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초등학교 교사의 눈물
어느 시골학교에 K라는 초등학교 여교사가 있었습니다.
개학하는 날, 담임을 맡은 5학년 반 아이들 앞에 선 그녀는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했습니다..
아이들을 둘러보고는 '너희 모두를 똑같이 사랑한다'고 말했던 것이지요..
그러나, 바로 첫 줄에 구부정하게 앉아 있는 작은 남자 아이 철수가 있는 이상
그것은 불가능했습니다...
K선생은 그전부터 철수를 지켜보며
철수가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옷도 단정하지 못하며 잘 씻지도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때로는 철수를 보면 기분이 불쾌할 때도 있었습니다.
때로는 철수가 낸 시험지에 큰 X표시를 하고
위에 커다란 빵점 표시를 써넣는 것이 즐겁기까지 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K선생님이 있던 학교에서는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의 지난 학년 생활기록부를 다 보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철수의 것을 읽는 것은 마지막까지 미뤄 두었습니다.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철수의 생활기록부를 읽어 보고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철수의 1학년 담임 선생님은 이렇게 썼습니다.
"잘 웃고 밝은 아이임.
일을 깔끔하게 잘 마무리하고 예절이 바름. 함께 있으면 즐거운 아이임.."
2학년 담임 선생님은 이렇게 썼습니다.
"반 친구들이 좋아하는 훌륭한 학생임.
어머니가 불치병을 앓고 있음. 가정 생활이 어려운 것으로 보임..."
3학년 담임 선생님은 이렇게 썼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마음 고생을 많이 함
최선을 다하지만 아버지가 별로 관심이 없음
어떤 조치가 없으면 곧 가정생활이 학교 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임."
철수의 4학년 담임 선생님은 이렇게 썼습니다.
"내성적이고 학교에 관심이 없음.
친구가 많지 않고 수업시간에 잠을 자기도 함"
* 여기까지 읽은 K 선생은 비로소 문제점을 깨달았고,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연말에, 반 아이들이 화려한 종이와 예쁜 리본으로 포장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가져왔는데,
철수의 선물만 식료품 봉투의 두꺼운 갈색 종이로 어설프게 포장되어 있는 것을 보고는 더욱 부끄러워졌습니다.
K 선생은 애써 다른 선물을 제쳐두고 일부러 철수의 선물부터 포장을 뜯었습니다.
알이 몇 개 빠진 가짜 다이아몬드 팔찌와 1/4만 차 있는 향수병이 나오자,
아이들 몇 몇이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팔찌를 차면서 '정말 예쁘다'며 감탄하고,
향수를 손목에 조금 뿌리자 아이들의 웃음이 잦아들었습니다..
철수는 그날 방과 후에 남아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생님, 오늘 꼭 우리 엄마에게서 나던 향기가 났어요."
그녀는 아이들이 돌아간 후 한 시간을 울었습니다.
바로 그 날, 그녀는 읽기, 쓰기, 국어, 산수 가르치기를 그만 두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진정으로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K선생님은 철수를 특별하게 대했습니다
철수에게 공부를 가르쳐줄 때면, 철수의 눈빛이 살아있는 듯했습니다.
그녀가 격려하면 할수록 철수는 더 빨리 반응했습니다.
그 해 말이 되자, 철수는 반에서 가장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되었고,
'모두를 똑같이 사랑하겠다'는 거짓말에도 불구하고, 가장 귀여움 받는 학생이 되었습니다.
1년 후에 그녀는 교무실 문 아래에서 철수가 쓴 쪽지를 발견했습니다.
거기에는 '그녀가 자기 평생 최고의 교사였다'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6년이 흘러 그녀는 철수에게서 또 쪽지를 받았습니다.
진학한 고교를 반에서 2등으로 졸업했다고 쓰여 있었고,
'아직도 그녀가 자기 평생 최고의 선생님인 것은 변함 없다'고 쓰여 있었습니다.
4년이 더 흘러 또 한통의 편지가 왔습니다.
이번에는 '대학 졸업 후에도 공부를 더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쓰여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그녀가 평생 최고의 선생님이었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름이 조금 더 길었습니다.
편지에는 철수가 '박사'라고 사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해 봄에 또 한통의 편지가 왔습니다.
철수는 한 여자를 만나 결혼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아버지는 몇 년 전에 돌아가셨으며,
K선생님에게 신랑의 어머니가 앉는 자리에 앉아주실 수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녀가 기꺼이 좋다고 회답했습니다.
그런 다음 어찌 되었을까?
그녀는 가짜 다이아몬드가 몇 개 빠진 '철수가 선물로 주었던 그 팔찌를 차고,
어머니와 함께 보낸 마지막 크리스마스에 어머니가 뿌렸었다는 그 향수를 다시 뿌렸습니다.
이들이 만나서 서로 포옹을 하고 난 뒤
이제 어엿한 의사가 된 철수는 K선생님에게 궛속말로 속삭였습니다.
"선생님, 절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그리고 제가 훌륭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걸 제 스스로 알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K선생은 또 눈물을 흘리며 속삭였습니다.
"철수야, 너는 완전히 잘못 알고 있구나.
내가 훌륭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걸 알려준 사람이 바로 너였단다.
널 만나기 전까지는 가르치는 법을 전혀 몰랐었거든.."
꼭 철수에게만 해당되는 말 만은 아닐 것입니다.
누군가를 믿어주고 칭찬해 준다면,
어른일지라도 분명 큰 일을 해 내리라 믿는답니다.
내 입술이라고 상대방을 내 잣대로 판단해
주변의 사람들을 함부로 비난하지는 않았는지,
K선생님 이야기를 반추해 보면서
다시 한 번 우리들 자신을 점검해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 옮겨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