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불교에서 유래한 대한민국 일상 언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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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 유래한 대한민국 일상 언어들 1편

1) 보살피다

해설: 보살의 가피력을 의미합니다.

가피라는 말은 기독교 식으로 표현하면 은총 정도에 해당하는 단어이지요

보살은 산스크리트어

(석가모니가 생존 시에 직접 설교를 했던 언어가 산스크리트어입니다.

현재는 산스크리트어가 일상언어로서는 사멸했지만,

그 사투리인 팔리어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산스크리트어의 원형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로 설명하면 예수가 사용했던 언어인 아람어 라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로

보디사트바 를 중국에서 불교를 수입할 때 음차(소리를 그 나라에 맞게 빌린 것)한 것입니다.

보디는 붓다(부처)를 뜻하고 사트바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존재를 뜻합니다

즉, 보살은 붓다와 우리처럼 이 세상에 존재하는 중생들의 중간자적인 존재로서

 양면의 속성을 둘 다 지녀서

부처의 지혜를 가지고 중생들을 여러모로 도와줍니다

이렇게 보살들이 중생을 아낌 없이 도와주는데

보살의 이러한 모습에서 보살피다 라는 말이 유래하였습니다

보살이 가피를 통해 중생에게 도움을 주는 행위가 보살피다 가 되었습니다

2) 포섭하다

원래 불교에서 불교신자가 아닌 사람에게 불교 교리를 친절히 설명하여

불교신자로 만드는 일을 포섭 이라고 하였는데

 의미가 확장되어 지금은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을 포섭이라고 합니다

3) 짐승

불교의 중생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중생이라는 불교 용어가 세대를 거치면서 짐승으로 소리가 변화했습니다

중생이라는 단어는

불교에서 부처의 경지에 도달하지 못한 존재들을 다 중생으로 표현합니다

따라서, 중생이란 인간과 신, 동물들 모두 중생입니다

불교에서는 우주에 분포된 중생들을 모두 33단계로 나눕니다

(보신각종을 새해에 33번 치는 이유도 불교의 우주관에서 유래)

이 중에 타화자재천 이라는 신들의 경지가 있는데,

마음 먹은 대로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을 창조할 수 있는 경지입니다

즉, 창조주나 조물주에 해당하는데

이 신들조차도 중생일 뿐이고 미물들도 다 중생입니다

신과 인간 동식물 등은 감정이 있다고 해서 유정

(있을 유, 초코파이 정)을 써서 유정중생이라고 하고

바람(공기), 불 등 인지능력이 없는 중생을 무정중생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원래 중생에는 신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들도 포함되는 개념이었으나

의미가 축소되어 현재는 동물만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4) 진실

진실하다, 진정성 이럴 때 사용되는 진실 이라는 단어도 불교용어입니다

반야심경에도 진실불허 라는 문장이 나옵니다

진실하여 허망함이 없으니 라는 뜻이죠

돌아가신 최진실씨가

자기 이름이 불교용어인줄 알고 계셨었는지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5) 실상

왜곡되지 않게 존재의 참모습을 보라 라는 불교용어인데

의미 변화 없이 일상언어화 되었습니다

불교 사찰 중에 통일 신라 때 창건된 유명한 실상사 라는 절도 있죠

6) 인식

인식하다 라는 말도 전문 불교용어입니다

불교에서는 현재 심리학에서 사용하는 무의식 이라는 개념을

고대부터 사용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아뢰아식 이라고 합니다

아뢰아식을 설명하는 과정 속에서 인식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7) 공부하다

이건 정말 많이 사용하는 단어지요. 공부하다 할 때 공부가 불교용어입니다

중국어로는 꿍푸 라고 발음하지요

지금도 스님들이 절간에서 참선수도하는 것을 공부한다 라고 합니다

8) 선생님, 스승님, 교수님

모두 다 불교용어입니다

그러고 보니 스승의 날이 얼마 안 남았네요

특히 선생님 이라는 단어는

부처님 당대에 일반인들이 부처님을 부르는 여러 존칭 중에 하나였으나

의미가 축소되어 현재는 우리가 아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9) 종교

으뜸되는 가르침이라 하여 불교가 자기네 가르침을 높여서 사용하던 단어였습니다

10) 점심

스님들이 오후에 먹는 간식 시간을

 "마음"에 "점"을 하나 찍듯이 적게 먹는다 하여 점심이라 했는데

의미가 확장되어 현재의 점심 이라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11)  좌우지간(좌우당간)

지금 절에는 당간( 절 입구에 깃발을 꽂는 돌이나 나무 등으로 만든 커다란 깃대)이 없는데

옛절에는 대부분 당간이 절 입구에 있었습니다

이 당간은 홀로 세우지 않고 꼭 쌍으로 만들었는데 좌측과 우측의 크기를 동일하게 합니다

당간의 좌우가 같다는 뜻으로 좌우당간 이라는 말이 사용되었고 

어찌되었건(좌우가 같으므로)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소리 변형이 있어 좌우지간으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12) 야단법석, 야단

신라 시대 때 불교설법을 스님들이 넓은 들에다가 단을 쌓고 대중들을 향해 하였는데,

사람들이 하도 몰려서 시끌벅적하였기에

야단법석(들 야, 단상, 단, 진리 법, 자리 석)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아직도 의미가 그대로 계승된 채로 사용되고 있으며

후대로 오면서 한자어가 변화되었습니다

13) 대중

많은 사람들을 일컬어 대중 이라고 합니다

원래 불교에서 사부대중이라고 해서 우바이(일반인 남성 불교신자),

우바새(일반인 여성 불교신자) ,

 비구(남성 출가자), 비구니(여성 출가자)를 통틀어 부를 때 사용하던 단어입니다

14) 도량

마음의 도량이 넓다 할 때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절에서 수도하는 장소를 도량이라고 합니다

15) 건달

불교의 음악의 신인 간다르바 를 중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건달 이 되었습니다

의미가 안 좋게 변형되어 놀고 먹고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한량을 이제는 건달 이라고 부릅니다

16) 금강산, 금강석, 금강 교회 (2호선 성수역 테크노마트 앞 교회 이름)

중국과 우리 나라에는 다이아몬드가 없었고 사람들이 본 적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인도 사람들은

이집트 등의 아프리카인들과 교역을 하였기 때문에 다이아몬드를 알고 있었습니다

불교경전인 다이아몬드 수트라(금강경)을 중국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중국인들에게 다이아몬드가 처음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이에 고심하던 중국의 불경번역가들이 다이아몬드를 금강 이라고 최초로 명명하였습니다

17) 주인공

불교에서 중생이 부처가 되어 우주의 주인이 된 경지를 주인공이라고 합니다

일상언어화 되어 현재 연극 등의 주연배우 등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18) 요령(피우다)

스님들이 예불할 때 손에 들고 사용하는 조그만 종을 뜻합니다

종의 크기에 비해 소리가 우렁차게 잘 나오는 종 이름인데요

일은 조금하면서 많은 댓가를 원하는 행위, 마음 등을 뜻하는

현재의 요령 피우다 라는 단어의 어원이 되었습니다

19) 환희(환희롭다)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감동을 받아 신심이 환하게 치솟는 마음의 상태를 뜻하는 말로

여러 불교 경전에 너무나도 자주 나오는 말입니다

불교 법명(세례명)으로도 많이 사용되고요

그러고 보니 최진실씨 아드님 이름도 환희네요

이 뜻을 아셨을런지 ...

20)  예배(드리다)

한자어로 예의 례, 절 배 자로서 부처님께 예를 다해 절을 하다 라는 뜻입니다

기독교에서 많이 사용하는데

처음으로 기독교가 들어올 때 단어 부족사태로 불교 용어를 많이 빌려쓴 흔적입니다

21) 지옥

불교 용어입니다.

그러나 기독교가 빌려서 많이 사용중입니다

22) 천당

불교용어입니다.

이것도 기독교가 빌려서 많이 사용하는데

근래 들어서는 천당 이라는 말 대신

천국 이라는 단어를 기독교에서 많이 사용하는 것 같네요

23) 장로

부처님 당대부터 있던 용어로서 남성 출가자들의 우두머리를 장로 라고 불렀으며

여성 출가자들의 우두머리는 장로니 라고 불렀습니다

불교소설인 서유기에도 손오공이 저팔계와 사오정의 장로 로 나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님은 이 의미를 알고 계셨으려나요? ㅎㅎ

24) 전도(전도하다, 전도사님)

석가모니가 부처가 되고 나서 많은 제자들에게 전도선언을 명하였습니다

도(진리)를 널리 전하라(전할 전)

이 가르침에 충실하여 훗날 아쇼카왕이 14000명의 대규모 선교단을

이집트와 그리스에 파송하였지요

우리 옆집 전도사님은 과연 이걸 알고 계실까요?

25) 묵인

불교의 가르침을 가슴 속에 먹물로 도장을 찍듯 새긴다 라는 의미였는데

의미가 알고도 모르는 것을 눈 감아준다는 의미로 변형된 케이스입니다

26) 살림 (살림살이, 살림의 여왕)

절의 재산을 관리하는 일을 살림이라고 하였는데

일반 민중 속으로 파고 들어가 대중화된 단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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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 유래한 대한민국 일상 언어들 2편 

27)  현관, 현관문

불교에서 진리로 들어가는 통로를 현관 이라고 불렀습니다.

현 자가 한자어로 검을 현 자인데, 한자에서

고대 중국 철학자들에게 있어 검을 현은 단순한 검정색을 뜻하는 게 아니라

심오한 우주의 진리를 표현할 때 많이 사용됩니다

도덕경 같은 노장사상 계열 책들도 보면,

검을 현 자는 우주의 진리를 표상하고 있습니다

진리로 들어가는 문, 진리로 들어가는 통로를 뜻하던 불교용어인 현관이 대중화되어

민중에게 퍼져나가

지금의 현관,현관문 이라는 단어가 사용되기에 이르렀습니다

28) 사부, 사부님

저번 1편에서 선생님, 스승님, 교수님 이라는 단어가 불교에서 유래하였다고 말씀 드렸었는데요.

사부님도 절에서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부처님을 부르던 호칭은 아니며 절간에서 제자 스님이 스승 스님을 부를 때 사용합니다

29) 심금, 심금을 울리다

심금은 법구경 이라는 불교 경전에 나오는 단어입니다

마음 심 자에, 거문고 금 자를 씁니다

따라서 심금을 울리다 를 직역하면 마음의 거문고를 울리다 라는 뜻입니다

30) 애꾸, 애꾸눈

이것은 많은 사람들이 순우리말이라 생각할 겁니다

저도 불교 책을 읽기 전에는 애꾸가 순우리말인 줄 알았으니까요

석가모니의 제자 중에서 애꾸다나 장로 라는 상수(우두머리) 제자 분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그 애꾸다나 장로가 외눈이셨습니다

애꾸다나 장로님의 이름에서 현재의 애꾸(눈)이라는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8만 대장경 경전 안에서 깊숙이 숨어있는 애꾸다나 장로까지 민중이 인지하고 있었을 정도이니

조상들의 불교 교리 이해도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는 대목 같네요

31) 다반사

이거 우리 어머니께서 자주 사용하시는 단어인데요

한자로 차 다, 밥 반, 일 사 자를 씁니다

차 마시고 밥 마시는 일처럼 자주 있는 일 이라는 뜻입니다

차(영어로 : 티이)의 유래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에 대해

현재 가장 공인되는 학설은 중국의 불교 도입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 정설입니다

(혹자는 청동기 시대부터 있었다고 하나 원시적 의미의 차문화 말고)

현재 중국의 차문화는 불교의 전파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상관 관계가 있습니다

불교의 승려들이 잠을 덜 자면서 수행하기 위해

잠을 깨우고 머리를 맑게 하는 차를 끓여마시기 시작했고

이게 중국 전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달마대사 그림(달마도)을 보면 달마의 눈꺼풀이 없습니다

눈알이 계란 만하게 뚱그렇게 그려져 있을뿐 눈꺼풀이 생선처럼 없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달마대사가 잠을 안 자고

수행에 매진하기 위해 눈꺼풀을 가위로 잘라내었고

눈꺼풀을 버린 자리에 풀이 하나 피어났는데,

그 풀의 잎을 따서 끓는 물에 달여마시니 더욱 더 정신이 맑아져서

수행에 더 전념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달마 이후로

불교 승려들이 차를 마시기 시작하였고 이게 중국 전역으로 대중화되었습니다

다시 중국에서 우리나라와 일본, 티벳 등으로 퍼져 나갔고

유럽에도 전파되어 차 가 티이 가 되었습니다

달마대사의 눈꺼풀 전설은

차와 불교 수행이 밀접한 관계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이야기로 보시면 될 것 같네요

32)  이판사판

불교교단이 커지다 보니까 수행을 전문적으로 하는 스님들 말고

절의 재산을 별도 관리감독해야 할 행정적 역할의 스님들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그래서 수행 전문 스님들을 이판승이라고 불렀고

행정 전문 스님들을 사판승이라고 불렀습니다

그 사판승들이 절의 재산을 관리하는 것을 살림(살림살이)이라고 하였습니다

(한자로는 산림이지만, 발음상 살림으로 입에서 나옵니다. 우리 모두 신라를 실라 라고 읽듯이)

이 말이 대중화되어 현재의 살림(살림살이)라는 말의 뿌리가 되었지요

절의 살림을 따로 관리해야 하는 행정 전문 스님이 필요했을 정도로 불교가 번성하였으나

조선의 건국으로 불교가 극심한 탄압을 받기 시작하였습니다

유교 성리학자들 입장에서는

자기네들의 가장 강력한 맞수이자

천년 동안 민중의 지지를 받고 있는 불교를 없애는 것이 지상 과제였습니다

그래서, 불교 승려들을 무당 보다도 못한 신분으로 만들었습니다

무당은 4대문 안 도성 출입이 가능하였으나 승려는 4대문 안 도성 출입이 금지되었습니다

유교국가인 조선의 건국으로 불교 상황이 이렇게까지 내몰리게 되자

이판승 이고 사판승 이고 간에 예비 승려지원자들이나 기존 승려들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어버렸습니다

기존 승려들은 사회 속에서 악의 축으로 질타를 받기 시작했고

(아직도 시골에 가면 꼬마애들이 중을 보고 돌을 던지면서 까까중 이라고 놀림)

승려가 되고 싶어하던 사람들은 이판승도 사판승도 될 수가 없었습니다

이러한 불교 상황의 어려움에서 이판사판 이라는 말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33) 시달림, 시달리다

요즘 왕따다 뭐다 해서 사회 문제가 많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케이비에스 9시 뉴스를 보다 보니까

왕따 문제를 다루면서 시달리다 라는 표현이 나오더군요

불교에서 죽은 사람에게 드리는 마지막 불공(불교 의식)을 시다림이라고 합니다

즉, 불교의 장례의식에 나오는 단어입니다

며칠 전에 케이블에서 불교TV를 보고 있었는데,

시다림 이라는 용어가 불교 장례 광고에 나오더라고요

원래는 망자의 영혼에게 스님이 불경을 읽어주면서 달래주는 것이었는데,

이게 의미가 악화되어 현재의 시달리다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계속 예를 들어드리겠지만,

불교용어들이 대중화되는 과정에서

열에 아홉은 원래의 좋은 뜻에서 좋지 않은 뜻으로 변질되는 경우를 보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조선왕조 오백년 동안의 불교 탄압 과정 속에서

 원래의 불교용어들이 대부분 부정적으로 변질되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34) 상사, 중사, 하사

군대 다녀오신 분들은 다 아시죠?

예수는 12명의 제자가 있었지만,

석가는 재가 제자를 제외하고 출가한 제자들만 정확히 1250명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거대한 무리 속에서 서열이 있을 수밖에 없었고

상사, 중사, 하사로 나누어서 선후배를 나누었습니다

35) 도구, 도구를 사용하다

길 도, 도구 구 자를 써서 도구 라고 합니다

길 도는 동양에서 진리 라는 의미입니다

부처님께 공양올리는 그릇 등의 소품들을 절에서 도구 라고 불렀는데,

민중에게 퍼져서 현재의 도구 라는 뜻으로 의미가 확대 되었습니다

36) 각성, 각성하다, 각성하라!

불교에서 수도를 하여 마침내 크게 깨달아

부처의 지견을 얻은 경지를 대오각성 이라고 합니다

이 말에서 각성 이라는 말이 출발하였습니다

37) 삼매, 독서삼매

삼매는 인도말로 삼마디히 라고 합니다

명상을 통해 우주와 하나 되는 경지 에 이르르는 것을 삼마디히(사마디히)라고 하지요

초기 중국의 불교승려들이 인도어로 되어 있는 불교경전을 중국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발음을 그대로 음차(소리를 빌려씀)하여 삼매 라고 하였습니다

39) 아구탕 (아구, 아귀)

불교에서는 우주의 중생들을 33단계로 나눈다고 저번 시간에 말씀 드렸습니다

그 중 최하층 중에 아귀 라는 존재가 있습니다

굳이 해석한다면 배고픈 귀신 정도 될 듯 싶은데요

아구(아귀)라는 물고기가 식성이 왕성하여 뭐든 다 먹어버리는 데에서

물고기 이름이 아귀(아구)가 되었습니다

40) 천사

이거 꼭 기독교 용어 같은데 불교용어에서 기독교가 빌려간 것입니다

하늘에서 온 심부름꾼(사자)을 뜻합니다

사자는 독단적인 결정권이 없습니다

명을 받들어 심부름만 정확히 수행하지요

41) 타락, 타락하다

불교용어입니다

불교에서 복진타락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과거에 쌓은 복을 다 써서 등급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라는 말인데요

예를 들면 전생에 수많은 착한 일을 해서

예금계좌잔고를 이번 생에서 500억원을 받고 태어났다면

500억을 다 사용한 상태를 복진(복 복, 다할 진)타락 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40번과 41번을 합성하면 중화권 영화제목인  타락천사 가 되네요.

42) 식겁하다

오늘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말 중에 의외로 불교에서 기인한 것들이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겁을 먹다’는 뜻으로 쓰는 ‘식겁’도 마찬가지다.

‘혼이 나다’라는 뜻으로도 사용되는 식겁에서 겁(劫)은 산스크리트어 칼파의 번역이다.

겁은 축법호가 291년에 번역한 ‘현겁경’을 기준으로 3세기 말부터 사용된 단어다.

요 식겁하다 는 저는 모르고 있었으나

저번에 쓴 1편에서 푸우님께서 식겁도 불교용어라고 댓글을 다셔서

제가 확인해본 결과 불교신문인 법보신문에서 관련 기사가 나와 있어 그대로 인용해 보았네요

43) 밀어 (사랑의 밀어)

우파니샤드

 (인도에서 불교와 자이나교 탄생 이전에

명상을 통하여 우주와 하나가 되어 윤회에서 탈출하는 방법을 수행하던 수행자들의 가르침.

불교와 자이나교의 탄생에 결정적인 토대를 제공하였음.

이 책 읽어보면 상당히 심오합니다)의 수행자들은

제자들에게 1대 1로 비밀히 진리를 전수하였습니다.

이러한 전통은 향후 불교에도 그대로 계승되어

진리는 스승과 제자 간에 결코 대중적이지 않은 비밀한 방법으로 전수가 되었지요

스승이 제자에게 법(불교에서는 진리를 법 이라고 많이 씁니다)을 전할 때

비밀한 언어로 전한다고 해서 밀어 라는 말이 나왔는데

훗날 의미가 확대되었습니다

44) 사유(사유하다)

고등학교 국민윤리 시간에

초기불교 교리 이야기 나올 때 8정도 라는 석가모니의 가르침이 나옵니다

불교도들이 실천해야 할 여덟가지 바른 길 이라고 해서 8정도인데요

그 8정도 중에 바른 생각 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리고 한자를 보시면 정사유 라고 되어 있지요

사유하다 라는 말이 불교에서 나온 말이지요.

반가사유상 이라는 아름다운 유물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거기에도 사유 라는 말이 들어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45) 관념

한자로 볼 관(그냥 맨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뚫어지게 관찰하듯 보는 것을 관 이라 합니다),

생각 념 자인데요.

한자어에는 생각을 뜻하는 여러 한자가 존재합니다.

관념에 사용되는 생각 념 자는 생각의 종류들 중

이데올로기나 이념 같이 매우 바꾸기 힘든 고착된 신념 같은 강한생각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염불 한다고 할 때도 이 념 자를 사용하지요. 강한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그냥 저절로 떠오르는 생각들이랑은 다르니까요

불교에서는 자신의 생각체계를 들여다보는 일, 관찰하는 일을 관념이라고 하였습니다

3천 년 전에 석가모니가 법을 설할 때

그 당시에는 없던 용어들을 많이 만들어내어서 설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더구나 불교는 믿음을 요구하는 종교가 아니라

이성적인 논리적 요소가 강하다 보니 더욱 더 단어의 창제가 필요하였지요

그 과정 속에서 많은 신조어가 탄생하였고

이것은 중국에 불교가 전파되면서 그대로 음역(소리를 빌림), 의역(뜻을 번역함)의 과정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새로운 단어를 선사하게 되었습니다

관념도 그러한 과정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단어이며

현재는 의미가 확장되어 사용되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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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 유래한 대한민국 일상 언어들 3편 

46)    여백의 미

불교에는 교황이 없나요?
혹시 이런 궁금증 가지고 살아본 사람 어디 없나요?

"이슬람교에는 칼리프가 있었고 로마 카톨릭에는 교황이 있는데, 불교는 뭐 없습니까?"


오늘 저의 말을 듣고 불교에도 교황(칼리프)이 있다고 말씀 드린다면

놀라시는 분이 무척 많으실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린다면, 불교의 교황(법왕, 칼리프)은 있습니다.
그렇다면 불교의 교황은 어디서 살고 있는 것일까요?

왜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일이 없는 것일까요?

달라이라마를 말하는 것인가요?
아닙니다.

그럼 도대체 누구일까요?

어느 신문기사, 어느 정보 매체를 통해서도

불교의 교황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일이 없는데

도대체 어디에 있다는 것일까요?
이제 그 이야기를 시작해 보고자 합니다.

2013년의 여름 날이었습니다.

그 날도 노령의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은 수행원들과 함께

서초동 본사 사옥의 복도를 지나고 있었지요
이건희 회장의 눈에 열심히 땀을 뻘뻘 흘리며

복도를 청소하고 있는 한 동남아시아 젊은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리로 치면 이제 막 군대를 제대했을 것 같은 이 젊은이가

하도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끌려
이건희 회장님이 그 젊은이 곁으로 다가가 말을 걸었습니다.

"자네는 보아하니 우리 나라 사람이 아닌데, 어느 나라에서 왔는가?"
젊은 친구는 이건희 회장님이 오신 줄도 모르고 복도를 청소하고 있다가

회장님의 얼굴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젊은이는 떨리는 목소리로, 어눌한 한국말로 겨우 대답했지요
"베트남에서 왔습니다, 회장님"


이 말을 듣고 이건희 회장은 수행원들을 뒤돌아보며
"어떻게 베트남 사람이 여기서 청소를 하고 있는가?

우리 나라도 지금 일자리를 찾지 못해 노는 사람들이 얼마인데.
다음부터는 한국 사람을 고용하도록 하게"


이렇게 이건희 회장은 퉁명스럽게 한 마디를 내뱉고는 돌아섰습니다.

이 때 이건희 회장의 뒷통수에 그 젊은이의 어눌한 한국말이 들려왔습니다

" 세계는 평평해졌습니다.

한국 사람, 베트남 사람이라는 구별은 이제 무의미해지고 있습니다.

적어도 경제 세계에서만은 한국 사람, 베트남 사람의 구별은 이제 사라졌습니다
회장님께서는 글로벌 기업의 수장이십니다.

그런데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으십니까?"

이건희 회장은 이 젊은이의 말을 듣고 흠칫 놀랐습니다.
이게 이건희 회장과 동남아 젊은이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이 작은 사건이 있은 이후로

이건희 회장은 이 당돌한 젊은 동남아 친구에게 흥미가 생겼습니다.
이 친구가 복도를 열심히 닦고 계단을 청소하면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큰 감동도 받게 되었습니다.

이제껏 이렇게 열심히 청소하는 사람을 본 일이 없었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이 젊은 친구가 과거에 무슨 일을 하던 사람이었으며

학력은 어떻게 되는지 부하를 통해 알아오라고 시켰습니다.

부하는 "이 동남아 친구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홀어머니께 돈을 송금시키고 있으며

애석하게도 학력은 국민학교 중퇴자"라고 보고 했습니다

다만, 베트남 내 한국인 거주지 인근에서 생활하며 일을 하느라 한국말을 잘 하게 되었으며
마침 베트남으로 파견된 한 삼성전자 직원이 이 친구의 총기와 성실성을 높이 사서

용역회사  청소부로 데리고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그 젊은이의 성실성을 인정해 베트남 사업부 직원으로 채용했습니다.
이 직원이 베트남 사업부에 들어간 이후로

다소 침체했던 베트남 사업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습니다.

이 친구의 아이디어들은 참으로 신선했습니다.
외국 유학을 다녀온 직원들도

이 젊은이와 도저히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총명하기가 끝이 없었습니다.

그가 기획하는 프로젝트는 항상 적중했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9개월 후 이 친구의 능력을 높이 사서 일계급 특진을 시켜 주었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후, 이 동남아 친구는 아시아 총괄 이사에 임명되어 있었습니다.


삼성전자 내에서는 이래저래 말이 많았습니다.

학력도 미천한 이 동남아 노동자한테

굽신 거려야 하는 자신들의 처지는 이내 증오로 바뀌어 갔습니다.
하지만, 워낙 이 젊은이가 보여주는 탁월한 능력 때문에 대놓고 욕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시아 총괄 이사로 맹활약하며

삼성전자의 실적을 열두 배 이상 폭증시키는 역할의 한 가운데에

이 동남아 친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5년 후 이건희 회장은 큰 병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자신에게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변호사들을 불렀습니다.
자신의 유언을 수정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유언은 다음과 같이 수정되었습니다.
"삼성전자의 후계자는 내 아들도 아니고 부진이도 아니다.

동남아 젊은이에게 삼성전자를 맡긴다"라고 말입니다.

그로부터 얼마 후 이건희 회장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말도 안 되는 똑같은 이야기가

지금으로부터 1300년 전에 중국 땅 한복판에서 벌어졌다면,

당신은 믿으실 수 있겠습니까?

잘 모르시는 분이 많은데,

불교의 교조인 석가모니는 그의 후계자를 남기고 열반에 들었습니다.

마하가섭에게 자신의 후계자 자리를 넘겨주었고

그 증표로 가섭에게 자신이 쓰던 밥그릇과 가사(옷)를 주었지요.

즉, 마하가섭은 고타마 붓다 사후 불교라는 종교의 1대 교황이 된 것이었습니다.

크리스트교의 사도 바울이라던가

마르틴 루터가 모두 예수의 직접 제자가 아닌 것을 감안할 때
또 칼리프가 마호멧 사후에 마호멧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추종자들에 의해 추대된 것으로 비교해 볼 때,

불교의 교황직은 교조 자신에게 직접 임명되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직접적 계승의 성격을 띄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직접 전승은 현존 전세계 4대 종교 중에서 오직 불교만이 그러했습니다.

마하가섭은 자신의 교황직을 동기생인 아난다에게 물려주고

자신은 홀연히 히말라야로 떠났습니다
즉, 아난다가 교황의 증표인 석가모니의 밥그릇과 가사를 전수 받게 된 것이죠.

2대 교황이 된 것입니다.

물론 불교의 교황직은 과거 로마 카톨릭의 교황이나

칼리프가 보유했었던 교단 내의 강력한 중앙집권적 권력자는 아니었습니다.
그냥 관리자 내지 큰어른의 개념이었지요

석가모니 자신도 유언이

 "오직 각자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아 게으름이 없이 정진하라"고 말했을 정도로

 사실은 후계자 같은 거창한 개념은 애시당초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발우(밥그릇)와 가사(옷)의 의미가 세월이 흐르면서 확장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석가모니의 의도와는 다르게 점점 그 영향력이 커졌던 것이지요

그렇게 2대 교황직인 아난다는

3대 누구누구(이름 생각 안 남)에게 가사와 발우를 물려주고
4대는 누구누구에게

5대는 누구누구에게 6대. 7대, 8대............17대, 18대, 19대, 20대......이런 식으로

계속 직접 승계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28대 교황(불교에서는 교황을 "조사"라고 불렀음)이 바로 그 유명한 "달마" 였던 겁니다.

달마가 동쪽으로 온 까닭은? 할 때,
바로 그 때 그 달마 말입니다.


중국 땅에 28대 불교 교황이 도착했을 때

당시 중국인들이 얼마나 놀랐을까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1981년이던가 1982년이던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한국땅에 도착해서 김포공항 땅에 입맞추던 기억이 새롭네요^^

그 때 우리 나라가 난리가 아니었지요.
그 때 요한 바오로 2세는 며칠  순방하면서 온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들었지요

1500년 전의 중국인들도 똑같았을 겁니다.
아니, 더 놀랐겠지요.
이건 순방이 아니라 아예 중국에 정착하려고 인도를 뜬 것이었거든요,

요한바오로 2세가 바티칸을 아주 떠나서

한국 땅에 들어오셨다면, 대한민국이 난리가 났겠지요?
그와 똑같은 일이 중국에서 벌어진 것이죠

그래서, 교황이 중국에 도착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양 나라 무제 황제는 곧바로 달마 대사를 궁궐로 초빙했을 정도였답니다.


28대 달마대사는 숭산이라는 산에 소림사를 창건하고 혜가를 29대 교황으로 임명하고
즉, 석가모니의 밥그릇과 옷을 넘겨주고 죽었습니다.

혜가는 다시 30대 교황직을 승찬 에게

승찬은 31대 교황직을 도신 에게

도신은 32대 교황직을 홍인 에게 물려주었지요.

중국인들은 자존심이 세서 29대 , 30대, 31대 라는 말은 차마 못쓰고
달마대사를 슬쩍 1조로 바꿔서

달마 대사 1조, 혜가 2조, 승찬 3조, 도신 4조, 홍인 5조 이런 식으로

바꿔치기 했지요.


이렇게 불교의 교황직이 계승되던 시기에
32대 교황(중국식으로 5조)인 홍인의 후계자 선택 문제에서

아주 특별난 사건들이 연발하기 시작합니다.
바로 5천 년 중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천재로 불리우는 "혜능"이 출현한 것이지요

인류의 모든 종교사, 철학사, 정신 문화사를 통털어서 (각 종교들의 교조를 제외하고는)

혜능 만큼 파괴적인 인간은 두 번 다시 없었습니다.


도대체 32대 교황인 홍인에게서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요?
아까 처음에 예를 드린 말도 안 되는 이건희 회장님의 이야기가

홍인과 혜능에게서 현실로 나타나게 됩니다.


1. 혜능; 지역주의, 국가주의, 인종주의를 파괴하다


혜능은 베트남 사람이었습니다.
혜능은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홀어머니를 홀로 봉양하며 사는 나뭇꾼 청년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생업에 뛰어들어 홀어머니를 봉양하다 보니 
글을 읽지도 못했고 가난했습니다.

다만, 중국과 접경 지대에 살다 보니 중국말은 좀 했겠지요.

어느 날 혜능이 나무 땔감을 시장에서 팔고 있는데,
어느 사람이 자신의 집으로 배달해 줄 것을 청했습니다.

배달을 해주고 돈을 받아 돌아서는 순간!
문간에서 금강경을 크게 독송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 내용에 심취한 혜능이 
걸음을 떼지 못하고 한 동안 번개를 맞은 듯 그렇게 서 있었습니다.

금강경 독경 소리를 듣고  혜능이 순간적으로 "돈오"하게 된 것입니다.
돈오란 성불(부처가 되는 것 )하기 바로 직전의 종교적, 영적 체험 상태를 말합니다.

붓다의 꽃봉오리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돈오한 혜능이 문간의 문을 열어 지금 읽고 있는 책이 무어냐고 묻자
책을 읽고 있던 사내는 금강경이라고 대답합니다.

혜능은 세상에 태어나서 금강경이라는 책을 처음 알았고

그것이 불교와의 첫만남이었습니다.

신비한 종교체험을 하게 된 혜능은

그 금강경 사내에게서 그 날 흥미로운 사실도 하나 접하게 됩니다.

중국에 가면 32대 교황인 홍인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혜능은 불교에 뜻을 두고 출가를 해야겠다는 각오를 그 날 하게 됩니다.


집으로 돌아온 혜능은

출가에 뜻을 두고 꼭 교황을 만나보아야겠다는 뜻을 더욱 더 다지게 됩니다.
그렇지만, 홀로 남겨지실 홀어머니가 걱정이었습니다.
이 때 뜻하지 않게 한 독지가의 도움으로 은 10냥을 선사받은 혜능이
이 돈을 어머니께 드리고 출가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머나먼 중국 땅에 이르러 드디어 홍인을 만나게 됩니다.
교황의 앞에 이르러 혜능이 인사를 올리게 됩니다.
홍인은 거무튀튀한 피부에다가

어눌한 중국말을 구사하는 이 이방인에게 퉁명스럽게 한 마디 할뿐입니다.

"오랑캐

(중국인들은 중화 사상이 있어서 한족 이외는 무조건 오랑캐라고 무시했음)가 이 곳은 어쩐 일인가?"
"진리를 알고자 해서 찾아왔습니다.

절 거두어 주셔서 가르침을 주십시오"

이 말을 듣고 홍인이 여전히 퉁명스럽게 대답했습니다
" 남쪽의 오랑캐 따위가 어찌 진리를 깨달을 수가 있겠느냐?"

이 말을 듣고 혜능이 맞받아쳤습니다

" 세상 사람들에게는 남과 북이 있지만, 부처님 세계에서는 남과 북이 없습니다"
홍인은 둔기로 머리를 한 대 얻어 맞은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혜능의 큰 그릇을 알아보았지만,

자신을 수행하는 수행원들이 혹여 혜능을 질시하게 될까 봐서
여전히 퉁명스럽게 대꾸했습니다.

"이 오랑캐 놈이 못하는 말이 없구나.

이 놈은 출가를 할 자격도 없는 놈이다.

저기 공양간에 방아 찧는 일이나 맡기거라!"

이렇게 혜능은 정식 승려가 되지 못했고

공양간에서 방아찧는 험하고 천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교황 홍인의 마음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이미 혜능을 처음 보던 순간부터 혜능의 그릇을 이미 알고 있던 홍인이었습니다.

혜능의 이 멋진 대사는
당시에 중국 중심의 대중화 사상에 도전하는 말이었습니다
혜능은 이미 지역 차별, 국가 차별, 인종 차별 모두를 파괴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2. 혜능; 학력 세계를 파괴하다.  연공 서열을 파괴하다.  연령 제한을 파괴하다.

자신이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던 홍인은 33대 교황직을

누구에게 물려주어야 하는가 항시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홍인에게는 자신을 수십 년째 따르는 수 천 명의 승려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신수 라는 수제자가 있었는데,

제자들 모두 신수가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지금은 조폭들도 중을 많이 하고 있지만, 

당시 중국과 일본, 한국 같은 나라에서는 왕족, 귀족들이 많았습니다.
당시 승려 집단은 최고의 엘리트 계급이었지요.

이런 곳에 베트남 출신의 어눌한 중국 말을

겨우 구사하는 오랑캐가 출가를 하러 달려 왔던 겁니다.
게다가 혜능은 글을 쓰지도 읽지도 못하는 일자무식꾼이었습니다


어느 날,  중대 결정을 한 홍인이 대중들에게 공표합니다.

"너희 제자들 모두가 "깨달음"(불교의 진리를 체득한 상태)을 증명하는 시 한 수씩을 제출하도록 하라.
내 그 중에서 진리를 체득한 시를 쓴 자에게 교황직을 물려주겠다" 라고 말입니다.

제자들은 모두 수제자인 신수가 당연히 후계자가 될 것으로 생각해서 

아무도 글을 제출할 필요성을 못 느꼈습니다.

유일하게 신수만이 시를 지어 그 글을 게시판에 부쳐 놓게 되지요
신수의 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았지요


"사람의 마음은 거울과 같고 그 거울에 먼지가 앉지 않도록 부지런히 닦자"

게시판에 붙은 시를 본 대중들은 역시 신수라며 훌륭한 시라고 외쳤습니다.
그러나, 홍인은 이 시가  마음에 내키지 않았습니다.

신수는 아직 깨달음(성불)에 이르지 못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대중 앞에서 수제자인 신수를 욕보일 수는 없는 노릇이라서

모두들 이 시를 외워서 공부에 참고 하라면서 마음에도 없는 칭찬을 했습니다.


이 때 불교신도인 한 지방직 관리가 교황의 말을 듣고 
신수의 시를 열심히 외워서 방앗간 근처에서 암송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방앗간에서 일하고 있던 혜능이 이 시를 들었습니다.

혜능은 이미 돈오의 경지에 오른 상태였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그 시를 듣고는 
신수가 아직 깨달음을 얻지 못했음을 간파했습니다.

그리고는 글을 쓰지도 읽지도 못했기 때문에 그 관리에게 
자신이 시를 읊으면 그것을 글로 종이에 적어줄 것을 부탁하게 됩니다.

이 관리가 말합니다.

"천한 놈이 감히 어디라고 시를 올리려고 하느냐?"

혜능이 대답했습니다
"어찌 진리를 공부한다는 자가 사람의 외관과 그의 하는 일을 보고 그를 다 판단하려 하는가?"

관리는 이 말을 듣고 일리가 있다고 판단되어 시를 대필해주게 됩니다.

혜능의 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았습니다.

"거울 자체가 없는데, 어디에 먼지가 앉겠느냐"

이러한 내용의 혜능 시가 게시판에 붙자 대중들이 웅성웅성 대기 시작했습니다.
이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를 듣고 홍인이 마당으로 나왔습니다.

그 시를 본 홍인은 이 시가 혜능이 쓴 글이라는 것을 직감으로 알고

혜능을 지켜내기 위해 오히려 욕을 합니다.
"이런 쓸데 없는 시는 신발 발바닥으로 문질러서 지워야 한다"라고 말하면서

직접 자신의 신발을 벗어서 시를 지웁니다.

대중들은 처음에 시의 내용을 보고는 크게 놀랐으나

교황이 하는 행동과 말을 그대로 믿고 이내 형편 없는 시였노라고 마음을 바꾸기 시작합니다.

그 날 저녁 혜능이 공양간에서 인부들과 방아를 찧고 있을 때 홍인이 방앗간을 찾아왔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지팡이를 방앗간 바닥에다 큰 소리가 나게끔 탕 탕 탕  세 번을 쳤습니다.

혜능은 곧 그 신호가 야밤 삼경 시각에 몰래 자신을 찾아오라는 뜻임을 알게 됩니다.
모두들 잠든 시각,  야밤 삼경에 혜능이 홍인의 방을 몰래 찾아가자

홍인의 앞에는 석가모니의 밥그릇과 옷이 가지런히 놓여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옷과 밥그릇을 혜능 너에게 전해준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 증표들이 너에게 건네진 것을 알게 되면
분명히 분노한 일부 승려들이 너를 암살하려고 할 것이니

이 방을 나가거든 곧바로 남쪽으로 도망가라고 일러줍니다.

그리고, 아직 미완의 꽃봉오리인 혜능에게 금강경을 강설하여 

그가 붓다가 될 수 있도록  꽃을 튀웁니다.

비밀의 가르침을 전수 받은 혜능이 확연히 깨닫게 됩니다.
드디어 또 하나의 붓다가 탄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혜능은 32대 교황인 홍인에게 하직 인사를 올리고

남쪽으로 어두운 밤길을 따라 곧바로 도망을 갑니다.

그것이 홍인과 혜능이 서로를 본 마지막 모습이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날이 밝자 홍인은 혜능이 증표들을 가지고 떠났다 라고 대중들에게 공표합니다.
역시 예상대로 일부 대중들이 말을 타고 달려가

석가모니의 그 증표를 빼앗기 위해 혜능을 추격하기 시작했습니다.

혜능에게 법을 전한지 3년 후 홍인은 죽었습니다

혜능이 홍인에게서 법을 전수 받은 것은 23살 때였으며
그는 왕족이나 귀족도 아니었고 글을 읽을  줄도 쓸 줄도 모르는 일자 무식꾼이었습니다.
게다가 그는 정식 승려도 아니었고 9개월 간 방앗간에서 일하던 노동자였습니다.

세계 4대 종교인 불교의 33대 교황은

이렇게 모든 상식들을 무참히 파괴하면서 탄생했던 것입니다.


3. 혜능;  석가모니의 불교를 파괴하다

남쪽으로 도망간 혜능은 사냥꾼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숨어 살았습니다.
사냥군들이 왜 자네는 고기를 안 먹는가┖ 라고 물으면

혜능은 위가 안 좋아서 라고 대답했습니다.

혜능은 덫에 걸린 동물들을 사냥꾼들 몰래 풀어주느라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때로는 사냥꾼들과 어울리고

때로는 홀로 풀뿌리를 씹어 먹으며 도피 생활을 하던 혜능이

다시 세상으로 화려하게 나타난 것은 홍인과의 그 밤 이후 15년이 지난 때였습니다.

세상으로 걸어나온 33대 교황 혜능은 불교의 살과 피와 뼈까지 다 뒤바꿔 버립니다.
기존의 인도 불교와는 완전히 다른 선불교를 창안해 냅니다.

교조 석가모니의 가르침이 필요 없다고(교외별전, 불립문자)  말하면서

새로운 불교를 만들어 냅니다.

인도 불교의 원형을 지니고 있는 티벳불교와 혜능의 선불교는 수행법 자체가  다릅니다.

그래서, 많은 학자들은 "혜능의 선불교는 일종의 반불교다"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4. 불교의 교황 혜능,  불교의 교황 혜능을 파괴하다

그러면 혜능은 과연 누구에게 34대 교황직(중국식으로는 7대 조사)을 물려주었을까요?
혜능은 과연 누구에게 석가모니의 의발(밥그릇과 옷)을 전수해 주었을까요?
혜능의 후계자는 누구로 정해졌을까요?

그래서, 현재 누구에게로 연결되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노년의 혜능은 석가모니의 증표들을 가지고 강가로 갔습니다.
그리고, 강물에다가 석가모니의 의발을 던지며 선언합니다!
"이 세상 모든 삼라만상이 모두 부처 아닌 것이 없는데,

어찌 이 의발에 부처를 가두려 하는가!

모든 중생이 다 부처님이다!"

이로써 34대 불교의 교황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 자신"이 된 것입니다.

눈물 한 방울이 대양에 합류하듯
그렇게 눈물 한 방울은 사라졌으나
이 큰 바다 어디에나 그 눈물 한 방울은 편재해 있듯이 그렇게 말입니다

혜능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이 정도로 말을 줄이고 본격적으로

여백의 미 라는 말이 어떻게 해서 불교용어인지에 대해 설명드려보도록 하죠

여백의 미는 혜능과 관련이 있습니다

1980년 대 초였습니다

당시 중공(현재의 중국)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하던 한 화가가

프랑스에 초청 받아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지금이야 중국이 국력이 강하여졌지만,

그 당시에는 중국이 지금처럼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나라도 아니었기에

이 초청은 정말로 괄목할만한 사건이었지요

그 화가는 서양화에 동양화의 여백의 미 기법을 결합시킨 독특한 화법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었습니다

전시회에는 많은 외국 기자들이 몰려들었지요

그러나, 그 중에 어떤 질문 하나에

중국이 낳은 이 유명한 작가는 말문이 막혀서 대답도 못하고 큰 창피와 망신을 당하였습니다

그 질문이 무엇이었냐고요?

바로 "여백의 미의 창시자인 혜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라는 질문이었답니다

그런데, 이 화가는 중국 공산당 치하에서 종교 교육을 받지 않고 살았다 보니

혜능 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보았던 것입니다

더군다나 혜능도 모르는데 자신이 활용하고 있는 여백의 미 화법이

혜능에게서 유래하였다 라는 사실은 더더욱 알 턱이 없었지요

결국 이 화가는 망신과 창피를 다 떠나서 명색에 예술을 한다는 자기 자신이

자국은 물론 동양의 문화에 대해 문맹하다 라는

자괴감 때문에 서둘러 중공으로 귀환하고 말았습니다

서양인들도 모두 다 알고 있던 것을

정작 당사자인 그 화가만 몰랐던 것이니 얼마나 부끄러웠겠습니까

자! 그럼 이제부터 여백의 미가 왜 혜능대사와 관련이 있는지 설명 드려보도록 하지요

제가 앞서 쓴 혜능의 일생에 대해서 기술할 때

교외별전, 불립문자 라는 말을 언급하였습니다

교외별전 이란 가르칠 교

즉, 부처님의 가르침인 교 바깥에서(바깥 외) 별도로(별) 부처님 뜻을 전한다 라는 뜻입니다

부처님 말씀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부처님 가르침을 사용해야 하는 게 상식일 텐데

혜능은 부처님 가르침 밖에서 부처님 가르침을 전한다는 뜻입니다

참 신기하고도 오묘하지요?

불립문자 라는 말은 문자를 세우지 않는다 라는 의미로

불교경전을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기독교인들에게 성경이 중요하고 이슬람교인들에게 코란은 목숨과도 같은 것인데

혜능은 불경을 읽지 말라 합니다

이 말도 참 오묘하지요?

(나만 그런가?)

그리고 앞서의 글에는 미처 쓰지 못하였으나 혜능은 돈오돈수 라는 가르침을 설파하였습니다

돈오돈수 라는 뜻은 깨달음을 얻으면 그것만으로 된 것일뿐

더 이상 수행 정진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불립문자, 교외별전, 돈오돈수를 주창하는 선불교가

기존의 교리 중심의 불교를 누르면서

중국 남부에서 점차 힘을 얻으며 기세를 뻗치기 시작하더니

훗날에는 중국 북부 전역에까지 혜능식의 선불교가 인도불교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던

기존의 교리 불교를 몰아내고  중국 전역을 마침내 석권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는 한국(국사 교과서에 나오는 5교9산 이니 하는 말들이

다 혜능의 선불교의 전파와 관련 있는 말입니다)과

일본, 베트남 불교까지도 완전히 석권하게 되었습니다

왜 혜능식 불교가 중국 남부 지방에서 시작되었을까요?

아까 혜능의 일생을 설명할 때 홍인대사의 조언대로 남쪽으로 도망치던 혜능의 모습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짐작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바로 혜능의 활동 장소가 중국 남부 지방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죠

이렇게 해서 중국 남부부터 혜능식 불교가 석권해 나갔는데,

혜능의 선불교가 점차적으로 시차를 두고

점차 화단 (그림)에까지 강력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였습니다

혜능식 선불교에 영향을 받은 화가들이 그림을 그릴 때

마치 복잡한 교리 중심의 불교에서 벗어나 단출하고 심플한 혜능의 불교 모습처럼

혜능 선불교의 가르침을 담아

그림을 그릴 때도 복잡하게 화면을 꽉 채우지 않고

단촐하면서도 심플하게 그림을 그리면서

기존의 여백들은 그대로 방치 하는 화풍이 유행하기 시작했던 것이죠

즉, 돈오돈수의 철학성을 그대로 화풍에 담아내는 그림들이 시작된 것입니다

가끔가다 중광 스님 같은 스님들이 그림 그린 작품들을 보면

정말 붓으로 동그라미 하나 달랑 그려놓고 전시회 하고는 하는데

그런 그림들이 성행하기 시작하였던 것이죠

그냥 텅텅텅 비어 있는 것입니다

그러한 화풍을 여백의 미 라고 사람들이 부르게 되었던 거죠

이 여백의 미를 강조하는 중국 화풍을 남종화 라고 불렀고요

(중학교 미술 시간에 우리 학교 시험 문제로 출제되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 남종화와는 다르게 여백의 미를 강조하지 않고

화면에 그림들을 빼곡히 그려넣는 기존 그림들을 북종화 라고 합니다

남종화는 중국 남부에서 시작하였는데,

그것은 혜능 불교가 남쪽 지방에서 번성하였기 때문입니다

그에 반해 북종화는 혜능 불교가 나중에 도착한 지역이기 때문에

기존의 그림 형태를 그대로 고수하고 있었던 게지요

"여백의 미"는 이렇게 불교. 더 정확히 말하면 중국 불교 종파인 선종

(선불교 라고 하며 혜능의 가르침을 필두로 함)에

의거해서 시작된 화풍이었으며

이러한 남종화의 화풍은 우리 나라 화풍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되었지요

따라서, 결론을 말한다면 

여백도 불교용어가 아니고 아름다울 미 또한 불교용어가 아니지만

그 합성어인 여백의 미 라는 미술 용어는

불교 교리에서 파생한 개념이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지금은 그림이나 인테리어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여백의 미 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고 있지요

 다음은 중국 최고의 시인 중에 하나로 꼽히는 송나라 때의 소동파가

혜능의 시신이 안치된 남화사 라는 사찰에 방문하여

혜능의 등신불을 보고 감회에 젖어 쓴 시를 옮겨보면서 기나긴 여정의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시 제목은 남화사 입니다

어찌하여 조사를 뵙는가. / 본래의 모습을 알기 위함이라네.

탑 속에 단정하게 앉아 있는 사람은 / 내게 무엇을 보았는지 묻는다.

애달팠던 혜명 상좌는 / 모든 법을 한순간에 깨달았으니

물을 마시면 이미 스스로 알고 / 달을 가리켜도 다시 현혹됨이 없다 했네.

나는 본래 수행하는 사람이라서 / 삼세(三世)에 걸쳐 정진해 왔지만

그 사이 한 생각의 실수로 / 이렇게 평생의 고생을 겪는다.

옷깃을 여미고 진신상에 예배하니 / 감동에 겨워서 눈물이 비 오듯 한다.

스님의 석단천을 빌려서 / 내 교묘한 말의 벼루를 씻으리라.

47) 유리, 유리창

잘 알려져 있다시피 유리는 로마에서 최초로 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것이 아시아에 무역으로 넘어오면서 명칭에 대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이걸 대체 뭐라고 부르지?

불교 경전에 아미타경과 지장보살본원경 이라는 경전이 있습니다

불교는 기본적으로 자력신앙입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하느님과 인간의 스승

(천인도사: 하늘 천, 사람 인, 이끌 도, 스승 사)인 붓다가 되어

죽음을 뛰어넘는 것을 기본이념으로 하는 가르침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불교 전체를 보지 못하는 것이죠.

불교에도 기독교나 이슬람교처럼 타력신앙적인 요소가 엄존합니다

바로 아미타불 사상과 지장 보살 사상이 대표적인 모습이죠.

붓다가 되어 스스로 헤엄쳐서 한국에서 미국까지 헤엄치는 방법도 있을 수 있으나

붓다의 위신력을 믿고 의지해서 붓다 라는 거대한 크루즈 선에 탑승해서

미국으로 가는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타력적인 요소를 담고 있는 대승불교의 경전이 있는데,

이러한 타력신앙적인 요소의 대표적인 경전이 아미타경 류의 경전들입니다

불교는 대단히 난해합니다

제가 18살 때 반야심경을 6개월 동안 학교도 가지 않고

도봉산 바위 위에 앉아 탐독하였는데,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상황이 이러하니

불교를 보다 더 민중에게 전파하려는 원효 같은 사람들의 고민은 얼마나 컷겠습니까?

이래서 원효가 정토종

(불교의 타력신앙을 강조하는 불교 종파로서 인도 대승불교에 그 뿌리를 두고 있음)을

신라에 들여와

나무아미타불을 일심으로 염송하면

누구나 극락에 갈 수 있다고 동네방네 시골 골목까지 떠들고 다녔습니다

원효의 전략은 일단은 예수 믿고 천국 간다는 식으로 아마타불 사상을 전파시킨 후

제2차적으로 불교에 동화된 그런 사람들이

불교교리를 심도 있게 공부하는 방법을 구사하려던 것이었죠

결과는 대성공이었고 원효 이후로 신라는 완전한 불교국가로 완성되었습니다

이러한 아미타경과 지장보살본원경 등에는 특이한 보석들에 대한 묘사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금, 은, 수정, 진주, 마노, 유리 등입니다

이 불교 경전에 나오는 유리 라는 보석을 로마의 유리 라고 부르게 되었던 것이죠

48) 불가사의

제가 이 단어를 처음 들어보았을 때가 초등학교 3학년 때였습니다

티브이를 보고 있었는데 불가사의 하다 라는 말이 나오더라고요

처음에는 왜 바다에 사는 불가사리가 갑자기 나오지? 싶어서

옆에 계신 부모님께 설명을 요청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불교경전에 하도 많이 나오는 단어라서 이하 설명 삼가합니다

붓다나 보살들의 깨달음의 경지 또는 신통력을 행하는 기적을 이야기할 때 많이 나오고 있고요

의미는 우리가 사용하는 의미와 동일합니다

보통 줄여서 불사의 라고도 경전에 나옵니다

49) 인간

불교용어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의미 그대로 전래되고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사이 간 자를 많이 사용하는 용어들이 많은데요

가장 깊은 지옥을 뜻하는 무간 지옥(무간도 라고도 하며 홍콩 영화 제목이기도 하였음),

인간 등이 그러합니다

앞서 불교에서는 우주에 분포된 존재들을 33가지로 분류한다고 말씀 드렸고요

그 33세계 중에 우리가 살고 있는 인간계가 있는데,

인간계는 33종류 중 하단에 위치하는 낮은 등급의 세계입니다

50) 과거, 51) 현재, 52) 미래

불교 용어입니다

불교 경전에서 통상 삼세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합쳐서 세 가지 세계 라는 뜻으로 삼세 라고 많이 사용함)라고

통칭하는데요

세 개 다 불교용어 입니다

불경에는 석가모니 이전에도 무수한 부처가 있었다고 하며

그들을 과거불 이라고 부르고 미래에도 무수한 부처님이 나올 것이라고 합니다.

그들을 미래불 이라고 합니다

53) 안양시

경기도 안양시의 안양은 극락의 다른 명칭입니다

한자도 똑같습니다

지장보살예찬문에도 극락 대신에 안양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요

예전에 은평구 불광동 주민들 중

기독교인들이 서명을 받아서 동네 개명 서명 운동을 벌인 적이 있었는데,

혹시 이 글 보고 안양에도 그러한 일이 일어날까 약간 걱정되네요

54) 청량리

불교 경전을 제가 많이 읽지는 않았으나

불경에 보면 청량음료할 때 청량이라는 단어가 참 많이 나오더군요

고려시대 때 청량리에 청량사 라는 큰 사찰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동네이름이 아직도 청량리 라고 불리우고 있지요

55)  서울

수도 서울이 불교 용어라면 정말로 화낼 분도 있을 것 같네요

무조건 말도 안 된다고 감정적으로 나오실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수도 서울에 대한 현재 여러 어원들이 존재합니다

그 중에 가장 많이 학설에서 오르내리는 게 세 가지 정도 되는데요

가장 정설로 인정되고 있고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것이 신라 수도 서라벌에서

음운축약과 비읍순경음의 변화로 서울이 되었다는 게 현재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부 학자들을 제외하고는

수도 서울의 어원이 서라벌 이라는 데에는 다들 동의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고문 배우신 분들은 다 아실 것임)

그런데 문제는, 그럼  과연 서라벌 이라는 말은 대체 어디에서 생겨났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게 지금 두 가지 중 하나인데,

첫째는 박혁거세가 신라 6촌장의 추대로 신라를 건국하게 되는데

그때 6촌장들의 나라 이름이 사로국이었습니다

이 사로국이 서라벌이 되었다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불교 경전 중에 가장 유명한 경전 중 금강경 이라는 경전이 있는데

그 금강경의 설법 무대가 되는 곳이 슈라바스티 라는 도시입니다

그 슈라바스티를 한자로 음역할 때 여러 발음이 있었는데

(지금은 사위성으로 한역되나 불경 번역 초기에는

여러 발음들이 통일되지 못하고 있었음) 그 중에 하나가 서라벌 이라는 게 있었거든요

그래서 현재 두 파가 나뉘어져 있는데요

사로국 파보다 슈라바스티 파가 조금 더 우세합니다

슈라바스티 파들은 사로국은 신라 라는 국호의 어원으로 변형되었고

수도인 금성(경주의 옛이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죠

그게 왜 그러하냐면 당시 신라의 역사적, 종교적 상황 때문에 그런데요

법흥왕이 불교를 처음 공인하고 나서

자기의 왕 칭호부터 아이들 이름까지 전부 불교식 법명을 지어서

 신라를 불국토로 만들려고 했다는 사실은 우리가 잘 알지요?

법흥, 진흥, 선덕여왕, 덕만공주, 승만공주(불교경전에 승만경 이라는 경전이 있습니다).

이 이름과 왕명들이 전부 다 법명이거든요

진평(진흥왕의 아들로서 진평도 불교 법명입니다.

진평왕 본명은 정반인데,

정반은 석가모니 아버지 이름이 정반왕이거든요),

진덕여왕(제가 군대 신병교육대 있을 때

초코파이 얻어먹으려고 종교행사를 불교로 나갔었는데,

법명을 스님이 하나씩 하나씩 하사해주었어요.그때 제 법명이 진덕이었고

제 옆에 있던 아이가 선덕을 하사 받았습니다. 둘이서 키득키득 웃었던 기억이 ...)

이것도 불교 법명이고

그리고 진평왕 부인 이름은 마야부인(석가모니 어머니 이름)

그리고 김춘추 아버지 이름은 김용춘 또는 김용수 인데

(대승불교 역사상 최고의 석학으로서

중론송의 저자인 용수 보살 이름 그대로 베껴와서) 이것도 불교 법명이고

김춘추 아들 이름은 법민인데 이것도 불교 용어이고

아무튼 법흥왕 이후로 신라가 신라 전체를 불국토로 바꾸어 내려는 시기였지요

인물들은 전부 다 불교경전에 나오는 인물로 배치하고

그들이 살고 있는 땅도 불교식 지명으로 바꾸어서

입체적으로 진정한 불국토를 건설하려던 게 진흥왕 때 (진흥왕은 법흥왕의 아들임)였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신라 수도 명칭을

서라벌로 바꾼 시기도 바로 진흥왕 때부터입니다

이 현상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죠

신라를 불국토로 바꾸는 과정에서 사람들 이름부터 수도 이름까지

다 한꺼번에 불교식으로 바꾸는 시기에 때마침 서라벌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단순한 음운 변화 속에서 서울의 어원을 찾는 사람들이 아니라

역사적 맥락까지 통채로 들여다볼 때

슈라바스티가 한자어 음차로 서라벌이었으니까

그대로 불교용어인 서라벌이 신라 수도 이름이 되었고

이 서라벌이 우리가 알고 있는 음운변화 과정을 통해서 서울이 되었다는 것이죠

현재 서울이 불교용어에서 유래하였다는 설이 학계의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56) 미아리

서울시 강북구 미아리는 미륵불과 아미타불의 합성어 입니다

미아리 한자를 보면 압니다

"미" 자는 미륵불할 때 "미" 자고 "아" 자는 아미타불 할 때 "아" 자를 씁니다

[최다경]

대단하십니다
잘 읽었습니다
공부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듭니다
나무 아미타불_()_

[우전]

저도 불교에 대해 잘 모릅니다,,
어쩌다 책을 보니 불교 학자들이 연구한 글이 잇어 알앗지요..ㅎ

[우전]

짐승이란 말이 중생이란 말과 같은뜻이란 것이 재미있네요,,
여자들이 남자와 이야기 하다 마음이 가면 아닌척 하며 짐승이라고 할때가 있지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