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차원에서는 변화가 일어날 수 없다. 그래서 메타 개념이 있다. 차원은 변화다. 모든 변화는 차원을 낮춘다. 콩 하나에 하나를 더하여 둘이 되는 것은 변화가 아니라 인간의 행위다. 콩이 변했다면 싹이 텄거나 썩은 것이다.
콩은 싹이 틀 수 없다. 물과 햇볕이 없기 때문이다. 존재의 자발적 변화는 차원이 낮아지는 쪽으로만 일어난다. 만약 차원이 높아졌다면 외부에 무언가 하나가 더 있다. 변화의 격발은 높은 차원에서 일어나므로 '메타'라고 한다.
모순 이탈은 계
계의 이탈은 체
체의 이탈은 각
각의 이탈은 선
선의 이탈은 점
변화는 교차와 이탈이 있다. 교차하면 차원이 올라가고 이탈하면 차원이 낮아진다. 존재 내부에서 일어나는 자발적 변화는 이탈 뿐이다. 변화는 닫힌계 안에서 에너지의 모순에서 시작되고 이탈을 일으켜 모순의 해소로 종결된다.
계는 에너지를 출입시켜 모순을 해소한다. 물레방아가 있다면 물이 들어오는 만큼 내보낸다. 그것은 계다. 자연은 계의 밸런스로 존재한다. 모든 존재는 4차원이며 다른 차원의 밸런스들은 변화의 진행과정을 설명하는 도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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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시합이라면 수비수는 상대편 공격수의 공을 빼앗을 수 있다. 그러나 공격수가 공 없이 드리블 할 수는 없다. 공 없이 수비는 가능하지만 공 없이 공격은 불가능하다. 수비는 맨손으로 가능하지만 공격하려면 반드시 도구가 있어야 한다. 공격과 수비는 같은 차원에 있지 않다.
인간은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할 줄 모른다. 인간이 하는 생각은 방어적 사고다. 공격적 사고를 못한다. 도구가 없기 때문이다. 도구가 없어도 방어는 할 수 있다.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면 된다. 방어적 사고는 상대가 주장하는 논리의 헛점을 파헤치면 된다. 공격적 사고를 못한다.
문제를 풀 수 있는 이유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방어적 사고다. 문제를 뒤집으면 답이다. 방어는 상대의 행동에 맞대응하면 된다. 상대를 도구로 삼는다. 공격은 자체 동력이 필요하고 도구가 필요하다. 공격은 수비보다 차원이 높다. 공격은 하나가 더 있다. 메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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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은 성이 앞에 오고 이름이 뒤에 붙지만, 영어는 이름이 앞에 오고 성이 뒤에 붙는다. 만약 한국인이 컴퓨터를 발명했다면 확장자명이 앞에 오고 파일명이 뒤에 붙도록 했을지도 모른다. '아무개.hwp'가 아니라 'hwp.아무개'로 되는 것이다.
그리스어 μετά에서 유래한 메타Meta-는 '다음에, 사이에, 뒤에, 넘어서'의 의미다. 메타는 다음이다. 이름 다음은 성이다. 존재는 성이 있다. 성이 없으면 에너지가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경로가 있다. 그것을 그것이게 하는 그것이 반드시 있다.
형이상학Metaphysics은 '형상 위의 것'이다. 때로는 앞에 오고, 때로는 다음에 오고, 때로는 그 위로 넘어서 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서로 공유하는 것이다. 메타 영역은 공유된다. 식구들은 성을 공유한다. 그것은 닮음이다. 식구들은 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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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은 신이 없다. 귀신은 영靈, 혼魂, 백魄, 정精, 기氣로 이루어져 있는데 햇볕에 마르고 바람에 날려서 사라진다. 원한을 품으면 울혈이 생겨서 오래간다. 국가를 세우는 등의 큰 업적을 세우면 사방의 기운이 모여들어 음의 기운인 귀鬼보다 양의 기운인 신神이 강해져서 오래도록 제사를 받아먹을 수 있지만 결국 사라진다.
서구의 신은 히어로에 가깝다. 아킬레스나 오디세우스는 신이다. 클레오파트라 역시 신이다. 신과 결혼하려면 자신도 신이 되어야 한다. 카이사르는 신이 되려고 하다가 죽었다. 이는 기독교의 절대자 개념과 다른 것이다. 전지전능한 신은 서구에 없었는데 아케나톤의 일신교 이후 여러 종교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것이다.
신 개념이 왜 생겼을까? 메타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메타 영역은 복제된다. 닮는다. 인간이 서로 닮아야 할 필요성을 설명하려고 신 개념을 생각해낸 것이다. 신은 우주를 이루는 근원의 닮음이다. 닮음에서 다름이 나왔고 신에게서 인간이 나왔다. 닮음과 다름을 연결하는 메타 영역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인간은 신이 될 수 없지만 신을 실천할 수 있다. 초인이 될 수 있고, 히어로가 될 수 있고, 지성인이 될 수 있다. 더 높은 단계로 상승할 수 있다. 메타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닮음 영역이 존재하고 공유 영역이 존재한다. 달리는 버스의 운전석이 비어 있다면 당신이 그 자리에 앉아야 한다. 훈련된 사람이 그렇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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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맞는지 틀리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것은 상호작용 과정에 검증된다. 중요한 것은 아무도 하지 않는 생각을 먼저 했다는 사실이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처음 간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데이터 영역 위의 메타 영역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메타 영역은 복제된다. 우리가 얻으려는 힘은 복제의 효율성에서 나온다. 그것은 생각에 대한 생각, 존재에 대한 존재, 지식에 대한 지식이다. 사물 위의 사건이고 물질 위의 에너지다. 의사결정이 변화에 앞선다. 그것을 그것이게 하는 그것이 먼저다.
맹지에 집을 지을 수 없다. 길이 열려야 집을 짓는다. 길이 먼저다. 본문에 앞서 목차가 있고 내용에 앞서 형식이 있다. 사람은 이름이 먼저 불리고 개는 목줄이 먼저 채워진다. 객체에 앞서 주체가 있고 논리에 앞서 직관이 있다. 메타 영역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