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원 음양사단 : 시즌 2 [신의 선물] 12

[「 베르사유」]

너무 오랜만이라 죄송스럽기두 하구 ㅠ_ㅠ
여전히 기다려주시고 반겨주신 여러분께 뭔가 보답은 해야겠구 싶어서 ㅠ_ㅠ
일단 쭉쭉 성실(?) 연재.... 하려 노력중이며 ㅠ_ㅠ
코멘트 남겨주신 분들 릴레이 좀 해봤다규!


10편

-해피-해피- / ◈oneㅡway◈ / 사랑해요 / 신화본능 / 한울구름 / 퍼펙트맨민
Ruia / 마우 / 惡女ŁØⓥЁ½ / Noblesse신화 / 바비바비 / 달콤한혜성
물오름달 / 차가운바다 / 플라네타리움 / 바보재진 / 아띠동완 / 랑랑랑v / 현주포터
리멤버전진 / 짱박힌오렌지 / 프리지아동완 / 1004 snaco / 월광셩 / 꼴에정필교
무서운신숑 / 몽키바나나 / 오빠들나왔어 / 눈물 / 유후릭진 / 카멜롯 / 미누뿌냐
앵두나무파라 / 심심 / 백수 / russianeyes / 바람을따라 / 이쁜어린이V / 대나무
아곰 / Peter- / 풀썩털썩징이 / -보배- / 동완이네약방 / 릭진선호사상 / 윻후 / 신인
꽃보다신화* / 신들린싸이코 / 청·홍단사랑해... / 〃유하〃 / 먹감나무 / 즐거운하루

수없이 / 그뚫갱 / 안몽냥 / 나비 / yjy9807 / 헤헤 / dbaltkd84 / 아가야셩 / 호사카
도냉 / 빈블랭크 / 푸누 / 월명 / 양파우유 / 다단 / 동통릭디 / 캄파뉼라 / 나나
미니쿠마 / meek / 카엘 / Hi_민셩 / Bell / 바이올렛SH / 순수드림 / 옐 / 06
물병 / 에이프 / 완디비야 / 스즈카 / 트신 / 김라우 / 시럽0% / 미드나잇 / 회춘김오빠
개늠새 / 휘연신화 / 얼음콩 / JY / 하카마다 / 혜성에빠지다 / 톤민 / gharen / 나린
까꿍 / 마르시권 / 에그나 / 신화에미쳤다 / 휴플 / 순수동감 / 환호셩`/ 이유 / 그뚫갱
MELON

11편

안녕z / 리얼리티민셩 / 된장먹은토끼 / 망할휘르교 / sillver18 / 한울구름
blair / 바보상자 / 루이- / 달콤한혜성 / 현주포터 / 퍼펙트맨민 / 쪼꼬맛따랑
페이지민트 / 행방불명 / russianeyes / 죽어요 / 무서운신숑 / 아곰
셩아기여버 / 월화月華 / 까꿍혜성 / 별사탕 / 행복의여신 / 플라네타리움
모깅 / 1004 / 프리지아동완 / Peter- / 앵두나무파라 / -해피-해피- / 몽키바나나
유후릭진 / 굿나잇 / 월광셩 / 뉴리a / 풀썩털썩징이 / 랑랑랑v / 김체리마루
☆하늘소리☆ / 동완이네약방 / 양파맛우유 / 타마 / 인연혁 / 릭진선호사상
바이블 / Noblesse신화 / 윻후 / 꽃보다신화* / 마우 / 바람을따라 / 신들린싸이코
청·홍단사랑해... / 르나완 / 셩이낭군민봉 / 〃유하〃 / 언제까지나 / 최고의 두뇌

bluelabel / meek / 시로 / 리얼릭디 / 괜찮은여자 / ㄹㅇㅎㅇ/ Bell / TOOV
shade / 스즈카 / 완소신화 / 마르시권 / 나린 / 이히리베앵두 / 에그나 / 흐엉ㅠㅠ
신화에미쳤다 / 휴플 / 류크 / 강로 / Jean / dbaltkd84 / 소나기 / 미드나잇 / 신숑
바이올렛SH / 해피크리스 / 회춘김오빠 / 펠리스신 / 1234 / 다단 / 다다 / 이유
괴물토끼 / 푸눈 / 그뚫갱 / 월명 / 위드 / 이서노 / Hi_민셩 / ^-^ / 은빛표범



*남겨주신 글 모두 감사하게 읽어보았습니다. 늘 고마워요. ^^
아.. 뒤에 ‘님’ 생략된 거 이해해주기. 언니잖아ㅠ 나 늙었잖아여ㅠ 이것도 간만에 하려니 꽤 힘들었다긔!!!!


개 중 귀엽거나 재밌거나 독특한 듯 싶은 코멘트엔 리플질 좀 했어요.

그렇다고 리플없는 멘트들이 재미없고 안 독특하고 안 귀여운건 아니라는 거!!!! 아시죠? ㅠ_ㅠ
앞으로도 자주자주 할게요 ♡ 난 섬세한 여자니깐......풉! (스스로를 비웃으며 스르르 잠자리에 듭니다..)



수없이님 : Oh! Oh! 첫리플!! Oh!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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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린님 : 혹시 자운님의 숨겨진 동생.....?
sau : 오!, 예리하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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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님 : 항상 무언가 바쁠때만 올라오는 신음 덕에
sau : 하하하! 역시... 나빌센. (나의 빌어먹을 센스란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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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라우님 : 보다가보다가보다가하다가 갑자기 뻥! 하고 머리가 뚫리더니 몽땅 이해가 착착착착착 되는
sau :　오 .......천잰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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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님 : 그동안 어케 지내신거? ♡
sau :　충치치료하느라 죽어나는 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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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님 : 이....이런시험기간에 올리다니요.ㅠㅠ
sau :　그니깐요. 나빌센이라니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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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해피- Oh! Oh! 첫리플!! Oh! Oh!
순수드림님 : 사유님!!!!!!!!!!!!!!!!!!!!!!!!!!!!!!!!!! 제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세여!?!??!?!?!!??!
sau :　순수님!!!!!!!!!!!!!!!!!!!!!!!!!!!!!!!!!! 애정해여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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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ek님 : ...이제 혜성오라버니의 ..질투의 모습이 나오려나아?ㅋㅋ
sau :　쿠오오오오-! 돗자리 까셔도 되겠다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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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파뉼라님
sau :　닉네임 계속 소리내 발음해 보다 아프리카 부족 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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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통릭디님 : "아 오늘은 그냥 가지 말까.."
sau :　-0-! 오늘도 내일도 와줘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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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명님 : 시즌1은 읽은지 쫌 됐는데! 사유님이 어디서 쓰셨는지 몰랐어요..
sau :　음.. 모르셨을 때가 좋았던 건지도 몰라요.. 여기 계신 분들은 모두
몹쓸 사유의 연재텀 견디기 3년 차.. 거의 득도하신 분들이라 보시면 됩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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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label님 Oh! Oh! 첫리플!! Oh!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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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여자 : 내일 또 또 ㅎㅎ
sau :　응 또 또 왔어열, 당신은....괜찮은 여자니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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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어유ㅠ : 님 완전 감동 오늘 생일인데 이런 선물을 다 받다니ㅠㅠㅠㅠㅠ
sau :　추카추카!!!!!!!!!!!!!!! 행복하세요!!!!!!! 언제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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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에미쳤다 .......... 애정합니다 .. 하악
sau :　me to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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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크리스님 : 이렇게 무작정 돌아오실 때 까지 기다리는 독자들이 어딨어요 ㅠㅠ 우리 다 이뻐해줘야 되요ㅠㅠ
sau :　가슴깊이 절절히 사모하고 있어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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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스신님 : 사유님 나 여기 있는돠!!!!
sau :　펠리스님은 참 조근조근 말을 너무 예쁘게 해요ㅠ_ㅠ 애정한다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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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눈님 : 누님!!!우리누님에게도새로운사람이라던가 과거있는 초미중년...-_-;;;
sau :　음........그...럼....사....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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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z : Oh! Oh! 첫리플!! Oh!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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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뚫갱님 : 다음번도 이렇게 빛의 속도로 올려주신다면...저 모든 다 할게요..<-응?
sau :　자기...정말이지? 뭐든 다하는 거...? 어..? 닉네임보아하니 빵상아줌마 친척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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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표범님 : 민우는 왜 혜성이에게 솔직하게 다 털어놓지 않는 걸까요..
sau :　가오잡이남들의 특징이 쵸큼 그래요~ㅠ 울지마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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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재진님 : 혹시 성운은 자운의 숨겨둔 아들 ??
sau :　신청곡 나갑니다.. 나 항상 여기 있는데 그래도 나이 계산은 좀 해주게 이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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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신숑님 : 성운이가 민셩 관계의 지대한 공헌을 했으면좋겠어요 흐흐
sau :　저도 그럴거라 생각해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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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neyes : 맙소사 너무너무 반갑다며 ㅋㅋㅋㅋㅋ
sau :　사유도 버선발로 달려간다며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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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완이네약방 : 매일매일 뉴스보기가 겁니알 정도로 새로운 공부거리가 올라오고 있죠 ㅋㅋㅋ
sau :　뉴스는 마봉춘, 일간지는 우리 겨레와 향이. 그리고 주간지는 시사인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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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린싸이코 : 지금 새벽1시무렵이라 소리는 못지르고 막 입 틀어막고 웃고 좋아하느라 진이 다빠져요ㅜㅜ
sau :　닉네임과 묘하게 매치되서 상상되는 이 느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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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사유 다 까불었습니다. 여기서부턴 12편 고고고.





















12. 잠 입












“우와...”


한참을 위로 고개를 꺾은 채 천장을 바라보던 충재의 입에선 저절로 저런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웅장한 규모의 공간의 천장엔 빼곡하게 사찰의 벽화에서나 볼 수 있는 수호의 사신들과 야차와 여래불 등이
화려하면서도 고풍스러운 색상으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다.
굵직하고 커다란 석가래와 기둥이 일정한 간격으로 세워진, 앞뜰의 연못이 보이는 긴 정자를 걸으며
충재는 고개를 돌려 뒤따라오던 선호를 본다. 둘은 눈이 마주치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생긋 웃는다.
그리고 충재가 가만히 손을 뻗자, 선호가 다가와 그 손을 맞잡는다.
그리고 둘은 맞잡은 손을 허공에 설렁설렁 흔들며 앞으로 걸어 나간다.



“사부 할아버지는 정말 대단하신 거 같애. 어떻게 이 깊은 산 속에 이렇게 멋진 건물을 지으셨을까?”



그러자 선호가 작게 웃으며 주위를 슥 둘러본다.
딱히 불교의 색채를 띠진 않았지만 건물의 구조와 배치가 중간 규모 정도의 사찰과 유사했다.
가장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곳엔 대웅전과 같은 커다란 건물이 있었고, 그 곳엔 사부가 기거하시는 곳과 회의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그리고 대웅전의 둘레로 식솔들이 기거할 수 있는 여러 공간과 여타 건물들.
그리고 지금과 같은 복도의 역할을 하는 긴 정자와 주변 곳곳에 연못이나 소나무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모르긴 몰라도 하루 이틀 사이에 계획된, 보통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건물은 아닌 듯 했다.
별장과 같이 소소한 휴식이나 취하기엔 꽤 용도가 비상해 보이는 공간.

사부께서 무언갈 오래전부터 준비하고 계셨구나. 그것이 무엇일까 하고 골몰하는 선호의 표정은
걱정스러움과 셀레임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우와‥ 저것 좀 봐. 선호야. 진짜 멋있다!”



그러다 충재가 갑자기 어딘가를 손끝으로 가리키며 야단법석이다.
신기해서 어쩔 줄 모르는 충재의 손을 따라 눈을 옮기니 연못 입구에 돌을 깎아 만든 커다란 용의 형상이 보였다.
다가가 자세히 보자 그 조각은 몹시 정교하고 섬세했다.
입자가 거칠지만 새하얀 암석으로 만들어진 두 마리의 용이 얽혀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있는 형상을 보며
충재는 신기해 어쩔 줄을 모른다.




“우와 멋있다! 대단하다. 그치, 선호야?”




하고 놀라서 묻는 충재에게 선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다 저도 모르게 손을 들어 심장이 요동치는 왼쪽 가슴을 살짝 손안에 쥔다.

갑자기 두근두근 요동치는 심장.
그리고 머릿속으로 그려지는 희미하지만 생소한 풍경.
또다시 예견의 기운이 몸속을 훑고 지나간다.




“…너무 많아.”

“뭐가?”

“…물이.”

“그래? 난 잘 모르겠는데? 그렇게 큰 연못 같진 않을 걸?”




하고 되묻던 충재가 문득 이상한 듯 선호를 본다.
한쪽 가슴을 쥔 채 초점이 없는 선호의 눈동자,
아무런 피사체를 담고 있지 않지만 무언가 다른 것을 보고 있는 듯
생소한 모습에 충재가 긴장한 듯 곁으로 다가선다.



“선호야, 왜 그래? 뭐‥ 이상한 게 보여?”

“물이 너무 많아, 너무 많아서 헤아릴 수가 없어‥”




그리고 너무나 크게 요동치고 있어‥.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물,
그리고 크게 요동치는 물결.

…바다? 바다인가? 왜 갑자기 바다가 보이는 거지?




하고 슬쩍 미간을 찌푸린 선호는 퍼뜩 정신이 돌아온 듯 고개를 작게 가로젓고는
연못 입구에 세워진 순백색의 암석의 용을 본다.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용을 물의 신이라 믿었대.”

“물의 신?”

“응. 비와 바람을 몰고 다니고, 또 강과 바다를 관장하는 신으로 믿어서 그에게 기우제를 지냈대.
생명을 소생시키는 근원 중의 하나인 물의 신으로 특히 사용 중 백용은
인간에게 가장 두려운 존재이기도 했고, 가장 신성한 신이기도 했지.
그래서 예로부터 커다란 늪이나 연못들은 ‘용’ 이나 ‘용소’ 라는 이름을 가진 곳이 많아.”

“…여전하구나.”




그렇게 조근조근 설명하고 있던 선호를 빤히 보며 충재가 그러자, 선호는 무슨 소리냐는 얼굴로 그를 본다.



“그대로다.. 선호 너 디게 똑똑한 거 말이야.”



하고 충재가 배시시 웃자 선호는 쑥스러운 듯 시선을 연못으로 돌린다.



“다 예전에 책에서 본 것들이지 뭐..”


“참 신기해.. 널 만나면‥ 할 말이 정말 많았었거든. 물어볼 말도 너무 많았고..
어떻게 살았는지, 나는 또 어떻게 살았는지.. 동완이 형하고.. 잘 지냈는지..
정혁이 형이 날 얼마나 구박하고 분식집에서 부려먹었는지.. 정말 할 말이 엄청 많았었는데...”



그렇게 느릿하게 고개를 돌리는 충재의 눈을 선호가 마주 본다. 그러다 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미소 짓는 두 소년.



“하나도 필요 없어. 그런 얘기들이.. 그런 것들은 아무래도 상관없어..”



그러자 선호가 고개를 작게 끄덕인다.



“나도 이렇게 널 다시 본 것만으로도 너무 반갑고 좋아, 충재야.”



그렇게 웃는 선호를 보며 충재는 그가 모르게 작게 한숨을 내쉰다.
지치고, 답답하고 하지만 전할 수는 없는 그런 말들이 그저 소리 없는 작은 한숨으로 토해진다.




나는‥ 그것하고는 조금 틀려, 선호야.

반가운 게 전부는 아니야‥
오랜만이라 기쁜 게 다가 아니야‥

나는‥ 나는‥

하루하루를 세고 또 셀 만큼 네가 너무너무 보고 싶었어‥.
너는 반갑다며 웃지만, 나도 반갑다며 웃어 보이지만,
심장은 또 다른 말을 해‥


너를 이렇게 다시 보는 게‥

기쁘기도 하고, 또‥ 아프기도 하다고‥















- * -














“네 녀석은 뭐 그리 시큰둥한 게냐.”

“뭐가 말씀 입니까.”

“혜성이 놈처럼 약이 올라 펄펄 뛰지도 않고, 다른 놈들처럼 어안이 벙벙해 넋이 빠져 있지두 않고,
너무 무덤덤허니 재미가 없어 그런다, 이놈아.”




그렇게 사부가 핀잔을 주자 동완은 그저 혼자 씨익 웃는다.
그리고 여전히 별 반응 없는 얼굴로 얇은 꽃잎이 띄어진 차를 입가로 옮기며 사부를 힐끗 본다.



“뭐 사부님 사람 놀래키시는 고약한 취미야 익히 알던 거고, 게다가 반응 할수록 더 즐기시지 않습니까.”

“이 놈이...!”

“그리고 뭐가 어찌 되었건 아이들 모두 무사하니, 그거면 된 것이지요.”



그렇게 여유로운 모습의 동완. 일행들 중 가장 가까이서, 가장 오래 사부를 겪은 터라 나름 내공이 쌓인 동완이었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의 모든 것이 사부의 계략이었다는 걸 안 후에도,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대단한 규모의 요새로 끌려와서도 딱히 이렇다 할 반응이 없었다.



“뭐 한 가지 찜찜한 게 있다면‥”

“......”

“이제부터 무엇을 하실 것인지가 영 맥이 집히지 않는 다는 겁니다.
이래저래 낚여서 예까지 끌려온 거야 그렇다 쳐도, 그래서.. 이젠 무엇을 하시려는 겁니까?”



하고 제법 차분하고 진지한 눈으로 동완이 물었고,
사부는 말없이 찻잔을 들어 입가로 가져가다 문득 동완의 뒤쪽을 보며 그런다.



“저기들 오는구나. 쯧쯧쯧‥ 저 태평한 놈들.. 저리 굼떠서야 원.”



사부의 말에 동완이 슥 고개를 돌리자, 정혁과 혜성, 그리고 민우가 터덭더털 안쪽으로 걸어 들어온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셋 다 표정이 심상치 않다.
무언가 혜성과 민우의 눈치를 보며 떨떠름해 하는 정혁과, 상당히 저기압인 것 같은 혜성,
그리고 수심 가득한 민우의 얼굴에 동완은 또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갸웃거리고,
사부는 그저 뜻 모를 미소를 지어 보이신다.


“다들 앉거라.”


준비된 작은 찻잔에 느긋하게 차주전가를 기울이시며 사부가 그런다.


“정혁아.”

“예?”

“너 이놈들 데리고 상부에 좀 다녀오너라.”

“예?”

“그저 내가 준 서찰을 전해 주고만 오면 된다.”

“예?”



사부의 말에 정혁은 그저 휘둥그렇게 뜬 눈으로 예? 예? 하고 되물을 뿐,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곁에 앉은 동완을 본다.

상부라‥ 이 얼마나 오랜만에 들어본 단어인가.
교린지구와의 피 튀기는 혈투 후 내쳐지듯 음양사단에서 버려지고 나서, 이젠 생소하기까지 한 단어.

그리도 대체로 조직의 내부는 일원들이 자주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각 그룹의 리더들이 전체 회의나 리더끼리의 담합 등의 행사나 절차가 있을 경우에만 따로 소집되었으며
의뢰받은 사건의 공문도 팩스나 우편으로 각자 배달되어 일원들의 내부 출입은 암묵적으로 금기시 하곤 했었다.
그런데 그러한 곳을, 이젠 소속되어 있지도 않은 이들 무리보고 다녀오라는 것인가.



“아니, 우리가 거길 왜 가?”



하고 뭔가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혜성이 쏘아붙이듯 따지고,



“가면. 들여보내주기는 한답니까?”



하고 동완이 되묻고,



“서찰이야 사부께서 직접 전달하시는 게 훨씬 수월할 터인데 뭐 이리 번거롭게..”



하고 정혁이 주석을 달려 하자,



“시끄럽다 이놈들.. 밖에서 꼬박꼬박 대드는 것만 배워왔구나.”



하고 으름장을 놓으신다.



그리고는 누릿하고 질긴 한지로 만든 긴 봉투를 꺼내 책상 위에 놓으신다.
붉은 색의 씰링을 잘라내 촛불위에서 녹여내 그것을 편지 봉투 끝에 꾹 누르신다.
옛날 서양의 중세시대에서나 볼법한, 서찰이나 공문의 입구에 갖가지 자신의 이니셜이나 가문을 상징하는 문양을 넣어
불에 달군 점성의 액체로 봉하던 그 엔틱한 느낌의 장면이 눈앞에서 연출되자 혜성이 피식 또 비웃음을 흘린다.



“뭐 또 대단한 거라고 유난은‥ 뭔데, 그래? 사부 내쫓았다고 행운의 편지 뭐 그런 거 쓴 거지?”

“녀석 괜히 퉁퉁 부어 와서는.. 실없는 소리는.”



하고 면박을 주며 사부가 그 편지를 정혁에게 넘긴다.



“전하고 오너라.”

“내용을‥ 알면 안 되겠습니까?”

“차차 알게 될 것이다.”



끝까지 편지의 내용을 함구하는 사부의 얼굴을 빤히 보다,
정혁은 더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푹 쉬며 묻는다.




“상부의 누구에게 전하면 되는 것입니까.”















- * -














“기분이 어째 묘하다?”



상부에 도착한 정혁은 이상야릇한 기분에 휩싸여 뭐라 설명할 수 없는 표정을 짓는다.
실로 오랜만에 도착한 음양사단의 건물. 정혁뿐만 아니라 동완과 혜성도 뭔가 새로운 감회로 그것을 본다.
흐릿하긴 하지만 그들에게도 음양사단에서의 기억은 남아있었다.
대부분 음양사단의 단원으로써 훈련과 성장의 시기를 보낸 뒤 양성되고 나면 떠났던 그 곳.
그 곳을 참으로 오랜만에 마주하자 다들 조금은 얼떨떨한 기분이다.
그곳에서의 추억이 전혀 없는 민우만이 표정 없는 얼굴로 건물을 바라보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런다.



“이상하네‥”

“왜?”

“뭐랄까‥ 그럴 리가 없는데 비슷한 기운이 느껴져.”

“뭐가?”



하고 호기심 어린 얼굴로 묻는 정혁에게 민우는 무언가를 말하려다 ‘아니다’ 하고 고개를 가로 젓는다.


이상하다. 왜 그 때의 그곳과 같은 느낌의 기운이 흐르는 걸까.
원혼을 달래고 사람을 위하는 곳이라면 필히 그 기운이 선할 터인데
왜 이렇게 교린지구와 같은 느낌의 서늘한 악기(惡氣)가 흐르는 걸까.
음양사단이라면 교린지구와 대적한 선(善)의 무리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왜 이 곳에서 이런 불길하고 음습한 기운이 흐르는 걸까.
그런 불길함을 내색하지 않으며 민우는 애써 그 뒤를 따른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넷. 정혁은 엘리베이터의 버튼이 나열된 벽면을 손바닥으로 더듬거린다.



“스으읍.. 고대로 여야 할 텐데.”



그렇게 아래쪽의 미세한 홈을 손끝으로 툭 밀자 네모난 모양의 판이 가운데의 얇은 축을 기점으로
한쪽은 벽 안쪽으로 한쪽은 벽 바깥 족으로 핑그르 반 바퀴를 돈다.
그 안으로 까만색의 버튼이 하나 보였고, 그 안으로 손을 넣어 정혁은 버튼을 누른다.

순간 지잉‥ 소리를 내며 위로 오르는 엘리베이터. 얼마 쯤 올랐을까. 숫자판이 1..2..3..4..를 지날 즈음 엘리베이터가 우뚝 멈춘다.
그리고 천천히 열려진 문틈 사이를 호기심 있게 바라보는 민우.
엘리베이터는 건물의 4층과 5층 사이에 멈추고, 1미터가 조금 넘는 틈 사이로 층과 층 사이에 펼쳐진 비밀의 긴 복도가 보였다.
층과 층 사이에 비밀공간을 만들어놓고 그 곳으로 이동하고 있는 이들.
민우는 흥미로운 듯 작게 미소 짓는다.
‘조심해라’ 하고 정혁이 먼저 허리를 숙여 엘리베이터 밖으로 몸을 뺀다.
일정한 간격으로 달린 등에서 미비하게 빛이 흘러나왔고 그 좁은 복도를 따라 일행은 안으로 들어섰다.



“아 씨, 여기까진 왔다만 정작 본관에는 어떻게 들어 가냐. 출입증도 없는데.”



하고 정혁이 걱정스럽게 말하자, 혜성이 또 신경질 어린 목소리로 그런다.



“아니, 사부는 대체 뭔 꿍꿍이래?! 굳이 왜 여기로 우릴 보내냐구.”

“다 생각이 있으시겠지. 일단 가보자.”



그렇게 동완이 점잖게 타이르며 일행이 막 본관 건물 앞에 다다른 순간,



“잠깐만!”



정혁이 난감한 듯 벽 모서리에 일행을 멈추게 해 몸을 숨긴다.
그리고 이상하다는 듯 힐끗 벽 너머 본관 앞을 본다.
두 개의 맞닿은 문이 굳게 잠긴, 본관 앞 계단 아래 두 사람의 보초가 서성거리고 있었다.



“뭐지, 저거..”



정혁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린다. 음양사단이 비밀스러운 공간이기는 했으나 폐쇄적인 성격의 곳은 아니었다.
드러내지 않음이었지, 감추거나 숨기는 식의 성격을 띤 적은 없던 공간이었는데, 건물 앞을 지키도록 보초를 세워두다니.
자신들이 활동하던 시절엔 단 한 번도 없던 일이었다.
본관건물 앞을 저런 식으로 감시 한 적이 없었기에 정혁은 이상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다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왜 저러는 거지?

“무슨 일이 있었던 게 틀림없어..”



하고 분위기를 읽은 혜성이 예리한 눈으로 그런다.



“사부가 공연히 뒤에서 일 벌릴 분은 아니라고 생각은 했지만, 뭔가 심상치가 않아.”

“이거 어떻게 들어가지? 머릿수로는 우리가 유리한데 그냥 덤벼볼까?”



하고 정혁이 말하자 혜성이 아니라는 듯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다.



“야. 저것들이 연락망 안 짜져 있겠어? 잘못 건드렸다 떼로 몰려오면 그 땐 빼도 박도 못 하는.. 흠... 느낌 이거 드럽네,
상황이 꼭 그 때 같잖아... 교린지구 쳐들어갔을 때.”



들어서는 순간부터 같은 기운을 느꼈던 민우는 대꾸 없이 그저 입구 쪽만 바라본다.
그렇게 네 사람이 입구를 살피던 찰나, 그들 쪽으로 처벅처벅 낮은 걸음소리가 다가왔다.
이런 식의 구조라면 걸음소리가 필시 울렸을 것인데 네 사람 모두 전혀 기척을 느끼지 못한 채
그것이 코앞으로 다가와서야 모두 긴장한 얼굴을 한다.

그렇게 네 사람이 미쳐 몸을 숨길세도 없이 정혁의 목 끝으로 뾰족한 무언가가 휙 날아온다.




“......”



그리고 이어지는 침묵, 정혁의 목 끝에 아슬아슬 닿을 듯 말 듯 겨냥된 뾰족한 창 끝.
그리고 그 긴 창의 끝을 쥔 검은 복색의 남자가 서늘한 눈으로 일행을 본다.
순간의 급습에 당황하여 그대로 멈춰선 일행들.



“움직이지 마라.”



천천히 두 손으로 어깨 높이로 들어 올려 보이는 정혁.
자신은 무기가 없으며 싸울 의사가 없다는 것을 보이며 저도 모르게 꿀꺽 마른 침을 삼킨다.



“정체를 밝혀라.”



서늘하고 낮은 음성에 정혁은 침착하게 자신을 추스르려는 듯 짧게 심호흡을 한다.

정체...? 뭐라고 해야 하나. 나 문정혁이라고 예전에 여기 일원이었는데.. 하고 구구절절 설명이라도 해야 하나.
나 여기 아무개한테 편지 하나만 전해주고 조용히 사라질 건데, 하고 비굴하게 지껄여대야 하나.



“셋 셀 동안 신분을 밝히지 않으면.”



남자는 정혁의 목덜미를 겨냥하고 있던 뾰족한 창끝을 바로 세운다.
서슬 퍼런 날이 순간 반짝하고 빛을 일렁인다.



“이대로 사살 하겠다.”



뭐야, 이거. 내가 지금... 음양사단에 와 있는 게 맞는 걸까.
왜 이렇게, 극악하고 잔인하게 변질된 거지?

그 보다 무어라 신분을 밝혀야 일단 목숨 부지를 할 수 있을까.


......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위기와 음양사단의 낯선 변화에 정혁은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정휘르교]

으헉 리다한데 무슨짓이야!! 뿌잉!

[쵸쵸]

음양사단이많이 바꼈네여ㅠㅠㅠㅠ

[베B베B]

아ㅠ.ㅠ왜 바뀌어 버린거죠ㅠㅠㅠㅠ

[리버민]

악 떨려욤 ㅠㅠㅠㅠㅠㅠㅠ음양사단이 변하다닛........

[키키]

헐퀴................ㅋ정혁이 오줌싸는거 아냐?ㅋ

[미소천사]

왜 이렇게 변한거죠????

[블루문아쿠아]

음양사단 변질되었군요

[블루미스티]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버린듯....

[다예나SH]

사부가 저번에 말씀하셨던 대로 음양사단도 변했군요...

[넌남이아냐]

뭔가 시작될 것 같은 느낌이 마구마구 들고, 음양사단과 이 가족들이 어떤 이야기들을 만나게 해줄지 기대됩니다 ㅋㅋㅋ

[나쟈]

흠! 혹시.. 앞으로 음양사단과 싸우나요?!!

[갱생]

헐 음양사단..헐... 교린지구 다음엔 음양사단인가여?!

[밤비]

아 뭐야뭐야?! 기대설렘불안흥분 .. 이 기분은 ㄱ ㄲㅋ

[쿄키쿄]

대박... 심장이 두근두근ㅠㅠ

[하츠]

.......................불안한건 왤까요..

[하야니]

음양사단이 어쩌다가...

[있는맛우유]

ㅠㅠㅠ음양사단에 무슨일이..따뜻한곳이었는데.무슨일 일어날 징조군요..

[Miz Ai]

음양사단에 무슨 일이...?!

[보노에버]

으엉 포베어즈다

[귤잔치]

내가 교린지구 사건 떄 얼마나 음양사단 찬양질을 했었는데 이렇게 바뀌어 버리면...음...

[휘파라팜]

음양사단이 왜 이리...ㅠㅠㅠㅠ 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걸까요ㅠㅠㅠ

[사랑하는동완]

헐...왜변했지ㅠㅠ

[j-eun]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건가요~~~

[회니]

뭐죠.......??

[민셩땅콩]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음양사단의 분위기가 이렇게 바꼈을까요...

[미소천사LOVE]

본격적인 시작인가요?

[뎅포]

포베어즈 다시 출동해야 하나요 ㄷㄷ

[왕눈깔짬뽕ㅗ]

사유님.기다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