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은 남자들에겐 질투와 선망의 대상이자 여자들에겐 가지고 싶은 엄친아, 완벽남으로 보이지만, 다 잘해주는 것 같아보여도 그저 사회생활 일 뿐이다.
자기 사람한테는 모든 걸 다 걸고 한없이 따듯하게 대하지만, 자기 사람에게 해를 가하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해서 응징하고야 마는 성격이다.
그리고 그러한 성격 탓에 홍설과도 계속해서 갈등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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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유정이라는 캐릭터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다른 남성 캐릭터들과는 색다른 매력이 느껴지기 때문에 선택하게 되었는데요.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백인호’와 같은 남성이 흔히 나타나는 츤데레 캐릭터라면, 유정은 소시오 패스적인 성격을 지녔으며,
극한으로 이성적인 남자지만 사랑하는 사람 앞에선 한없이 감정적인 성격을 드러내는 것이 독특하고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 대학교 안 / 밤
동기와 발표 준비 중인 유정,
무언가가 보이지 않는 듯 찾기 시작한다.
동기 왜그래? 뭐 없어졌어?
유정 (가방을 뒤적이며) 어. 마케팅 자료 프린트
동기 아 그거 도현 선배가 보는 것 같던데...
유정, 도현에게 전화를 걸고,
전화를 받은 도현 주변이 시끄럽다.
유정 여보세요?
도현 어~ 유정. 어쩐 일이야?
유정 제 자료가 선배거랑 섞인 것 같아서요. 마케팅 자료 프린튼데
도현 잠깐만...
그때, 수화기 너머로 ‘홍 후배, 한잔 더’라는 말소리가 들리자
그 소리에 집중하는 유정과, 동기.
도현 어 있네, 내가 가지고 왔다. 어떡하냐?
유정 제가 그쪽으로 갈게요.
전화를 끊는다.
동기 뭐야. 홍 후배도 거기 있대?
유정 그런가봐.
동기 아... 진짜 위험하다 하필 그런 쓰레기 새끼랑
유정 쓰레기?
동기 걔가 1학년때부터 유명했잖아, 여자관계 더러운 걸로, 술 먹이고 필름 끊기면 모텔 데려가 가지고.. 설이한테 되게 느끼하게 인사하더라고 그때
유정 (황급히 가방을 챙기며) 나 먼저 간다.
#@. 술집 안 / 밤
잔뜩 취한 홍설을 음흉하게 바라보는 도현,
졸고 있는 홍설 눈 앞에 손가락을 튕기며 잠을 깨운다.
도현 괜찮아?
홍설 네. (자리에서 일어나며) 저 이만 가보겠습니다.
상철 어우야. 가는게 어딨어, 이제부터 시작인데! 홍후배.
홍설 선배, 발표가 코앞이에요, 예? 제가 부탁드린 자료 좀 보내주세요. 제가 취합 다 할게요. 선배 재수강이시잖아요!
선배님 때문에 조원들이 싹 다 지금 피해를 보고 있어요. (손을 싹쌀빌며) 제발 살려주십쇼.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
상철 홍후배~ 알았어.
도현 (벌떡 일어나며) 그래, 선배가 좀 살려주세요. 예? (설이를 자리에 강제로 앉히며) 설아, 설아 잠깐만, 앉아볼까? 잠깐만 잠깐만,
(술을 건네며) 설아, 우리 딱 한모금만 더 마시고 일어나자,
홍설 아니요, 가는 게 좋겠어요.
자리에서 일어나는 홍설
도현 (같이 따라 일어나며) 어 그래. 그러면은 내가 데려다 줄게, 내가 데려다 주면 되겠다.
두 사람 뒤로, 가게 안으로 들어오는 유정이 보인다.
유정 선배, 선배도 꽤 취한 것 같은데 설이 제가 데려다 줄게요.
유정, 홍설을 부축해 밖으로 데리고 나가고
그 뒷모습을 허탈하게 바라보는 도현.
#@. 거리 / 밤
홍설의 양쪽 어꺠를 잡고, 어디론가 데려가는 유정.
홍설 (취한 목소리로) 아 선배, 저 걸을 수 있어요
유정 스스로 잘 챙기라 그랬지, 너 진짜 험한 꼴 당해봐야 정신 차릴래?
홍설 선배 왜 여기에..
유정 (화내며) 왜 거절을 못해! 야, 남들이 다 네 맘 같은 줄 알아? (더 크게 화내며) 절 때 안 그래! 씨...
홍설 상철 선배가.....
유정, 택시 앞에서 홍설을 거칠게 붙들고 서는
홍설 (유정의 손을 뿌리치며) 아..아파요
유정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
홍설 아니.... 아 선배!
유정, 택시 문을 열고, 홍설을 태운다.
유정 (택시 기사님께 돈을 건네며) 잘 부탁드립니다.
홍설 (창문에 붙은 채 유정을 바라보며) 아..저 잠깐 선배.. 그런게 아니라.
떠나는 택시를 뒤로 하고, 분노에 찬 표정으로 어디론가 걸어가는 유정
도현 (버럭) 야! 너 뭐냐? 애들이 착하다, 이쁘다, 잘한다 해주니까 이제 눈에 뵈는게 없지? 어? 아니 니가 뭔데 작업 다 걸어 놓았는데 껴들어서...!
유정 (사늘하게) 다른데서야 뭔 짓을 하든 뭐라할 순 없지만, 적어도 교내에서 만큼은 안그랬음 좋겠는데.
도현 (어이없다는 듯 씩 웃으며) 뭐?
유정 방학때 인턴 한다면서요. 그 회사는 알아요? 선배 이러고 다니는 거?
도현 야~ 이제보니 유정 모냥 빠지네, 근거 없는 협박질을 다하실까?
유정 (여유롭게 웃으며) 되나 안 되나 한 번 해볼까요?
도현 (헛 웃음치는) 하..
유정 (아는 게 있는 듯 여유로운 표정) 선배가 워낙 흘리고 다닌 게 많아서..
도현 너 설마.. 홍설 쟤 때문에 이러는 거냐?
유정 (표정 변화 없이) 보고 있기 역겨워서요. 제가 비위가 좀 약하거든요. 알아들었음 조심하세요. 평생 취직도 못하고 백수로 지내고 싶지 않으면
자리를 뜨는 유정,
도현, 더 이상 아무 말도 못하고 화를 억누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