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새로 생기는 지하철9호선과 도시철도는 부동산 돈줄

[장인석]

제3장 미래가치를 선점하라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단지로 변신할 용산역 전면지구 2,3구역의 재개발 지분 값은 3.3㎡ 당 최고 1억8,000만 원까지 치솟았다. 이곳은 과거 용산역에서 내리면 만나는 '빨간 등불 아래'의 집창촌이었다. 이곳이 돈이 될 줄 누가 알았으랴. 2003년도에 3.3㎡ 당 3,000만 원일 때도 많은 사람들이 비싸다고 외면했다. 2005년에도 3.3㎡ 당 6,000여만 원일 때도 '상투'라며 포기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부동산은 미래가치와의 싸움이다. 미래가치를 누가 더 잘 예측하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새로 생기는 지하철9호선과 도시철도는 부동산 돈줄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지도를 펴놓고 특정 지역을 살피는 것이 취미이자 낙이다. 워낙 역마살이 끼어있는 팔자인지라 돌아다니기를 밥 먹는 것보다 더 좋아하는 나로서는 지도를 보다 보면 어느새 그 지역을 헤집고 다니는 착각에 빠지곤 한다. 하지만 그 착각은 돈이 생기는 즐거움이다. 지도에 나 있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돈을 줍는 일이 왕왕 발생하기 때문이다. 요즈음에는 광역전철 노선도(5678서울도시철도)를 자주 들여다본다. 지하철 5,6,7,8호선 승강장에 비치돼 있는 지도가 마음에 들어 지도 제작업체에 주문했더니 이틀 후 택배로 부쳐준 것이다.

이 지도에는 지하철 8호선까지의 노선도는 물론이고 현재 공사 중이거나 공사예정인 전철경의선(용산역-문산역), 공항철도(인천국제공항역-김포공항역-서울역), 9호선(개화역-송파구 방이동), 신분당선(용산역-강남역-정자역-호매실역), 분당선 연장(선릉역-왕십리역, 보정역-수원역), 전철수인선, 경전철용인선 등의 철도 노선이 상세히 수록돼 있다. 또한 기존 도로 외에 신설될 도로 노선도 담겨 있어 서울 시내와 외곽의 교통 체계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교통은 사람들의 이동을 편리하게 해준다. 교통이 좋아 사통팔달이 되면 그곳은 자연히 사람들이 몰리고 유동인구가 많아지게 된다.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 지가는 자연히 상승하게 된다. 길이 부동산의 돈줄인 것이다.

현재 공시지가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곳은 5년 연속 서울 충무로1가의 파스쿠찌 전문점이다. 3.3㎡ 당 2억1120만 원으로 어지간한 집 한 채 값이다. 반대로 공시지가가 가장 낮은 땅은 경북 영덕군 지품면 소재 임야로 3.3㎡ 당 245원이다. 충무로1가의 땅은 왜 그렇게 비싸고 영덕군 임야는 왜 이리 쌀까? 그 이유를 이렇게 분석할 수도 있다. 충무로1가의 공시지가를 1년 365일로 나누면 57만8630이 되고, 영덕군 임야는 0.67이 된다. 충무로 1가의 땅 앞에는 하루에 57만8630명이 다닌다는 뜻이고, 영덕군 임야는 이틀에 한 명 정도 사람 코빼기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공시지가가 산정된 것은 아닐까? 웃자고 한 얘기지만 땅의 가치는 용적률과 이동하는 인구의 수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은연중 보여주는 실례라 할 수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나라 공시지가 상위 10위 토지 중 강남 토지는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다. 10위까지 모두 명동과 충무로가 차지했고, 3.3㎡ 당 2억 원을 넘는다. 강남에 비싼 땅은 모두 아파트 등 주택용지다. 주거용지 중 가장 비싼 땅은 동부센트레빌이 위치한 대치동 670번지로 3.3㎡ 당 3993만여 원으로 충무로 땅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전철경의선 노선도

문산역--봉암역--월동역--금촌역--금릉역--운정역--탄현역--일산역--풍산역(신설)--백마역--곡산역--대곡역(3호선 환승)--능곡역--행신역(KTX 환승)--화전역--북수색역(신설)--성산역(신설, 6호선, 공항철도 환승)--가좌역--홍대입구역(2호선, 공항철도 환승)--서강역--공덕역(5호선, 6호선, 공항철도 환승)--효창역--용산역(1호선, KTX, 중앙선 복선전철, 신분당선 환승)

전철경의선은 기존의 단선 경의선을 복선으로 전철화하고 새로 역을 몇 개 추가해서 완성된다. 이 노선이 완성되면 용산과 문산까지 50분대에 주파가 가능해 파주 운정지구를 비롯 일산, 탄현, 화전 주민들의 서울 접근성이 몰라보게 좋아진다. 문산-성산 구간은 2009년 6월 개통되며, 성산-용산 구간 중 가좌역-공덕역은 지하 공사인데다 공항철도 공사와 맞물려 2010년 경 개통될 예정이다.

경의선이 완공되면 최대의 수혜자는 파주 신도시를 비롯 일산, 탄현, 화전, 수색 지역이다. 용산역에서 강남역을 거쳐 정자, 수원호매실역까지 연장되는 신분당선이 완공되면 일산 주민들이 강남까지 1시간 10분, 분당까지 1시간 30분이면 도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환승역이 되는 대곡, 홍대입구, 공덕역 역세권은 그 지역의 중심으로서 더욱 발전하게 된다.

◎공항철도 노선도

인천국제공항역--공항화물청사역--운서역--검암역--계양역(인천1호선 환승)--김포공항역(5호선 환승)--디지털미디어시티역(6호선. 경의선 환승)--홍대입구역(2호선, 경의선 환승)--공덕역(5호선, 6호선, 경의선 환승)--서울역(1호선, 4호선, KTX 환승)

이 공항철도는 중간에 역이 별로 없는 노선이라 인천국제공항에서 서울역까지 급행은 40분, 일반은 50분이면 주파한다. 외국에서 여행 온 외국인이 인천국제공항에 내려 이 공항철도를 이용해 서울역에서 KTX로 갈아타고 부산까지 가는 데 4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시대가 곧 도래하는 것이다. 현재는 인천국제공항에서 김포공항까지만 개통돼 있으나 2010년이면 전 노선이 개통될 예정이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즉 수색역 부근이 많은 발전을 하게 될 것이다. 특히 이 지역 일대는 재정비촉진지구로서 지정돼 있어 낡은 주택들을 헐고 새 아파트단지로 정비해 인근의 상암동과 연계해 서북생활권의 부도심으로 새롭게 형성될 전망이다. 수색 일대는 그동안 지가 상승에서 많이 소외된 지역이라 아직도 저평가된 지역이 많이 있어 발품을 팔다 보면 의외의 수확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지하철 9호선 노선도

개화역--김포공항역(5호선, 공항철도 환승역)--공항시장역--신방화역--마곡나루역(공항철도 환승)--양촌향교역--가양역--증미역--등촌역--염창역--용왕산역--선유도역--당산역(2호선 환승)--국회의사당역--여의도역(5호선 환승)--샛강역--노량진역(1호선 환승)--노들역--흑석역--동작역(4호선 환승)--서릿개역--신반포역--고속터미널역(3호선, 7호선 환승)--사평역--신논현역(신분당선 환승, 2009년 개통 예정)--------종합운동장역(2단계 공사, 2013년 개통 예정)------송파구 방이동(2016년 개통 예정)

9호선은 일명 '골드라인'으로 불린다. 노선색이 골드(gold)로 결정된 이유도 있지만, 지하철 노선 중 최고의 요지만을 골라 이어져 있기 때문에 라인을 잘 살피면 부동산 금맥을 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서남부에서 강남권 한복판까지 직접 연결하는 1단계(25.5km)는 2009년 5월 개통될 예정이다. 1단계가 개통되면 강남 접근성이 다소 미흡했던 목동, 당산 등 서울 서남부권과 여의도, 노량진, 흑석동 지역 등이 큰 수혜를 보게 된다.

9호선은 완행과 급행이 함께 운용된다. 총 37개의 정거장 중에서 13개의 정거장이 급행역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1단계 구간 김포공항역에서 신논현역(교보타워사거리)까지 갈 경우 완행을 타면 52이 걸리지만 급행을 타면 31분에 주파한다. 강남과의 접근성이 집값 척도의 바로미터가 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30분 안에 강남의 중심으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은 9호선 역세권의 미래가치가 매우 높다는 점을 알려준다. 게다가 특급광역철도로 운행될 신분당선이 완전 개통되면(용산역-신논현역-강남역-정자역-호매실역) 김포공항에서 9호선을 타고 신논현역에서 환승, 신분당선으로 갈아타고 수원까지 가는 데 1시간 30분이 채 걸리지 않게 된다.

9호선 1단계 라인 중 가장 눈여겨볼 곳은 2호선과의 환승 정거장이 생기는 당산역 주변이다. 이 지역은 아파트뿐 아니라 상가도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도시철도 취약지역인 부평, 일산 등지의 사람들이 당산역 주변으로 많이 몰려드는데 9호선이 개통되면 유동인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당산역 주변 상권의 핵심은 양평동 사거리 방향의 1번 출구 쪽과 마주하고 있는 2001 아웃렛 주변이다. 또한 당산동과 문래동에는 삼성래미안4차를 비롯 문래자이, 문래 현대홈타운 등 블루칩 아파트들이 속속 들어서 있어 고급 주거단지로서의 발전 가치도 매우 높다.

5호선과 9호선 환승역이 생기는 여의도 지역도 재평가될 것이다. 여의도는 고급주거단지와 상업시설의 공존으로 훌륭한 입지를 보유했음에도 강남에의 접근성이 떨어져 저평가된 경향이 짙었다. 하지만 9호선의 등장은 여의도를 강남 못지않은 주거와 상업의 일류 복합단지로 탈바꿈시킬 확률이 높다. 여의도 통일주차장 부지에 특급호텔ㆍ쇼핑몰 들이 함께 어우러진 첨단 복합단지 파크원이 2010년께 완공될 예정이며, 재건축 규제가 완화되면 여의도의 낡은 아파트단지들이 최첨단 아파트단지로 변모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미주아파트와 백조아파트는 주상복합아파트로 재건축되어 롯데캐슬아이비와 롯데캐슬엠파이어로 화려하게 재기했고, 한성아파트는 여의도의 랜드마크로 우뚝 설 주상복합아파트 여의도자이로 재건축되어 2008년 5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여의도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은 재건축 규제 완화 움직임을 지켜보며 구입을 저울질할 좋은 매물들이다. 여의도 재건축 단지들은 일반상업지역과 일반주거지역 내 단지들로 나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상업지역에는 서울, 공작, 수정, 진주, 초원 등 5개 단지 1427가구가 들어서 있으며 일반주거지역에는 시범, 한양, 미성, 광장, 삼부, 목화, 대교, 장미, 화랑, 삼익 등 12개 단지 7,000여 가구가 입주해 있다. 일반상업지역 내 단지들은 재건축 시 용적률을 최대 800%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개발밀도가 높아 사업성이 뛰어나다. 일반상업지역 내 단지들 중 서울과 수정아파트는 추진위원회 승인까지 받은 상태로 사업속도가 가장 빠르고 나머지 단지들은 아직 재건축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반주거지역 내 단지들은 현재 용적률이 최소 145%(시범)에서 최대 250%(한양)를 이루고 있다. 이 단지들 중 시범은 현재 추진위원회 승인을 신청한 상태이고 삼부와 미성은 주민들이 직접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삼부아파트는 리모델링을 추진하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재건축 사업으로 방향을 바꿨다.

1호선과의 환승 정거장이 생기는 노량진역 주변과 한강 조망권을 가졌음에도 교통이 불편해 소외됐던 흑석동도 9호선 개통 효과가 기대된다. 이 지역들은 이미 뉴타운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과거 단독주택 밀집지역에서 신흥 아파트단지로 거듭나게 된다. 주변 재개발 지역의 몸값이 더 올라갈 전망이며 학원가가 밀집돼 있는 주변 상권도 더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다리 하나만 건너면 강북 개발의 핵심인 용산이어서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족집게과외

▶ 매일 지도 보는 것을 낙으로 삼으면 돈줄이 보인다. 땅의 가치는 용적률과 그 앞을 지나다니는 사람 수에 따라 결정된다.

▶ 경의선 전철이 복선화되고 공항철도가 생기면 생기기 전과는 분명 땅값, 집값 차이가 난다. 생기기 전에 어느 지역의 어느 아파트값이 오를지를 예측하는 것이 바로 미래가치를 선점하는 것이다.

▶ 지하철 9호선은 한강변을 따라 강남을 잇는 노선이라 가장 돈이 되는 '골드라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