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보고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있다. ‘언택트’라는 말이 등장했다. 논란이 되기도 하는 단어이다. 하지만 이 단어를 제대로 이해하면 지금 우리 사회의 현상들과 중요 현안들을 알 수 있다. 언택트가 무엇일까? 왜 ‘비대면’이라는 좋은 말이 있는데 ‘언택트’라고 할까? 용어 하나, 개념 하나라도 제대로 알자. 우리는 언택트 기술, 언택트 산업, 언택트 문화가 홍수처럼 번져가는 흐름의 한가운데 있다.
- 관련주제 및 키워드
비대면, 사회적 거리두기, 언택트 서비스, 언택트 비즈니스, 언택트 디바이드, 디지털 소외
글쓴이: 황산
인문학 연구자(Ph.D.) / 코넥교육연구소 소장 한진연 교육이사 / ‘철학자들과 함께 떠나는 글쓰기의 모험’ 저자
비대면, ‘언택트’ 시대가 왔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병이 확산되면서 ‘언택트’(untact)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언택트(unuct)라는 말은 ‘비대면’이라는 말을 지칭하는 신조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비대면 접촉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언택트만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이라고 강조합니다. 나아가 미래시대는 ‘언택트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언하기조차 합니다. 게다가 우리 사회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언택트 산업’과 ‘언택트 기술’과 ‘언택트 교육’ 등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언택트 현상’은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삶의 분명한 현실입니다.
- 언택트는 한국에서만 사용하는 신조어
언택트라는 말은 신조어입니다. 즉 영어사전에는 없는 말입니다. ‘언택트’(unuct)는 영어의 부정사 ‘un’과 접촉을 뜻하는 ‘contact’가 합쳐져서 탄생한 단어입니다. 그 뜻은 ‘신체적 접촉을 하지 않는 방식의 접촉’ 즉 비대면 접촉을 말합니다.
사실 untact라는 말이 안겨다주는 의미는 ‘접촉을 하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풍기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언택트의 정확한 의미를 알아야 합니다. ‘언택트’는 접촉을 완전히 차단하거나 금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는 면대면 접촉을 하지 않는 방식의 ‘비대면 접촉’을 뜻합니다.
또 한 가지 꼭 기억해야 할 사실은 ‘언택트’라는 용어는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하는 말이 라는 것입니다. 즉 해외의 학자들이나 전문가나 언론에서는 ‘untact’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요? 영어로 만든 합성어인데 영어권에서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하니 이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Un + tact / 비대면
not contact / not to face
언택트 용어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언택트는 한국인들이 만든 한국식 ‘신조어’입니다. 최초로 이 단어가 소개된 것은 2018년 10월에 발간된 〈트렌드 코리아 2018〉이라는 책입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와 연구원들은 2017년부터 이 책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당시 유행하던 온라인 비대면 기술을 지칭할 단어를 찾고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맥도널드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무인 키오스크(kiosk, 무인정보단말기)를 통해 메뉴 주문을 비대면으로 하기 시작하였고, 온라인 주문과 온라인 상담과 같은 비대면 기술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었습니다. 그 때 한 연구원이 “이런 기술들을 통합해 ‘언택트’로 부르자”고 제안하였고 모두가 이를 적절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를 받아들여 〈트렌드 코리아 2018〉에 그 용어를 사용한 결과 2018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언택트’라는 단어가 등장한 것입니다. 이후 이 단어는 띄엄띄엄 사용되다가 2020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급격히 사용되기 시작하였고 이윽고 한국사회에서 유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참고자료: 조선일보, 2020.4.17. 코로나로 뜬 단어 언택트[untact]가 이 사람 작품이었어?]
처음에는 온라인 주문이나 상담에만 사용되던 용어이었는데 이제는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모든 사업이나 교육과 활동을 포괄하는 뜻으로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언택트’는 외래어가 아니라 한국에서 만들어진 ‘콩글리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뜻은 ‘비대면’입니다.
해외에서 ‘비대면’을 표현하는 용어는 무엇이 있을까?
해외에선 ‘비대면’을 표현할 때 두 가지 단어를 주로 사용합니다. 그것은 ‘no-conuct’(노 컨텍트) 또는 zero contact’(제로 컨텍트)입니다. ‘비접촉’을 뜻하는 영단어 ‘논컨텍트(noncontact)’가 있지만, 코로나19의 상황에서 ‘전혀 접촉이 없다’는 뉘앙스를 강조하기 위해 ‘non’ 대신에 ‘no’나 ‘zero’를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논컨택트(non-contact)와 ‘터치리스(touchless)’ 등 보다 일이듣기 쉽고 의미가 명료한 단어들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소 어렵지만 알아두면 ‘비대면’에 대해 보다 폭넓고 정확하게 이해하게 되므로 기억해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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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얼굴과 얼굴을 마주치지 않음, 사람들간의 신체적 접촉이 이루어지지 않은 사람들 간의 연결 방식. 얼굴을 마주하는 만남이나 접촉을 면대면(face to face) 혹은 대면이라고 한다.
언택트: ‘콘택트(contact: 접촉하다)’에서 부정의 의미인 ‘언(un-)’을 합성한 말이다. 문자적인 의미로는 ‘비대면’ 혹은 ‘비접촉’을 의미한다. 처음에 ‘언택트’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을 통해 점원과의 접촉 없이 물건을 구매하는 등의 새로운 소비 경향을 주로 지칭하는 말로 쓰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이 용어의 의미가 확장되고 사용이 보편화되고 있다. 즉 일상생활에서 진행하는 비대면 방식의 연결을 총칭한다. 주로 언택트 기술을 사용하여 신체와 얼굴의 접촉이 없는 연결과 소통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영어 사전에는 없는 단어이다.
- 코로나19로 급속히 확산되는 비대면 현상
언택트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진행되고 있었다
비대면은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이 만들어낸 것이 아닙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이미 인터넷과 온라인 플랫폼의 확산을 통해 비대면이 점점 확산되고 있었습니다. 이미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편화로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여 온갖 비대면 접촉이 생활화되고 있었습니다. 온라인 쇼핑, 유튜브 활용, 은행 계좌 조회 및 이체, 문화센터 강좌의 수강 신청, 외화 구매, 주식 거래, 버스·철도 승차권 및 항공권 예매, 전자책(e-book) 구독, 원격 진료, 재택근무 등 기초적인 비대면 일들이 부분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우리 청소년들의 일상적인 경험을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들도 그동안 다른 사람과 접촉하고 대화를 하는 행위(톡, 온라인대화, 게임), 여러 교재나 학습프로그램을 통해 공부를 하는 일, 음악이나 영화나 게임이나 취미 문화생활을 하는 많은 영역에서 이미 비대면 접촉을 경험하여 왔습니다.
이렇듯 우리가 이미 익숙한 비대면이 코로나를 통하여 사회 전체로 전면화되고 가속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의 생활에서 온라인을 통한 연결과 일 처리가 더욱 심화하고 일상화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언택트 기술과 서비스의 확산
언택트 유행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곳은 언택트 산업 영역입니다. 코로나19의 상황에서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지 않는 기술이나 제품을 제공하는 서비스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는 주로 무인, 셀프, 자동화 트렌드를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기술을 통하여 이루어집니다. 이와 관련된 기술들을 총칭하여 ‘언택트 기술’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언택트 기술을 사용하여 유통, 금융, 교육, 이동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경영을 언택트 서비스라고 합니다.
언택트 서비스를 통하여 사람들은 가게나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지만 점원을 만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가게에 직접 방문하는 구매행위보다 온라인 쇼핑이 보다 일반화됩니다. 택시를 타더라도 택시 기사와 대화를 나눌 필요가 없고 현금을 주고받지 않습니다. 가령 카카오 택시는 택시를 스마트폰 앱으로 부르고, 카카오 페이로 직접 결제하고, 찾아온 택시를 타고, 도착지에서 내리기까지 기사와 대면하거나 대화를 나누지 않도록 하는 언택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지요. 나아가 학교나 학원의 수업을 받지만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선생님이나 교실의 친구들을 만나지 않게 됩니다.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만, 은행원을 만나지 않고 돈을 송금하고 돈을 받고 있습니다. 햄버거 가게나 식당에서 주인과 접촉하지 않고 음식을 주문하고 음식값을 결제합니다. 이 모든 것이 언택트 기술로 가능하게 된 것이고, 이러한 서비스 사업이 언택트 서비스인 것입니다.
사실 대면 서비스에서 비대면 서비스로의 전환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 이전에도 산업 전반에 걸쳐 널리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면서 언택트 서비스는 더욱 급증하고 있으며 사회의 전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언택트 서비스는 일시적인 증가에 그치지 않고 점점 확산되고 그 확산의 속도도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언택트 서비스의 확장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온라인 쇼핑입니다. 이는 우리나라 유통산업의 구조를 크게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2013년에는 전체 소매 판매액에서 온라인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이 10.9%였으나, 2020년 2월에는 32.7%에 이르렀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온라인 쇼핑의 선호도를 크게 확장시키고 있다는 통계청의 통계가 발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프라인 유통 매장에서도 점원을 만날 기회는 이미 줄어들었습니다. 햄버거나 피자나 커피숍 등 여러 프랜차이즈들만이 키오스크를 도입하여 주문과 결제과정을 대면화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중소 자영업자들이나 작은 동네 가게에서도 점점 키오스크를 활용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직원의 수를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그 파장으로 실업이 늘어나게 됩니다. 이는 비대면의 부정적인 효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은행 등 금융영역에서는 그 현상이 보다 두드러집니다. 이미 인터넷뱅킹의 도입으로 은행을 직접 방문하는 횟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는데, 이제는 인터넷전문은행 시대가 열리면서 은행 지점이나 은행건물이 따로 없는 은행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은행 직원을 만나지 않아도 거의 모든 금융서비스를 손안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참고자료: 중앙일보, 2020.4.21. 언택트가 표준이 된 시대 … ‘언택트 서비스’가 경쟁력]
온라인 원격 수업
온라인 원격수업은 2020년 우리 모두가 직접 경험한 비대면 교육방식이었습니다. 2020년 1학기에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막기 위해 온라인개학을 하고 행한 온라인수업은 학교의 기본 교과를 온라인으로 진행하였다는 점에서 이전의 원격수업과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 행해지던 온라인수업은 보충학습이나 인터넷강의(인강)와 같은 일방향식 강의 중심이었지요. 그런데 이제는 온라인 소통 기술을 이용해 교사와 학생이 온라인으로 얼굴을 보며 대화하는 쌍방향 원격 대화와 수업이 가능한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교육방식의 변화는 학교교육만이 아니라 성인들의 인문교양 교육이나 각종 교육 프로그램들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주로 오프라인 즉 강의실이나 강당에서 행하던 대면 방식의 강좌가 온라인으로 대체되거나 온라인-오프라인 겸용 방식으로 진행되는 현상이 크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도서관이나 지역 문화센터의 각종 평생교육 강좌도 주로 원격교육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참고자료: 중앙일보, 2020.4.21. 언택트가 표준이 된 시대… ‘언택트 서비스’가 경쟁력]
국제회의와 기업 및 단체들의 비대면 회의
언택트 기술에 기반한 비대면 연결현상은 학교와 정부기관, 문화예술, 기업 채용방식 등 다양한 영역에서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수많은 회의들이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G7 재무장관회의나 G20 정상회담도 화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재택근무를 허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여러 회의들을 비즈니스용 원격근무 솔루션, 화상회의 플랫폼을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부나 기업만이 아니라 여러 사회단체나 조직들의 회의도 직접 대면하는 회의를 줄이고 온라인 회의를 늘이고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나아가 직원의 채용을 위한 채용과정에서 언택트 채용방식이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직접 채용현장에 모여서 시험을 보고 인터뷰를 행하다가 서류 접수-시험-인터뷰의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행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즉 온라인 필기시험과 화상 면접을 통해 인재를 채용하는 것입니다. [참고자료: 중앙일보, 2020.4.21. 언택트가 표준이 된 시대 … ‘언택트 서비스’가 경쟁력]
인간관계와 소통 방식의 변화
비대면은 우리의 대인관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우선 다른 사람을 직접 만나는 모임의 횟수가 크게 줄었습니다. 그리고 큰 규모의 모임이 제한되고 있고, 그런 모임 계획이 취소되고 있습니다.
특히 시민들이 문화적인 향유를 하거나 함께 즐거움을 누리는 현장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문화예술 및 스포츠 영역이 대표적입니다. 프로 축구나 프로 야구 등 대규모 스포츠 게임이 관중이 없는 시합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수많은 관중을 모아놓고 개최하던 콘서트도 형태가 급변하고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문화예술 공연은 공연 자체가 없어졌습니다. 방탄소년단(BTS)이 온라인 콘서트를 연 것은 주목할 만한 일입니다. 많은 문화예술인과 가수들도 관중이나 방문자가 없는 문화예술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 비대면, 필수인가 선택인가?
언택트는 코로나19 시대에 생존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과정에서 행하는 일시적 현상일까요? 아니면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도도한 시대적 흐름이자 트랜드일까요? 한번 생각해 봅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언택트’가 나홀로 시대의 ‘편의’와 ‘경제적 이익’을 위한 서비스였다면 코로나가 창궐하고 있는 지금 언택트는 생존을 위한 필수요소인 것처럼 보입니다. 만일 코로나19 사태가 단기간에 종식되지 않는다면 언택트는 불가피하게 우리의 삶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 분명합니다.
나아가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할지라도 언택트 문화는 사라진다고 단언할 수 없습니다.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이미 생활화된 언택트 라이프스타일은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비대면 트랜드가 모든 사람에게 익숙해지고 우리 삶 깊숙이 자리를 잡아 하나의 생활방식으로 정착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다양하고 고도화된 언택트 기술이 제공되고 전 사회에 시스템화되면 그 기술을 버리고 다시 과거로 되돌아가는 것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럴 필요도 없어질 것입니다. 한 때 ‘언택트’는 선택 사항으로 보였지만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현재만이 아니라 미래에도 언택트는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언택트가 초래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 짚어보기
언택트는 그 장점에도 불구하고 여러 문제점들을 파생시키고 있습니다. 언택트가 안겨다 주는 감염병 방역 효과와 생활에서의 편리 등의 효과가 있지만 그 문제점들을 예상하고 해결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먼저, 비대면은 인간관계의 축소나 변형을 초래하게 됩니다. 우선 다른 사람을 만나는 횟수가 줄어들어 인간관계가 달라집니다. 그리고 그 접촉과 만남의 방식이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온라인에서 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만남을 경험하는 방식이 달라질 것입니다. 사람에 따라서 감정적 단절과 정서적 소외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문화의 확산은 ‘디지털 초개인주의사회’로 전환하게 할 것이 분명하다고 말합니다.
둘째, 비대면은 우리로 하여금 공동체적인 경험의 단절을 초래할 것입니다. 학교에서 체육대회를 하거나 동아리 활동을 하거나 축제를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물론 비대면 문화는 가족들과의 유대를 보다 밀접하게 할 것입니다. 그러나 가족을 넘어 지역 사회나 학교 공동체나 이웃과의 관계, 전사회적인 공동체적인 유대는 이전과는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족애가 두터워지는 반면, 갈등을 경험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공동체적 경험의 축소는 공동체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진정한 우정과 공동체와의 만남에 대한 갈망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따라서 작고 친밀한 공동체적인 연결을 시도하는 다양한 흐름들이 일어날 것으로 예견됩니다. 이는 주로 혈연과 마을과 가까이 연결되어 있는 소공동체나 작은 집단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셋째, 비대면은 우리의 성격이나 감정구조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미시간 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1979년부터 2009년의 30년 사이에 18세에서 25세의 청년들의 공감능력은 48%나 감소했다고 합니다.[코로나 이후의 삶은 ‘언택트’? 우리가 모르는 진실. 강인규. 오마이뉴스, 2020.6.10.] 이 조사는 비대면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에게서 공감능력이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주로 인터넷을 통하여 정보를 취득하고, 개인적으로 정보를 종합하여 판단을 하고, 인간관계조차 비대면 온라인 접촉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의 경우 ‘공감능력’이 기성 세대에 비해 현격하게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비대면 기술과 비대면 문화는 우리들 스스로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성격이나 공감 능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디지털 세대라고 일컬어지는 젊은 세대의 경우 보다 두드러지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넷째, 디지털 소외현상이 일어납니다. 갑작스럽게 닥쳐온 코로나19 사태는 디지털 소외라는 새로운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즉 디지털 기술과 장치에 대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지요. 이는 주로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 노년층에게서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이러한 디지털 격차로 인한 소외현상을 ‘언택트 디바이드(Untact divide)’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아날로그 세대인 노년 계증은 키오스크 사용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가령 초등학교 저학년의 학생들의 경우 부모의 도움이 전혀 없이 온라인 학습을 스스로 잘 해낼 수 있을까요? 아직 나이가 어려서 컴퓨터나 온라인 프로그램에 익숙하지도 않고, 집중력이 떨어져서 온라인 학습을 스스로 해내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특히 인터넷이 가정에 설치되어 있지 않은 소외 계층의 경우 디지털 사회에서의 적응이 어려움을 겪고 정규 교육에서조차 소외될 수 있습니다.
다섯째, 이외에도 대량 실업이 일어나거나 만성적인 비정규직 문제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위축으로 인한 실업도 일어나지만 디지털 소통과 언택트 서비스들로 인한 실직과 실업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동안 대면 서비스를 하던 근로자들이 필요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사회적 대책이 필요하고 정부가 이를 준비 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언택트는 많은 문제점들을 초래할 것입니다. 따라서 언택트를 통해서 발생하는 부정적 현상들을 예상하고 이를 보완하고 극복하기 위한 개인적·사회적 노력들이 지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 언택트 시대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언택트는 이미 우리의 현실이 되었고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전사회적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언택트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함께 생각해 봅시다.
첫째, 언택트를 위한 사회적 인프라를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언택트를 위한 사회적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비대면을 전면화하면 소통의 단절과 사회적 흐름의 차단 현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디지털 사회적 인프라가 지구촌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나라입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진행되는 전사회적 비대면 실천은 소통을 위한 사회적 인프라를 보다 신속하고도 전면적으로 구축하도록 요청하고 있습니다.
둘째, 언택트가 단순한 비대면 수단이 아닌 새로운 연결 수단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원래 언택트는 비대면, 비접촉을 목적으로 하지만 그것이 단지 만남을 대체하는 데에 그쳐선 안 될 것입니다. 온라인 개학처럼 대면이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도구로서 비대면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반드시 대면을 하여야만 진행될 수 밖에 없는 성격의 만남이나 일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가령 친구를 만나는 일, 공동체나 학교의 축제, 음악이나 미술 등의 레슨이나 기술 전수 등은 대면이 없이는 그 한계가 분명한 일입니다. 기술 발전은 새로운 방식의 대면을 가능하게 하지만, 이는 연결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도구이어야 합니다.
셋째,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역량을 갖추어야 합니다. 디지털 리터러시란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여 원하는 작업을 실행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지식과 능력을 말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디지털 역량을 갖추고 이에 능숙하면 비대면 사회에서 보다 잘 적응하여 활동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언택트 환경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변화에 잘 적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말하기조차 합니다.
넷째, 디지털 소외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사회적 배려를 행하여야 합니다. 디지털 소외 그룹이나 소외계층이 생기지 않도록 사회 전반적으로 교육과 정보의 격차를 줄여야 할 것입니다.
깊이 생각하기: 생각할 질문과 토론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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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Q1. 사회적 거리두기와 ‘언택트’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그리고 이 둘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생각해보고 간단히 정리해 보세요.
Q2. 비대면의 일상화는 언제나 인간관계의 단절을 초래하는 것일까요? 아래의 주장에 대해 판단해 보면서 인간관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생각해봅시다.
- 비대면이 일상화되어도 중요한 만남은 직접 만나 대면하게 될 것이고, 가족이나 친밀한 사람들과의 교류는 더 깊어질 것이다.
- 비대면은 인간관계를 단절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접촉하는 대안적 소통을 말한다.
- 인간관계의 변화, 소통방식의 변화를 초래하지만 그것이 관계의 파괴는 아니다.
- 하지만 친밀한 관계나 대면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험의 공유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 하지만 그러한 단점들을 보완하고 극복하는 기술들이 발달될 것이다.
- 결국 인간관계는 개인의 욕구와 필요, 사회적 연결망에 의해 좌우된다. 인간관계의 방식이 변하는 것이지 단절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Q3. 언택트 시대에서 우리는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보다 밀접하고 효율적으로 접촉할 수 있을까요? 내가 생각하는 몇 가지 지침을 만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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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택트 문화가 우리의 인간관계에서 만들어낼 좋은 영향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생각해 보고 정리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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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점
접촉의 편리성
신속성
직접 접촉에 소요되는 비용 절감
공간적 거리를 뛰어넘는 소통
비대면을 통한 감염병 예방(안전)
비대면 기술을 통한 다양한 비즈니스 창출
- 단점
인간관계의 축소 및 단절
얼굴과 눈빛을 마주하는 공감적 경험의 부족
공동체적 결속의 약화 혹은 변화
디지털 소외
대량 실업 등 사회적 문제
언택트 기술을 지닌 플랫폼기업의 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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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깊은 학습을 위한 자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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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언컨택트(더 많은 연결을 위한새로운 시대 진화코드). 김용섭(칼럼니스트) 저, 퍼블리온. 2020.4.20
언택트 심리학(코로나에 숨은 행동심리). 정인호(작가) 저, 청출판. 2020.7.10.
클라우드: 포스트코로나, 비대면 사회의 기술혁명. 윤혜식 저, 미디어샘, 2020.7.
뉴노멀로 다가온 포스트 코로나 세상. 고환상 권한섭 김상묵 김승범 김용찬 김찬배 오성호 저, 지식플랫폼. 2020.7.1.
[언론기사]
금융도 쇼핑도 취미생활도 ‘언택트’… 디지털 격차는 풀어야 할 과제. 정아름. 조선일보, 2020.4.16
언택트(Untact), 단절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연결이 되기를. DIGITAL iNSIGHT. 전찬우, 2018.6.2.
언택트 시대의 이타적 인간. 이명희. 국민일보, 2020.5.30.
포스트 코로나시대… ‘언택트’는 선택 아닌 필수. 히트뉴스. 류충열. 2020.5.25.
코로나 이후의 삶은 ‘언택트’? 우리가 모르는 진실. 강인규. 오마이뉴스, 2020.06.10.
언택트 마케팅(Untact Marketing), 진정호. 연합인포맥스, 2018.01.11.
“떨어져 있어도 연결은 그대로”…언택트 넘어선 ‘온택트’ 시대. 김영신. 연합뉴스, 2020.4.21.
[논문]
코로나19, 언택트 사회를 가속화하다. 배영임, 2020.
“언택트 시대, 새로운 일하기 방식” 월간HR insight 2020.6. 특집
[영화 및 동영상]
언택트 시대의 신풍속도. 생활의 발견 2020. 7.15. 네이버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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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시사 속으로 생각 속으로 / 누림북스
첫댓글 잘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