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앙가 반도 남서쪽 끝의 바실란 해협에 면한 전략적 요지에 자리잡고 있다. 바실란 섬으로 보호된 번화한 항구이기도 하다. 좁은 해안 저지대로 둘러 싸여 있으며 바로 그 뒤를 굴곡 많은 낮은 언덕들이 받치고 있다. 큰 부두가 있어 섬 사이를 왕래하거나 대양을 항해하는 배들이 정박한다. 고무·진주·코프라 및 마호가니를 비롯한 좋은 경목들, 어류·마닐라삼·과일 등의 산물을 수출하고 쌀을 수입한다. 필리핀 횡단 고속도로의 남부 종점이며 공항시설을 갖추고 있다.
1635년 스페인인들에 의해 원주민의 거주지에 세워졌으며, 그 이름은 '꽃이 있는 곳'이라는 뜻의 말레이어 잠방간(jambangan)에서 유래했다. 부겐빌레아·난초와 그밖의 열대 화초들이 도로 옆에 줄지어 있다. 1936년에 시가 되었으며 행정중심구역 외에 82개의 스페인인 거주지역을 포함한다. 제2차 세계대전 뒤 시가지 대부분이 재건되었으며 스페인풍의 건축물, 아름다운 해변, 뒷배경을 이루는 산들과 더불어 마닐라의 기후보다 시원하고 덜 습한 기후를 갖고 있어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다.
17세기 모로족 이슬람교도 해적들로부터 그리스도교 정착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라르의 성모 마리아 신전인 필라르 성채를 건설했다. 이 성채는 지금 삼보앙가 고등학교로 사용되고 있으며 삼보앙가국립대학을 비롯하여 여러 단과대학이 있다. 가까이에는 리오혼도·탈룩상가이·캠프무슬림 등 물 위에 기둥을 세워 만든 이슬람교도 마을들이 있다. 원주민은 타우수그족·사말족·야칸족으로 이루어진다. 해양 집시들인 화려한 바자우족이 바실란 해협을 오가면서 물고기·산호·조개를 잡는다. 이들은 여러 가지 색칠을 한 자신들의 범선에서 살며 폭풍이 불어오는 동안에는 기둥 위에 지은 집에 일시적으로 피난한다. 원주민들이 쓰는 방언은 차바카노로서 스페인어와 세부어를 합한 것이다. 삼보앙가는 모로족의 황동제품·청동제품 생산의 중심지이며 조개를 채취하는 곳이기도 하다. 채취된 조개는 수출하거나 현지에서 생산하는 단추의 원료로 사용한다. 인구 444,000(1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