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책 한권 읽고 나면 읽을 때는 그 내용 다 안 것 같지만
조금 시간 지나고 나면 책 제목만 생각난다.
어쩌다 훑어보면
'아, 그랬었지.'
하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어린이 책에 관련된 책을 열 권 넘게 준비해 놓고 읽기 시작한 뒤
세 권째 읽은 책이다.
예전에 읽었던 어린이 책도 제일 밑에 두었다. 허락하면 두번째로 읽을
참이다.
책, 어린이, 어른-시공주니어-
우리나라에서 나온 것은 1999년이지만 씌여진 것은 무려 60년 전의
글이다. 그럼에도 이 책이 어린이 책에 있어서 거의 그 자리를 내주지
않는 것은 그만큼의 내용성과 작가 자신의 철저한 고증 때문일 것이다.
책을 읽을 때마다 출판사와 펴낸이, 번역한 사람을 유심히 보는데
오랜만에 전재국이 이름이 크게 들어왔다.
참 묘한 일이다. 전두환이 아들이 만든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 중에
좋은 책이 무척이나 많다. 대학을 막 졸업하고 나서 술자리였던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이제 시공사 책은 안 사고 싶어. 그놈 그 돈 벌어서 지 아버지
권력 그대로 누리는데 도움 주는 거 아니야?"
그런데 언젠가부터 시공사 책을 자연스럽게 사게 되었다.
그런데 그 개인 장사도 아닌데 아직도 좀 껄쩍지근하기는 하다.
조선일보사에서 좋은 책이 나와도 아주 고민고민하다 살 것이
뻔하기 때문에. 이것도 편식인가?
책, 어린이, 어른은 아주 오래전에 씌여진 책이지만 유럽에서
어린이라는 존재가 언제부터 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는지부터
역사를 더듬어 간다.
그리고 그런 역사 훑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어린이 책이라
는 것도 힘주어 말한다. 어린이 문학을 어린이가 아닌 어른 중심으로
생각하고 어린이를 무시했던 시대. 그런 시대를 벗어나 어린이가
역사의 전면에 부각되는 시점을 책에서 적절하게 밝혀주고 있다.
어쩌면 여자라는 존재가 , 평범한 아낙네라는 위치에서 사회의 한 주인
임을 깨닫는 과정을 찾아나가는 역사 찾기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유럽이 신생국 미국에 뒤지게 된 이유가 바로 어린이 책 출판 시장의
크기로 비유될 수 있다는 부분은 많은 부분 동감할 수 있었다.
이런저런 것을 다 제쳐두고 이 책에서 만나는 가장 큰 기쁨은
로빈슨 크루소를 비롯해, 걸리버, 돈키호테, 안데르센,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미국, 피터팬 등 여러 작품과 나라를 그 시대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을 읽고나면 다시 아이들 책을 읽고 싶게 된다.
그리고
또 한번 거인이 되고 싶은 욕망과 난쟁이가 되었을 때의
황당함
날아다니고 싶고
안데르센의 책을 읽으며 밤을 새고 싶다.
첫댓글 꿈사님의 책이야기는 한번 읽고 지나가기는 아까울 때가 있어요. 책읽기의 좋은 지침이 되기도 하구요...아이뿐만 아니라 엄마,아빠들의 책읽기에도 좋은 자극이 되거든요.항상 감사히 잘 보고있습니다.추석 연휴 잘 보내셨지요?
저도 요즘 아이들 동화책을 다시읽고 있는데 참 재미있더군요,,그림도 우리 어릴때랑 비교도 안되게 이쁘구요,,울딸 예빈이랑 같이보고 있답니다,,동화책은 어린이의 꿈과 같잔아요,,,좋은글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