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05학번 이영미랍니다.
현재 중국 청도에 거주하고 있는데 이번에 다녀온 여행지를 소개합니다.
구채구를 거처 황룡에 갔는데 이곳은 황룡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우리가 사는 청도에서 쓰촨성 청두까지의 거리는 대략 2,500km가량 떨어진 내륙지역이고 삼국지에 등장하는 촉나라의 수도가 자리했던 곳이며 중국에서도 경관이 수려하기로 소문난 구채구와 황룡이 주변에 위치해 있는 곳이다.
우리 부부는 일주일가량의 여가를 조율한 후 일정을 준비하고 떠났다.
우선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할인항공권을 준비하고 청두에서 구채구간의 교통편도 항공이 아닌 버스 편을 이용하기로 했으며 중국인들과 현지조인 형태로 전체일정을 구상했다.
우리와 문화가 다른 중국인들과 함께하는 일정에 대해 걱정도 되었지만 시시각각 발생하는 문제들은 그때 가서 상황에 따라 대처하기로 했다. 모든 일이 그렇듯 여행도 용기와 결단이 선행되지 않으면 뜻을 이루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아직은 이른 아침이라 긴 팔 차림인데도 꽤 쌀쌀함을 느끼게 한다.
약 1시간가량을 달려서 해발 3천m지점에 이르자 흰 가운을 입은 아가씨가 차에 올라와 고산병에 관한 설명을 하더니 고산증예방약을 팔기 시작한다. 우린 成都(청두)에서 이곳에 오기 전에 미리 준비 했지만 같은 약을 우리가 산 가격보다 3배가량 비싸게 팔았다. 앞차가 일으키는 먼지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는 산골 비포장도로를 돌고 돌아 얼마쯤 달렸을까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 황룡 입구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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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도 쉬어가는 고산지대 장족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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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압차 때문에 빵봉지가 터질듯이 부풀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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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병 예방약이라고 하는 홍경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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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구는 쓰촨성(四川省)북부의 아바티베트족, 장족자치구 송판현 내의 민산산맥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관광명승지로 구슬연못 여울 설산 협곡 고사(古寺) 민속 등 6대 절경으로 유명하고 황룡이 엎드려있는 형국의 황금빛 개울이 3.6km에 걸쳐 펼쳐져 있으며 1992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주봉인 쉬에바오딩(雪寶頂)은 해발5588m이고 주변으로 5000m급 영봉이 3개가 직선으로 이어져 있는 티베트인들의 성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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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아서 주봉의 속살까지 훤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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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불꼬불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보니 산너머 구름 저편까지 이어져 있다. 어쩜 이것이 인간 삶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특히 쉬에바오딩으로 올라가는 입구의 오채지(五彩池)는 693개의 석회석 연못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황룡의 눈이라 일컫는다. 연못군락은 낮은 벽으로 물이 흘러넘쳐 수많은 에메랄드 빛 옥쟁반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이 옥쟁반은 햇빛에 반사되어 붉은색 자색 갈색 녹색 옥색 등 다섯 가지 이상의 신비로운 색채를 보여준다.
약 8km의 등산로는 일정한 폭과 높이의 나무계단으로 단장되어 있으며 요소요소 한 중 일 영문으로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고 쉴 공간도 군데군데 마련되어 있으나 쉬는 곳마다 고산증세를 이기지 못한 여행객들이 쓰러져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중간 중간 매점에는 휴대용 산소통을 판매하며 800m마다 산소흡입소가 설치되어있어 1위안을 내면 산소마스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경험하지 못한 분들은 이해가 어렵겠지만 오르막 열 계단을 단숨에 오르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고 다리가 마비되는 증상을 느끼며 산악인들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체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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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에바오딩(雪寶頂)입구 해발4010m에서 바라 본 오채지(五彩池) 황룡고사(黃龍古寺) 스이메이런(睡美人).. 멀리 보이는 산세를 자세히 살펴보면 누워 잠든 여인의 모습처럼 보인다. 먼 옛날 이곳에 살던 황룡진인이 도를 깨닫고 천국으로 올라 갔을때 서왕모(西王母)는 아름다운 연못 오채지를 천국에 옮겨가려 했다. 이를 눈치 챈 쉬에바오딩(雪寶頂)산신의 딸인 다미가 아버지의 신장자루에 새겨진 다섯개의 진주를 오채지로 둔갑시켜놓았다. 이를 알지 못한 서왕모는 가짜 오채지를 가지고 천국으로 돌아갔다. 다미는 진짜 오채지를 빼앗기지 않은 안도감에 편안하게 잠이 들었다. 고요한 에메랄드 빛 오채지는 지금까지도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잠든 수이메이런(睡美人)이 깨어나기를 기다리며 그녀를 지켜주고 있다는 이곳 티베트족들의 전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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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이 가미되지 않은 자연의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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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깊지도 않은 평범한 석회 웅덩이가 어떻게 저런 색채의 물울 품을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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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위치에 따라서 다른 옷을 갈아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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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神은 깊은 산골 오지에 자신들만의 아름다운 동화의 세계를 마련해두었다가 인간에게 돌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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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神은 말했다. 이 세상 어디에도 이만한 아름다움은 없으니 잘 간직하라고... 실제로 현지 관광객들은 지정된등산로 이외 어디에도 들어갈 수 없으며 흐르는 물을 만져보는 것 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호기심 때문에 만졌다가 촘촘하게 지켜 서있는 관리인들에게 발각되면 불호령이 떨어진다. 만일 인간의 욕심대로 방치한다면 오염되고 훼손되고 머지않아 神은 이 아름다운 동화의 세계를 영원히 가져가버리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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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치에 넋을 잃고 내려오던 중 짐을 운반하는 사람을 만나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니 살며시 고개를 숙인다. 우리는 맨 몸으로 걷기도 버거운데 저 많은 짐을 짊어지고 4000고지를 오르내린다. 어느 순간 인간이 삶의 고통과 마주하게 될때면 대부분 자신에게 처해진 고통이 최고인양 착각하고 자포자기하지만 세상에는 여러가지 형태의 더 큰 고통마저도 감사하며 사는 삶이 너무나도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응고된 석회석 계곡을 따라 흐르는 황금빛 물줄기.. 티없이 맑은 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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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이 엎드려있는 모양의 물줄기는 3.6km를 굽이쳐 흐른다. 석회석에 붙어 서식하는 황금빛 이끼가 흐르는 물과 조화를 이루어 천혜의 장관을 연출한다. 이 아름다운 자연경관은 눈이 시려 눈을 감아도 그 잔상이 사라지지 않을 정도였다.
고산증에 시달리고 불편한 잠자리에 식사 한끼 제대로 못하고 긴 시간 소비해가며 얻게 된 짧은 행복이지만 잠시나마 동화의 세계를 거닐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들로 기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에 만족하며 다시 400km를 달려 성도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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成都(청두)에 있는 무후사에서 3분거리 유스호스텔(夢之族).. 주로 배낭 여행족이나 세계각국의 여행메니아들이 많이 찾으며 여러 명의 한국인 학생들을 만났다. 이곳에서는 지역관광 알선과 항공권 예약 등 관광객들의 편익을 제공해 준다.
패키지여행이 아니라면 꼭 이곳 夢之族을 추천해 주고 싶다.
짧은 중국어 실력으로 무작정 현지인들과 함께한 여행에서 느낀점도 많았고 중국문화의 단면을 보게된 계기도 되었다.
첫댓글 구채구와 함께 꼭 가보고 싶은 명소중 한곳인데...보보님 꼭 여행 추진해주세요^^ㅋㅋㅋ
후배가 최근에 다녀온 황룡이랍니다. 홍수가 나서 아직 위험지역이라 좀 더 연구를 하고...멋진 만큼 돈, 시간, 생각을 더해야겟네요..황룡은 구체구 근처에 잇는 화산이 흘러 누렇게 변하고 용처럼생겼다고 붙여진이름입니다. 한 나절이면 오채지까지 다녀올수있고 정말 오밀조밀 물이 예쁘게 담겨있습니다..
정말 한번 꼭 가보고 싶은 곳이네요. 일단 가보고 싶은 곳 리스트에 올려놓고 기다릴게요. 국경절에 가면 참좋겠는데...
국경절에 가면 사람이 너무 많아 가기도 힘들고 보기도 힘듭니다. 휴가를 잘 이용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