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조사에서 산성으로 오르는 길은 차도와 주차장이 있어서 가족 단위 여행자들의 편의를 제공한다. 길가 양옆으로 난 단풍나무 터널이 가을 정취를 한껏 느끼게 한다. 이제 산성 사랑나무를 올려다보며 오른다. 그리 높지 않아 어린이들도 쉽게 오를 수 있다.
이곳 부여군 임천면 군사리에 있는 부여 성흥산성(사적 제4호, 가림성)은 백제 시대의 산성으로 둘레 1350m로 산성의 정상에는 넓은 공터가 있어서 수많은 사극 촬영지로 주목받는다. 501년(동성왕 23) 8월 위사좌평 백가苩加가 축조하였다고 전하는데 당시 이곳이 가림군이었으므로 가림성加林城이라고도 한다.
바로 우리가 가장 관심 있는 400년 된 사랑나무는 어디에 있을까. 바로 성으로 진입하는 석축 위에 우뚝 서 있다. 석양 노을과 함께 연인끼리 하트를 그리며 사진을 촬영하는 인생 최고 장면이 연출되는 곳이다.
드라마 ‘대왕 세종’에 나오면서 사랑나무로 알려졌고, 서동요, 바람의 화원 등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등장하면서 전국적인 인생 사진 명소로 유명해졌다. 이런 역사성과 보호의 필요성에 문화청은 올해(2021년) 8월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부여 대조사 석조미륵보살입상
1500여 년 전 백제 사비 시대, 부여군 임천면 구교리 성흥산 기슭에 창건(527년)된 아담한 사찰 대조사는 석조미륵보살입상을 품고 있다. 산 중턱에 건립한 절이라서 터를 넓게 쓰지는 못했다.
대조사 미륵보살은 보물 제217호로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국보 제323호)과 형식적인 면에서 유사하다. 다만 이 석조미륵보살입상은 전체적인 비례가 좋고, 하나의 돌을 다듬어 조각하였다는 점이 다르다.
이 미륵보살의 몸은 고려 시대 전기에 충청도 지방에서 유행한 석조 불상과 같이 대충 돌을 다듬은 다음, 간략하게 표현하였다. 각이 진 어깨, 모호하게 처리된 두 손, 법의의 주름 표현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보살상의 몸은 사실적이라기보다는 그저 표현을 위한 조각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