼 명품 밝혔다가는 벌써 옛날에 파산해 버렸을걸. 흑, 그래도 벨벳 골드마인을 사랑하는 팬으로서 헤드윅 과 앵그리 인치를 놓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너무 아파 서 어쩔 수가 없었다. 나는 아직도 철이 안 든걸까 아 니면 정말 편집광적 기질이 다분한 걸까. 부천에서 수요일날 볼 The Eye의 홍보물에도 띠 별 성격에 뱀띠는 "편집광적 기질이 다분한 뱀띠. 은근 히 공포를 즐기는 당신에게 <디 아이>의 공포는 좀 약할지도."라고 써 있더만. 맞는 말인 것 같다. 근데 이 홍보물을 보니까 영화 장난 아니게 무서울 것 같던데 공포물을 즐기는 나로서도 벌써부터 긴장이 되 는 것이 꽤나 두렵다. 아, 맨 앞줄로 예약했는데 설마 기절하는 사태는 안 일어나겠지. 이 영화 8월 2일날 개봉한다는데 시사회장이랑 개봉관에 앰뷸런스 개봉한 단다. 칸느 영화제 때 화면에서(영화상 만든 건데) 연 기가 나다가 귀신 얼굴이 나오자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 면서 다 뛰어 나갔다는데. 나...떨고 있냐? 오늘은 조커에 가기 전에 파이(π)를 보고 가련다. 그 후지기 짝이 없고 한 2년간 안 갔던 코아아트홀 단 한 군데에서 하는 영화지만 작년 부천영화제때 놓친 게 아쉬웠고 사운드 트랙 또한 테크노로 가득 차 있기에 오에스티만 듣고 개봉하기를 손꼽아 기다렸었는데 무척 기대가 된다. 아... 그것도 단 한 극장에서 매일 8시 반 한번씩 밖에 상영을 안 하니, 그렇게 장사가 안 되나? 아무튼, 코아 아트홀은 회원들에게 당일 전화예약 혜택을 줘서 편하긴 하다. 어쨌든...한 동안 볼 영화가 없어 너무 심심했는데 요즘 볼 영화가 넘치니 마음이 뿌듯하다. 다 이게 솔로이기 때 문에 즐길 수 있는게 아닐까. 과연 얼마나 영화를 좋아하는 애인을 만나 맨날 영화를 보러 다닐 수 있을지. 누구는 혼자 영화를 보러 다니는 것이 pathetic 하다고 하지만 말릴 사람은 아무도 없다. 상영 시간이 다가오는데 늦는 친구를 기다리며 화를 낼 필요도 없고 나 혼자 원하는 시간에 편리한 장소에서 보면 되니까 여러모로 이점이 많지. 그러다 가끔씩 무서운 영화 볼때는 손 붙잡아 줄 든든한 친구 하나 데리고 가면 되니까. ㅎㅎ ^^ 웬만하면 꽁짜로 씨디 받는 걸 별로 안 좋아하고 또 거저 받은 음반은 잘 안 듣는 성격이라 사려고 했었는데 운 좋 게 에미넴의 신보를 받아 삼일 내내 뒷북을 치며 감동에 또 감동에 젖어 있다. 아, 에미넴은 그저 마음을 비우고 귀를 기울이지 않고 들으면 너무나 훌륭하다. 가사를 보면 여자로서 꽤나 기분 나쁜 내용들이 많기 때문에 아무것도 듣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된다. 이번 앨범 벌써 6만장이나 나갔다는데 전작 12만 판매고를 달성하기는 쉬울 듯. 유니버설은 좋겠다. 역시 한국에서는 힙합이 먹힌다니까. 에미넴을 듣기 전 스타워즈 오에스티를 듣고 있었는데 메인테마가 지나가면 대부분 무슨 노래인지 모르기 때문에 지나가는 사람마다 "셜리야, 너 오늘 진짜 이상한 거 듣고 있구나. 웬일이니?"라며 기묘한 눈길을 보내더군. 오늘은 누군가 와서 "희선씨, 사무실에서 에미넴 안 들으면 안돼요?" "왜요? 울 회사 아티스트 거 아니라서 듣기가 좀 그런가요? (Shirles) "아, 그게 아니라. 노래는 좋은데 에미넴 목소리를 들으면 우리 사장님 목소리를 듣는 것 같아서 자꾸 햇갈려요" "--;;;;; " 순간 주위 옆 사람들 다 뒤집어짐. 생각해 보니까 우리 사장님의 쨍쨍거리는 목소리가 에미넴의 것과 좀 비슷 하긴 하구나. --;;;; 간만에 이틀 동안 마음속에 들어간 바람을 빼고 열심히 일을 했더니 하루가 너무 빨리 간다. 아, 무슨 눔의 말을 해도 이렇게 끝이 없이 나올까. 하긴 이 글을 직접 중계해도 내 말 속도라면 1분이면 충분히 끝내겠지. 반성하자. 다시 일하러 가야지. 이따가 조커에서 봐용~ Cia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