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근성장은 근육에 과부하를 주고 발생한 미세 손상이 치유되는 과정에서 같은 부하를 견뎌내기 위한 근육의 비대해지는 메커니즘을 말합니다. 이는 주로 근육의 부피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지만, 등산과 같은 운동은 주로 부피가 늘어나지 않는 적색근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근성장과 등산은 직접적인 연관이 적어 보입니다. 그러나 근성장은 단순히 근육의 크기 증가뿐만 아니라 주어진 일에 대한 적응 능력의 발달도 포함하므로, 넓은 의미에서 ‘근성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겠습니다.
근성장에는 두 가지의 호르몬(코르티코이트 스테로이드 &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이 작용하는 원리가 등장하는데 그것에 가장 중요한 핵심은 타이밍입니다만, 글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서 보다 쉽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우리는 자영업으로 식당을 하고 있습니다. 비교적 한적한 곳에 아주 작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대규모도 아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마디로 보통 식당입니다. 여느 식당처럼 소수 직원과 적절한 식재료를 부식업체로부터 정기적으로 납품받기도 하고 급하면 근처 마트에서 조달 받기도 하며 운영 중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더니 평화롭던 업장의 환경이 엉망이 됩니다. 일일 방문 손님의 수를 도저히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전에는 한가해서 무료한 종업원들이 쓸고 닦고 아주 반짝이고 손님 한 팀이 와도 친절하게 맞이하고 그랬었다가, 제법 바쁜 날이 이어지더니, 이젠 툭하면 갑자기 그것도 온종일 손님들이 몰아쳐서 정신을 못 차립니다. 테이블을 치우기도 전에 기다리다 지친 손님들이 앉지를 않나 설거지를 못 해서 새로 손님을 받아도 세팅도 못 합니다. 영업 마감은 한참 남았는데 식재료도 떨어지고 그러다보니 어느새 불친절하고 경영은 엉망인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다음 날이 되어도 정신이 없는 건 마찬가집니다. 전날 치우지 못했으니 업장 청소와 밀린 설거지 그리고 식자재업체에서 정기적으로 조달 받는 물량으로 모자라니 평소보다 많은 식재료들을 납품 받아 바쁘게 손질하고 준비합니다. 인력, 설비, 시간 모든 것이 부족한 총체적 난국입니다.
그런데 오늘도 업장 개시와 함께 손님이 물밀 듯 들어옵니다. 여기저기 구인광고하고 마침 비어있는 옆자리까지 확보하여 업장을 확장을 결정하고 그에 맞춰 가구, 설비, 기구 그리고 종업원까지 추가로 채용합니다.
여러분이 이 자영업자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한 쪽에선 공사를 하고 새로 들어온 직원 교육해 가면서 그렇게 영업을 이어가시겠습니까?
정상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업자라면 당연히 고객에게 정중히 양해를 구하고 규모를 확장하는 동안 업장을 닫고 가구 및 설비 설치 및 신규 직원 채용 및 교육 등 업장 정상화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가 하는 운동도 마찬가지 원리가 적용됩니다. 그 운동의 강도에 따라 휴식과 회복이 필요하기도 또 아니기도 합니다. 미세손상이 생길 정도의 강도로 운동을 하면 첫째로 휴식에 필요한 시간을 보장 받기 위해 부신피질호르몬(코르티코이드)은 우리에게는 피로감을 느끼게 하고 그 신호에 순응하여 쉬고 있노라면 염증 치료 및 노폐물을 (12~48시간, 또는 그 이상) 치우고 비워진 창고에 글리코겐도 (10~12시간)채워 넣는 등 회복 단계를 수행합니다. 그리고 연이어 동화작용을 시작하죠. 근육이 약해서 그 부하의 강도가 힘들었다는 판단 아래 단백질을 모아서 근육을 더 크게 키우고 더 강한 자극에 견딜 수 있게 열일합니다. (초회복은 여기서 등장합니다. 초과된 회복으로 한동안 더 큰 자극을 견딘다는 뜻이죠. 설명은 아래 이어갑니다.)
그런데 위 두 가지 프로토콜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근성장을 이루는 중간에 다시 강한 부하가 오면 교란이 생겨서 우왕좌왕합니다. 공사 중인 식당에 손님들이 밀고 들어오는 형국입니다.
산행에 억지로(?) 접목을 하면 힘든 산행을 마치고 다음 날 산행을 시작하면 처음에는 다리가 쑤시고 온몸이 피곤하다고 아우성을 치고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그래도 굳이 강행을 지속하면 어느새 적응을 하는지 통증이 줄어들며 할 만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충분한 휴식으로 피로를 풀고 동화된 근육으로 다시 운동을 이어가는 그룹과 연이은 강행군을 투철한 근성으로 이겨내며 지속적인 운동을 하는 그룹 간에는 그 근육 성장의 질이 다릅니다. 전자의 경우가 훨씬 효율적인 근성장을 이루는 것으로 현대과학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부연하면 우리는 각각 다른 환경을 갖고 살아갑니다. 누구는 전날 30km 산행을 뛰어서 마쳐도 다음 날 아침 아무렇지도 않은데 또 어떤 누군가는 나지막한 동네 뒷산을 가볍게 다녀왔는데도 불구하고 다음 날은 산은 시도도 어려울 만큼 피곤합니다.
각자 자신의 체질과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갖고 현명한 나만의 방법으로 성장을 이루길 바라는 마음으로 의도치 않게 길어진 글 마무리합니다.
첫댓글 근성장의 타이밍 ~~
운동과 휴식은 비례한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운동 후에는
충분한 휴식으로 피로를 풀고
동화된 근육으로 다시 운동을 이어가는 것이
효율적인 근성장을 이루는 것이라니 ~~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정성 가득한 댓글 감사합니다.
저도 궁금했던 부문 이었는데
이번 글에서 해소합니다
감사합니다 ~~~
이론적으로 일반적인 배경은 명확해 보이지만 사실 개인의 차이가 심하기도 합니다. 유난히 회복 기간이 필요한 분도 계시고 또 반대로 회복이란 개념 자체가 와 닿지 않은 분들도 계시죠.
본인이 판단할 문제입니다. 아주 냉정하게.
감사합니다. 노고산 선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