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과 마일드하이브리드의 친환경 조합
순정 상태에서도 오프로드 주파 능력 탁월해
랜드로버의 올 뉴 디펜더 90을 타고 가평 경반분교로 향했다. 칼봉산 자연휴양림부터 경반분교까지 약 1.5km의 약한 오프로드 코스가 있는 곳이다. 가는 길은 아기자기하다. 4개에서 5개의 계곡을 건너야 도착할 수 있어 서울 근교에서는 초보 오프로더의 입문코스로 불린다.
초입에는 캠핑을 즐기고 있는 카니발과 지프 랭글러, 포드 레인저 등 다양한 오프로드 차량들이 눈에 띈다. 그 중에서도 디펜더 90은 독보적이다. 전장 4583mm 전폭 1996mm 전고 1974mm로 각진 실루엣과 짧은 앞/뒤 오버행을 갖췄다. 여기에 사이드 오픈 테일게이트에 달린 스페어타이어와 지붕 뒤쪽의 알파인 라이트, 원과 사각형으로 구성한 헤드램프 등은 오리지널 디펜더의 헤리티지를 그대로 계승해 특유의 강인함을 자랑한다.
시승차는 D250 SE 트림, 2도어지만 5인승이다. 뒷자리 탑승을 위해선 시트를 젖히고 탑승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그러나 1열 레그룸이 넉넉해 버튼으로 시트를 옮기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탑승 가능하다. 트렁크 용량은 297L로 차 크기에 비해 작은 편이다. 2열을 폴딩하면 1263L 정도다.
승차감은 1열과 2열이 조금씩 다르다. 1열은 시트도 크고 편하다. 짧은 휠베이스에도 차 중앙에 앉아서 그런지 안락하다. 2열은 다르다. 시트가 높아 시야는 좋다. 하지만 뒷바퀴 위에 앉는 상황에서는 안락함이 조금 떨어진다. 아주 승차감이 좋은 버스의 중앙 좌석과 비슷한 느낌이다. 자칫 답답할 수 있는 2열 시야는 기본 적용된 사이드 창문과 슬라이딩 파노라믹 루프로 확보했다.
실내에는 노출 구조형 인테리어를 적용했다. 눈에 보이지 않도록 했던 차체 구조인 마그네슘 크로스카 빔은 외부로 들어나게 디자인 해 인터페이스를 감싸도록 연출했다. 덕분에 실내 곳곳의 숨은 수납공간도 생겼다. 스티어링 휠과 도어 트림에도 같은 디자인을 적용해 디펜더 만의 강인함을 강조했다.
올 뉴 디펜더 90은 디젤임에도 조용하다. 일반도로에서 주행 시에는 디젤 모델임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신차는 랜드로버의 신형 인제니움 인라인 6 디젤엔진을 탑재하고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해 배기가스 저감도 실현했다. 아울러 자동 8단 변속기를 조합해 최대 출력 249마력과 최대 토크 58.1kg.m를 발휘한다. 3.5톤의 견인 능력도 갖췄다. 여기에 요소수를 주입할 경우 디젤엔진이 배출하는 질소산화물까지 저감할 수 있다.
6기통 디젤 엔진의 부드러움에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조합하니 실내에서는 가솔린 엔진으로 착각할 정도로 소음과 진동이 사라진다. 지금까지 본 디젤 엔진 자동차 가운데 손에 꼽을 만큼 부드럽다. 특히 정차 후 다시 엔진을 사용해 출발하는 과정이 매끄럽다. 2.3톤에 이르는 크고 무거운 차체를 가볍게 달리려면 디젤 엔진이 적격인데 가솔린 엔진과 비슷한 수준까지 소음 진동을 줄였다.
유록스(Eurox)는 롯데정밀화학이 만드는 요소수 브랜드로, 판매 1등(13년 연속 국내 판매 1위)과 순정 1등(벤츠, BMW, 현대기아 등 12개 브랜드 순정 공급)을 기록하며 품질과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본격적인 오프로드 코스 주행을 시작한다. 올 뉴 디펜더는 랜드로버의 최신 D7x 모노코크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제작했다. 기존 보디 온 프레임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비틀림 강성을 자랑하는 알루미늄 보디로 튼튼함을 자랑한다. 여기에 사륜구동 기술과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Terrain Response) 등을 탑재하고 접근각 31.5°와 이탈각 35.5°를 구현해 산길과 진흙에서도 거침이 없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타난 계곡. 실내에 장착된 PIVI Pro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오프로드 버튼을 누르자 보닛 아래를 투명하게 보여준다. 랜드로버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클리어 사이트 그라운드 뷰(ClearSight Ground View)’다. 이 기능을 선택하면 차량에서 내려 지형을 확인할 필요가 없다. 큰 돌이 나타나도 액셀만 밟고 있으면 부드럽게 넘어가 주행 시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또 계곡을 건널 때는 센서를 통해 물의 깊이를 파악하고 PIVI Pro에 정보를 안내하는 도강 수심 감지 기능(Wade Sensing)이 켜진다. 실시간으로 물의 높이가 보이니 걱정은 사라지고 오프로드 주행의 즐거움만 남았다.
큰 어려움 없이 경반분교에 도착했다. 차박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 곳은 사유지로 분류돼 있어 차를 돌렸다. 내려가는 길, 한적한 계곡 한 가운데 잠시 정차해서 차 문을 여니 발 아래로 시원한 물이 흐른다. 오프로드 차량 만이 누릴 수 있는 힐링이다. 서울로 돌아가기 위해 내비게이션을 켰다. SK텔레콤의 순정 T맵 내비게이션이 내장돼있어 스마트폰 연결 없이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디펜더 90의 특징은 오프로드에서 특히 빛났다. 운전자가 딱히 신경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모든 기능이 알아서 작동한다. 사륜구동의 작동 모습은 계기반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에어서스펜션이 없어서 높낮이 조절은 필요가 없다. 지형에 따라 구동력을 조절할 수 있지만 어지간한 오프로드는 자동 모드로만 달려도 충분하다. 누가 운전하던 차는 아주 익숙하게 비포장 도로를 빠져나간다. 개울을 지나 미끄러운 바위를 밟고 오를 때 나머지 바퀴에 힘을 전달하며 멈칫거림 없이 빠져나간다. 많은 오프로드용 자동차가 수동으로 이런 저런 기능을 켜고 꺼야한다. 반면, 디펜더 90은 전자동이다.
올 뉴 디펜더 90은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익스플로러(Explorer), 어드벤처(Adventure), 컨트리(Country), 및 어반(Urban) 등 총 네 가지 액세서리 팩을 선택할 수 있다. 총 두 가지 트림으로 판매되며 5년 서비스 플랜 패키지가 포함된 판매 가격은 D250 S 8420만원 D250 SE 9290만원이다.
첫댓글 차 이쁘네요 언제 저런차 타볼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