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20일 드디어 그동안 오래 기다렸던 일본 여행이 시작되나보다. 전날부터 빠뜨린 준비물이 없도록 챙기느라 분주했다. 이른 새벽부터 여행 준비에 신경이 곤두 선다. 부산국제여객터미널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못내 걱정이 된다. 밥을 먹고 차에 올라 출발하니 여섯 시 반 집에서는 승용차를 가지고 학교 밑에 주차할 요량으로 나갔으나 주차지가 마땅치 않아 돌아다니다가 조금은 불안하지만 어느 가게 한켠에 차를 멈춘다.
이면 도로에서 택시를 잡고 집결지로 향하는데 시간은 벌써 일곱시가 넘어 기사에게 얼마나 걸리는지 물어본다. 정해진 시간까지는 문제 없단다. 이십여분후 국제 여객터미널에 도착하니 벌써 다른 일행들은 모두 도착해 있어 우리가 맨 마지막이다. 여섯가족 14명, 인사를 나누고 나흘동안 우리를 안내 하게 될 가이드와 인사를 건넨다.
코비 배를 승선, 출국하기까지는 한시간여의 여유가 있다. 일행들은 차 한잔을 마시며 출국절차 만을 남겨 두고 있다. 시간이 지나 드디어 승선에 이어 배는 부산항을 출발한다. 시간은 여덟시 사십오분. 멀리 부산항의 전경을 바라보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내항을 한참 지나다 보니 어느새 부산을 완전히 벗어나 배는 속력을 더해 시속 팔십키로정도라고 알린다. 새벽 잠을 설친 탓에 잠을 청하지만 엔진소리와 설레임 때문인지 눈만 멀뚱하다. 시간이 흘러 안내방송으로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대마도라는 얘기에 한번 더 돌아보게 된다. 그러는 사이 배는 어느새 후쿠오카 하카다항 도착을 앞두고 있다. 잔잔하게 큰 파도도 없이 편안한 항해로 힘들줄 알았던 하루의 일정이 편하게 시작된다.
일본 입국 수속을 마치고 내린 하카다항 잘 정돈된 거리, 멀리 남의 나라에 온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다. 날씨는 포근해 겨울 같지 않다. 전용 버스를 이용해 이동한 곳은 부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다. 전통 일본식 도시락에 우동이 나와 일찍 아침을 먹은 탓에 맛있게 먹었다.
점심후 처음 관광을 하게 된 곳이 1945년 8월 9일 나가사키에 한발이 원자탄이 투하되어 거리의 대부분이 파괴되었고 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간신히 살아 남은 사람들도 몸과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받았으며 많은 피푹자들이 아직도 고통받고 있다는 원폭자료관과 평화 공원을 찾았다. 피폭 자료와 피폭의 참상을 보여주는 사진 등이 당시의 처참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입구 정면에는 피폭전의 우라카미 지구 풍경이, 오른쪽으로는 피폭전의 나가사키 거리와 시민들의 생활상이 전시되어 있고, 이어서 원폭이 투하되었을때 발생한 '버섯구름'의 영상과 함께 맞은편으로 우라카미 지구를 중심으로 하여 나가사키 거리가 순식간에 파괴되었음을 알려주는 11시 2분을 가리킨채 폭풍으로 멈춘 시계가 앞에 서 있다. 특히 녹아버린 6개의 병과 여학생들의 도시락 등에서 열선과 방사선에 의한 피해를 드러낸다. 전시장을 가기전 원폭 위령비가 세워져 있어 자세히 살펴보니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에서 건립한 것이다. 안내자의 말에서 아직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많은 희생자와 피폭 피해자가 생겼지만 이러한 비 조차 세우지 못했다는 것에 안타까움만 더 한다.
원폭의 엄청난 위력을 느끼고 첫 숙소인 일승관 호텔에 들어섰다. 다다미 방으로 되어 있는 오래된 호텔로 처음으로 유까다를 입고, 먼저 낮의 피로를 풀겸 온천욕으로 몸을 가다듬고 야경을 즐기며 잠을 청하는데 적응이 잘되지 않는지 잠을 제대로 들지 못한다. 덥고, 온풍기를 끄고 나면 추운 그야말로 첫날밤이 수난이다.
이일째 운젠 지옥순례를 통해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활화산을 보면서 온천구를 통해 나오는 열을 이용해 계란을 익혀 팔고 있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 단체로 사먹으며 산길을 따라 내려와 쉼터에서 족욕을 즐긴다. 미즈나시혼진 화산 피해지를 둘러 보면서 화산의 위력을 다시 한번 느끼고 그 흔적을 보존하면서 경각심을 일깨우는 일본 사람들의 치밀함에 또 한번 감탄한다. 배를 타고 구마모토로 향한다. 구마모토 성은 항구로부터 약13킬로의 거리에 있다. 갈매기들이 배를 따라 한참을 먹이 받으러 따라온다. 귀엽고 앙증맞다. 구마모토성에 이르는 곳곳에 펼쳐 있는 집이나 가로수, 정원은 잘 꾸며져 있었다. 축성 400년을 맞는 구마모토성은 대소 천수각과 우토 야구라, 미나미 오테몬 등으로 이루어졌으며 복원 정비 공사가 한창이다. 두가지 모양의 돌담이 특이하다. 한 두 방울씩 내리는 비는 일행을 성가시게 만든다. 지금까지 날씨는 여행에 꽤 도움을 주고 있었는데,... 숙소인 세키야 호텔에서 내려다 보는 전경은 부산의 영주동을 연상케하는 모습이 영락없다. 야경과 함께 부페식 저녁 식사를 맛있게 하고 온천욕으로 하루의 피로를 든다. 다른 사람들은 객실 한 곳에 모여 잔을 기울이며 하루 여행의 끝을 얘기하는 동안 감기 끝이라 쉬면서 내일을 기약한다.
새벽에 일어나 온천욕을 하고 식사후 곧바로 아소 화산지역을 가게 되었다. 활화산에 오르기전 사루마와시 원숭이 쇼를 관람하며 훈련된 원숭이의 서글픔을 엿본다. 곧바로 세계 최대의 칼데라호 아소 활화산 분화구를 등정하였다. 1958년 세계 최초로 활화산에 설치하였다는 케이블카를 타고 연속으로 뿜어되는 아소 화산을 보면서 분화구까지 감상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정상에 까지 오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란다. 최근 부쩍 가스 분출이 심하단다. 모르긴 해도 조만간 큰 움직임이 있을지도.... 염려와 마찬가지로 분화구 입구에서 통제를 한다. 하는수 없이 전망대까지 오르는 것으로 만족하고 인도를 따라 걸어 내려오면서 화산의 위력을 다시 한번 본다. 점심을 먹고 벳부 가마도지옥을 찾아 간다. 부글부글 끓고 있는 화산, 유노하나 유황재배 단지에서 재배 공정을 보고 가족탕이 여럿 있는 모습과 족욕을 즐기며 하루를 마감한다. 벳부 스기노이 호텔에 짐을 내리고 야외 노천 온천욕장으로 향한다. 삼나무로 된 욕장에서 유황 온천물로 시원한 하루를 뒤돌아 본다. 저녁후 호텔 지하 주점에서 술을 한잔하며 일본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며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오늘은 출발 시간이 일곱시 반이라 모두 이른 새벽부터 준비가 시작되었다. 학문의 신을 모신 태재부 천만궁 관광과 시내 구경, 여느 신사와 달리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기도가 대부분이란다. 입구에 자리한 소형상의 동상에 자신이 좋아졌으면 하고 바라는 소의 부위를 만지면서 소원을 빈단다. 그리고 마당 오른쪽에 자리한 매화는 천년을 넘겨 신사를 지켜오고 있단다. 전통 거리를 보면서 물건을 길밖으로는 전혀 내 놓지 않은 모습에서 다른 사람들을 배려 하는 모습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후쿠오카의 번화가 텐진 시내를 보면서 저 멀리 우뚝 솟은 빌딩 사이 처연히 자리 잡은 절을 보면서 이질감을 가진다. 점심으로 제공된 비빔밥은 식당입구에서는 고소한 냄새가 때를 넘긴 나그네가 식욕이 당기게끔하는 것이었으나, 실상은 나물이 두 젓가락도 안되어 차라리 고추장으로 비벼 먹는 밥이라는 말이 옳을 것 같다.
시내 쇼핑 후 하카다항으로 이동을 하여 후쿠오카 출발을 한다. 나흘동안의 일정을 마무리 한다. 두시 십오분 부산발 여객선에 몸을 싣는다. 그동안 온천을 즐기며 여유로웠던 시간이 재미를 함께 했다. 잠을 일찍 깬 뒤라 몸을 기대자 잠이 들어 세시간 여의 항해가 덜 지겹게 느껴진다. 이제 곧 부산항이 눈 앞에 펼쳐 진다. 시간은 다섯시 십분 전화기를 꺼내어 집에 다 연락을 하니 딸 녀석이 반갑게 받는다.
입국 수속을 끝내고 3박 4일 동안 함께 했던 전체 일행 26명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14명의 단체는 부두 근처에서 저녁으로 복국을 따뜻하게 먹으며 새로운 활력소가 된, 일본 여행을 접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건배를 제안한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일본에서의 생활을 다른날의 새로운 기약이라 느끼면서 나흘 동안의 여행을 접으며 함께 한 동료들과 안내자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올린다. 건강한 나날을 기원하며 아자 아자!!!!
첫댓글 글쓰는공간이 넓어져서 좋긴하지만 보기는 불편하네요.정말 일본에 가고싶어여~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