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실지갈라경 중권
15. 아비차로가품(阿毘遮嚕迦品)
아비차로가법은 마음에 진노(瞋怒)를 품고 진심(瞋心)으로 상대방을 다스리면서 자신은 공포가 없을 때 이 법을 행해야 한다.
분노진언을 염송하거나 혹은 호마법을 행한다.
시일을 가리지도 않고 재식도 하지 않고 분노가 일어났을 때 시작해야 한다.
만약 시일을 가린다면 흑월(黑月) 8일, 혹은 15일 한낮[日中]에 행한다.
혹은 비사(毗舍)의 모든 귀신과 부다ㆍ나찰 등의 무리가 한 곳에 모여 있을 때, 혹은 법을 행하는 곳에 돌아다니고 있을 때 행한다.
이 시간에 아비차로가법을 행하면 분노심이 일어나서 쉽게 성취할 수 있다.
그 밖의 다른 모든 것은 귀신의 부류들이 지송자를 도와서 분노를 증가시켜 행하는 사업을 속히 성취하게 한다.
몸에 붉은옷을 입거나 혹은 청색의 복장을 하는데 물을 뿌려 적셔서 입는다.
극한 분노가 일어나는 일을 해서 자기 피를 뿌려서 젖게 하고, 오른쪽 다리를 왼쪽 다리 위에 올려놓고, 얼굴을 남쪽으로 향하여 머문다.
눈을 부릅떠서 가지런하지 않고, 미간에 성을 내서 잔뜩 찌푸리고, 이를 갈며 큰 소리를 내는 자기 자신을 생각한다.
이 부(部)의 왕은 몸과 마음의 노고를 감당해서 참는다.
본법에 설한 것과 같이 이 법에 의거해서 차례로 아비차로가법을 행하는데, 하루 세 때에 따로 행한다.
흑토를 구해서 만다라에 바른다.
혹은 당나귀 똥[驢糞]을 사용하고, 혹은 낙타ㆍ양ㆍ돼지ㆍ개의 똥과, 혹은 죽은 시체를 태운 재를 사용한다.
적색의 향기나는 꽃을 봉헌한다. 혹은 냄새나는 꽃을, 혹은 모든 곡식과 보리나 콩의 찌꺼기를 봉헌한다.
호마를 할 때는 백개자를 사용한다. 혹은 개자 기름, 혹은 자신의 피를, 혹은 소금을 사용하고, 혹은 개자를, 혹은 고련엽(苦練葉)을 사용한다.
혹은 재를, 혹은 발 밑의 먼지를, 혹은 당나귀 똥을, 혹은 낙타ㆍ개ㆍ돼지ㆍ양의 똥을, 혹은 사람의 똥을, 혹은 모발(毛髮)을 찧고 부수어서 사용하고,
혹은 오령(烏▼(合+毛))을, 혹은 소리개ㆍ독수리ㆍ수리ㆍ구관조ㆍ까치 등을, 혹은 그 영(▼(合+毛))을, 혹은 모우(毛羽)를 이용하며,
혹은 위와 같은 금수의 기름을, 혹은 찌르는 가시를, 혹은 부서진 와기를, 혹은 흩어진 뼈를, 혹은 개고기를, 혹은 돼지고기 등을 사용한다.
혹은 구미나목(俱尾那木)을, 혹은 고련목을, 혹은 시체 태우는 나무를, 혹은 시체를 태우고 남은 나무를, 혹은 가시나무[刺木]를, 혹은 거타라목(佉陀羅木)을 사용한다.
이것을 법에 의거해 절단해서 호마할 때 사용한다.
위와 같은 종류들은 소용되는 것에 따라서 모두 독약과 자신의 죄와 소금 등 세 가지를 섞어야 한다. 혹은 모든 소작사에 그 이름을 불러야 한다.
시체를 태우는 불을 구한다. 혹은 전다라(旃茶羅) 집의 불을 구하고, 혹은 고골석(敲骨石)에서 불을 취한다.
앞에서 말한 나무는 저 근목(根木)을 취하여 10지(指) 가량 되게 자른다.
모두 양쪽 머리를 쪼개고 뾰족하게 해서 독약과 개자 기름을 발라야 한다.
불을 붙일 때는 마르고 신 냄새가 나는 나무를 이용한다.
혹은 시체를 떠받치는 나무를, 혹은 시체를 태우고 남은 나무를 사용한다.
먼저 불을 붙이고, 흑토지에 삼각로(三角爐)를 판다.
1각을 밖으로 향하게 하고 3각 중간의 길이가 각 20지(指), 깊이가 10지, 연(椽)의 너비가 3지가 되게 하고, 시체를 태운 재로 바른다.
화로 바닥에 크기가 8지이고 높이가 3지인 발절라를 시체를 태우고 남은 재로 만든다.
혹은 모든 찌꺼기를 사용하고,
혹은 숯을 사용해서 만들며,
혹은 호마의 공양물인 독약ㆍ모든 똥ㆍ개자ㆍ소금 등을 사용해서 만든다.
원수의 형상을 만드는데 그 형상의 일부를 베어서 호마를 하기도 하고,
혹은 왼쪽 다리로 형상의 심장 위를 밟고 호마를 한다.
호마가 끝나고 나서 염송을 하는 것도 또한 같다.
혹은 칼로 팔다리를 베고,
혹은 몽둥이나 채찍으로 때리며,
혹은 조협(皂莢)으로 찌르고,
혹은 거달라목으로 몽둥이를 만들어 때리는 것은 모든 부(部)에 두루 통한다.
앞에 나온 법과 같이 본법도 앞에서 자세하게 말한 방법을 사용하고, 그 법에 의해서 짓고자 하는 일에 따라 호마하며 마음에서 잊어서는 안 된다.
이 법을 행할 때 먼저 대분노금강과 모든 권속들에게 공양해야 한다.
먼저 발절라ㆍ앙구시(央俱尸)ㆍ지명비(持明妃)를 안치한다.
다음에 식금강(食金剛)지명왕인 구리사몰녕(俱里舍沒寧)을 안치한다.
다음에 대사(大死)지명왕인 마하마리(摩訶麽哩)를 안치하고,
다음에 백안(百眼)지명왕인 설다걸사답(設多乞使答)을 안치한다.
다음에 용ㆍ구반다ㆍ나찰ㆍ비사차 등을 안치한다.
선지가진언을 사용해서 먼저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여법하게 준비하고 공양해서 아비차로가법을 행한다.
모든 원수가 있는 곳에서 그 원수의 사지가 서로 떨어지게 하고, 혹은 본처에서 이사가게 하며,
혹은 친한 사람들이 서로 증오하게 하고, 혹은 그를 중병에 걸리게 하며,
혹은 권속을 흩어지게 하고, 혹은 그를 완악하며, 우둔하게 하고, 혹은 그 밖의 모든 악한 일을 행한다.
이와 같이 행하는 법을 아비차로가라고 한다.
이렇게 악한 일을 하는 것은 삼보가 계신 곳에 악심을 품어서 일으키는 악인을 징벌하기 위해서이다.
혹은 그 잘못된 허물을 구제하여 그들을 현세에 고통으로 징벌하여 지옥에 떨어지는 난을 면하게 해 주기 위해서 이 법을 행한다.
혹 보살의 청정한 율의를 범하거나, 혹은 삼보를 비방하거나, 혹은 스승과 어른의 가르침을 어기고 거역하는 등 일체 중생들이 갖가지로 죄를 짓는 것을 보고 그들을 애민히 여기기 때문에 아비차로가법을 행하는 것이다.
이 법을 행할 때는 반드시 본부의 법에 따라야 하며, 마음대로 분노진언을 사용하거나, 혹은 일체 악한 나찰의 진언을 사용하거나, 혹은 발의사사(鉢疑史使) 진언을 사용해서 이 아비차로가법을 행해서는 안 된다.
이 법을 행하여 악인을 징벌하고 소원을 이미 달성했는데도 성난 눈으로 보는 것이 지나쳐서 괴로움을 받는 자나, 오래지 않아 죽으려는 자가 있으면 속히 선지가법을 행한 후에 천천히 보슬치가법을 행하여야 하며, 이 아비차로가법을 행해서는 안 된다.
만약 행하고자 할 때는 나찰 등의 진언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혹 본법에 의지해도 이것은 불부진언이므로 두려울 것은 없다.
이 법을 행하여 악을 행하는 사람을 다스리려면 마음에 성냄이나 한을 품지 말고 대자비를 갖추어,
‘저 사람이 악업의 인연으로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항상 악을 행하면 길이길이 고(苦)의 원인이 될 뿐이다. 저 사람에게 앞으로 오랜 생애 동안 안락을 주기 위해서 마땅히 이 법을 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법을 행할 때는 반드시 악행을 행하는 사람이 지옥에 떨어져야 한다고 진심(瞋心)을 발해야 한다.
지옥의 고통을 제거해 주기 위해서 모든 진언주들이 이러한 방편을 행하여 구호한다.
그가 악행을 하는 것을 관찰하고 업의 가볍고 무거움에 따라서 다스린다. 가벼운 죄를 지은 사람을 다스리기 위해서 과분한 고통을 주어 죽음에 이르게 해서는 안 된다.
그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는 선지가법을 행해야 한다. 이 때에는 저 만들어 놓은 호마로에 가거나, 혹은 따로 만들어서 우유로 호마한다.
선지가법을 성취할 때는, 아비차로가진언에서 하나하나파(訶那訶那波)자와 마라마라(麽囉麽囉) 등의 명자(名字)를 빼고 선지구로(扇底矩嚕)의 명자를 넣으면 선지가법을 성취한다.
마음을 돌이키고 나서는 보리심을 생각한다. 보리심을 내어서 항상 일체 중생을 요익케 할 생각을 품어야 한다.
어떻게 이와 같은 법에 합치하는 행을 할 수 있는가?
경전의 가르침처럼 만약 어떤 사람이 진심(瞋心)을 품으면 지옥업을 짓는 것이다. 지혜로운 이라면 속히 자선심(慈善心)을 일으켜야 한다.
만약 선지가법을 속히 성취하고자 하면 사리탑 앞에 가서 해야 하고, 보슬치가법을 속히 성취하려면 연못 옆에서, 아비차로가법은 시다림[寒林] 속에서 행해야 한다.
이와 같은 장소에서 행해야 속히 성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