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석교산 구간
일시 : 2006년 2월 25일 토요일 시간 : 오전 10시 50분~오후 4시 30분 코스 : 우두령~화주봉~삼마골재로 하여 물한리계곡으로 하산 물한계곡에서 삼마골재로 올라가려했으나 산불경방기간 입산을 못하고 우두령 고개에서 입산하여 화주봉~삼마골재로 역으로 진행하여 물한리계곡으로 하산을 하였다. 내가 백두대간 종주를 할 수 있는 씨앗을 마련해 준 코스가 바로 이 화주봉 코스였다. 염천의 더위에 멋 모르고 산행을 했던 구간이 결국은 백두대간을 시작하게 된 시발점이 되었다.
서울에서 열심히 달리고 달린 결과 지난 구간을 잇기 위해 물한리 계곡에 도착했다. 주차장으로 들어서려는 순간 완장을 두른 몇 분들이 차를 가로 막고 있다. 산불경방기간이란다. 민주지산과 삼도봉의 입산을 일체 금지한단다. 이구대장님이 내려서 무슨 말씀인가를 하시는 것 같은데... 뒤이어 김윤하총무님께서 각서를 쓰겠다고 종이 쪽지까지 준비하여 쓰시지만 안되는 것 같다. 우리는 내릴 준비를 다 하고 요이탱만 기다리고 있는데... 앞서서 대형버스는 주차장으들어간다. 알고보니 빈차.. 아마도 다른 코스로하여 물한리 계곡으로 하산하려나 보다. 일단은 주차장에서 볼일을 보고~ 가까운 화장실은 모두가 문이 잠겨있고... 멀리 있는 곳까지 가서 일을 보았다. 결국은 역코스로 우두령에서 시작하여 물한리계곡으로 내려오기로 했다. 백두대간을 진행하다보면 이런 일도 있다. 등산객의 부주의로 산불이 나면 큰일이다. 그동안의 수고가 한순간에 잿더미로 화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산행하는 모든 사람들은 모두들 각심을 해야할 내용이다.
아쉽지만 우두령으로 다시 차를 돌렸다. 가슴에 베냥을 안으면서 오늘 무사히 대간 진행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결국구 화주봉 코스는 이태 전에 내가 진행한 역코스로 같이 되어버렸다. 모두들 침묵을 한채 버스에 흔들거리며 오던 길을 되돌아간다. 이구대장님께서 마이크를 들고 말씀을 하신다. 입산 금지이지 하산금지는 아니니까 우두령에서 시작하여 물한계곡으로 하산한다고 하신다. 대장님을 뵈오면 30년 산행의 경력이 뜻하지 않는 곳에서 빛을 발한다. 묵묵한 산행을 리딩하시면서도 그 경력의 녹녹하지 않음을 순간순간 느끼는 것이다. 시니컬한 말씀에 우리는 잠간 웃음을 머금을 수 있었다. 골골을 돌아돌아 우두령에 도착을 했다. 도착하여 보니 웬 차가 우리 앞에 있는 것이다. 우리처럼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사람이거니 생각을 했다가 자세히 보니 경방기간을 맞이하여 단속하는 차 같다. 버스 속에서 스패츠를 한 발에만 찬 나는 내려서 나머지를 할려고 했었는데...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전윤정여사님은 손살같이 오른쪽 길로 들어선다. 나는 뒤질새라 한족에 스패츠 한쪽을 들고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하며 바짝 따라붙었다. 걸리지 않게 입산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무슨 작전을 하는 것인양 휘~익 산능선으로 올라섰다.
열심히 올라서 맛을 보는 바람의 맛~ 이 시원한 맛은 잊을 수가 없다. 뜨거움과 차거움이 공존하는 맛~ 눈으로는 시원한 조망의 맛을 느낄 것이요 몸으로는 정열의 뜨거운 땀내음의 맛을 볼 것이요 머리로는 잡다한 모든 것을 떨어버리고 난 후의 바람 개운한 맛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몸으로 체득하는 한 순간들이다. 이곳이 화주봉인가?
한참을 가다가 보니 숨이 차 오는다. 그 예전에는 이 능선 길을 8월의 염천 더위를 가슴에 품고 올랐을 때 느낌은, 너무나도 가팔랐던 된비알이었던 것이다. 산행의 들머리에서부터 가파른 능선을 바람 한 점없이 올랐다는 것을 상상을 해 보아라. 좌우 양쪽으로 울울창창하게, 엽록소가 풍부한 이파리들이 양쪽으로 나란히 도열하여 서 있었는데, 나뭇잎 때문에 아래 마을은 도무지 보이지를 않았다. 그 한여름이 아닌 모든 나목(裸木)들이 S자 곡선의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기에 여념이 없는, 이 여백있는 한겨울에는 모든 것이 투명한 물체로 보인다. 멀리 덕유산의 아픈 상처도 나의 가슴애피처럼 처절하게 적셔오고, 아랫마을의 동화같은 그림의 집들은 옹기종기 속삭이며, 서로를 토닥이며 하얀 겨울을 지내고 있다.
~여름과 겨울~ ~극과 극~ 언제나 상반되는 것 같은 이 언어는 늘 하나라는 것을 나는 이제야 안다. 여름은 곧 겨울이요 겨울은 곧 여름이라는 것! 겨울에만 느낄 수 있는 투명함에서 풍만한 여름의 심장을 만져볼 수 있다. 한껏 풍부한 자연의 신비를 경험하곤 한다.
입산하는 자를 꼭 뒤에서 잡으러 오는 것만 같아서 한 손에 든 스패츠를 마져 신지를 못하고 앞으로 내 뺐었다. 꼭 도망자의 형상이다. 한참을 가다가 몇 사람에게 선두를 내어주고 숨을 고르고 있는데 이상건님께서 앞으로 나아가신다. 한 발에만 걸친 빨간 스패츠의 나의 몰골을 보고 고장인 난 것이냐고 물으신다. 저번 백운산 구간에 올라갔을 때 난생 처음으로 신어보았던 스패츠를, 자리를 바꿔서 신었다고 도중에 가르쳐 주신 분이다. 스패츠로 말할 것 같으면 같은 분에게 두번째 지적을 받은 셈인데 알게 모르게 자상하게 나에 대해 염려를 해주시는 분이다. 상당히 산을 잘 타시는 분으로서 노익장을 유감없이 발휘시고, 뜨거운 젊음의 피를 소유하신 분이라고 감히 말씀 드리고 싶다. 나의 마음 한 구석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오고, 다른 한쪽에서는 쉬면은 일행을 놓칠까하는 염려하는 마음도 조금 묻어있는 것이다.
조금은 안정을 취하면서 서서히 진행을 하였다. 오늘은 무슨 일로 그렇게 빨리 진행하냐는 몇 분들의 말씀에 지난 구간에 빚을 많이 졌기 때문이라고 변명아닌 변명을 늘어놓았다. 이번에도 꼴등으로 가면 이구대장님게 짤림을 당하던지 아니면 남편이 더이상 백두대간을 타지 못하게 한다고.... 몇번째 구간인가 많이 힘들었던 분이 계셨는데 지금은 바람처럼 다니신다. 선주그룹에는 정윤정여사님과 나비처럼 날아다니는 ***여사님~ 구름처럼 바람처럼 다니시는 산사랑님~ 그리고 이상건님~ 또 몇 몇분이 계신다. 늘 앞에 진행을 하시면서 눈이 많은 곳에는 러셀을 해주시어 길을 닦아 놓으시면서도 뒤늦게 오는 사람들을 늘 쳉기시는 말없는 든든한 버팀목이신 것이다. 말없음표로 모든 믿음을 주시는 분들께 미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한없이 기대기도 한다.
상당한 가파른 암릉지대를 올라왔다. 올라서니 확트인 자리에 바람이 제법 불고 있고 눈 아래의 마을은 언제나 고향의 마을처럼 푸근하게 한다.
진행하는 방향으로 오른쪽으로 고개를 드니 생생약동하는 산의 그림들이 펼쳐진다. 언제 저 산이 봄에는 초록의 옷을 입고 여름에는 울창한 진초록으로 앞치마를 두르고 가을이면 오색단풍으로 온몸을 원피스로 감싸고 겨울이면 하얀 눈으로 온세상을 한색으로 덮는다. 오늘은 2월의 마지막 토요일인데 말끔히 단정하고 수도승의 모습으로 좌정하고 선(禪)~ 입정(入定)의 삼매에 들었구나.
화주봉코스 구간은 잡목지대를 상당히 많이 지나간다. 슬슬 녹은 잡목지대에 눈과 얼음 그리고 흙들이 흩어져서 있다. 잡목의 구간이 얼마나 심한지 여름에 갔을 때는 키가 사람의 목높이까지 올라와 있었다. 잡목들이 베낭을 잡고, 머리카락을 붙잡기도 하고, 손이나 팔은 가시에 찔림을 당하기도 한다. 또한 발 아래는 어디를 디여야할지도 모르는 길도 없는 듯한 숲을 헤쳐나가야하는데... 오늘 보니 온갖 잡목과 가시 그리고 칡덩쿨들이 엉키설키 엉겨있다. 유난히 칡 덩쿨이 많이 보인다. 다행이다. 겨울이어서... 잡목 사이에 난 질척거리는 흙길을 대간꾼들이 열심히 즈려밟으며 간다.
잡목구간을 진행을 하다가 버들가지를 만났다. 벌써 봄을 맞을 준비는 다 해놓고 때만 기다린 버들이... 올해 처음으로 보는 것이라서 그런지 반가웠다. 어느사이 햇살이 나른한 오후를 예견한다. 눈위에서 피어나는 봄 냄새가 의연하게 느껴진다.
<겨울>의 역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다음에 정차할 역은 <봄>입니다.
밀목재이다. 삼도봉까지는 아직도 2086킬로미터이다. 조그맣게 밀목재라고 표시를 해놓았는데...
1173봉이다. 군데군데 가는 길목에 나무로 만든 표지석이 자세히도 삼도봉 가는 길을 안내하고 있다. 산길은 녹은 눈과 더불어 즈려밟은 흙으로 인하여 신발이 무거워졌다. 소가 무거운 우마차를 끌고가는양 힘이 든다. 아무리 떼어버릴려고 해도 떼어지지를 않는다. 껌같은 인연이다. 봄철의 대간 산행의 난적은 바로 이 흙길에서 온다고한다. 녹은 흙들이 등산화에 달라붙어서 곤욕을 치른다. 스패츠를 하기 잘했다. 흙으로 인하여 온통 흙손이가 되었다.
삼도봉쪽으로 난 능선이 길게 소처럼 누워있다. 깜감한 밤에 삼도봉을 지난 나는 몇번이다 눈길을 주었다. 골짜기마다 하얀눈으로 굴곡을 섬세하게 드리우는 정맥선이다. 길게 누워있는 능선길에서 백두대간의 정겨움을 느낀다. 몇번이고 디카에 담아보았다. 환한 낮에 보지 못한 정을 한껏 쏟아붓고 싶은 심정이다. 삼도봉~ 아직도 삼도봉은 나에게 머나먼 손님처럼 낯설다.
현재위치! 삼마골재~ 이제야 총천연색으로 보이는 이정표들.... 눈물이 질겅거린다. 깜깜한 밤에 스쳤던 글씨들... 백두대간의 표지기가 상징처럼 널려있다. 삼도봉~ 석기봉~ 황룡사~ 모두들 한 상에 거하게 차려져 있는 밥상처럼 보인다. 삼마곡재는 온통 흙길이다. 오른쪽으로는 삼도봉 올라가는 머나먼 계단길이 올라가있고 왼쪽으로는 우두령쪽에서 내려오는 길이다. 그리고 바로 코 앞으로는 황룡사로 가는 물한계곡이다. 여러 포즈를 다양하게 하여 나의 모습을 담았다.
물한계곡으로 내려오는 길목에 봄이 오는 또다른 소리가 들린다. 졸~~ 졸~~~~ 졸~~~~~~~ 가만히 귀를 기울이니 저만치 얼름장 밑으로 계곡의 물이 흘러가고 있다. 흐르는 물에 못이겨 얼음은 구멍을 내고 숨을 쉬고 있다. 봄이 오는 소리는 물한계곡에서도 들렸다. 졸~ 졸~~ 졸~~ ~
반가움에 봄소리를 디카에 담았다. 금방이라도 종달새소리가 들릴 듯하다.
지지배배 지지지배배배 배쫑~
한참을 내려오니 물한계곡 비가 보인다. 맑은 물이 끝없이 흐른다는 물한계곡은 3도의 분수령을 이루는 삼도봉을 비록, 해발 1,000미이상의 준령을 이루는 민주지산, 석기봉에서 발원하여 심산유곡을 이루어 자연경관이 수려할 뿐만 아니라, 숲속에는 우리나라 전체 식물 중의 16%가 자생하고, 각종 야생동물들이 서식하여 충북의 <자연환경 명소100선>중 10걸로 지정된 것입니다. 2000년 9.28일 영동 군수
여름이면 물한계곡의 진수를 볼 수 있을 것인데 겨울철이라 아쉽다. 물한계곡의 물은 정말로 정갈하고 흐르는 자세가 우람했었다.
물한계곡을 끼고 된장을 만드는 곳도 있다. 물이 모든 것을 만드는 근본이 되는 것이다.
물과 햇볕, 그리고 바람이 맑아야~ 먹거리도 싱싱한 것이다.
황룡사를 지나서 주차장에 들어섰다. 먼저 온 선두팀들이 반갑게 맞이하였다. 저번에 고생한 나를 다시한번 격려를 해 주셨다. 모든 분들에게 미안하고, 감사하고, 고맙다.
가게에서 수도꼭지를 틀어서 물을 마셨는데 그 맛이 얼마나 시원하고 좋는지~ 나는 실컷 물을 마시고 물통을 깨긋하게 씻어서 가득하게 담았다. 물 맛이 일품인 물한계곡의 물이다. 백두대간의 산행은 이렇게 갈증을 실컷 느끼다가 마지막에는 시원함으로 마무리하는 산행이다.
모두가 담담하게 화려하지않게 묵묵하게 산행하는 분들이다.
가장 왼쪽에 계신 분이 전윤정 여사님~ 환갑이 지난 나이가 믿어지지 않는다.
늘 긍정적인 말과 행동으로 모두에게 귀감이 되는 분이다. 백두대간을 뛰기 위해 새벽 3시에 일어나서 파주에서 오시는 분이다. 오늘 대간을 뛰고 다음 날도 가끔은 무박으로 대간을 진행하는 분이다. 가운데 우보만리님~ 황소걸음으로 만리를 가겠다는 야망찬 닉네임이다. 늘 걱정을 많이 해 주시는 분~ 감사합니다. 그밖의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제 사진에 들어오면 님들의 행적이 글과 사진으로 올라갑니다. 우보만리님~ 행여 지리산에 오거든 지금도 열심히 노래를 들으시나요?
나그네란 식당의 이정표이다. 이 식당에서는 여성과 남성의 얼굴을 장승으로 조각을 해 놓았는데 나는 일일히 다 디카에 담았다. 특히 **부분을 과장되게 표시를 했었는데 그것도 우리 문화의 일종의 표현감이다. 내내 사진을 보면서 웃었다. 우리의 속내를 은근히 드러내는 작품들이다.
늘 일찍 기다린다는 버스가 조금 늦게 도착을 하였다. 선두에서 본 적이 없으니 알 수 없었으나, 오늘은 기사님이 틈새시간을 이용하여 염색을 했는데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흘렀다고 하신다.
후미를 이끌고 내려오신 대장님 다리를 건너는 모습이 보였다. 전여사님께서 동연송이 아직 안 왔다고 말씀을 드리니 대장님 말씀~ 동연송은 바람처럼 날아갔는데 무슨소리냐고 ~ 그 소리에 버스 안은 웃음으로 넘친다. 나는 지난 구간의 빚을 이렇게나마 조금은 갚았다.
2006.2.25 백두대간 11차구간을 마치며 동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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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름은 곧 겨울이요 겨울은 곧 여름이라는 것! 겨울에만 느낄 수 있는 투명함에서 풍만한 여름의 심장을 만져볼 수 있다. 한껏 풍부한 자연의 신비를 경험하곤 한다...캬~!! 멋져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