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후한 아름다움을 그려내는 유화
강사 : 길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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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작가의 사상과 감정을 색채, 형태 등의 조형요소를 통해 표현하는
시각예술인 미술 또한 알아야 보이는 영역 중 하나이다. 그 중 유화는 쉽게 준비하고 다룰 수 있는 재료
도 아니고 초등학교에서 다루어지지도 않지만 대부분의 명화나 감상자료가 유화이고 보면 쉽게 간과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짧은 6시간의 강의 교안을 준비하며 유화를 들춰보는 이유는 조금이나마 이 분야에 흥미와 이해를 가지
고 더 많은 공부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이다. 이에 유화의 기원, 특징, 기법, 재료 등을 실기
수업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1. 유화의 기원
유화가 개발되기 전에는 주로 프레스코(fresco)나 템페라(tempera)로 주로그림을 그렸다. 오늘날의 유화
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5세기경 플랑드르의 화가 얀 반 아이크(Jan Van Eyck 1390년경-1441)에 의
해서라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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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전에도 안료에 기름을 섞어 쓰는 경우가 있었지만, 반 아이크는 프레스코와 템페라의 문제점을 보
완하기 위한 실 험을 하는 중에 오늘날의 유화와 같이 안료에 테레빈의 일 종인 브루게스 화이트바니시
(bruges white varnish)를 린시 드와 섞어서 쓰면 물감을 다루기가 쉽고 바니시의 양에 따 라 건조속도
를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반 아이크 형제가 발전시킨 유화는 색채의 투명도가 우수 하고 화면의 건조가 비교적 빠른 이점이 있었
다. 그 후 발 전을 거듭하여 오늘날의 유화에 이르게 되었다.
옛날에 유화물감을 사용할 때는 화가가 직접 안료를 개어 서 가죽 주머니에 보존하면서 사용하였으나, 1
824년 튜브를 발명한 영국의 뉴튼(Newton)이 안료기술자인 윈저(Winser)와 손잡고 유화물감을 생산하면
서부터 하기 편리한 튜브형 유화물감이 생산되기 시작하였다.
제품화된 물감생산과 더불어 보다 새롭고 다양한 유화기법들이 개발되어 유화의 영역도 넓어졌다. 오늘
날 유화의 기법은 작가들마다 다르며, 상상의 범위를 넘는 새로운 시도들도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유
화물감은 고도의 기술과 지식을 요하는 재료인 만큼 재료적인 한계와 사용법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2. 유화의 특징
유화를 유채화라고도 하며 유화물감을 기름에 풀어 캔버스나 패널 등에 그린 회화작품을 말한다. 유화는
중후하고 깊은 맛이 나며 색조나 농담이 쉽게 표현 되고, 광택, 무광택 등의 효과, 투명과 반투명한 묘
법 등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이외에도 두껍게 바르거나 엷게 칠하여 변화 있는 화면의 다양한 재
질감표현이 가능하다. 또한 변색되지 않고 수정이 용이하며 늦게 마르는 등의 독특한 유화만의 특징이
다.
가. 광택
유화물감은 공기와 접촉하면 굳어지는 식물성 기름에 안료를 섞어 만든 것으로 물감 자체에 다른 수용성
물감에 비해 깊고 은은한 광택을 갖고 있다. 이 광택이 유화의 가장 우수한 특징으로 회화에 깊이 있는
중후한 맛의 톤을 가능하게 한다.
나. 내구성
유화물감의 기름은 증발에 의해 마르는 것이 아니라 산화에 의해 천천히 굳어지는 것이다. 기름은 산화
할 때의 화학반응으로 결합해가기 때문에 매우 견고한 도막이 형성된다.
몇 세기 전의 작품이 현재까지 보존되어 있는 것을 볼 때, 유화는 다른 물감에 비해 오랜 시일 동안 견
딜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내구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각 재료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한데
특히 기름의 산화작용에 따른 각종 화학변화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재료학적 지식이 더욱 중요하다.
다. 입체감
유화물감은 굳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물감이 마르기 전에 수정이 가능하고 두텁게 덧칠
할 수 있어 입체감을 잘 나타낼 수 있다. 또는 기름을 많이 섞지 않으면 점도가 높아 붓의 터치를 살릴
수 있고 갖가지 재료와 혼합하여 마티에르의 표현도 가능하다. 그러나 앞서 말했 듯 각종 화학 변화를
유의해야 하고 보존성이 따져가며 재료를 혼합하는 것이 좋다.
라. 단점과 문제점
유화물감은 깊고 은은한 색과 광택, 내구성이 좋고 또한 발색이 좋고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기 쉽다는 장
점이 있으나 다른 종류의 물감에 비해 건조속도가 느려서 제작시간이 오래 걸리고 한번에 완성시키지 못
한다는 단점도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개발된 아크릴이 선호되기도 하지만 유화특유의 중후한 맛을 살릴
수 없기 때문에 유화의 매력은 여전히 선호되고 있다.
4. 제작순서에 따른 재료준비와 실제
가. 캔버스 준비
유화를 그릴 때는 먼저 캔버스를 준비해한다. 캔버스의 크기는 호수로 구분된다. 1호란 옆서 크기 1장을
말하는 것으로 초보인 경우 부담없이 8절 크기(420mm × 297mm) 와 비슷한 10호(인물형(F) : 53.0 x 43.
5cm, 풍경형(P) : 53.0 x 40.9cm, 해경형(M) : 53.0 x 33.3cm)로 준비하면 좋다. 또한 캔버스는 왁구에
천을 쓰우는 것으로 물감을 잘 먹게하고 매끄럽게 다듬는 밑처리가 필요한데 대부분은 젯소를 발라 정리
한다. 젯소는 물에 묽게 게어 2-3번 발라주는 것이 좋다.
나. 스케치
스케치는 초보인 경우 연필이나 목탄으로 스케치하면 되고 수정도 가능하다. 유화는 밑그림이 비쳐보이
지 않는 불투명 기법으로 그려짐으로 스케치가 그리면서도 수정될 수 있으나 계획적인 그림을 그리는 것
이 완성도도 높아 짐으로 스케치는 되도록 정확하게 그리도 세밀하지 않아도 된다.
다. 유화물감
유화물감은 국내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해외 제품들도 수입되고 있다. 유화는 처음 구매할 때는 세트로 구
성된 기본색을 써보고 점차 자신의 선호하는 색이나 많이 쓰는 색을 낱개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물감을
쓰면서 혼색의 원리도 익혀보는 것도 좋으며 물감의 혼합에 의해 채도가 낮아지는 것을 피하려면 다양한
색을 준비해 사용할 수도 있다.
라. 파렛트 준비
수채화는 파렛트의 물감을 굳혀서 쓰지만 유화는 채색 직전에 튜브에서 짜서 쓴다. 유화파렛트도 수채화
파렛트와 마찬가지로 물감을 순서에 맞추어 가지런히 짜놓고 기름통을 옆에 붙여 놓는다.
마. 기름통
기름통에는 보통 테레핀과 린시드를 섞어서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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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석유통
유화는 기름을 용해제로 사용하기 때문에 붓을 빨거나 기타 도구를 닦을때 세척액을 따로 사용해야 한
다. 세척액을 담아놓고 사용할수 있는 통으로 주로 사이즈 큰것을 사용하는것이 장시간 작업에 용이하
다. 석유통에는 붓을 비벼서 빨수 있도록 망이 되어 있어서 붓을 깨끗하게 빨수 있고 밑에 떨어지 찌꺼
기도 올라오지 않는 장점이 있다. 세척액은 한번 부어두면 찌꺼기등이 망위로 올라오기 전까지 사용할수
있기 때문에 뚜껑이 있는 제품을 사용하는것이 좋다. 그러나 석유는 그림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그림의
색상이 변색되는 경우가 있어 요즘에는 전용 세척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사. 붓
유화용 붓은 무게가 있는 걸죽한 물감을 주로 사용해야 하므로 붓끝이 단단하고 붓 털과 붓대가 긴 것이
좋다. 특히 붓의 허리 부분이 튼튼한 것을 사용해야 하는데 허리 부분이 단단해야 붓끝을 화면에 세게
눌러도 이내 원상태로 되돌아가게 된다. 점성이 강한 유화 물감을 탄력적으로 정착시키거나 강력한 선과
중후한 화면의 효과를 위해 붓에 힘을 주기 때문에 잘 닳아 버리므로 다른 채색화 붓에 비하여 가격이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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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이프
나이프에는 물감을 떠내고 섞거나 긁어내는 파렛트용 나이프와
그림 을 그릴 때 사용하는 페인팅 나이프가 있다. 파렛트용 나이프 로 여러색을 부드럽게 혼합하기 위해
서는 나이프 앞뒤 면을 잘 회전 시켜야한다. 페인팅 나이프는 물감을 듬뿍 발라 짙게 그리거나 한번 에
표현해 낼 수 있다. 이것은 스테인리스 스틸과 같이 부드럽고 유 연한 강철로 만든 것이 좋고 끝이 얇고
정교하며 손잡이가 길 수록 편리하다.
자. 채색
채색을 시작할 때 밑칠을 갈색톤으로 칠하고 시작하면 보다 중후한 느낌이 난다. 그러나 물감이 마르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됨으로 젯소와 갈색 아크릴을 섞어서 밑색을 바르기도 한다. 밑색이 마르면 파렛트
에 물감을 짜고 기름통을 옆에 준비한다. 시작하는 채색은 테라핀을 물감에 많이 섞어준다. 이것은 유화
채색의 기본 fat-on-lean의 원칙으로 fat은 기름 성분이 많은 물감이고 lean은 기름 성분이 적은 물감이
다. 기름 성분이 많은 물감이란 린시드나 뽀삐유등의 건성유를 많이 섞어 기름기가 많아진 물감을 말하
고 기름기가 적은 물감이란 테라핀이나 페트롤 등의 휘발성 기름을 섞어 기름 성분이 별로 없는 물감을
말한다.
다시 말해 fat-on-lean은 기름기가 많은 물감을 기름기 적은 물감 위에 발라야 한다는 원칙으로 기름기
가 많으면 늦게 마르기 때문이며 만약 기름기가 많은 물감 위에 기름기가 적은 물감을 바르면 밑에 있는
물감이 늦게 말라 수축하면서 위에 이미 다 마른 물감을 갈라지게 된다.
따라서 밑칠은 물감에 테라핀을 많이 섞어서 넓게 그리고 차차 위에 불투명으로 그려나갈때 린시드를 섞
어준다. 즉, 처음 그릴 때는 테라핀의 비율을 높여주고 차차 린시드의 비율을 높여준다. 한번 올린 물감
은 하루가 지난 다음에는 덧칠하기가 좋을 정도로 마르고 그 위에 다시 유화물감을 칠하며 작품을 제작
한다. 유화의 제작시간은 작품의 크기마다 다르지만 너무 서둘러 작품을 제작하면 작품위에서 물감이 혼
색되어 어두워진다.
5. 제작의 유의점
가. 붓의 세척
석유통이나 세척액에 붓을 장시간 꽂아 두면 털이 휘어지거나 부서진다. 따라서 사용 후 중성세제로 기
름기를 씻어 내어야 붓이 부드러워지면서 탄력성이 살아나 항상 새 붓처럼 사용할 수가 있다. 붓의 물감
을 씻어내는 방법은 먼저 종이나 천으로 물감을 완전히 짜내고 비누 끝에 붓끝을 비비면서 흐르는 물에
손을 대고 문지르기를 반복한다. 붓은 석유나 기름통에 장기간 보관하는 것은 좋지 않으며 씻지 않아 굳
은 붓은 좀처럼 휘발성 용제에 녹지 않으므로 반드시 씻어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나. 튜브 물감의 관리
유화용 튜브 물감은 공기와 접촉하면 굳어 버리므로 물감을 짜낼 때 뚜껑 부분에 물감이 밀려나오지 않
게 하고 묻은 물감은 휴지로 닦아 두는 것이 좋다. 만약 껍질층이 굳어 있으면 나이프로 걷어 낸 후 사
용할 수가 있으나 껍질은 버리고 장기간 사용치 않거나 극소량인 경우에는 나이프로 긁어 버리는 것이
좋다.
6. 유화의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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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글레이징 기법
글레이징이란 유화물감을 투명하게 희석 시켜서 그림의 특정 부분을 투명하게 빛나고 입체적으로 표
현하는 기법이다. 이를 위해 물감에 린시드를 많이 섞어서 쓰며 특정한 미디엄을 사용하기도 한다. 글레이징 기법의 특징은 필요한 색조를 얻을 때까지 여러 색을 반복적으로 칠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글레이징 기법을 통하여 선명한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옅은 색을 밑에 필하고 진한색은 위에 칠한다. 글레이징 미디엄을 혼합한 물감을 바탕색이 덜 말랐을 때에 덧칠하면 효과가 감소되므로 완전히 마른 후에 덧칠해야 한다. 색을 겹치는 글레이징 효과를 크게 하기 위해서는 밑색은 페트롤로 묽게 하고 위로 갈수록 글레이징 미디엄이나 린시드의 함량을 많이 하는 것이 좋다.
나. 임패스토 기법
임패스토란 물감을 두텁게 칠해서 최대한의 질감과 입체적인 효과를 내는 기법을 말한다. 두텁게 칠한 물감의 두께로 부분적으로 입체감을 내기도 하지만 화면 전체에 거칠고 두터운 터치를 사용하여 강한 질감효과를 내기도 한다. 반 고희의 그림들은 임패스토 기법으로 자신의 감정을 강렬하게 표현해낸 대표적인 경우이다. 이러한 표현효과를 위해 린시드유를 많이 써서 두께감을 내게 되면 균열과 변색의 위험이 있으므로 매스틱 미디엄 등의 수지가 포함된 미디엄을 섞어 쓰는 것이 좋다. 붓으로 작은 점들을 찍어 물감을 쌓아가는 방법이 있고 나이프로 물감을 층지게 펴발라 넓고 두터운 질감을 표현하는 방법도 있다.
다. 프로타주 기법
프로타주라는 말은 '문지르다'라는 뜻을 가진 불어 'frotter'에서 유래하였다. 이 기법은 아직 마르지 않은 색 위를 문질러 질감을 주는 것으로 젖은 물감 기법의 하나이다. 마르지 않은 물감 위에 평평하거나 구겨진 종이를 덮고 가볍게 누르거나, 손끝으로 종이를 문지르고 종이를 벗겨내면 종이에 물감이 묻어나ㅗㅇ면서 재미있는 질감이 형성된다.
라. 스컴블링 기법
스컴블링은 밑에 있는 물감이 들여다 보이도록 하기 위해 불규칙적으로 불토명의 어두운 색 위에 불투명한 색을 바르는 것이다. 물감을 뻑뻑하게 묻힌 붓을 밥작하게 눌러 둥글리거나 살살 칠하거나 점묘하거나 줄을 그러 표현한다. 붓 이외에도 손이나 손가락, 헝겊의 모서리를 이용하여 표현할 수도 있다.
마. 스크래칭 기법
물감을 두텁게 겹쳐 바르고 아직 젖어 있을 때 막대기나 나이프의 긑으로 드로잉 하는 것처럼 물감을 긁어내어 신비한 효과를 낸다.
바. 드라이 브러싱 기법
마른 붓에 농도 짙은 물감을 소량 묻혀 이미 칠해놓은 바탕색 위에 가볍게 문지르는 방법이다.
6. 따라하기 좋은 명화소개
처음 유화를 그리려면 막막해지고 명암법이니 원근법이니 하는 것에 주눅들기 쉽다. 이럴 때 자신이
좋아하는 명화를 2-3점 따라 해보면 붓질에 익숙해지고 유화의 느낌을 보다 쉽게 익힐 수 있다. 보통
처음 유화를 그려볼 때는 개성이 강하지 않은 작가들의 작품을 따라 그려 본다. 자연주의 작가 또는
인상주의 작품 중에서 어렵지 않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가. 자연주의
상상력에 의존했던 낭만주의에 반하여, 실재하는 자연에 대한 애착과 깊은 애정을 가지고 아름다운 전
원과 농민의 생활을 화폭에 담아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화파로 근대 풍경화의 시초가 되었다.
◎ 대표작가와 작품 : 루소 , 밀레 , 코로 , 컨스터블 , 터너 , 로제티
나. 인상주의
19세기 이전의 미술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미술이 나타난다. 그들은 물체의 고유색을 부 정하고 광선에
따른 순간적인 색채와 형태의 인상을 표현하여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 대표작가와 작품 : 마네, 모네, 피사로, 시슬레, 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