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에게 최고의 패션 액세서리는 손목시계다.
여자의 목걸이, 귀고리, 반지를 다 합쳐놓은 것만큼 남자의 패션을 완성하는 화룡점정이다.
남자들에 관한 재미난 통계, 그러나 아는 사람은 다 아는 통계를 한 번 더 얘기해 보고자 한다.
남자 셋이 모이면 하는 이야기는?
1위 군대 이야기, 2위 축구 이야기, 3위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
남자들이 원하는 신부감 조건은?
1위 예쁜 선생님, 2위 그냥 선생님, 3위 못생겼지만 그래도 선생님.
남자들이 여자로부터 선물 받고 싶은 액세서리는?
1위 명품 손목시계, 2위 명품 닮은 손목시계, 3위 면피할 수 있는 손목시계.
여자들에 비해 몸에 걸칠 액세서리의 종류가 적은 남자들은 당연히 손목시계에 목맨다.
드레스 셔츠 소매 끝 사이로 살짝 드러나는 가죽 밴드 손목시계,
편안하게 입은 티셔츠 사이로 빼꼼히 고개를 내미는 메탈 손목시계는 남자의 패션을 완성하는 최상의 아이템.
1 손목시계는 말끔하게 차려입은 정장의 마지막 포인트가 된다.
블랙 가죽 밴드 손목시계. 40만원대, 휴고보스 워치 by 갤러리어클락.
2 캐주얼한 패션에도, 완벽한 정장 차림에도 어울리는 메탈 손목시계.
프레임 안쪽만 블랙이라 모던한 이미지가 폴폴 난다. 제품명은 PRC 200. 48만원, TISSOT.
조금 튀고 싶다면 화이트 밴드의 손목시계를 권한다.
손목시계 하나로 당신의 패션 감각을 맘껏 뽐낼 수 있으니까.
21만9천원, 엠포리오아르마니 워치 by 갤러리어클락.
3 이중 밴드 처리로 캐주얼한 느낌이 팍팍!
사각 프레임 브라운 손목시계. 39만8천원, .LIP.
기다란 직사각형(흔히 ‘건빵’ 디자인이라고 부른다)
프레임이 특징인 이 손목시계는 립의 스테디셀러 아이템. 26만8천원, LIP.
장식이 많은 디자인을 선호한다면 이 제품이 딱이다.
초침, 버튼 등의 디테일이 첨가된 콰드라토(Quadrato) 라인의 밴드형 손목시계. 56만원, TISSOT.
블랙 나비넥타이가 고정된 턱시도 스타일의 드레스 셔츠. 10만원대, CHRIS CHRISTY.
청바지에도, 정장 바지에도 잘 어울리는 블랙 블레이저. 가격미정, 빈폴컬렉션.
가장 무난한 디자인의 블랙 정장 바지. 10만원대, 헤지스.
남자 모델 손목에 찬 원형 프레임의 메탈 손목시계. 30만원대, 휴고보스 워치 by 갤러리어클락.
디지털 카메라 사이즈의 블랙 컬러 핸디캠은 소니코리아의 DCR-SR200.
최대 40GB의 내장형 HDD를 탑재했다.
시계 선택 요령
1. 분수대로 구입하는 게 마음 편하다
산다고 끝이 아니라 기름값 세금 보험료가 꾸준히 나가는 자동차와는 달리,
한번 구입하면 최소한의 유지비만으로도 간지를 낼 수 있는 시계는 비싼 걸 사고 싶은 욕심이 나곤 한다.
하지만 예산이 200발이라고 200발짜리 시계를 덜컥 살 수도 없는 것이
코디 따라 최소한 2~3개의 시계는 갖고 있어야 하고,
그 최소한의 유지비란 것도 시계에 따라 비쌀 수도 있기 때문(해밀턴 7750의 경우 분해소지 서너번하면 시계값 ㄳ)
사람 산다는 게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몰라서
생활방수 수준의 값비싼 시계 차고 갔다가 바닷가에서 친구랑 장난치다 물에 빠질 수도 있고
술에 꼴은 상태에서 전봇대와 박치기 내지는 아스팔트와의 이종격투기...
원래 사람이 얌전하고, 친구들도 하나같이 얌전하다면 (세상 무슨맛으로 살지 궁금한 휴먼들) 전혀 그럴 일 없겠지만
평범한 사람이라면 몇년에 한번 일어날 상황에서 값비싼 시계를 말아먹을 수도 있다.
그렇게 말아먹은 시계가 고생고생해서 모은 돈으로 질렀거나 장기간 할부달고 구매한 명품시계였다면 캐안폭
그래서 나는 필드워치 구입가격의 상한선을
"좋은 사람과 1박2일 여행을 다녀올 비용의 3배(호텔.펜션 포함)" 정도로 책정했다.
곱게 차다가 어쩌다 박살내도 크게 아깝지 않을 수준이 대충 그 정도니까.
그럼 500만원짜리 차는 인간들은 뭐냐? 스위트룸에 쳐잘 수도 있는 VIP냐?
그 인간들은 시계 말아먹을 가능성이 (혈기끓고 무모한) 본인에 비해 훨씬 낮기 때문에 그런거고
나도 사람 얌전해 진다면 당연히 필드워치 구입가격의 상한선을 높일 것이다.
2. 그래도 쿼츠가 편하다
기계식의 매력과 낭만은 분명히 있지만
구입해놓고 몇달 지나면 사라지는 게 대부분이다.
끝까지 남는 건 물흐르듯 돌아가는 초침과 7750시계의 강렬한 진동 정도일 뿐이지...
긴 말 않겠다. 나는 뭐 낭만같은거에 한껏 취할 만큼 순수한 인간이 아니니까.
3. 용꼬리를 잡으려면 제대로 잡아라
각 브랜드의 엔트리 라인, 혹은 엔트리급 가격대의 시계를 고른다면 자신에게 조용히 질문을 던지자.
'정말 그 시계라서' 사는 것인가, 아니면 '그 브랜드의 시계를 소유했다는 허영심을 값싸게 만족하려고' 사는 것인가.
두번째라면 차라리 세이코나 프레드릭 쿼츠급으로 낮춰서 비슷한 디자인 찾든가
돈을 더 모아서 브랜드의 엔트리급을 뛰어넘고 중고가라인을 달리자.
사실 이점 때문에 혼자서 자존심 싸움 많이 했다. ㅋㅋ
<부연설명>
로렉스라면 에어킹->서브마리너/데잇저스트 급으로 업글하거나... 등을 뜻한다.
에어킹 자체가 마음에 들어서 에어킹을 산다면 문제가 없지만
예산 잡아놓고 로렉스에서 고르다 보니 돈 맞는게 에어킹 스테인리스 스틸밖에 없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산다... 이건 좀 에러라는 말이다.
그렇다고 에어킹이 나쁘다는 건 아니고.
4. 줄질이 가능할 것
메탈밴드 자체가 간지폭발인 링크나
링크만은 못해도 그에 상당한 간지를 뿜어내는 세이코 Coutura의 키네틱은...
밴드가 매우 불친절하게 설계되어서 줄질을 할 수가 없다.
밴드의 간지는 순간이고 착용감은 영원하다.
노티나는 다연브라셋이 아닌 이상... 정말 시계가 헐렁헐렁하니 온 손목을 돌아다니더군 -_-
하루쯤 차고 활동 좀 격하다 싶으면 손등에서 손목으로 가는 쪽에 시계 부딪힌 자국이 한바가지...
관리가 까다롭다고 해도 가죽줄이 최고다.
5. 돈 좀 쓸 바엔 사람들 알아주는 것으로 쓰자
단순히 취미생활로만 쓸 수 있는 예산 1200이 주어진다면
랑게 1815같은거 하나 덜컥 사고 끝내느니
까르띠에 탱크나 드빌 코엑시얼 중에 하나 고르고 남는 돈 가지고 캐논 5D에 L렌즈 맞추지...
정통 시계 매니아라면 당연히 랑게 1815나 파텍 칼라트라바 같은 걸 고르겠지만
난 속물이고 시계 외의 취미도 여럿 가지고 있어서 여기에 올인할 수가 없다.
남들이 몰라준대도 내 꼴리는대로 살 수 있는 상한선은... 100만원 정도?
재즈마스터, Sinn, NOMOS정도다.
그 이상 돈 썼는데 대충이라도 못 알아보면 버럭 성질낼 것 같아서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