磨斧作針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45.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 배길관 충북대 명예교수
작은 흙이 쌓여서 태산이 되고 작은 물방울이 쌓여서 거대한 바다가 된다. 인류의 위대한 업적은 그것이 정신적인 것이든 물질적인 것이든 모두 반복의 산물이다. 인류의 문화와 문명을 선도하는 과학 철학 종교 등의 업적은 물론 세계 불가사의로 유명한 피라미드나 만리장성 같은 건축물도 모두 반복의 산물이다.
중국 당나라 시대의 시선(詩仙) 이태백은 어렸을 때 훌륭한 스승을 찾아 상의산 깊은 곳에 들어가 수학하던 중 싫증을 느끼고 스승에게 말도 없이 산을 내려왔다. 집을 향해서 계곡을 따라 내려오다가 시냇가에서 한 노파가 바위에 도끼를 갈고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 할머니 지금 뭘 하고 계십니까? 바늘을 만들려고 도끼를 갈고 있다. 그렇게 도끼를 간다고 바늘이 될까요? 그럼, 도중에 그만두지만 않는다면…. 이태백은 ‘도중에 그만두지만 않는다면’이라는 말에 깨침이 있어 다시 산으로 올라가 싫증날 때마다 열심히 도끼를 갈던 노파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공부에 열중했다고 한다「당서」. 이 고사에서 磨斧作針(마부작침),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는 고사성어가 나왔고,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참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성공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塵合泰山(진합태산), 티끌모아 태산이다. 水滴穿石(수적천석), 물방울이 돌을 뚫는다. 積小成大(적소성대), 작은 것이 쌓여서 큰 것을 이룬다. 愚公移山(우공이산), 어리석은 늙은이가 산을 옮긴다. 모두 반복의 위대성을 뜻하는 불후의 명구들이다.
캄캄한 밤에 어머니는 떡을 썰고 아들은 글씨를 쓰는 장면은 떡장수 어머니의 고달픈 삶과 아들 한석봉의 피땀어린 연마를 전해주는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왕희지와 그의 아들 헌지는 중국의 2대 書聖(서성)으로 전해진다. 어릴 때 총명했던 헌지는 아버지에게 서예의 비법을 물었다. 왕희지는 마당에 있는 여덟 개의 물 항아리를 가리키면서 ‘저 항아리에 있는 물을 먹을 가는 데 다 쓰고 나면 알게 될 것이다’라고 가르쳤다고 한다.
반복은 지혜이다. 어떤 일의 성공을 위해서는 단 하나의 일에 자기의 전체를 몰입하여 끝까지 반복해야 한다. 무엇을 싫증내지 않고 반복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그 사람의 소질이요 적성이요 가능성이다. 물리학에 빠져 쉬지 않고 파고드는 사람은 과학자가 될 자질이 있는 사람이고, 밥 먹는 것도 잊고 돌을 쪼는 사람은 훌륭한 조각가가 될 재능이 있는 사람이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피아니스트는 어려서부터 지칠 줄 모르고 피아노 건반을 두드린 사람이고, 이른바 스타라고 하는 뛰어난 야구선수는 청소년기의 온갖 욕망을 다 포기하고 오직 야구공 하나에 젊음의 전체를 바친 사람이다.
배우고 익히는 데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반복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무엇에 ‘미친다’라고 하거니와 무엇에 미쳐서(狂) 그 끝에 미칠(達) 때까지 반복하는 열정과 끈기가 있어야 한다. 「역경」을 해독하기 위해서 책(竹簡)을 맨 가죽 끈이 세 번이나 끊어지도록 반복해서 읽었던 공자는 ‘남이 한 번에 능하거든 나는 백번을 하고, 남이 열 번에 능하거든 나는 천 번을 해야 한다. 과연 이 도리(道 : 방법)에 능하면 비록 어리석은 사람일지라도 반드시 총명해질 것이며, 비록 유약한 사람일지라도 반드시 강해질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중용」. 배움에는 집중력도 중요하지만 반복적이고 연속적인 것은 더욱 더 중요하다.
첫댓글 배움에는 집중력도 중요하지만 반복적이고 연속적인 것은 더욱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