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선계경 제5권
1.15. 혜품(慧品)
1) 성혜
무엇을 일러 보살의 성혜(性慧)라 하는가?
모든 지혜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법계(法界)를 분별한다. 이것을 성혜라 한다.
또 잘 배우기 위한[善學] 다섯 가지 방술로써 이른바 내방술(內方術)ㆍ인론(因論)ㆍ성론(聲論)ㆍ의방(醫方)ㆍ일체세사(一切世事)가 있는데, 이것을 성혜라 한다.
2) 일체혜
일체혜(一切慧)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세간의 것이며, 둘째는 출세간의 것이다.
이 두 가지에 다시 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실상과 같은 여실(如實)을 알며,
다섯 가지 방술(方術)을 알며,
삼취(三聚: 근기에 따른 중생의 세 가지 부류)의 중생을 알며,
중생을 이롭게 하는 방편을 알며,
법계를 설한 수 없음을 알며,
네 가지 진제[四眞諦]와 나[我]도 없고 나의 것[我所]도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모든 법계에 대한 각관(覺觀)이 없으며, 모든 법계(法界)를 보아 마음에 평등하고,
버림도 아니고 집착도 아니며, 항상하는 것도 아니고 끊어지는 것도 아닌 중도(中道)를 설한다.
이것을 지혜라 한다.
둘째는 세간의 일과 출세간의 법을 아는 것이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위하기 때문에 이를 지혜라 한다.
셋째는 깊이 법계를 관찰하여 분별해서 풀어 설하는 것이다. 중생의 이익을 위하기 때문에 이를 지혜라 한다.
이런 것을 일체혜(一切慧)라 한다.
3) 난혜
난혜(難慧)에 열한 가지가 있으니, 「지계품」 중에 설한 것과 같다.
중생을 조복(調伏)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의 마음을 잘 안다. 이것을 난혜라 한다.
모든 법계에 장애가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을 난혜라 하며,
모든 중생을 위하여 깊이 법계를 설하는 것을 난혜라 하며,
나[我]가 없다는 것과 나의 것[我所]이 없다는 것을 잘 아는 것을 난혜라 한다.
4) 일체자혜
일체자혜(一切自慧)란, 능히 성문법장(聲聞法藏)과 보살장을 받아 지녀 이를 읽어 외우고 해설할 경우 수지(修智)를 얻고 수지로 해서 지혜의 힘을 얻으며,
지혜의 힘으로 해서 닦을 만한 것과 닦을 수 없는 것, 지을 만한 것과 지을 수 없는 것을 알아서 지극한 마음으로 한량없는 일을 본다.
이것을 일체자혜라 한다.
5) 선인혜
선인혜(善人慧)에 다섯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바른 법[正法]을 들음으로 해서 얻는 것이고,
둘째는 바른 법을 생각함으로 해서 얻는 것이며,
셋째는 자신을 이롭게 하고 남을 이롭게 함으로 해서 얻는 것이고,
넷째는 전도(顚倒)되지 않고 법의 처소(處所)를 보는 것으로 해서 얻는 것이며,
다섯째는 번뇌를 깨뜨림으로 해서 얻는 것이다.
또 다섯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능히 미세한 깊고 깊은 뜻을 아는 것이고,
둘째는 선정을 닦아서 법계를 아는 것이며,
셋째는 공혜(共慧)로 장엄하여 지혜를 얻는 것이고,
넷째는 부처와 보살을 따라서 오는 것이며,
다섯째는 적정(寂靜)한 마음과 나아가 필경(畢竟)의 마음을 구족하게 획득하는 것이다.
이것을 선인혜라 한다.
6) 일체행혜
일체행혜(一切行慧)에 열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고지(苦智)이고, 둘째는 집지(集智)이며, 셋째는 멸지(滅智)이고, 넷째는 도지(道智)이며,
다섯째는 진지(盡智)이고, 여섯째는 무생지(無生智)이며,
일곱째는 법지(法智)이고, 여덟째는 비지(比智)이며,
아홉째는 세지(世智)이고, 열째는 통지(通智)이며,
열한째는 인지(因智)이고, 열두째는 역지(力智)이며,
열셋째는 초심지(初心智)이다.
이것을 일체행혜라 한다.
7) 제혜
제혜(除慧)는 사무애지(四無礙智)ㆍ세간지(世間智)ㆍ출세간지(出世間智)를 말하는데, 모든 어둠을 깨뜨리기 때문에 이것을 제혜라 한다.
8) 자신을 이롭게 하고 남을 이롭게 하는 지혜
자신을 이롭게 하고 남을 이롭게 하는 지혜는 처음의 ‘다섯 가지 방술(方術)’ 중에서 설한 것과 같다.
이와 같은 다섯 가지 방술의 인연으로 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 이것을 자신을 이롭게 하고 남을 이롭게 하는 지혜라 한다.
9) 적정혜
적정혜(寂靜慧)는 진실을 위하기 때문에 닦아 쌓으며,
중생을 위하기 때문에 닦아 쌓으며,
진리[義]를 얻기 위하여 닦아 쌓으며,
인과를 알기 위하여 닦아 쌓으며,
전도(顚倒)를 깨뜨리기 위해 닦아 쌓으며,
방편을 잘 알기 위해 닦아 쌓으며,
지어야 할 일과 짓지 말아야 할 일을 알기 위해 닦아 쌓으며,
번뇌를 알기 위해 닦아 쌓으며,
필경(畢竟)의 얻음을 위해 닦아 쌓는다.
이것을 적정혜라 한다.
보살이 이와 같이 열 가지의 지혜를 구족한 것을 지(智)라 하고, 혜(慧)라 하며, 또한 필경이라 하고, 또한 진실이라 하며, 또한 무량혜(無量慧)라 한다.
이와 같은 한량없는 지혜의 인연 때문에 보살이 반야(般若)바라밀을 구족하며, 반야바라밀을 구족하기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
불경(佛經)에서와 같이 반야(般若)를 구족하기도 하고 구족하지 못하기도 하는데 당연히 열 가지 성(性)과 나아가 적정(寂靜)까지를 알아야 한다.
혹시 하나의 바라밀을 설하기도 하고 혹시 둘ㆍ셋ㆍ넷ㆍ다섯ㆍ여섯의 바라밀을 설하기도 한다. 만일 하나를 설하면 여섯을 포괄하고 나아가 여섯을 설해도 역시 여섯을 포괄한다.
만일 어떤 중생이 하나하나 속에서 열 가지 이름[名字]을 듣고 이를 받아들여 받들어 간직해서 읽어 외우고 글씨로 쓰며, 분별하여 널리 설해서 중생을 교화하면, 필경에는 당연히 육바라밀을 구족하게 성취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