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코스는 지난 번 2차의 도착지점인 창의문(북소문)에서 시작해서 인왕산 정상을 지나 지금은 터만 남은 서대문 돈의문터, 서소문인 소의문터를 지나 남대문인 숭례문까지 걸었습니다.
지난 9월 29일 2차 걷기 후 바로 3차 걷기를 하려고 했는데 부득이한 사정이 생겨 2주가 지나 한양도성에 올랐더니 그 사이 가을이 더 깊어져 있었습니다. 이번 구간은 바위를 타야 한다며 진행자인 ㅈ란샘이 신축성 있는 편한 바지를 입고 오라고 하셨지요. 저는 유니폼인 빨간 체육복 상의에 K2 레깅스와 레깅스용 짧은 반바지차림으로 갔어요. ㅋ 반바지를 거꾸로 입고 서울까지 간 건 안비밀입니다.
오늘은 11명이 인왕산구간을 향해 출발~
출발해서 성곽을 오르다 도로 건너 편의 창의문도 한 번 쳐다봤어요. 도로때문에 끊긴 성곽에 아쉬움을 가져 봅니다. 윤동주 서시 시비에서 잠시 윤동주와 윤동주문학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계속 올랐어요.
오늘은 성곽을 걸으면서 팥배나무가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팥배나무는 열매가 빨갛게 익어야 더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성곽을 오르는 계단은 지난번 백악구간보다 쉬웠어요. 출발한 지 20분쯤 지나 백악산쪽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는 핫플레이스에서 인증샷도 한 컷!!
성곽을 오른쪽에 두고 올라가다 보니 성곽 사이로 목인박물관의 가을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서울인데 서울같지 않은 풍경들을 보면서 계단을 계속 오르니... "숲속쉼터"가 나타났습니다.
"숲속 쉼터" 주변에는 구절초와 꽃향유가 한창입니다. 언제 한 번 오래도록 머물다 가야겠다고 지난 번 갔을 때 생각했는데 이번에도 종착지가 아니라 경유지로 잠깐 머물다 왔습니다. 꼭 한 번 종착지로 오래 머물다 오고 싶습니다
잠시 "숲속쉼터"를 구경했으니 다시 길을 나섭니다. 비슷해 보이는 길들을 표지판을 따라 올라가다 쉼터에서 ㅅ아샘이 준비해온 소시지를 나누어 먹고 힘내서 계단오르기!
계단을 오르니 정상에 가까워지며 바윗길이 이어집니다. 조심조심 앞으로 가며 치마바위도 찾아보고 서울의 모습도 카메라에 담아 봅니다. 드디어 인왕산 정상!!
정상석 위에 올라 기념 사진도 찍고, 정상석 바위에 우리의 그림자도 비추어 봅니다. 정상에서 만난 고양이는 그 곳에 사는 아이일까요? 아니면 아랫마을에서 마실을 온 걸까요?
정상을 봤으니 이제 하산해야겠죠? 하산하기전 옥개석을 살펴봅니다. 성곽에 있는 구멍이 총구멍은 먼 곳에 있는 적을 쏘기 위해 바닥이 일자형인 원총안과 가까운 적을 쏘기 위한 사선형의 근총안이 있다고 ㅈ란샘이 말씀해주셔서 자세히 살펴 보았습니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은 바윗길이라 특히 더 조심조심!! 그런데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이 너무도 멋집니다. 그래도 가야하는 길..
바윗길을 내려와 가져온 간식을 나누어 먹습니다. 오이, 당근, 방울토마토, 파프리카.. 건강한 채소밭입니다. 거기에 망고에 파인애플까지... 내려가서 추어탕을 먹어야 하는데 큰일입니다.
바위에 빨갛게 물든 담쟁이를 그냥 두지 못 하고 사진 한 장에 담아봅니다.
하산하는 길 저 멀리 선바위와 국선사가 보입니다. "선바위를 도성 안으로 할 것인가, 도성 밖으로 할 것인가를 놓고 무학대사와 정도전 사이에 논쟁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무학대사는 선바위를 도성 밖으로 하고 싶었지만 정도전은 불교가 유교를 넘어설 수 없도록 도성 밖에 두고 싶었다"" (18쪽. <한양도성 따라걷는 서울기행> 중에서)고 합니다.
인왕산에는 성곽초소가 있어요. 청와대 경비 목적으로 인왕산과 백악산에 30개 이상의 초소가 있었는데 대대적 정비를 통해 한양도성 성곽에 설치한 경계초소 20개소 중 17개는철거하고 3개소는 성곽 복원을 보여주는 스테로텔링을 위해 남겨주었다고 합니다.
가을길을 따라 내려가면 성곽은 보이지 않습니다. 어느 빌라 주차장 담에 성곽의 흔적만 볼 수 있었어요. 길 위에 순성길 표시와 표지판에 의지해 걷다 어니스트 베델 집터와 홍난파 가옥을 보고 월암근린공원 표지석을 보며 계속 걸어내려갑니다.
그길에 들어서면 아랫부분 일부분만 남은 성곽을 복원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중간중간 성곽이 조금 많이 남은 곳도 볼 수 있었습니다.
오른쪽 강북삼성병원내에 있는 경교장을 보고 다시 정면 도로를 내려다보면 사라진 돈의문 터가 보입니다. 돈의문 터라는 표지석으로 남은 이 곳은 1915년 일제의 도시계획에 따른 도로 확장을 핑계로 철거되었습니다.
가슴 아픈 역사를 뒤로 하고 정동길을 걷다보니 나무들이 예쁜 털옷을 입었습니다. 정동은 이번 주 토요일인 10월 22일까지 "정동연화"중입니다. 가을이 가득한 덕수궁 돌담길입니다.
추어탕으로 늦은 점심을 먹고 덕수궁에서 잠시 휴식을 가져봅니다. 저는 석조전에서 잠시 아버지를 추억했습니다.
ㅈ란샘이 다음 차시 걷기를 조금 줄이기 위해 숭례문까지 걷자고ㅈ해서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표지판이 없으면 찾을 수 없는 성곽길을 걷다 소의문(서소문)터도 만납니다.
빌딩 담에 붙어 있는 설명판으로 이 곳이 성곽이었음을 알기도 했습니다.
숭례문학당 앞에 있는 남지터를 보고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 숭례문을 보러 갑니다. 숭례문에선 수문장 교대식을 볼 수있었습니다.
다음 차시에 만날 약속을 하고 3차시 걷기를 마쳤습니다.
첫댓글 선화샘 예쁜사진 .답사정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