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413. 아! 또 그놈의 인터넷 (2)
2020.03.16
한국에서 돌아온 직후 처음 사흘동안은 인터넷 사장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하고 인터넷 없이 지냈다.
사실은 그 때 너무 불안하고 믿을 수가 없어서 나는 부랴부랴 인터넷을 교체해 보려고 PLDT사무실을 찾아갔다.
그게 정확히 지난 해 12월 2일이다. PLDT로 인터넷을 설치하겠다니까 양식을 주면서 써 내라고 한다.
양식이 어찌나 복잡하던지 하나하나 적어내는데도 큰 애를 먹었다. 당췌 무슨 말인지 알수도 없는 문장도 많고 심지어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 이름을 적어내라는 칸도 있다. 왜 하필 어머니며 그게 무슨 소용인지 이해도 안 된다.
두 가지 ID를 요구해서 은퇴비자와 이곳의 운전면허증을 제시했다. 가서 기다리면 연락을 주겠다는 말만 듣고 집으로 왔는데 PLDT에서는 3개월이 훨씬 지나도록 연락이 없다.
그리고는 뜻밖에 다음 날 새벽에 우리 인터넷 한국사장과 연락이 되었다.
그가 보내준 유심으로 무난하게 3개월을 잘 지내면서 오히려 PLDT 사무실에서 한번도 연락이 없는 게 다행일 정도였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나는가 싶더니 이제 막상 또 예고도 없이 인터넷이 끊어지고 더 이상 그쪽 사장과의 연락도 연결도 끊기자 나는 또 다시 PLDT 사무실로 달려갔다. 신청한 지 3개월이 지났는데 왜 소식이 없느냐니까 다시 또 써서 내라고 한다.
그녀는 내 주소를 보더니 이곳은 서비스 불가지역이라고 한다.
내가 벌컥 화를 내며 우리 옆에 두 집이 이미 설치가 끝났다니까 그들의 이름을 묻는다. 확인해 보더니 또 연락을 주겠다고 기다리란다.
전혀 믿음이 가지 않지만 이틀을 더 기다려 보았다. 역시 아무 소식도 없다.
옆집에서는 에이전시에게 부탁해서 2 주만에 설치를 했다기에 그녀의 번호와 메일을 받아서 양식대로 적어보냈다. 두 개의 ID를 포함해서 첨부물이 4가지나 된다. 곧 바로 답이 왔다.
시그네쳐가 빠진 곳이 있고, 플랜을 선택해야 하고, 메랄코 (전기회사) 최근 영수증을 스캔해서 새 첨부물을 세 개나 더 보내야 한다.
인터넷도 안 되는데 스캔도 해야하고 이집 저집 도움을 청하며 하긴 했는데 애를 먹었다.
이름과 사인을 분명히 했는데 빠졌다니 몇번이나 확인을 했고 결국은 뒷장의 깨알같은 문장 중에서 한 군데 찾아냈다.
플랜 선택은 또 뭔지도 모르다가 나중에 보니 케이블 강도인지 가격도 다 달라서 무조건 최고를 선택했다.
고생고생 끝에 보냈는데 다음날 아침에 확인하니 메일이 반송이다. 아, 정말 미쳐죽겠다. 너무 힘들다.
같은 주소가 첫번째는 들어가고 다음날 건 왜 반송일까? 결국은 또 다른 이메일 주소를 받아서 겨우 보냈는데 답이 없다.
주말이니 월요일에나 또 확인을 해야겠다. 목마른 놈이 샘 판다지만 이거야 어디 속 터져서 살 수가 있나? 영어로 해야하니 자세하게 설명도 못하고 물어보는 것도 힘들고 기본적인 질문만 끙끙거리며 가슴만 벌렁거린다.
정말 힘들어 못살겠다. 이게 무슨 죄람! 에라이....
이제껏 몇 년씩이나 이용해 준 고객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전화도 불통으로 만들고 끊어버린 한국사장이 또 정말 원망스럽다. 이럴 수는 없는데!
첫댓글 낯 선곳에서 정말 고생 많으 셨군요.
그런 속을 그래도 혜쳐 나가고 있으니 대단 한 것이죠.
얼다섯번째이군요
해외 이민 생활은 안락한줄 생각했건만
하기야 첫째 말이 잘 통할리없으니까
어려움을 헤처나가는 모습이 대잔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