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1964년 청주 서운동 성당에서 일을 하다가 신부님 방에 돈이 없어졌다고
경찰에 끌려가 애를 먹는데 1964년의 경찰은 오늘의 경찰이 아님니다.
경찰서에서 밤중에 나온 후 저는 신부님에게 가서
손을 들고
"신부님 저는 돈을 훔치지 않았어요 하느님께 맹세합니다"
라고 양심선언을 하였습니다.
이는 매우 중대한 일이기에 신부님은
"아 그러십니까? 난 당신을 맏습니다"
라고 했어야 합니다.
내가 그동안 수많은 신부님들을 겪어 봤지만 이런 신부는 처음 봅니다.
나는 다음날 성당에 사표를 내고 단신 서울로 올라와 엄청난 고생을 합니다.
잘 곳이 없어 남산에 가서 의자에서 누워 잠을 자거나 날이 추우면 산속의 낙엽속에
들어가 잠을 자기 일쑤입니다.
그리고 늦은시간에 식당에 가서 버려질 음식을 얻어 먹습니다.
내가 종로거리를 헤매다가 남산에 가려고 을지로의 지하실에서 나오는데
밤 12시가 가까워 집니다.
이때 어느 건물 아래에 낙엽과 종이들이 바람에 날라는데 거기에 돈이 있음을 발견하고 줏어보니 200환입니다.
1964년 때 200원이라 하지 않고 200환이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나는 큰 재산이기에 소중이 보관하면서 건빵을 사서 식사대용으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