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야구단은 2004년 9월12일에 창단식을 시작으로 공식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사실상 2004년 봄부터 창단의 초석을 다지기 시작했는데, 우리나라 1호 여자야구단인 ‘비밀리에’가 세계대회에 나간 것을 계기로 야구하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 부산의 여걸들이 의기투합하여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주장 권정아 선수는 “여자가 야구를 하는 게 특이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집에서 미쳤다는 소리도 들었지만 야구하는 재미에 빠지니까 욕도 귀에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야구는 팀워크가 중요한 경기여서 더욱 매력적인 것 같아요.”라며 자신은 야구가 제일 재미있다고 한다. 빈야구단의 유일한 청일점인 고동영 감독은 “아직까지는 구단이라 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명예단장과 코치들도 영입할 계획입니다.”라며 지금은 혼자 모든 선수들을 관리하는 것이 조금은 벅차다고 한다. 그래서 “선수들이 직접 구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직접 구단을 운영해봐야 불만도 줄일 수 있고, 구단의 어려운 점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거든요.”라며 빈야구단은 모든 사람들이 이끌어가는 팀이라고 강조한다.
고감독은 상대하는 선수들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여자이다 보니 연습이나 평상시에 언행에 각별히 주의하고 있다한다. 빈야구단은 현재 “20여명의 회원들은 매주 주말에 연습을 하고, 온라인으로는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습니다. 여성들만의 섬세함으로 서로의 경조사를 챙겨주고, 구단의 일이라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가 이미 갖춰져 있습니다.”라며 이런 서로에 대한 관심과 배려 때문에, 혼연일체로 움직이는 구단의 모습이 빈야구단의 최고의 자랑이라고 한다. 그리고 여자들이 야구라는 힘든 운동을 선택한 것 자체가 대단한 것이고 야구에 대한 넘치는 열정과 사랑 또한 빈야구단의 빼놓을 수 없는 자랑이란다.
연습은 토요일 오후2~5시, 일요일 오전10시~오후4시에 하는데 아직까지는 주로 기초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한다. “캐치볼, 타격, 체력운동 같은 기본적인 것부터 체계적으로 훈련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자체경기를 할 때도 있고, 가끔 다른 팀과 연습경기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주로 초등학교 야구부와 시합을 합니다.”라며 “이제는 웬만한 초등학교 팀에게는 이기는 정도의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앞으로 목표는 중학교 야구팀의 실력을 갖추는 것입니다.”라며 빈야구단의 포부를 말하며 3년 후에는 자신이 말한 목표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취재하는 날에도 마침 빈야구단과 부산 남부민 초등학교와 시합을 하고 있었다. 빈야구단이 초반부터 게임의 리드를 놓치지 않고 주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직까지 여자대회가 없는 관계로 실력을 보여주고 싶어도 그럴 기회가 없지만 전국에서 여자야구단 하나, 둘 창단이 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곧 정기적인 대회가 이뤄질 것이라 한다. 빈야구단의 최종목표는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세계여자야구대회에 참가해서 단1승이라도 올리는 것이라 한다. 그리고 다른 구단과도 활발하게 교류하여 여자도 야구를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시작은 미비하지만 고동영 감독이 말한 것처럼 언젠가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자야구단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