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운경 제2권
[큰불과 같다]
선남자야, 보살에게 다시 열 가지 법이 있으면 큰불과 같다고 비유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모든 결사(結使)의 섶을 태우는 것,
모든 불법을 성숙시키는 것,
번뇌의 진흙탕을 말리는 것,
횃불이 모인 것 같은 것,
불처럼 밝게 비추는 것,
놀라고 두려워하게 하는 것,
편안하게 하는 것,
이익이 있으면 여럿이 함께 나누어 갖는 것,
사람들의 공양을 받는 것,
사람들이 감히 가벼이 여기지 못하는 것이다.
[모든 결사(結使)의 섶을 태운다]
보살이 모든 결사(結使)의 섶을 태운다는 것은 무엇인가?
불이 초목과 모든 숲을 태울 수 있는 것처럼
보살 역시 그러하여 지혜의 불로써 번뇌결사(煩惱結使)의 숲을 태운다.
이를 보살이 모든 결사의 섶을 태우는 것이라 한다.
[만물을 성숙시킨다]
보살이 불과 같이 만물을 성숙시킨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 또한 그러하여 지혜의 불로써 모든 불법을 성숙시켜 견고해 무너지지 않게 한다.
이를 보살이 모든 불법을 성숙시키는 것이라 한다.
[번뇌의 진흙탕을 말린다]
보살이 번뇌의 진흙탕을 말린다는 것은 무엇인가?
불이 습기 있는 물체를 말리는 것처럼,
보살 역시 그러하여 지혜의 불로 유루(有漏)의 진흙탕을 말린다.
이를 보살이 번뇌의 진흙탕을 말리는 것이라 한다.
[횃불이 모인 것 같다]
보살이 횃불이 모인 것 같다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이 추위에 떨다가 불을 얻으면 추위가 없어진다.
보살 또한 그러하여 모든 중생이 번뇌의 추운 고통에 괴로워하는 것을 보면, 보살이 지혜의 불로써 모두 따뜻하게 할 수 있다.
이를 보살은 횃불이 모인 것 같다고 한다.
[불처럼 밝게 비춘다]
보살이 불처럼 밝게 비춘다는 것은 무엇인가?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설산(雪山) 꼭대기에 커다란 횃불을 피워 주위 백 리나 2백 리를 모두 밝게 비추는 것처럼,
보살마하살 역시 그러하여 무명산(無明山) 꼭대기에 지혜의 불무더기를 피워 백천 세계를 다 밝게 비춘다.
이를 보살이 불처럼 밝게 비추는 것이라 한다.
[놀라고 두려워하게 한다]
보살이 놀라고 두려워하게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비유하면 노루와 사슴과 호랑이와 표범이 불을 보면 놀라고 두려워하며 모두 다 멀리 도망가는 것처럼,
하늘이나 악마나 악마의 권속들이 보살의 지혜의 불을 보면 그 위덕에 모두 멀리 달아난다.
이를 보살이 놀라고 두려워하게 하는 것이라 한다.
[안심시킨다]
보살이 안심시킨다는 것은 무엇인가?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깜깜한 광야에서 길을 잃었을 때
횃불을 보고 곧 그곳으로 가면 마을이나 방목하는 사람이 사는 곳을 만나게 되고,
그곳에 도착하고 나면 공포가 모두 없어져 안심하게 되는 것과 같다.
보살마하살 또한 그러하여 중생은 깜깜한 생사의 광야에서 길을 잃었을 때
멀리서 보살의 횃불을 보고 그곳으로 가며,
도착하고 나면 번뇌와 두려움이 모두 없어지게 된다.
이를 보살이 안심시키는 것이라 한다.
[이익을 여럿이 함께 나눈다]
보살이 이익을 여럿이 함께 나눈다는 것은 무엇인가?
비유하면 불이 왕이건 왕에 버금가는 자건 전다라의 남자나 여자건 모두를 따뜻하게 하는 것과 같다.
보살마하살 역시 그러하여 왕이건 왕에 버금가는 자건 전다라의 남자 여자건 간에 지혜의 불로 번뇌를 태워 모든 중생을 영원히 따뜻하게 한다.
이를 보살이 이익을 여럿이 함께 나누는 것이라 한다.
[사람들의 공양을 받는다]
보살이 사람들의 공양을 받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비유하면 찰리건 바라문이건 도시나 시골 사람들이건 다들 큰불[大火]에 공양하는 것처럼,
보살마하살 역시 그러하여 하늘이건 사람이건 아수라건 악마의 권속들이건 모두 다 공경하고 공양하기를 세존의 모습과 같이 한다.
이를 보살이 사람들의 공양을 받는 것이라 한다.
[감히 보살을 가벼이 여기지 못한다]
사람들이 감히 보살을 가벼이 여기지 못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작은 불씨 하나를 얻으면 그것으로도 능히 태울 수 있으므로 감히 가벼이 여기는 마음을 가질 수 없는 것과 같다.
보살마하살 역시 그러하여 처음 한 생각의 선한 마음을 일으켜 아직 큰 힘이 없을지라도, 하늘이나 사람이나 아수라나 악마의 권속들이 감히 가벼이 여기는 자가 없다.
왜냐하면 이 사람은 오래지 않아 도량에 앉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사람들이 감히 보살을 가벼이 여기지 못하는 것이라 한다.
선남자야, 이 열 가지를 갖추면, 이를 큰불에 비유되는 보살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