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 창세신화[편집]
마고할미의 창세를 다룬 신화. 마고라는 명칭은 전국에 분포하고 있으며, 마고의 창세설화는 여러 판본이 있다. 설문대할망, 노고할미 등 제주도에 전해지는 여성 거인신화도 마고 신화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많다.
이 세상의 처음에는 암흑뿐이었다.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하늘과 땅이 나누어졌다. 다시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한 줄기 빛이 나타나 하늘에 비치자, 그 속에서 8가지 소리가 생겨났다. 다시 8가지 소리들이 몇 천만 번 변화하여 하늘의 해와 달과 별들이 생겨났다. 이 시대를 선천시대라 한다. 다시 수천만 년이 지나자, 8가지 소리들이 다시 수천만 번 변화하여 마고(麻姑)가 태어났다. 마고는 이 8가지 소리들을 가지고 다시 마고성을 지어 그 안에서 살았다. 이 성은 지상에서 가장 높은 성으로, 실달성보다 더 높은 허달성 위에 있었다. 이 시대를 짐세시대 혹은 중천시대라 한다. |
특이하게 소리가 창세를 했다는 신화다. 실마릴리온?
창조신과 지배신 대립 (이승과 저승 분리)[편집]
두 명의 주신이 세상을 지배할 권한을 두고 경쟁하는 단계의 신화다. 전국에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끝내는 이승(인간세상)과 저승(우주)가 분리되는 구조를 설명하는 신화다. 미륵과 석가, 대별왕과 소별왕(또는 대한국과 소한국), 혹은 삼신할미와 저승삼신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있다.
아래의 미륵과 석가의 차지 경쟁은 1930년에 발간된 손진태의 《조선신가유편》에 실려 있는 이야기이며, 대별왕과 소별왕 이야기는 1968년에 나온 진성기의 책 《남국의 무가》에 실려있는 이야기다.
1. 미륵과 석가의 차지 경쟁
미륵이 이 세상을 만들었을 때 참으로 잘 만들어서 석가가 보고 욕심을 내어 '이 땅을 자신이 가지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미륵이 재주를 겨루자 하여 석가와 겨루었는데 석가가 두 번을 졌다는 이야기도 있고 승패를 교환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 배틀은 꽃 피우기였는데, 미륵과 석가가 꽃을 피워 더 크게 핀 꽃을 피운 사람이 이기는 내기였다. 둘이 배에 꽃을 올려놓고 있었는데 미륵이 잠깐 존 사이에 석가가 꽃을 바꿔치기해서 이기고, 미륵이 그래, 니가 한 번 해 봐라, 라고 해서 석가가 이 세상을 다스리게 되었다. 그런데 석가는 사기치기를 좋아했기 때문에 이 세상이 조금 암울해졌다.[7][8]
다른 판본에는 이후 석가가 미륵을 찾아 도움을 요청하려고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 떠났는데, 여행 중간에 배가 고파지자 석가가 사냥을 해서 제자들과 그 고기를 나눠먹으려 했다.[9] 그러자 석가의 제자 중 두 명이 "나는 성인이 되겠다!"면서 고기를 내팽개쳤고 돌과 소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미륵이 싸움에서 패하고 승천하여 얼굴은 해와 달이 되고, 얼굴의 눈은 샛별이 되고, 코는 삼태성이 되고, 귀는 북두칠성이 되고, 배는 푸른 하늘이 되고, 몸은 대지가 되었다고 이야기하는 판본도 있다. |
석가는 현세의 부처이고 미륵은 미래의 부처다. 그러므로 현세의 총체적 난국을 부정하고 다음 세상이 되면 좋아 질거라는 무당의 굿거리 사설에서 나온 특이한 신격들이다. 하지만 이 신화에서 등장하는 신들은 불교의 부처도 아니고 석가를 굉장히 천박하게 그리고 있는데, 이것은 불교 세력이 만든 신화가 아니기 때문이다.[10]
한국에서는 이렇게 민담형식의 유사한 이야기들이 무속으로 집대성되어서 소개되고 있다. 여성 신격들이 등장하는 설화에서 주목할 신화소는 바로 옷과 밧줄과 천. 옷은 선문대할망이나 연오랑과 세오녀 등의 여러 전설에서 등장하는 요소로서 창조여신이 문화를 창조하는 은유성을 나타난다. 세오녀 신화에서도 세오녀의 옷감이 신비한 힘으로 신라의 일월을 되돌리고, 위의 명월각시의 구슬옷도 궁산이를 태양신으로 만들어준다.
4.5. 하늘신과 땅신 결합 (문명 탄생)[편집]
하늘에서 내려온 남신과 땅에서 태어난 여신이 결합하는 신화다. 단군 신화의 환웅과 웅녀, 대별왕과 소별왕 이야기의 천지왕과 당금아기의 결합, 고구려의 해모수와 유화부인의 결합 등. 전 세계 대다수 신화에서 보이는 형식의 설화이며,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단군신화 초반부 환웅과 관련한 내용이 여기에 든다. 이후로는 문명 국가가 탄생하는 건국 신화들로 연결된다.
고조선 단군 신화[편집]
석제 환인(釋帝 桓因)의 서자 환웅이 어느 날 하늘에서 땅을 굽어보고 '저기가 다스릴 만하구나'라고 해서 아버지의 허락을 받고 3천 명의 신하를 데리고 신단수에 내려온다. 이후 호랑이와 곰이 찾아와 자신들을 인간으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여 쑥과 마늘을 주며 100일간 먹으면서 햇빛을 보지 않으면 인간이 된다 하였는데, 호랑이는 먹다 지쳐 나가고 곰은 남아있어 삼칠일(三七日=21일)만에 아름다운 여자가 되었다. 이후 이 여자가 아이를 낳고 싶어 환웅에게 다시 빌자 환웅이 인간의 몸을 하고 결합하여 단군이 태어났다. 단군은 고조선을 세웠으며 약 1000~2000년(기록에 따라 조금씩 다름)을 다스리다가[12] 신선이 되었다. |
한국에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신화. 모든 면에서 깔끔하게 하늘-문명-인간을 정리한다. 다만 단군 신화는 어디까지나 건국 신화지, 창세 신화나 인간 탄생 신화가 아니다. 실제로 단군이 등장하기 훨씬 이전에도 이미 천지, 즉 세계는 완성되어 있었고 인간들도 존재했다.[13][14]
5.2. 부여 건국 신화[편집]
해모수가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와 부여를 건국했고 부루왕에서 금와왕으로 이어졌다는 신화와, 동명왕 신화가 있다.
부여, 동명왕, 해모수 문서 참고.
5.2.1. 고구려 건국 신화[편집]
동명성왕 문서 참고.
그런데 해당 문서를 참고하면 알 수 있듯 부여의 동명왕 신화와 고구려(졸본 부여라고도 함)의 동명성왕 신화가 그 내용이 거의 확장팩이라 해도 될 정도로 비슷하다. 그리고 초기 기록에서는 동명과 주몽을 서로 다른 사람으로 구분하는데 나중에는 둘을 같은 사람처럼 혼용하는 기록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는 고구려가 고대 국가로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더 먼저 존재했던 부여 신화를 차용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
5.2.2. 백제 건국 신화[편집]
백제 건국 과정은 여러 버전이 전해지는데 부여와 고구려 신화의 에필로그다. 다만 백제 건국 과정은 부여, 고구려 부분을 제외하고 보면 신적인 능력이 등장하지도 않고 초월적인 사건도 없고 완전히 현실 사람들 이야기 뿐이라 그냥 역사기록이지 신화가 아니라는 관점이 많다. 심지어 연구자에 따라서는 (로물루스 탄생 년도를 로마제국 수립 이후에 원로원에서 '지정'했듯) 신화 패러다임이 무너지고 난 후대의 창작이라고 보기도 한다.
5.3. 신라 건국 신화[편집]
초기에 박씨, 석씨, 김씨가 왕을 번갈아 맡았다는 문헌 기록처럼 각 성씨의 시조인 박혁거세, 석탈해, 김알지 신화가 각각 따로 전해지고 있다. 혁거세와 알지는 하늘에서 내려온 알에서 태어났다는 천손 난생 신앙을, 탈해는 외국에서 바다를 건너왔다는 신화로 전해진다. 석탈해 신화는 석탈해가 신라로 도착하기 전에 가야에 먼저 도착해 수로왕과 겨뤘다는 식으로 가야 신화하고도 엮인다.
5.4. 가야 건국 신화[편집]
삼국유사에 수록된 구지가와 얽힌 6개의 알 신화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수록된 가야산신 정견모주의 아들 신화 2가지가 전해진다. 전자는 김해 금관가야 중심의, 후자는 고령 대가야 중심의 신화로 추정되고 있다.
5.5. 후백제 건국 신화[편집]
삼국유사에 수록되었으며, 광주 북촌의 부잣집 딸이 밤마다 찾아오는 사람과 관계하여 견훤을 낳았는데 알고 보니 그 사람은 지렁이였다는 것이다. 이는 본래 용 이야기였는데 후백제가 패배한 후 지렁이로 격하해 전해졌다는 설도 있다.[15]
5.6. 고려 시조 신화[편집]
고려사에 기록된 것으로 왕건의 먼 조상 호경이 산신과 혼인한 것, 작제건이 서해 용왕의 딸(원창왕후)과 혼인하여 왕건의 아버지를 낳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작제건 설화는 신라의 거타지 설화를 복붙한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이는 고려왕조가 세워진 후, 원래 신라의 지방 호족에 불과하던 왕건 가문의 조상들을 대단한 사람으로 우상화하기 위해 다른 신화를 복붙해 윤색한 흔적으로 추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5.7. 제주 탐라국 삼성혈 신화[편집]
탐라국의 건국 신화. 삼성혈에서 양을나, 고을나, 부을나라는 삼신인 형제가 솟아나왔다. 이후 바다를 건너 온 신부들을 각자 맞이하여 제주도를 다스려 양(良->梁)씨, 고(高)씨, 부(夫)씨의 시조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특이하게도 삼국 건국 신화와 달리 남자가 땅에서 솟아나와 그 후 바다에서 건너 온 여자를 받아들인다. 땅에서 나온 남자(목축) + 바다에서 건너온 여자(농경)라는 특이 조합이다. 이 삼성혈 신화는 동남아계 신화와
천상: 신적 세계[편집]
하늘은 인간세상(이승)을 관리하는 장소이며, 문명신들의 정부 조직이 위치하는 공간이다. 천상의 신들은 독립성이 강한 몇몇 집단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세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하지만 영향력이 확고하지는 않은데, 한국 신화는 워낙 신들의 나라가 중구난방인 데다 하늘에서 파견할 수 있는 신령은 한정되어 있어서 지상의 괴물이나 심술쟁이들을 처리하지 못해서 쩔쩔매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천상계에 속하는 신들은 거의 모든 문명신들이며, 이승에서 사는 신들도 천상의 명령에 따르는 편이다. 이승은 인간과 문명의 공간을 상징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각 집마다 위치하는 가택신들도 천상계통의 명령을 들으며, 심지어 부엌이나 공방에 깃드는 잡다한 신령들도 천상에서 부임하거나 일자리를 얻은 관계이다. (인간 문명에 연관된 신들이므로.)
6.2. 이승: 현실 세계[편집]
인간이 사는 세상이다. 대다수의 신화와 전승에서는 일관되게 이승과 신들의 세상을 구분하고 있다. 이승은 좁게 보면 인간들이 사는 마을이기도 한데, 이는 고대부터 마을 하나가 나라였던 점을 반영한다는 설도 있다. 장승이 마을의 수호자인 동시에 저승길의 수호자라는 점도 이와 같다.[16]
이승은 주로 하늘신(문명신)들의 정부가 관리직 신들을 파견하거나 직접 관리하는 장소이다. 이승을 처음 분리하여 가졌던 소별왕/석가/문명신들은 저승에 처음으로 부임했던 신들보다 부족하다는 언급이 많다. 보통 한국, 중국, 인도, 동해 등 실제로 존재하는 지역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경우가 많다.
저승: 영적 세계[편집]
한국 신화의 저승은 생명의 순환을 이루는 여러 세계의 중간쯤 되는 모호한 공간이다. 이곳은 불교의 천국인 극락, 지옥과도 연결된다. 하지만 서천꽃밭이나 안락국 이야기에 나오는 한국스런 무속 세계관처럼 보이는 요소가 많다. 또한 불교+도교+한국 설화의 특성이 결합된 복합 공간으로 등장한다.
간혹 저승=지옥이라 생각하는 일도 있는데 절대 그건 아니다. 한국 신화에서의 지옥이란 저승에 위치해 있으며 저승에 부속되어 있는 지역이다. 지옥은 죽은 사람이 생전의 죄를 심판받고 처벌받는 공간이고 저승은 말 그대로 신화 세계의 한 지역이자 생명의 탄생과 순환을 관장하는 세계다.
사실 지옥이라는 개념 자체가 불교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만들어진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불교가 들어오기 전의 한국 신화에서 저승은 죽은 사람이 가서 또 다른 두 번째 삶을 사는 공간이었고, 지옥에서처럼 영원히 끝나지 않는 벌을 받는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그렇게 때문에 오늘날도 많은 한국인들이 죽은 사람을 두고 저승에 가서 좋은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게 살라는 식의 작별 인사를 하는데, 이것은 바로 무의식중에 한국인들이 가졌던 원초적인 사후세계관을 보여주는 흔적이다. 공교롭게도 이러한 사후세계관은 서유럽의 켈트족들도 가졌는데, 기독교를 믿기 전의 켈트족들은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이 저승으로 가서 이승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살다가 다시 이승으로 돌아온다는 순환적인 사후세계관을 믿었다.
또한 한국의 저승은 사람이 살고 다양한 국가를 이루는 또 다른 세상이다.[19] 이곳에도 식물이나 음식이 존재하며, 설화에 따라서는 신과 인간의 직접 육체 교류도 등장한다... 이곳에 존재하는 신으로는 명계(지옥)에서 망자를 심판하는 불교의 시왕, 그 중에서도 염라대왕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운명을 담당하는 감은장아기, 영혼의 순환을 담당하는 그 유명한 저승신이자 무조신 바리데기, 마지막으로 지하와 농업에 연관된 신들이 있다.
특이한 신격으로 구삼승할망이 있는데 본래 삼신할미의 역할을 수행하다 저승으로 쫓겨나 삼신할미의 대척점에 위치한 존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