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일기 – 나는 국민학교를 다녔지
82년 8월 11일 수요일 비
오늘 오후에 숨바꼭질을 했는데
술래는 ○○이가 했는데 나는 숨었는데
○○이한테 속았다
○○하고 나하고 찾으로 나섰다
한참 찾으로 가다가 밭에 가고 있는데
돌아오고 있었다
만나서 두명이었는데 한명만 잡았다
개구리를 잡았다가 놓쳤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왔다
82년 8월 12일 목요일 맑음
오늘은 밭에 가서 그늘에서 쉬었다
그리고 돌아왔다
그리고 올챙이하고 새우하고 피라미 새끼를 잡
고 달팽이를 잡았는데 달팽이는 없어졌고
피라미 새끼 2마리는 다 죽었다
82년 8월 13일 금요일 비
오늘 오후에 외갓집에 갔다
광주 외갓집이다
갈적에 비가 왔따
외갓집은 약국이다
82년 8월 14일 토요일 비
오늘 외갓집에서 우리집으로 왔다.
2시차를 타고 왔다
7시에 도착했다.
나오니까 아빠가 우산을 가지
고 마중 나오셨다.
그래서 아빠하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와 보니 아주 새집이다.
82년 8월 15일 일요일 비
오늘 엄마 학교에 따라왔다.
따라가서 공부도 하지 않고 오전엔
놀고 오후엔 텔레비전을 봤다 프로야
구를 봤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티임은 청룡이
다.
프로야구 청룡과 OB가 하는 것을 봤다
그런데 청룡이 3대 1로 청룡이 졌따.
나는 OB가 제일 싫다.
82년 8월 24일 화요일 맑음
오늘은 8월 24일이다. 방학의 마
지막 날이다. 방학 숙제 못한 거
를 했다.
아빠가 이번 하셔서 아직까지도
병원에 계시다 참 걱정이다
언제 아빠가 낳아서 올까
나는 아빠가 빨리 낳았으면 좋겠
다
82년 8월 26일 목요일 비
오늘은 계학이다
학교에서 2학기책 공부를 처음 했다
참 재미있었다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려고 해도
비는 계속 왔다
나는 우산이 없어서 집에 비를 맞고
집에 왔다.
82년 9월 6일 월요일 맑음
오늘의 중요한 일 : 이발을 한 것
엄마가 아파서 누워 계셨다. 오늘 하루만
누워 계셨다. 학교에서 돌아올 때 늦게 돌아왔
다. 한 시에 돌아왔다. 그리고, 조금 있다 밥을 먹고
나서 내 동생이 학교에서 돌아와서 이발소에 갔
다 나는 학교에서 돌아와서부터 저녁 늦게까지
놀았다. 그리고, 저녁 늦게 숙제를 했다.
다음부터는 빨리 돌아오고 빨리 숙제를 해야
겠다.
학교에서 늦게 돌아오고 숙
제를 늦게 했다
82년 9월 7일 화요일 맑음
학교에서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와서 조금 있다
가 밥을 먹었는데 조금만 먹고 복숭아를 먹
었다 먹고 나서 놀았다. 숙제는 4시에 해서
5시 30분에 다했다. 그리고, 나서는 밖에서 놀았다
6시쯤에 놀아서 애국가가 울렸다.
그런데 몇 번은 경례를 하지 않았따.
내가 하는 행동이 점점 나아지는 것 같다.
82년 9월 8일 수요일 맑음
학교에서 집으로 왔는데 처음에는 아무도
없는 줄 알고 ○○ 집에 갔다 와 보니 누나가
있었다 집에 와서 숙제를 했다 했는데 2시 10
분부터 했는데 3시에 다 했다. 어제보단 하는
행동이 또 더욱 나아졌다 하지만 계획표대로
잘 할 수 있게 연습해서 꼭 계획표를 지켜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꼭 계획표를 지켜야겠
다
82년 9월 9일 목요일 맑음
내가 속임수를 쓸 때는 꼭 법이 생각났다. 두 번 속
임수를 썼으나 한번은 실패했다.
집에 와서 밥을 먹고 숙제를 하고 나서 조금 있다
가 내 동생이 왔다 그리고는, 친구네 집에
간다고 갔다. 그리고, 나서 아빠한테서 전화
가 왔다. 내 동생을 데려와서 집에서 있으
라고 했는데 가서 내 동생이 집에 가지 않
는다고 그래서 나도 거기 서 있다가 왔다
나는 오늘 계획표를 실천해 옮기지 않았다.
다음부터는 더욱 잘 실천해 옮겨야겠다.
82년 9월 10일 금요일 맑음
학교에 갔다 와서 밥 먹고 숙제를 하는데
다 하지 않고 놀았다 두시부터 세시까지 숙제를
하고 세시부터 네시까지 놀았다 네시부터 다섯
시까지 숙제를 했다 원래는 네시부터 다섯시 반
까지 공부를 하는데 다섯시까지만 했다
숙제를 밤늦게까지 숙제를 했다
앞으로도 계획표를 더욱 잘 지켜야겠다
82년 9월 12일 일요일 맑음
아침에 늦잠을 잤다 여덟시가 넘어서 일어났
다. 아침밥을 먹고 놀았다. 그리고 숙제를 했다.
12시에 밥을 먹고 놀았다 또 숙제를 하고 공부를
했다 나는 앞으로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해서 상을
타야겠다 나는 1학년 때 개근상, 2학년 때 우등상과
선행상을 탔다 3학년 2학기에는 우등상을 꼭 타고
야 말겠다 4학년 때도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
82년 9월 13일 월요일 맑음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학교를 갈 때까지 놀았다
학교를 갔다 오늘은 월요일이라 네 시간만
한다 오늘 청소분단이 우리 분단인 줄 알았더니
5분단에 청소분단이였다.
집에 왔다. 나는 다음부터는 공부도 해야겠다
고 생각을 하였다
82년 9월 14일 화요일 맑음
학교를 갔다와서 놀았다 마스터 볼을 가지고
야구를 했다 세명이 있다. 내동생 내동생 친구하고
나하고 했다. 내동생이 첫 번째 내동생 친구가
두 번째 내가 세 번째로 했따 그런데 나까지는
못해서 나 혼자서 던져가지고 차로 들어갔다
숙제는 나중에 했따
82년 9월 15일 수요일 맑음
학교에 가서 짬뽕을 했다
1회까지 했다 한 팀에 여섯명씩 먹었따
나는 2타수 2안타다 첫 번쨰는 1루에 주자가 있어
가지고 2루타를 쳐 가지고 1점 득점을 하였 두 번
째에선 2루에 주자가 있어서 1루타를 쳐서 또
한번 득점을 했다. 내가 올린 점수는 2점이다.
1회초애서 1번타자까지 했다 1번 타자는 세 번을
나왔다 나는 4번 타자였다. 우리가 15대 0이
라는 큰 점수차로 이겼다. 오늘 짬뽕을 요즈
음에는 처음인 것 같다
82년 9월 16일 목요일 맑음
오늘은 숙제를 아침에 했다 다른 때는 그러지
를 않았다.
학교를 갔다와서 숙제를 않하고 프로야구
를 봤다. 청룡과 해태의 경기다 그때 청룡
이 6회초 공격을 하고 5대 3으로 청룡이 역
전했다. 해태는 1회말의 1점 청룡은 3회초
에 3점을 만해했었다. 해태는 4회말에
2점을 망해했고 청룡은 5회초에 2점을
만해했다. 또 해태는 청룡은 5회초에 2점을
만해했따. 또 해태는 7회말에 1점을 김봉
연의 쏠로 홈럼느올 만해서 5대 4로 바ᄍᆞᆨ 쫓
아가다가 청룡은 9회초에 1점을 만해해서 6대
4로 청룡이 이겼다. 나는 청룡이 이긴 게 참 좋았따.
82년 9월 17일 금요일 맑음
오늘도 학교에 와서 짬뽕을 했다.
어제도 했는데 5대 0으로 패했다.
오늘은 5대 0으로 이겨서 3전 2승
1패를 기록했다. 다음에도 계속할 주도
몰랐다. 1학기 때는 몇 전 몇 승 몇 패
인지는 모르지만 동점으로 끝난 거로는 알으은다
2무를 기록했다 우리 편이 이긴 수가 더 많다
나는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
전창수가 말하는 어린이 육아법
결국 난 야구선수가 되지 못했다. 집안에서 반대한 것도 있지만, 내 스스로 절실하지가 않았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나는 이 일기에서 어린이 육아에 대한 하나의 팁을 발견한다.
내 동생을 데려와서 집에서 있으
라고 했는데 가서 내 동생이 집에 가지 않
는다고 그래서 나도 거기 서 있다가 왔다
이 장면에서 보면, 분명 아버지가 내게 무언가 심부름을 시킨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내 어린시절 청소년 시절의 방황이 씨앗이 싹튼다. 이후의 일기를 보면, 창수란 사람, 즉 나의 어린시절은 부모님의 인정을 받으려고 노력하다가 포기하고 야구에 빠져들게 된다. 즉, 나는 이미 지금은 초등학교이지만, 국민학교 시절에 절망에 빠져 버렸다. 이후에 내가 기억하는 것은, 동생과 비교되어서 항상 동생의 뒤치닥꺼리를 하라고 시켰던 아버지만 기억난다. 그렇게 내 방황의 씨앗은 여기서부터 싹튼다.
여기서 나는 어린이 육아의 핵심원리를 파악한다. 어린이시절에는 자기중심적이 된다. 어린이한테 남을 위하라, 남부터 생각하라, 그런 방식의 육아는 의미가 없을뿐더러, 중요하지 않다. 어린이 육아에서 중요한 것은 그 아이가 정말 자신을 위해서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를 알고 정말 자신이 원하는 삶을 그려보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먼저 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먼저 했을 때,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생기게 된다. 나는 오랫동안 이기적으로 살았다. 이기적인 마음은 이때부터 생겨났다. 부모님이 인정하지 않는 삶, 동생이 먼저였기 때문에, 나는 동생의 뒤치닥꺼리를 하고 있다는 낮은 자존감. 그렇게 자신감을 잃어간 나는 나를 위해서, 결국은 나만을 위한 삶을 살려고 하게 된다. 그렇게 나는 이기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 이후의 글들은 많은 다른 글에서 볼 수 있으니, 생략하고, 나는 여기서 핵심만 얘기하려 한다. 어린이 육아의 핵심은 아이에게 누군가를 배려하라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먼저 그 아이에게 하고 싶은 것을 물어보는 것이다. 그것이 어린이 육아의 전부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전창수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