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 답사하는 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남아 있던 옛님을 찾아 나섰다. 이번에는 동행이 있어서 산속에 있는 옛님도 동선에 넣었다. 언젠나 그렇듯 7시이전에 출발하여 해가 있는 동안 답사를 하고자 계획하고 출발한다.
순천 석현동 마애여래좌상
답사계획을 짤 때 찾기가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았는데 어제 세종아빠님이 조금 어려울 수 있다고 하여 조금 걱정이 된다. 블로그에 없던 시멘트 포장길이 생겨 있었고 그 길 끝에 새 집이 있다. 집주인에게 물으니 근처에서 본 적이 없단다. 블로그의 내용을 보여 주니 파란물탱크를 찾아준다. 차를 다시 입구쪽 식당에 주차하고 파란 물탱크를 지나 길을 따라 올라가니 보인다..15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늘 처음가는 길은 긴장과 설레임의 연속이다. 동행은 블로그만 보고 찾아가는 것이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것 같다고 한다. 두광과 신광도 있고 대좌의 연꽃도 보인다. 잘 새긴 부처님인데 너무 훼손이 심해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보성 동원석량비
언제부터인가 지정문화재이면 다 보려고 애쓰게 되었다.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고 정확한 건립연도가 있다.
보성 정흥사지 석탑재
카페의 댓글에 있는 주소를 찍고 마을 안까지 진행하니 벽돌집 마당이 나온다. 근처를 뒤졌는데 대나무 숲에는 없다. 이럴 때는 마을 어르신에게 묻는게 최고이다. 신발이 보이는 집에서 실례합니다를 외쳐도 인기척이 없다. 세번째 집에서야 사람이 응답한다. 쉰을 조금 넘긴듯한 아들과 노모가 나오는데 어른은 귀가 잘 안들리는지 잘 알아듣지 못한다. 아들에게 사정을 말하니 자기네 밭옆에 있다고 하면서 앞장을 선다. 차를 주차한 곳 옆의 샛길로 내려가서 산쪽으로 오르니 석탑재가 보인다. 생각보다 아주 크다..보존상태도 아주 좋다. 절반이상의 부재가 남아 있고 옥개석위에 홈이 있어 탑신석을 끼우도록 되어 있다. 층급받침이 4-4-3단이다. 주인은 어릴적 탑과 관련 된 추억을 들려준다. 현지 주민과 함께 하면 숨겨진 뒷 얘기를 들려준다. 오르는 길 앞에 기단부로 보이는 부재를 동행이 찾아낸다. 동행의 눈썰미가 예사롭지 않다. 바람이 부는데도 잠시 머물며 탑을 음미해 본다. 오늘 만난 옛님 중 최고의 옛님이다.
보성 마천석교비
득량면 사무소에 있다. 보성에는 다리와 관련된 문화재가 여러 기 있는 것 같다. 화단의 꽃을 너무 촘촘하게 심어서 비석받침을 찍기가 곤란하다..두어줄 여유를 두고 꽃을 심었으면 좋으련만..
보성 해평리 석장승
누가 한 것인지는 몰라도 새끼줄로 줄을 이어놓았다. 천덕꾸러기가 아니라 아직도 누군가에게 의미있는 존재라는 것이 느껴진다. 세월이 지나도 존중받을 수 있는 존재감을 생각해 본다. 근처에 부러진 공덕비도 있다.
보성 오봉산 마애여래좌상
칼바위 아래에 있다는 글을 읽고 칼바위만 찾아서 올라갔다. 평이한 산길로 약 1km 정도 오르면 근래에 쌓은 돌탑 군락이 나오고 칼바위를 만난다. 칼바위 아래에 있다는 말을 칼바위 아래쪽 다른 바위에 있는 줄 알고 근처의 바윗면을 다 훓어보았는데도 찾을 수 없었다. 블로그에 통천문이야기가 나와서 입구도 아닌 바위틈새로 들어가니 희미하게 부처님이 보인다. 칼바위에 부처님을 모셨다. 동행은 마음이 고운 사람만 볼 수 있는 부처님이라고 하면서 저 높은 곳에 있는 부처님을 경건하게 바라본다. 올라가는 길도 없는데 어떻게 저 곳에 새길 생각을 했을까? 그 신앙심이 놀라울 뿐이다.
고흥 상림리 삼층석탑
작년 겨울 코로나가 막 시작되었을 때 고흥답사에서 보지 못했던 옛님이다..원래 면사무소에 있었는데 탑이 있던 자리에 고흥분청박물관에 있다고 나와 있어 전화도 물었더니 코로나로 휴관중이라 관람이 불가능하다고 하여 미뤄놓았던 탑이다. 이번에도 야외에 있다면 혹시나 싶어 동선에 넣었다. 탑은 박물관 내부 정원에 있다. 발열체크를 하시는 분에게 물으니 다른 사람에게 안내해준다. 탑의 내력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을 해준다. 건립명문이 있는 탑이고 갑석에 연화문이 있다. 옥개석 아래에 절수구도 있다. 고려 현종때 탑이라고 한다. 보존상태도 나빠 보이지 않는데 유형문화재가 아닌 문화재 자료로 지정되어 있다.
여수 진남관 비석군
여수 석인을 보기 위해 진남관을 찾았는데 국보인 진남관은 2019년부터 보수중이고 석인도 그 안에 같이 있어 만날 수 없었다. 옆에 보니 비석군이 보여 아쉬운 마음이나 달랠까 싶었는데 철비가 3기나 있다. 선과대장님과 울진답사에서 물건너서 봤던 철비가 떠오른다. 그 때 처음 철비를 봤었다.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보너스를 탄 기분이다. 비워지면 또 채워지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싶다.
여수 연등동 벅수
연휴라서 여수로 들어가는 길이 많이 막혔다. 조금 지체된 시간때문에 오늘 답사는 여기까지가 되었다. 각각 전각에 잘 모셔놓았다.
첫댓글 보성 정흥사지 석탑재는 조금만 손보면 온전한 모습을 찾아줄수 있을것 같습니다
올려주신 좋은글과 사진 잘 보았습니다.
정흥사지는 탑이 있는 자리가 너무 좋더군요.^^ 보성군청이 신경을 써 주면 좋겠네요..
정흥사지 석탑재가 땡기네요ㅎ
경주 이거사지 석탑재 갔을때와 분위기가 비슷하네요
그렇죠? 그대로 무너진 것 같은데 다른 부재도 발굴하면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런!
이 코스라면 내가 미답사한 몇 곳이 있는데...
(노마드 님 글에 없는)
석현동
사진이 참 잘 나왔군요.
주변 정리 하였나?
정흥사지
여름날 찾아 엄청 고생했었고.
인터넷에 내 글 외에도 있나?
칼바위
어떻게 새겼을까 지금도 궁금한 님
진남관
보수 완료되었던가요?
옛석교비
우리나라 옛다리에 추가합니다.
올 봄에
댕겨 올 작정입니다.
수고 만땅!
석현동은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고 진남관은 보수가 끝날 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네요. 못가본 곳은 대장님 다녀온 후에 가면 되죠.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