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G베어링코리아 전주공장 |
|
|
|
합의사항 100% 이행 신뢰 구축 - 노사관계 안정으로 흑자 경영 실현 - |
□ 극심한 노사갈등으로 외국자본마저 철수
1987년 설립이후 경영악화와 극심한 노사갈등으로 투자했던 외국자본마저 떠나고 15년간 이름이 다섯 번이나 바뀌는 어려움을 겪은 FAG베이링코리아 전주공장.
하지만 그 같은 시련은 이제 옛 말이 되었다. 노사화합이라는 든든한 자산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공장이 되기 위한 꿈을 이뤄가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FAG와 삼미그룹의 합작 법인으로 설립된 전주공장은 89년 노조가 설립된 이후 92~94년까지 해마다 파업을 겪는 최악의 노사관계로 94년 누계 경상적자가 400억원에 달했고, 급기야 93년 3월 독일 FAG 자본이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노조는 노조대로 노노갈등을 겪으며 매년 집행부를 교체했고, 회사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신이 팽배했다.
이용칠 노조지부장은 “89년 당시 사회분위기에 편승해 노조가 설립되면서 조합원들의 직장경험이 적다보니 회사의 경영상태나 공장의 비전보다는 현재의 근로조건에 집착해 노사관계가 악화됐다”고 지적하고 “94년 한화그룹이 공장을 인수하면서 노사안정을 최우선으로 강조하며 노측에 귀를 기울이면서 노사관계가 안정되기 시작했다”고 밝힌다.
한화그룹이 인수한 후 노사화합을 위한 행사와 사원가족까지 아우르는 단합회 등을 자주 개최하며 노사간의 신뢰회복을 위한 혁신적인 개혁이 이루어지며 95년 이후부터는 단 한건의 노사분규도 발생하지 않는 모범사업장으로 탈바꿈했다. 이같은 노사관계 안정 및 생산성 향상에 힘입어 자본을 철수했던 독일 FAG가 98년 10월 재투자하게 되었으며, 2004년 한 해 동안 120억원의 경상흑자를 실현시켰다.
□ 단협에서 협의 못한 시대적 흐름 반영
전주공장이 안정적이고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회복하는데 큰 기여를 한 것이 노사협의회이다. 회사에서 사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현장개선, 사원복지 향상 등 크고 작은 문제를 노사협의회를 통해 협의하고, 실천함으로써 노사간에 믿음이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
회사측 노사협의회 위원인 업무지원팀 한평수 차장은 “한화에 인수된 후 노사협의회에서 합의한 사항에 대해서는 단 1건도 이행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강조하고 “이 같은 노력이 한해 두해 쌓이다보니 노사간에 신뢰가 구축되었다”고 말한다.
전주공장 노사협의회는 현장의 각 팀장을 공장장이 지명한 회사측 위원과 상집간부 및 대의원 중에서 노조대표가 지명한 근로자측 위원 각각 7명씩 14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매 분기별로 연 4회 노사협의회를 실시한다.
노사협의회를 개최하기 전에 실무협의회를 갖고, 실무선에서 처리가 가능한 것과 회의에 상정할 사항을 구분해 실무선에서 처리가 가능한 것은 바로 처리하고, 회의에 상정된 내용을 가지고 노사협의회를 개최한다. 주요내용은 분기별 생산실적 및 계획 보고와 설비투자, 복리후생 근로조건 개선, 환경 개선 등 주요활동 보고, 안건협의가 이루어진다.
이 지부장은 “노사협의회를 근로자들이 자신의 요구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장으로 인식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회사 측에서도 노조와 경영실적을 공유하며, 경영상의 애로사항을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는, 회사발전을 위해 노사협의회를 활용하는 측면도 적지 않다”고 강조한다.
□ “신뢰는 협력을 낳고 발전을 가져온다”
이렇게 쌓인 노사간의 믿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IMF 경제위기 때였다. 94년 당시 350명이던 근로자수는 IMF 위기를 거치면서 260여명으로 줄었다. 이 과정에서 노사간에 마찰 없이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은 98년 노사협의회에서 맺은 고용보장협약 때문이었다. 회사는 인위적인 고용조정을 하지 않고, 노조에서는 생산성향상에 힘쓴다는 내용의 협약서에 따라 신규인원을 채용하지 않고, 본인 스스로 사직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강제적인 고용조정은 없었다. 94년 이후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탄탄하게 쌓아오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IMF를 겪으면서 ‘이익을 내지못하는 기업은 망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인식한 노사는 노사협의회 합의를 토대로 기계가치를 극대화, 설비자동화 및 품질향상, 원가절감 등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97년 생산성향상 대통령상과 2004년 생산성향상 대상 등을 수상하면서 생산성 향상 노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
한편 전주공장은 사원APT․기숙사․동호회간담회를 반기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는데 이 때는 노사가 함께 참여하여 현장의 애로사항과 의견을 청취한다. 이런 간담회는 임시적 노사협의회 성격을 갖는다.
이 지부장은 “간담회를 통해 애로사항과 개선사항 등 최소단위의 요구사항들이 표출된다”며 “하지만 간담회의 핵심은 사람에 대한 신뢰를 확인하는 자리이며, 이런 자리를 통해 경영진과의 대화나 정보교류 등 비공식적인 대화채널이 형성된다”고 말한다.
한편 노사가 공동으로 연 2회 노사관계 설문조사를 실시해 전사원에게 결과를 공지하고, 직종별, 부서별, 직급별로 자료화하여 노사관계 개선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