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인천의 작지만 커다란 한걸음.

[사월]

# 우리가 사상 첫 원정 16강에 올라가 너무나 행복한 이 마당에 조금 뜬금없지만 생각나는게 있어서 사월분들과 생각을 나눠보고자 몇자 적어 봅니다. 

"That's one small step for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 Neil, Armstrong

인천은 참 재미있는 구단입니다. 멋드러진 수염을 기른 장외룡 감독님과 선수들이 시민구단 최초 정규 리그 통합1위를 차지하고도 챔피언 결정전에서 울산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던 한편의 드라마와도 같았던 2005시즌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로 k리그를 다룬 영화 '비상'이 만들어 지기도 했죠. 뭐랄까 영화라기보단 인천의 2005 시즌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웠고 대중적인 흥행은 없었지만 리그를 배경으로 제작된 작품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비상에서 그들이 보여준 열정, 땀과 눈물은 축구를 사랑하고 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어떤 대작 영화보다 깊은 감동을 줬었죠. "우승은 줘, 준단 말이야. 근데 적어도 관중들 앞에서 축구는 제대로 해야할거 아냐!" 장외룡 감독님의 절규가 귓가에 멤도는듯 하네요.

리그에서는 보기드문 동유럽 커넥션도 특별합니다. 국내 리그팀을 거쳐간 외국인 선수는 대부분 브라질 출신이었죠. 과거 로얄즈의 샤샤, 마니치, 뚜레 수원의 바데아, 올리, 마토 전남의 네아가 등 적지 않은 동유럽 선수들이 리그를 호령했었지만 인천은 유독 동유럽 출신의 외국인 선수가 많았습니다. 이번 시즌도 코로만, 차디 두명의 세르비아 출신 외국인 선수가 있구요. 얼마전 개인 사정으로 사임하신 세르비아 출신의 패트코비치 감독님의 후임도 보스니아 국적의 아마르 오심이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영입이 확정된 새 외국인 선수도 보스니아 국가대표 출신의 사미르 베크리치 선구구요. 이쯤 되면 인천의 동유럽 사랑은 대단한 수준을 넘어 인천을 상징하는 하나의 특징이 돼버렸습니다. 성격은 전혀 다르지만 바스크 순혈주의를 지향하는 빌바오 처럼 인천 외국인 선수 = 동유럽 출신 이라는 하나의 전통을 만들면 재미있을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골이 터지면 울려퍼지는 마치 한국판 초대형 부부젤라로 부는것 같은 소리의 뿌우~~~~~'ㅅ' 뱃고동소리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인천의 특징이죠. 그리고 요즘은 잘 모르겠고 과거 인천의 경기를 보다보면 유독 돋보이는 분이 계셨죠. 특유의 고주파수의 목소리를 내뿜으며 인천을 외치던 8옥타브소녀 였던가요? 정말 시끄러운 경기장에서도 그분 목소리는 확실히 들렸었는데 요즘도 경기장에 자주 오시는지 궁금하네요. 2012년 완공 목표로 건설 중인 아름다운 숭의 아레나 파크도 새로운 인천의 상징이 될 준비를 하고 있구요.

이처럼 재미있고 리그 시민구단의 모범적인 발전상을 보여주는 인천UTD. 그런 인천이 또 하나의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바로 코스닥 상장입니다.

스포츠 구단으로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인천의 코스닥 상장에 관하여 그가 갖는 의미와 과제를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는 인천 구단 자체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다른  k리그 구단들 그리고 리그의 전반적인 현실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죠. 경제, 경영 전공자도 아니고 사안별로 감히 구체적으로 들어가지는 못 하지만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코스닥 상장은 대략 외부감사, 대표주관계약체결, 명의개서 대행계약 체결 등 사전준비를 마치고 예비심사청구서 제출 -> 상장예비심사 -> 상장위원회 심의 -> 예비심사 결과 통보 -> 주식 공모 -> 상장신청서 제출 -> 상장승인 통보 -> 코스닥 상장 후 매매가 시작 되는 재미 없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인천은 상장의 형식적인 요건을 갖추고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상태이고예비심사에서 시장성, 수익성 등 질적인 요소를 판단해 상장의 가부가 결정 나게 됩니다. 인천은 이미 시민주를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면 별도의 주식 공모 절차 없이 매매가 시작 된다고 하네요.

그러면 인천의 코스닥 상장이 갖는 의미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먼저 상장을 위한 형식적 요건을 갖췄다는 것이 가장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본잠식 문제를 해결했고, 최근 사업년도 경상 이익이 발생했고, 자기자본이익률을 달성하는 등 한국거래소에서 요구하는 코스닥 상장 요건을 만족시켰다는 것이니까요. 국내 프로구단이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데 반해 인천이 흑자 경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수익 구조상의 문제는 아래에서 다시 이야기 하겠지만 그래도 의미 있는 일 이라는 점은 확실하죠.

기업공개를 통해 개방적인 구단운영을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AFC의 요구로 명목상 상무를 제외한 14개 구단이 법인 등록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당해년도 회계자료를 공개하는 구단은 일부 시민, 도민 구단에 불과합니다. 구단 운영에 관한 모든 것이 베일에 쌓여있죠. 예산은 어떻고 어떤 식으로 수익을 발생시키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어디에 어느 정도 지출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가령 국내 구단들은 선수가 이적을 하더라도 그 이적료 및 계약 사항에 관한 부분은 상호 합의 하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례처럼 돼버렸는데요. 유럽에서는 선수들의 이적과 그 이적료에 관한 부분이 주요 뉴스 중 하나 인데 반해 작은 이슈 하나라도 더 뉴스화 시켜서 리그의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야 하는 K리그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습니다. 그저 누가 가는구나, 누가 오는 구나 할 뿐이죠. 뭐 이적에 관한 부분은 하나의 예일 뿐이고 중요한 것은 상장이 이루어 지면 경영의 주요 사안에 관해 주주에게 공시를 통한 보고를 해야하고 따라서 구단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겠죠.

인천의 코스닥 상장을 위한 준비 가운데 보여준 자생의 노력은 국내 프로구단의 운영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프로구단들은 그 출범부터 대기업의 홍보수단,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의 운영이었습니다. 지금도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모기업으로 부터 지원 받아 구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틀을 살짝 깬 것이 지자체 주도로 시민주를 공모해 창단한 시민구단, 도민구단이었죠. 그런데 시민구단도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고 일정부분 지자체의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독자적인 사업체라고 볼 수는 없을것 같습니다. 지자체 공무원들에게 시민주 강매, 시즌권 강매 이런 안 좋은 이야기도 있구요. 인천의 노력을 통해 스포츠 구단이 기업의 홍보 수단이나 시민, 도민 화합 차원의 운영이 아닌 하나의 독자적인 사업체로 인식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가해 봅니다.

그밖에 상장 될 경우 자금 확보가 용이해 진다는 점, 국내 최초의 스포츠 구단 코스닥 상장이라는 뉴스를 통한 구단의 인지도 향상, 주가 등 구단 정보가 경제지 및 기타 홍보매체를 통해 투자자에게 제공됨으로 인한 홍보 효과, 인천 구단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자부심 향상 등의 

효과도 생각해 볼 수 있겠네요.

프로스포츠 구단이 코스닥 상장을 시도하는 것은 분명 신선하고 새로운 것입니다. 상장의 성공 여부에 관계없이 치열한 자생의 노력을 보이는 인천의 이러한 구단 운영은 힘겨운 k리그의 상황속에서 리그팬의 한사람으로 매우 고무적이고 희망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인천은 외관상 흑자를 달성하고 있는 성공적인 길을 걷고 있는것 같지만 위 표에서 보여주듯이 수익 구조에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는 k리그의 현실과 맞물려 리그의 모든 구단들이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이자 연맹과 k리그 각 구단의 자생의 의지와 노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제입니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마련해야 합니다. 비교 대상이 아무래도 이미 100년 이상 그 체계를 정립해온 유럽 구단들이 될 수 밖에 없는데요. 유럽 구단의 경우 중계권료가 비정상적으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세리에A 몇몇 구단을 제외 하고 입장수입, 중계권료, 스폰서 및 구단상품 수입 크게 세가지가 전체 수입을 삼등분 합니다. 

유럽 구단의 수익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 하는 것이 TV중계권료 입니다. 자국 리그 뿐만 아니라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게 되면 추가로 막대한 금액의 중계 수입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는 1부 리그에 머물러야 하고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거머 줘어야 할 분명한 이유가 됩니다. 인천의 전년도 중계권 수입은 보시는 바와 같이 사업보고서에서 빠져 있습니다. 전전년도 중계권 수입이 5천만원인 것을 보니 아마 비슷한 수준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전체 매출에 비해 굉장히 미미한 수준이죠. 이것은 시사하는 바가 굉장히 많습니다. 함께 고민해 봐야 할 문제이고 다음에 다시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것 같네요.

인천은 전체 수입 중 광고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이 너무 높습니다. 실제 인천의 매출액 중 광고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은 80% 이상입니다. 안종복 단장님의 스폰서 유치를 위한 노력이 있어 가능했던 일이고 안상수 전임 시장이 이에 도움이 됐음은 어느정도 알려진 사실이죠. (뭐 시정에 관한 부분은 차치하고 말이죠 ㅋ) 인천이 신임 시장 취임 후 어려워 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코스닥 상장과 숭의 아레나 완공후 계획 중이던 각종 수익 사업은 물론 스폰서 유치와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송영길 신임 시장님이 부디 인천UTD의 발전에 관심을 갖어 주시길 바라며 아무튼 구단 수입의 다원화가 필요합니다. 입장수입, 상품 판매 수입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은 구단의 주요 수입원인 스폰서를 유치하는 데도 복합적으로 결합된 요소들입니다.

축구 관람이 아직 생활 속에 스며든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지 못 하고 있습니다. 영화나 각종 공연, 게임 등 다른 즐길 거리가 너무 많죠. 아래에 다룰 입장 수입과 상품 판매에 관한 이야기는 수익의 스펙트럼을 넓히는데 있어 축구 시장이 매우 협소하다는 치명적인 핸디캡이 있음을 기저에 깔고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축구, 야구 편가르기 좋아하는 일부 야구팬들이 k리그는 관중수 뻥튀기를 한다, 공짜표를 막 뿌린다 하면서 프로축구를 비하하는 근거로 내새우는 것 중 하나가 객단가입니다. 그런데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이것은 k리그 비하의 자료가 아니라 리그의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객관적 사실입니다. 객단가는 축구에 대입해 보면 구단의 시즌 입장 수입을 총 관중수로 나눠 관중 1인당 지불하는 입장료를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여담이지만 과거 고 노무현 대통령 재임 중 사람들이 유행어 처럼 하던 말이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였습니다. 주요 보수 일간지의 한결 같은 깍아 내리기 보도에 숨겨진 팩트는 무시하고 그저 입버릇 처럼 노무현 노무현.. 어떤 대상을 비난을 하더라도 최소한의 사실 관계는 알고 있어야 하고, 혹은 비난 하는 이에게 대처 하기 위해서도 어느 정도 현실을 인지 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축구를 비하하는 저런 말들을 숨기고 외면하고 무시한다고 현실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어떤 비판과 비난에도 그저 우리 k리그가 최고임! 하고 귀를 막아 버린다면 대륙의 1파운드 사나이 하오하이동과 다를게 없겠죠. 리그에 대한 애정이 있고 발전을 원한다면 그것이 치부라 해서 감추고 외면하려고만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인터넷상에 돌아다니는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의 객단가 비교는 감사보고서나 사업보고서가 공개된 일부 구단들의 입장 수입과 발표된 관중수를 기초로 계산된 것 입니다. 전자공시시스템 DART (http://dart.fss.or.kr/) 에 공시된 자료를 참고로 인천의 전년도 입장 수입과 관중수로 계산해 보니 허황된 자료는 아닌것 같습니다. 전년도 입장수입 5억 8천여 만원에 객단가 3097원, 올시즌 1분기 입장 수입 2700여 만원에 객단가 795원 이었습니다 (보통 1분기 입장 수입에 시즌권 수입이 포함 되는 것이로 알고 있는데 인천의 이번 시즌 1분기 객단가는 이상하리 만큼 낮더군요). 다른 구단들의 자료는 계산을 안 해 봤는데 아마 다른 구단들도 인터넷 상의 자료과 차이가 없을것 같습니다. k리그 구단들의 입장 수입은 전체 매출에 비해 굉장히 낮은 수준이고 객단가는 더 심각한 수준입니다. 흔히 이야기 하는 관중수 뻥튀기가 살짝 있거나 유료 관중수가 그만큼 적다는 말이 되겠죠. 초대권 일명 공짜표가 문제가 됩니다. 초대권은 어느 프로 스포츠에나 존재합니다. 물론 프로야구도 예외는 아니죠. 다만 프로축구는 그 비율이 다소 높습니다. 그것을 보여주는 근거가 되는 것이 바로 객단가구요.

물론 리그의 구단들이 어떻게 해서든 관중들을 경기장으로 끌어모아 한명이라도 더 많은 고정팬을 만들어야 하는 이제 막 커나가는 어린 구단이고, 되도록 많은 관중을 유치해 언론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유도하기 위한 고육지책 이라는점 등 그 이유는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리그의 상품 가치를 높이기 위해, 구단의 재정적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그리고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마련하기 위해 초대권의 비중은 점차 줄여나가야 합니다. 혹자는 안 그래도 몇몇 경기장은 관중이 얼마 안 되는데 초대권마저 줄이면 어떻게 되겠나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구단들은 사람들을 경기장으로 불러 모으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나요?

k리그 경기장에는 많은 이벤트들이 펼쳐집니다. 인기 가수를 초대해 하프타임에 공연을 하고 유명인사를 초청해 시축, 경품추첨과 그밖에 팬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합니다. 물론 좋은 방법들 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단지 신제품의 런칭쇼에 초대 하는 유명 연예인, 모터쇼를 빛내주는 레이싱 걸에 불과하다는 생각입니다. 아무리 유명 연예인이 온들 아름다운 레이싱걸이 있다 한들 신제품이 매력이 없고 자동차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과연 그것들을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까요? k리그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조금 더 기본적인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얼마전 애플이 아이폰 4G를 발표했었죠.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애플 제품에는 어디에나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 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그들이 만든 디자인이라는 점을 강조 하고 있고 저를 포함한 많은 애플 매니아들은 애플의 로고에 그 특유의 디자인에 열광합니다. 디자인은 제품에 대한 첫인상과 호감도를 결정하고 상품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됐습니다. 사람들은 디자인에 민감하게 반응 합니다. 바야흐로 디자인의 시대, 디자인의 세상아니겠습니까?!

축구는 구단 자체가 하나의 상품입니다. 경기력이라는 내용물과 잘 디자인된 포장으로 감싼 하나의 상품이죠. 축구단이라는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팀에 대한 호감을 갖게 하고 운동장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것입니다. 삼성이 갤럭시s 의 s를 따서 이순신폰이라는 애칭을 붙여 소위 애국 마케팅을 한다고 해서 아이폰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갤럭시s 를 선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축구도 마찬가지죠. 축구단이 지역 연고를 채택하고 구단의 이름을 그 지역의 지명으로 짓는다고 해서 사람들에게 무조건 축구단이라는 상품의 구매를 강요할 수는 없는 일 입니다. 축구팬도 하나의 소비자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됩니다. 지역의 소비자를 디자인에 매료시키던지 성능을 만족시키던지 해야 그분들이 구매 욕구가 생기고 지갑을 열지 않을까요? 여기서는 사람들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개선 돼어야 할 수많은 요소 중 구단의 외관, 디자인에 관하여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축구는 녹색의 그라운드, 구단을 상징하는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 아름다운 경기장,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들이 어우러진 하나의 상품이고 작품입니다. 새롭게 리그로 끌어들여야 할 사람들에게 이런 요소들의 디자인이 구단에 대한 첫인상을 결정하고 새련되고 깔끔한 디자인이라면 팀에 대해 호감을 심어주고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것 하나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엠블럼과 유니폼은 구단의 얼굴과도 같습니다. 각종 상품을 만드는 기본 틀이기도 하구요.

  엠블럼의 색채는 유니폼 색채로 이어집니다. 개인적으로 모든 상품의 최우선 고려 요소는 디자인이고 그중에서도 색채는 선택의 결정적 요소가 됩니다. 색채는 인간의 감성에 직접적으로 호소하고 디자인을 완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죠. 제가 리그 구단들에게 갖고 있는 가장 큰 불만중 하나가 유니폼 색을 선택하는데 너무 무성의한 것 같다는 것입니다. 색채심리학적으로 대중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컬러가 있을텐데 말이죠. 막말로 빨간색이라고 다 같은 빨간색이 아니지 않습니까. 

유럽의 명문 구단들과 똑같은 엠블럼 똑같은 유니폼이길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최소한 사람들이 외면하는 것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안타깝지만 리그에는 제3자가 (여기에는 구단에 아직 호감을 갖고 있지 않은 연고 지역의 팬들도 포함 될 수 있겠네요) 보기에 고개가 갸웃거리게 하고 개선이 됐으면 좋겠다 싶은 몇몇 구단이 있습니다. 조금만 신경을 쓰면 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호감을 갖게 할 수 있을 텐데 말이죠 ㅜ. 엠블럼 교체와 유니폼 디자인 변경으로 구단 이미지의 극적인 변화를 가져온 대표적인 구단이 경남 아닐까요? 군함이 날개 엠블럼과 주황색 스트라이프 유니폼 시절의 경남은 음.. 뭐랄까.. 조금.. 음.. 썩 세련된 이미지의 축구단은 아니었습니다 ; 하지만 2010 시즌을 맞아 엠블럼 교체는 물론 유니폼 디자인 변경 등 대대적인 구단 CI변경을 단행 했고 창원축구센터 개장, 조광래 유치원의 돌풍과 맞물려 리그에서 손꼽히는 구단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덫붙여 새로 창단하는 광주시민구단에 한가지 바램이 있다면 광주는 타이거즈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한 도시입니다. 광주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멋진 디자인 부탁드립니다 ㅜ.

유니폼은 색의 조합, 엠블럼, 스폰서 마킹, 각종 패치, 백넘버와 이름의 폰트 등 요소들의 크기, 배열에 이르기 까지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는 하나의 작품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지역 구단의 아름다운 유니품을 입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특별함을 느끼게 해야 합니다. 구단의 외형이 지역 팬들이 마음을 주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지만 선택의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는 있습니다.

이러한 세련된 구단의 CI는 대중의 호감을 살 뿐만 아니라 상품 판매와도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K리그 구단들의 상품 판매를 통한 수입은 미미한 수준입니다. 지난 시즌 인천의 상품 판매 수입은 8900만원 올시즌 1분기 상품 판매 수입은 1400만원 이었습니다. 일단 우리의 축구 시장이 협소한 것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각 구단의 온라인 쇼핑몰을 둘러보면 그나마 수원, 상암 정도를 제외하면 상품의 종류도 턱없이 부족하고 판매되는 상품도 과히 구매욕을 불러 일으키지는 않습니다 (인천만을 특정한 것은 아닙니다 :D). 

단순히 상품에 구단의 엠블럼을 새겨 넣는다고 해서 이를 기꺼이 사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물론 구단의 충성심 높은 팬들은 다를수 있겠지만요.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하지 않습니까. 구단 상품을 하나 사볼까 하다가도 매력적인 디자인이 아니고 투박하고 촌스럽다면 구단을 사랑하는 마음보다 사용하기 민망함이 더 커 구입이 꺼려질 수 있습니다. 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유럽 국가나 명문 구단의 유니폼 혹은 관련된 상품을 사용하는 것은 그 자체로 실생활에 사용하기 무리없는 제품이기 때문이죠. 

실생활에 밀착된 다양한 상품이 더 많이 개발 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기왕이면 세련된 디자인으로 축구에 연결시키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사용하기에 부끄러움이 없는 옷이 되고 악세사리가 되고 생활용품이 됐으면 합니다. 축구장 안에서야 어떤 옷을 입고 어떤 물건을 사용 하더라도 상관 없지만 축구장 밖에서는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사람들의 시선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멋진 디자인과 세련된 색의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축구가 축구장 안에서 만이 아니라 밖에서도 어색하지 않게 하는 것 그것이 k리그를 익숙하게 하는 것이고 k리그가 생확속에 스며들게 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지난번에 축구에 관심이 별로 없는 친구와 고창현 선수가 결승 골을 넣었던 포항 대전 경기를 보다가 대전 어웨이 유니품 상의를 보고 디게 이쁘다고 칭찬을 하더군요. 저도 처음 보는 순간 오 이쁘네 하고 생각했구요. 만약 내가 대전 

팬이었다면 꼭 하나 샀겠다 싶더군요. 대전에 전혀 관심이 없고 관련이 없는 사람이 보고 칭찬할 정도로 정말 깔끔하고 이쁜 유니폼이었습니다. 그런 식의 디자인으로 평상복으로 입기에도 무리 없는 pk셔츠 같은 상품을 만든다면 호응이 상당할 텐데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각 구단에서는 잘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네요.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습니다.

구단은 매력적인 디자인의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하나라도 더 많은 상품을 한명이라도 더 많은 지역의 팬들에게 판매를 해야 합니다. 구단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비단 구단의 수익을 올리는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꼬꼬마 시절 부모님이 해태타이거즈 가방, 모자, 셔츠 등 이것저것 사주신 적이 있는데 어쩌면 그때부터 저는 타이거즈 평생 팬이 돼버렸는지 모릅니다. 내가 입은 옷에 새겨진 호랑이와 똑같은 것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TV에 나오고 경기장에서 뛰는 것을 보는데 어찌나 가슴이 뛰던지요 ㅜ 

k리그 경기 보러 가는 것 K리그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직 낯선 일 입니다. k리그와 구단이 지역민에게 익숙하고 자연스러워야 합니다. K리그가 사람들에게 익숙해 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무래도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겠죠. TV에서 신문에서 리그 이야기가 자꾸자꾸 나오면 익숙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과거 황우석 열풍이 불었을때 전국민이 ES Cell 전문가가 됐던거나 피겨의 불모지나 다름 없는 한국에서 트리플 악셀, 러츠, 토룹 같은 기술 이름이 낯설지 않은 것을 보면 미디어에 의한 반복 노출 효과가 참으로 대단한 것임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K리그가 대중매체에서 갖는 위상이란 참담하기 그지 없는 현실이죠.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오프라인으로도 얼마든지 리그를 알리는 것이 가능합니다. 과거 인천이 관공서의 공무원들에게 인천의 유니폼을 입혔던것 같은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비슷한 방법으로 사람이 많이 모이는 대형 마트나 극장같은 곳의 직원들에게 유니폼을 입히는 계약도 좋을것 같네요. 이렇게 자꾸 구단을 노출시켜 익숙해지게 만들고 경기장 오는 것이 어색한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이 되도록 해야합니다. 그렇게 관심을 갖고 경기장을 찾은 사람에겐 한번 구경 오고 마는 것이 아니라 내 지역팀에 대한 소속감을 심어줘야 하구요. 경기장에서 구단의 옷을 입고 (레플이나 일반 티셔츠나 종류는 상관 없습니다!) 머플러를 두르는 것, 구단의 엠블럼이 새겨진 물건을 실생활에 사용하는 것이 한두번 관심을 갖고 구경삼아 경기장에 오는 주변인에 머물게 하지 않고 이 팀이 나의 팀이라는 마음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구단별로 경기장에 작은 오프라인 매장을 만들어 상품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할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인터넷으로 제공되는 한정된 이미지만 보는 것보다 직접 보고 만져보면 구매욕구가 상승할 수도 있구요. 맨유의 메가스토어 정도는 아니더라도 경기장에 컨테이너 박스나 천막 같은것 말고 아담하고 깔끔한 매장이 하나씩 생기면 좋겠습니다. 부산 사직구장에 있는 롯데자이언츠의 자이언츠샵이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것 같네요. 물론 기존의 온라인 쇼핑몰 관리도 중요합니다. 더불어 구단 디자인의 일환으로 구단 홈페이지 관리도 신경써서 관리해야할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런데 영세한 구단 살림에 재정적으로 상품 개발, 온라인 쇼핑몰 구축, 홈페이지 관리 등에 어려움이 있다면 프로연맹 차원에서 MLB.COM의 방식을 일부 응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MLB.COM 은 매이저리그 30개 구단이 공동 출자해 만든 Major League Baseball Advanced Media 라는 회사에서 관리합니다. MLB 모든 구단의 사이트와 경기 결과, 통계, 뉴스 등의 정보를 통합 관리하죠. 인터넷 중계는 물론 티켓 예매, 상품 구매 까지 MLB에 관련된 모든 것이 MLB.COM 이라는 하나의 사이트에서 이루어집니다. MLB를 제외한 대부분의 프로구단이 독자적인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기는 하지만 K리그가 MLB처럼 하나의 사이트에서 통합 관리를 하면 조금 더 깔끔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않을지, 그리고 인터넷 상의 K리그에 대한 접근성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나아가 리그 전 구단이 공동 출자해서 하나의 쇼핑몰을 운영하고 직접 제작이 아니라 외부 업체와 계약을 맺고 개발하는 식으로 K리그 관련 상품을 제작 판매하는 방법도 한번 생각해 볼만 하지 않나 싶습니다. 

리그 구단들이 하나의 시장의 패권을 다투는 경쟁자는 아닙니다. 물론 리그 및 각종 컵대회에서 실력을 겨루는 경쟁자지만 지역연고를 채택한 이상 축구 시장에서 그들이 최우선으로 노려야 하는 것은 그들의 연고지역입니다. 물론 한 지역에 다수의 구단이 경쟁한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지겠지만요. 연고 지역의 헤게모니를 가져와야 하고 축구시장을 함께 키워야 할 목적의식을 공유해야 하는 동업자이자 동반자입니다. 공동 출자해서 하나의 브랜드로 다양한 상품을 만들고 시장을 넓히는 행위가 그들 연고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스폰서, 관중, 상품은 독립적인 요소가 아닙니다. 복합적으로 결합해 서로가 영향을 미칩니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인기 구단은 자연히 많은 스폰서를 끌어들이고 구단 상품 판매가 늘어납니다. 구단 자체를 매력적인 상품으로 포장하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고 호감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을 불러 모으면 이는 스폰서를 불러 들이는 효과로 이어지구요. 서로가 밀접하게 연결된 부분이죠. 어느 하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주말마다 두시간씩 축구 시합을 하는데 그치지 말고 강원, 경남, 대구, 대전, 부산, 상암, 성남, 수원, 울산, 인천, 전남, 전북, 포항, sk 라는 하나의 매력적인 '브랜드'를 만들었으면 좋겠네요.

인천은 숭의 아레나로 옮기는 날이 안적적인 수익 구조를 마련할 수 있는 원년이 될것 같습니다. 2만석의 숭의 아레나가 다소 작은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전 좌석을 유료관중으로 채우겠다는 계획을 천명하고 있는 것은 굉장히 고무적인 일입니다. 초대권을 없애고 순수 유료 관중을 유치하기 위해 인천지역민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도록 구단의 외관을 좀더 가다듬고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데 조금 더 신경을 쓰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수준급의 선수를 타 구단으로 이적시키는 것은 어찌보면 재정이 영세한 구단의 숙명일지도 모릅니다. 인천은 그동안 많은 선수들을 이적시켜 적지 않은 이적료 수입을 벌어들였고 이는 흑자 달성의 큰 요인이 됐습니다. 하지만 좋은 선수들을 이적시키는 것은 팬들에게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구단의 스타 플레이어가 사라지는 것이고 이는 전력 약화로 이어져 상위권의 성적을 노려볼 수 없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리그의 전체적인 수준이 비교적 평준화 돼 있는 k리그 입니다. 작년 아시아 챔피언이 하위권에 있고 2년전 챔피언이 현재 리그 꼴찌에 머물고 있는 것이 k리그죠. 이제 막 창단한 구단이 몇 년 안에 우승을 노리는 강팀으로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하는 것이 k리그입니다. 그것이 실제로 일어난 것이 2005시즌의 인천이고 2010 시즌 경남 돌풍이죠. 의외성을 높이고 매경기 예측할 수 없는 재미를 주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장기적으로 볼때 매우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신생팀이 강팀으로 성장하는 것은 물론 굉장히 좋은 일 입니다. 하지만 모든 구단이 우승을 노리는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성적을 내는데 앞서 자생이 가능한 탄탄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무슨 소리냐 성적이 좋으면 사람들이 더 많은 관심은 갖고 경기장을 찾을 테니 좋은 성적은 거두는게 우선이다 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어찌 보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제 평소의 지론이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하다못해 고등학생들 수학 과외를 하더라도 언제나 강조하는 것은 기초입니다. 기초적인 미분, 적분을 건너 뛰고 라플라스 변환이나 퓨리에 시리즈를 이해하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월드컵을 보며 리그에는 관심 없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만을 바라는 어쩌면 기초와 기본에 냉담한 이 나라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k리그 기초를 튼튼히 하면 오늘처럼 전국을 축제 분위기로 몰아 넣은 월드컵 16강은 물론 올림픽, 아시안 게임, 아시아컵 등 많은 응용문제를 문제 없이 풀어낼텐데 말이죠 ㅜ). 안정정인 수익을 낼 수 있는 탄탄하고 건전한 구단 운영을 하다 보면 몸집이 커지고 성적은 자연히 뒷받침 되지 않을까요? 이제 K리그 구단들은 수익과 성적의 선택의 갈림길에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미 축구팬들 사이에서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 경기장 이름 사용권(naming right)을 파는 것도 축구계에서 적극 추진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신구장 건축 과정에서 거액에 구장 이름 사용권을 판매한 '알리안츠 아레나'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은 축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입니다. 프로 스포츠의 천국 미국에서는 1973년 '리치 푸드'가 NFL '버팔로 빌스'의 홈구장 이름을 사용한 이후로 프로구장 뿐만 아니라 대학 경기장까지 자사의 이름을 넣으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할 정도로 경기장의 이름을 판매하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 됐습니다. 국내에는 아직 이런 사례가 없죠. 경기장이 국가 소유이기 때문에 지자체와 협의해 경기장 이름 판매로 일정 수입을 올리는 것도 이제는 시도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세금으로 지어진 경기장이고 축구단이 그 경기장을 사용함으로써 불러들인 수익이니 경기장의 이름을 팔아 수익을 분배하면 서로 윈윈이 아닐까요? 

그리고 빅버드, 스틸야드, 전주성 같은 애칭을 가진 경기장도 있지만 말 그대로 애칭일 뿐입니다. 정식 이름은 무슨무슨 월드컵 경기장. 공설운동장이죠. 너무 천편일률적이고 무미건조하지 않나요? 올드트래포드가 '맨체스터 공설운동장' 누캄프가 '바르셀로나 월드컵경기장' 이었으면 그 경기장들이 지금처럼 유명해지고 맨유와 바르샤의 또 다른 이름이 될 수 있었을까요? (다른 경기장들과 차이도 없고 똑같은 이름이었으면 말이죠) 거창한 외국식의 이름을 짓자는 것이 아닙니다. 재미 없는 똑같은 이름의 경기장 말고 독특한 이름의 경기장으로 다른 구단들과 차별화를 둬서 작은 부분이지만 조금이라도 더 리그를 다양하고 풍성하게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를 위한 방법 중 하나가 경기장 이름 판매를 이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최근엔 경기장 명칭 사용권이 연 평균 200만 달러가 넘는다고 합니다. MLB 뉴욕 메츠가 시티 그룹과 연간 2000만달러에 20년 계약을 맺고 새 구장 이름을 'City Field' 로 사용하는 초대형 계약을 맺기도 했죠. 시장 규모에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미국과 같은 저런 초대형 계약을 바라지는 않지만 우리나라도 

 분명 구장 이름 사용권을 바라는 국내외 기업이 있을 것이고 적절한 수준의 합의를 이루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다른 수입원의 창출 이라는 측면에서 구단의 디자인의 일환이라는 차원에서 진지하게 고민해 봤으면 합니다.

인천의 상장을 바라보며 우려의 시각도 있습니다. 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고 예비심사를 무사히 통과할지도 아직 미지수죠. 상장 되더라도 거래량 저조 및 기타 요건에 의한 상장폐지, m&a를 통한 우회상장에 악용될 염려가 있다는 지적도 있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장을 시도하는 자체로 리그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번 일이 프로축구 구단에 대한 의식 전환의 신호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부천 팬들은 기억하기도 싫은 이름이겠지만 축구판에 잠복해 4년 마다 월드컵 신호가 들어오면 활동을 시작하는 바이러스 와도같은 S그룹이 운영하는 축구단의 K모 님이 부천의 FA컵 준우승 축하연에서 '홍보효과가 크지 않은 축구단을 해체 한다면 모기업에서 좋아할 것이다' '원정 경기에서 부천이 승리하면 그 지역 팬들이 S그룹에 반감을 가질 수도 있기 때문에 그룹에서 은근히 지기를 바란다' 이런 주옥같은 말씀을 하시곤 했습니다.  불과 6년 전인 2004년에 한 구단의 단장이라는 분이 내뱉은 말입니다. 

막말로 축구단을 대하는 이런 상콤한 마인드로 하나의 독립된 '사업체' 로서 축구단의 성장을 바라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모기업으로부터 내려오는 운영비로 홍보나 해주면서 근근히 연명해도 어차피 홍보 수단인데 뭐 어때 이런 마인드로 무슨 비전을 가지고 구단을 운영 하겠습니까.

의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제대로 안 하면 망한다는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축구단이 기업의 홍보 수단, 기업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운영하는 부수적인 단체가 아니라 독립된 사업체로 인식하고 반드시 이익을 내야겠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구단을 운영해야 합니다. 시민구단, 도민구단도 마찬가지 입니다.

 시민, 도민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창단된 구단이 정작 그들에게 인기도 없고 관심도 없고 세금만 잡아먹는 애물단지가 돼서는 안 됩니다. 일식집을 개업했는데 옆건물의 중국집에 밀려 매일 파리만 날리고 하루하루 망해 가는데도 그냥 이 동네 사람들은 일식을 별로 안 좋아 하나봐 하고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합니까? 상호나 간판도 가다듬고 인테리어도 신경 쓰고 홍보도 하고 신메뉴 개발도 하고 어떻게 해서든 중식만 먹는 사람들이 일식도 먹게 만들고 일식에 관심없고 일식집을 낯설어 하는 사람들도 일식집에 오게 만들어서 일식도 맛있고 훌륭한 요리라는 것을 알려야 살아남죠. 만약 리그 구단들이 외부의 지원이 사라져 

그들의 힘만으로 살아 남아야 한다면 무능력한 프런트, 무능력보다 더 악질적이라고 생각하는 현실에 무관심한 프런트를 오냐오냐 하고 그대로 품고 갈까요? 홍보, 마케팅, 상품 개발 그딴것 에는 무관심 하고 경기장에 관중이 오던지 말던지 나몰라라 할 수 있을까요?

프로야구는 사상 유래 없는 흥행 중입니다. 주말이면 야구장마다 사람들로 넘쳐나고 신문, 방송에서는 매일 야구 이야기가 쏟아집니다. 프로축구는 철저히 소외 되고 있구요.. 구단들은 프로야구에 밀려 위기감을 느끼십니까? 위기감을 느낀다면 해결 방법은요? 구단의 재정적 자립을 위한 일련의 노력들이 곧 리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고 관중을 경기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이고 그들을 구단의 충성싶 높은 고정팬으로 만드는 노력이고 결과적으로 프로축구의 흥행을 위한 노력입니다.

k리그의 '기업' 들의 질적, 양적 성장이 이 나라의 축구 산업을 키우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프로축구연맹은 구단들이 축구 산업의 크기를 키우려는 노력에 적극 지원하고 좋은 여건을 만들어 줬으면 합니다. 명색이 프로 연맹이고 프로축구의 흥행과 발전을 위한 단체 아니겠습니까? 개인적으로 바램이 있다면 K리그 시즌 중 유럽 명문 구단을 초대해서 리그 일정을 바꿔 가면서 까지 리그 올스타와의 경기를 주선하는 일은 좀 없었으면 합니다. 도대체 이런 단발성 이벤트 시합이 리그 발전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미칠까요? 유럽 명문 클럽과의 친선 경기를 한다고 리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까요? 오히려 그들의 유명세를 확인시켜주는 들러리에 머물지 않을까요? 리그에 대한 자존심을 세워 주지는 못할 망정 스스로 

 명예를 깍아 먹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K리그의 거대한 도약을 위한 인천의 의미 있는 한걸음에 박수를 보냅니다. 성공적으로 상장 되길 바라고 부디 프로축구 구단 운영의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주길 바라면서.. 

인천과 k리그의 화려한 '비상' 을 꿈꿔봅니다 :)

[사월]

사커월드 보라양님글입니다.

[사월]

http://media.daum.net/breakingnews/view.html?cateid=100000&newsid=20100715115404364&p=soccerworld

보라양님의 글을 사커월드 처음으로 다음의 스포츠섹션에 포스팅하였습니다.

많이 읽어봐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다양한 글도 다음의 스포츠섹션 축구란에 기사로 노출이 가능합니다.

1.되도록 시각이 편향되지 않고.

2.조금은 간단하면서도 명확한 주제의식의 표현

3.맞춤법은 기본

4.K-리그관련글 백배 환영

5.관련된 이미지는 저작권에 위배되지 않는것으로 지원도 가능

보라양님의 글, 많이 누름질하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