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 운문 최우수상
우리아빠
박현정
진도초 2학년
우리 아빠는 맨날 잔다.
꼭 잠자는 하마 같다
하지만 우리 아빠가 뭐든지 사주니까
좋다. 나는 우리 아빠를 좋아한다.
하지만 아빠의 코고는 소리가 무섭다
나는 잠을 못잔다. 하루는 잠을 못잔다
하루는 자고 그런다.
초저 산문 최우수상
고마우신 우리아빠
김주희
고성초 2학년
우리 아빠는 아주 좋습니다. 숙제를 가르쳐주시고 학교에 데려다 주시고 맛있는 과자도 사주십니다. 아빠가 술을 드시고 늦게 오시는 날은 엄마하고 나는 아빠를 기다립니다. 아빠가 안계시면 기분이 안 좋고 짜증이 납니다. 100점 받은 받아쓰기 시험지를 보여주지도 못하고 자랑하지 못하거든요.
학원에서 집으로 오다가 교통사고가 나서 병원에 20일간 입원했을 때 우리 엄마가 회사에 나가셔서 우리 아빠께서 나를 보살펴 주셨습니다. 주사를 맞을 때 아프지 않게 문질러 주시고 화장실에도 업고 다니셨습니다. 그리고 맛있는 과자도 많이 사주셨습니다. 나는 우리 아빠가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빠께 보답하기 위해 말씀을 잘 듣고 동생이랑 사이좋게 지내겠다고 생각합니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다음부터는 차 조심을 하겠습니다.
초중 운문 최우수상
즐거운 캠핑
박병용
고성초 3학년
매미소리 매앰
즐거운 캠핑
캠핑갈 때 따라오는
우리 집 강아지 복실이
함께 가고 싶어 졸랑졸랑
캠핑갈 때 따라오는
내 동생 송연이
함께 가고 싶어 으앙 으앙
캠핑갈 때 따라오는
아빠의 걱정
위험한데 가면 안돼 안돼
캠핑갈 때 따라오는
맛있는 김밥
엄마의 손맛
모두 모두
캠핑가고 싶은 날
함께 따라와요.
초중 운문 최우수상
우리집
한하은
오산초 향동분교 4학년
우리 집은 좀 특별하다. 요즘 핵가족은 자녀가 1-2명 정도 밖에 안 되는데 우리 집은 자녀가 넷뿐 아니라 다 딸이기 때문이다.
내가 태어날 때는 무척 위험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양수가 흘러내렸고 태어나도 울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사들이 볼, 등을 때리고 팔을 꼬집어도 안 울자 몽둥이로 때려서 나를 ‘ 으애앵!’하고 울렸다.
그리고 똘똘하게 생긴 둘째 시은이는 택시에 타고 있는 도중 갑자기 나와 엄마도 깜짝 놀라셨다고 한다. 시은이가 성격이 급한 것은 이 사건 때문이 아닌가 싶다.
멋쟁이 명은이는 한 밤중에 엄마께서 배가 아프다고 하셔서 아빠께서 급히 승용차를 타고 가셔서 늦지 않게 낳은 아이다.
막내인 떼쟁인 다은이는 정말 놀랍게 태어났다. 왜냐하면 아빠가 하나님께 기도드리자 하나님께서 아빠에게 “ 시간 후에 아기를 낳을 것이니 빨리 병원에 가거라.” 하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한사랑 병원에 가자 딱 두 시간 후에 다은이가 태어났다.
또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아빠께서 내가 태어날 때에는 “첫째 딸이 태어나면 살림살이를 맡으니 좋지.” 라고 하셨고, 시은이가 태어날 때에는 “둘째딸은 똘똘해서 좋지.”, 명은이가 태어날 때에는 “셋째 딸은 예뻐서 좋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은이가 태어날 때에는 울음소리가 커서 아들인줄 아셨는데 또 딸이어서“ 넷째는 귀여워서 좋지.” 하시며 위로하셨다고 한다.
우리집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그런데 한명이라도 없으면 금세 조용해진다.
우리 친할아버지는 엄마, 아빠가 만나시기도 전에 돌아가셨다. 그래서 그런지 밤에 하늘을 바라보면 가끔씩 친할아버지 생각이 난다. 그리고 아빠가 친할아버지의 생김새를 말씀해주셔서 친할아버지를 혼자서 상상하기도 한다.
그리고 외할아버지는 내가 3살 때 돌아가셨다. 엄마가 울면서 땅을 치실 때 난
“ 엄마, 울지마. 엄마가 울면 나도 울꺼야!”하고 진짜로 ‘으아앙’하고 울어버렸다.
친할머니도 돌아가셔서 생존해 계신 분은 외할머니뿐이다.
한 핏줄이기 때문에, 가족이라는 끈 때문에, 서로만 보면 웃음이 나기 때문에 서로 화목할 수 있나보다.
싸워도 서로 소중한 존재여서 우리 가족은 지금 너무나 행복하다. 가족이 있는 한 세상의 행복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초고 운문 최우수상
봄
이하늘
진도초 5학년
12살 내 마음속에도
무언가 꿈틀거리기
시작합니다.
엄마의 따끔한 회초리에도
주륵주륵 내리는 창밖의
비에게도
꿈틀거리는 무언가가
자라나고 있습니다.
새싹일까요?
마음의 꽃이 핀 걸까요?
12살 , 내 가슴에도
드디어 봄이 찾아왔나 봅니다.
새싹이 돋아났습니다.
마음에 물을 주어야겠지요?
한 방울 두 방울 마음 샘에서
또르르 흘러가고 있습니다.
꽃이 피었습니다
내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멋진 꿈을 꾸게하는
노랗고, 파랗고, 빨간
꿈향기 가득한
꽃이 피었습니다.
초고 산문 최우수상
할머니의 주름살
김세라
조도초 6학년
할머니의 주름살에는 많은 세월이 담겨있다. 우리 할머니도 얼굴에 주름살을 가득 담고 있다. 기쁨, 슬픔 등. 여러 가지가 같이 담겨있으니 더욱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우리 할머니의 세월은 이렇다.
어느 날 구름 한 점없는 화창한 날이었다.
우리 할머니께서는 7명의 자녀를 두셨다. 어느 날 작은 아빠가 어릴 때였다. 작은 아빠는 들 같은 곳에 놀러갔다가 뱀에 물리게 되었다. 그 가난했던 시절! 병원에 갈 돈 조차도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시간이 흐르는 사이 작은 아빠의 몸에는 독이 퍼져서 돌아가시게 된 것이다. 우리 할머니는 통곡을 하셨다. 그때 생긴 하나의 주름살, 고모들은 또 그 주름살을 보며 속상해 하셨다.
또 세월이 흐르고 고모들과 우리아빠, 큰아빠가 중학교, 고등학교를 올라가면서 안 그래도 가난했던 집안사정은 더 빠듯해서 힘들었습니다. 그때 서럽고 속상해서 생긴 또 하나의 주름살이 자리 잡고 말았습니다. 또 모든 이들이 어려웠던 시절, 바로 아이엠이프! 그 뼈저리던 시절, 모든 사람들이 직업을 잃고 방황하던 시기였다. 과연 할머니라고 예외일수는 없었다. 뼈저리게 힘들어서 밥도 굶었던 시절이었다. 그때도 마음고생이 심하셨다. 그때 생긴 주름살, 또 제일 가슴이 아팠을 주름살 하나, 바로 할아버지의 사망이었다. 할머니는 당연히 통곡을 하셨을 것이다. 마음 찢어지게 아팠을 그 시간! 할머니의 얼굴엔 이미 또 다른 주름살이 자리 잡고 있었다. 고모들은 얼마나 속상하셨을까? 할머니의 주름살을 보며. 또 얼마 전에 큰 아빠가 돌아가셨다. 매일 밤마다 큰 아빠의 이름을 부르며 통곡하셨다.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하셨을까? 난 아직 모른다. 그리고 지금 할머니의 속은 탈 때로 타버려서 재밖에 안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할머니의 마음에 불을 지르고 있다. 탈 때로 타버린 속에 더 이상 녹아내릴 것도 없는 마음에 또 불을 지르고 있단 말이다. 나는 이런 마음을 알지만 알고도 남지만 할머니의 곁에 다가가기가 힘들어서 더욱더 할머니의 속을 썩이는 것입니다. 할머니의 얼굴엔 이미 셀 수도 없는 주름살이 가득합니다.
이렇게 마음 고생이 심하신데 그 야속하기만한 주름살은 원망스럽게도 계속 생기기만 합니다. 할머니의 주름살! 그 속에는 우리가 생각지도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추억과 시간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언젠가부터 할머니의 얼굴에 박힌 그 주름살들이 참 위대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부터라도 할머니의 얼굴에 주름살이 박히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동안 할머니께 드리지 못한 것이 너무도 많다. 그래서 이 자리에서 한 말 하고 싶다.
“ 할머니 사랑해요”
중등 운문 최우수상
아버지께 보내는 편지
박종희
진도중 3학년
아버지
이 세 글자에
당신을
표현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아버지,
이 세 글자에
당신의 사랑을
형용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당신을,
당신의 사랑을
표현하고
형용하기엔
벅차지만
아버지!
당신의,
당신의 사랑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마의 주름살
머리의 흰머리
까맣게 그을린 살이
당신을 이해하게 만듭니다.
중등 산문 최우수상
아버지
박아름
군내중 2학년
‘ 우리 아버지만 진도 땅에 혼자 두고 가지 않을거다.’
나는 엄마랑 사이가 좋지 않았다. 1년 반동안 엄마랑 떨어져 지내면서 엄마를 오랫동안 잊으며 살아왔던 것 같다.
우리 아빠도 역시 우리 엄마와 떨어져 지낸다. 엄만 서울, 아빤 나와 살고 있는 이곳 진도. 지도상에서도 너무 멀다. 서로 미워하는 것 같으면서도 어떨 땐 무지 좋아해 보인다. 그런 우리 부모님을 난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런데 며칠 전, 몇 달만인가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처음에 엄마가 “여보세요?” 하는데 누군지 몰랐다. 나는 확실히 엄마의 목소리마저 잊어버릴 만큼 엄마의 그림자가 없어진 게 틀림없었다.
그리고 나서 엄마가 하는 말이 “곧 있으면 외삼촌집이 올 7월에 아파트로 입주하니까 학교랑 학원만 엄마가 살고 있는 곳에서 다니고 잠자고 숙제하는 일은 외삼촌 집에서 해라” 하는 것이었다. 엄만 날 유혹하는 악마같았다.
말을 그렇게 해도 뭔가 꿍꿍이 같은 게 있을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뭐, 나 잘되라고 하는 말이겠지만 뭔가가 찜찜했다.
엄마와 통화를 끝내고 엄마에겐 시원한 답을 해주지 못했다. 엄만 다음날 다시 전화한다고 했다.
다음날 학교에 와서 친구들에게 물었다.
“나 서울에 다시 돌아갈까, 말까?” 하고 말이다. 새롬이랑 미정이는 가지 말라하고 소현이랑 드보라는 내 장래를 위해 도시로 가서 공부하라고 했다.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
그리고 생각해봤다. 엄마랑 통화하면서 여름 뜨거운 햇살처럼 찜찜했던 그 이유를……, 그 생각은 그날 하루 저녁까지 길게 이어졌다. 컴퓨터를 하면서 잊어보려 하는데 아빠가 일하고 오셨다.
나는 그때 ‘ 아!’하고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찜찜했던 이유가 아빠라는 것을 알았다. 우리 아빠는 초등학교 4학년 이후로 같이 살이 않았다. 그래서 이제부턴 아빠랑은 떨어지기 싫었다. 물론 엄마가 싫은 감정도 있었다. 사실 학원도 보내준다는 말에 살짝 흔들리긴 했다. 그래도 싫다. 그냥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에서 아빠랑 할머니랑 살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꽉 차있다.
나는 이미 마음을 정했다. 엄마한테도 조금 있다 전화 오면 말해주려 했다.
하지만 정작 전화가 왔을 때는 무서웠다. 그렇게 받은 전화가 드보라였다. 나도 모르게 안심했다. 드보라하고 통화를 끝내고 또 전화가 왔다. 왠지 나의 짐작으로는 엄마일 것 같은 예감이다. 나는 결국 전화선을 빼버렸다. 왜 그랬는지 나는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스르르 눈이 감겼다. 한참동안 우주 공간에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었는데 잠이 와서 자버렸다. 그리고 오늘 아침 드보라한테 물었다.
“ 너 어제 우리 집에 전화 몇 번했어?” 그러자 드보라는 “ 그때 딱 한 번 했어” 라고 대답했다. 역시 엄마였던 게 분명했다.
나는 머릿속이 복잡했다. “가긴 싫지만 가야지 내 꿈은 조금 더 밝다.” “그냥 진도에서 열심히 해도 될 것이다.” 그래도 나는 지금 엄마보다 아빠가 좋다. 그래서 아빠를 혼자 두고 가지 않을 거다. 아니 아버지를 외로움 속에 가두고 가지 않을 것이다.
아버지는 둥근 양파도 재배하고, 쌀도 재배한다. 요즘은 모내기로 새벽부터 바쁘시다. 얼굴이 더 검게 타셨다. 농사를 짓는 아버지의 꿈은 바로 나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