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의 섬 제주 - 추사적거지 및 대정향교

[정방택]

- 교육일시 : 2021.10.26.(화) 09:00 ~ 12:00

- 교육장소 : 안덕면 사계리 대정향교, 대정읍 인성리 추사적거지

- 참가인원 : 김천석 교수님, 연수생 10명

- 후기작성 : 정방택

  요 몇일 사이 가을을 만끽할 겨를도 없이 겨울을 재촉하는 듯 쌀쌀한 날씨가 이어져 오다가 오늘은 꽤나 풀려서 따스한 10월의 전형적인 가을 날씨이다. 아라동에서 카풀차에 동승하고 애조로 및 평화로를 50여분 달려서 집합장소인 안덕면 사계리 단산 기슭아래 위치한 대정향교 주차장에 도착을 하였다.

  도착 하고 보니 단산 기슭아래 펼쳐진 밭에서는 이곳 농민들이 나와 쪽파 물주기 등 농사일에 여념이 없다.

참가희망 연수생들이 모두 도착을 하고 드디어 연수가 시작 되었다. 먼저 대정향교를 둘러보고 단산 서쪽 기슭 바위에 오르고 난 후 추사 적거지로 향하기로 하였다.

□ 대정향교

  먼저 향교에 들어가기 전 이해를 돋구기 위해 문헌 등에서 소개되고 있는 대정향교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보고자 한다.

♣ 조선시대 향교와 대정향교
향교는 조선시대 지방에 설치한 국립교육기관이며, 중앙의 성균관과 함께 주자학을 실천하기 위한 지방 유교교육의 산실로 중앙정부의 관심아래 지방 수령에 의해 운영되었으며, 전국 목 현에 1곳씩 설치되어 제주에는 3곳(제주목-제주향교, 정의현-정의향교, 대정현-대정향교)이 있었는데 그 중 한곳이 대정향교이다. 이곳 대정향교는 조선 태종 16년(1416)에 세워졌는데 이후 터가 좋지 않다고 하여 여러 차례 옯기다가 효종 4년(1653)에 제주목사 이원진에 의해 지금 자리로 옮겨졌다. 앞쪽에는 강학공간인 명륜당(明倫堂)이 북향하여 자리잡고, 뒤쪽에 재향공간인 대성전(大聖전)이 남쪽을 향해 자리 잡고 있는 전학후묘의 배치를 이루고 있고, 동재 서재 내삼문 등이 있다. 그 간 많은 보수로 인하여 본래의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지만 검소하고 전체적으로 간결한 느낌을 주고 있고 있으며, 추사 김정희가 유배생활을 할 때 이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하였다고 전해지고 있고 뒤쪽으로는 아름다운 단산이 있어서 운치를 더하고 있다.

  대정향교 종합안내도를 살펴보고 향교 안으로 들어가는데 먼저 입구인 출입문이 매우 낮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향교 안으로 들어 갈 때는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뜻에서 낮게 지어졌다고 한다.

향교 출입문을 들어서자 명륜당과 동재 및 서재가 위치해 있었다.

▣ 명륜당

명륜당은 배움의 공학공간으로서 좌우측에는 유생들이 사서삼경을 배우는 장소인 동재와 유생보다는 학습수준이 낮은 일반 백성들이 학문을 배우는 곳인 서재가 배치되어 전당후재의 배치형식으로 구성되며, 정면 5칸, 측면 2칸 규모로 조명되나 퇴칸으로 4면을 둘러싼 독특한 평면을 지니며 지리적 특성을 반영하듯 소박하고 절제된 유교 건축 특징을 잘 담아내고 있다.

                                       〈 명륜당 모습, 좌 우측에 서재와 동재가 위치해 있다 〉

  명륜당을 뒤로하고 북쪽에 위치해 있는 대성전으로 발길을 옮기고 보니 시야에 돌계단 위 대성전으로 들어가는 문인 내삼문이 위치하고 있었다.

▣ 내삼문

내삼문에는 출입구가 3개로 되어 있는데 일반사람은 오른쪽으로 들어가서 왼쪽입구로 나와야 하며, 중앙입구는 위패봉안 즉 귀신이 출입하는 곳이라 한다.

▣ 대성전

대성전은 동양의 여러선비(공자와 4성위, 송조 4현), 우리나라 18현이 위패가 봉안되어 있고, 제향의식이 치러지는 향교의 가장 중심이 되는 건물로 정면 5칸, 측면 3칸의 규모를 지니고 있다.

▣ 의문당 현판

  의문당(疑問堂)은 의문을 가지는 것에서 불려지고 학문이 시작된다는 뜻이다. 의문당 현판은 1846년(헌종12) 대정훈장 강사공이 당시 제주에 유배되어 있던 김정희에게 부탁하여 받은 글씨로 동재에 걸려있으며, 원본은 제주추사관에 보존되어 있다.

▣ 소나무와 팽나무

  대성전 입구인 내삼문 동측에는 삼강오륜을 상징하는 팽나무 3그루와 소나무 5그루가 심어졌다고 하며 지금도 그 당시에 심은 소나무 및 팽나무 일부가 남아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으며, 오랜 세월을 말해주는 듯 조금은 노쇠해 보이나 아직 까지도 위풍당당한 자태가 남아 있다.

   사실 향교 대성전 등 건물 내부도 함께 살펴보았으면 하였으나 코로나로 인하여 통제를 하여 아쉬웠지만 대정향교는 우리의 소중한 유산이기에 훼손되지 않게 잘 보존 관리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안고 단산으로 향하였다.

 단산(바굼지 오름)
- 위치 : 서귀포시 대정읍 인성리 22-1
- 높이 : 해발 158m, 비고 114m
제주도에 있는 대부분이 오름이 흙산인데 비하여 단산은 돌산으로 이루어 졌으며, 박쥐가 앉아있는 모습 같다고 하여 바굼지오름이라고 하며, 섬 서쪽지역(산방산과 용머리해안, 형제섬 과 윤슬, 모슬봉 등)모습이 한눈에 담겨 산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주변경관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작태를 뽐내고 있다.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 유배기간(1840.9.~1848.12.) 동안 교학활동을 펼치면서 단산에 자주 올라갔었 다고 한다.

□ 추사적거지

  단산에서 하산하여 자동차로 5분 정도 달려 인성리 추사 적거지에 도착하였다.

도착하자마자 안내문에 추사 전시관은 소방시설 교체공사로 관람을 금지한다는 문구가 눈에 들어와서 내부 관람을 생략

하고 밖에서 추사기념관 등에 대해 교수님으로부터 설명이 있었다.

- 추사 기념관은 겉으로 보기에는 보잘 것 없는 건물로 보일 수 도 있지만, 대한민국 최고의 건축가인 승효상이 추사가 유배지에서 머무는 동안 고통과 아품을 생각하고 또한 세한도에 나와있는 그림을 생각하면서 모티브를 잡아 고민 끝에 설계해서 지었다고 하는 역작이라고 한다, 평가는 갈리지만 적거지에서 유배 생활을 하였기에 화려하게 건물을 짓는 것 보다는 보다 내실 있게 짓는데 공감을 하고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주요 작품이나 전시시설은 지하에 배치되어 있고, 입구 계단이 지그재그로 되어 있는데 곡행을 표현 한 것이라 한다. 즉 유배지로 떠날때 삼천리 밖으로 가야 하는데 제대로 가지 못하니 구불구불 돌아서 왔던 표현인 것임. 그러나 중요한 것은 건물이 아니라 정신이나 작품들일 것이다.

- 대정현성은 사적지를 만들면서 복원하였다고 하는데 제주 성이 특징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교도소처럼 울담을 높게 쌓아놓은 것처럼 보여 제주성이 특징을 살리지 못한 아쉬움이 있고 향 후 복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문화재청에서 사적지 복원시에는 문화재 복원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데 제주업자들은 어려운 공부를 해야 되기에 자격증 소지자가 없고 최근에는 육지에서 오신 분들이 돌담 쌓기에 가치를 느껴서 돌담쌓는법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하며, 문화제청에서 사적지로서 복원작업을 하면 수십억 지원이 가능하므로 인성리 일대를 사적지화 하려는 복원 시도가 있었으나 이 곳 주민들이 재산권 침해등을 이유로 반대를 하여 제대로 복원하지를 못하고 있어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남는다.

- 추사 유배생활 집 : 추사는 집안이 좋은 가문에서 태어나 고조할아버지는 영의정, 아버지는 판서로 금수저 집안에서 태어났고, 귀양살이 하러 왔을 때에 제주도 사람들로부터 시선이 곱지가 않아 귀양달이라고도 불려지는 수모를 겪기도 하였으나, 한편으론 추사는 제주 사람들을 문명을 깨우치지 못하고 무식한 사람들이라고 나무랐다고도 하며 이 곳 유배지에서 유배기간 동안 추사체를 완성하였다 한다.

집 안 으로 들어가는 입구 울타리에는 유독 가시가 돋인 탱자나무들이 심어져 있는데 위리안치라고 하여 귀양살이를 하는 동안 밖에 나가지 못하도록 심어 놓은 것이라고 하며, 올레에 수선화가 많이 심어져 있는데 당시 추사가 수선화를 유독 아끼고 좋아하였고 여러 편의 시를 남겼다고 한다.

유배생활 중 권돈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섬 곳곳에 수선화가 피어 있어서 기쁘나 섬사람들이 소와 말의 먹이로 삼는 것이 단지 애석하다”는 내용도 있다고 한다.

집 안에는 안거리, 밖거리 목거리 초가 3채가 자리잡고 있는데 이 곳은 강도순 집.(터는 강도순, 집 형태는 송도순 집 형태를 복원)터에 복원 한 것이라 하며 주로 밖거리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부를 가르쳤다고 한다.

1843년 봄, 일지암의 초의선사는 아내를 잃은 추사를 위로하기 위해 바다를 건너와 제주에서 반년을 추사와 한 지붕에서 지냈다고 한다, 초의선사는 추사와 신분을 초월하여 가장 가깝게 지낸 갑장이면서 벗이자 교감을 나눈 동지로 지내기도 하였다고 한다. 

추사는 충남에서 태어났지만 주로 수도 한양에서 생활해 왔고, 55세에 이 곳에 유배를 와서는 많은 불편함과 어려움이 있었으며 음식도 입에 맞지 않아 유배시절 내내 편지를 많이 썼다고 하며, 부인에게는 한글로 편지를 써서 김치 등 반찬을 보내주도록 요구하기도 하고 아내가 사별 후 1개월이 지나서야 소식을 전해 듣고 통곡을 하였다고 한다.

 추사가 유배기간 동안 생활했던 집 마당을 나와 보니 6개의 현판이 세워진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유배기간 동안 추사가 만들거나 쓴 주요작품들을 소개하는 현판이었다. 김만덕의 선행에 감명받아 그의 후손인 김종주에 써준 “은광연세”, 대정향교에 써준 현판인 “의문당”, 제자 이상적에게 그려준 “세한도“, 초의선사의 일지암에 써준 현판인 ”초의선사“, 수선화 그림 한폭이 실려있는 ”목판탁본“, 소치허련이 1847년 봄 스승인 추사를 모시러 제주에 왔을 때 그린”완당선생 해천일집상“ 이다.

짧은 탐방시간 이었지만 조선후기 대학자이자 예술가인 추사 김정희선생이 8년 3개월 동안 제주에서 어렵고 힘든 유배생활 기간 동안 펼친 그의 학문과 예술세계의 흔적과 자료들을 직접 보고 느끼고 나니 이후에 추사 김정희에 대해 보다 더 심층적으로 알고 싶다는 마음을 간직한채 “대정향교 및 추사 적거지”에 대한 문화탐방이 뜻있고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자평하며 발길을  돌렸다.

[지기 김천석]

격식도 갖추고
소회도 담고
자료도 세세하게 잘 쓰션네요 ~
수고하셨습니다^^

[오드리]

한 권의 책을 읽은 듯 합니다~~~
글의 짜임새와 적절한 사진에 감탄이 절로 났습니다^^
감사합니다^^

[윤아]

아주 잘 읽었어요. 덕분에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감사합니다.~^^

[고향]

후기글 잘 읽었습니다.
놓쳤던 부분까지 상세하게 기록하여 다시 공부하고 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기 김천석]

건축가 송효상=> 승효상
휘라칸타스 => 탱자나무
호의선사 => 초의선사
알자암 => 일지암
고쳐주세요~^^

[정방택]

네, 수정하였습니다. 지적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부태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읽어보니, 다시 한번 정리가 되네요.
고생 하셨습니다.

[jeyen19]

잘읽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