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자유인 87달
○ 김처선이 지은 <왕과 나> 는 왕의 남자 혹은 왕의 비서로 왕의 뒤에서 그림자 정치를 했던 사나이 내시! 그들은 누구인가 소위 구중궁궐 이라고 불리는 대궐에는 약 5백명의 궁녀들과 1백여명에 이르는 내시들이 있었다. 내시들은 어릴때 거세를 당하여 대궐에 들어와 국왕이나 비빈들의 명령을 전달하고 허드렛일을 했지만 종종 왕의 조언자이자 책사로서 활약하기도 했다. 오로지 왕의 총애를 받기위해 일생을 보내고 있는 궁녀들과 연합하여 치열한 권력투쟁을 벌이기도 하고 조정의 인사문제에도 관여했다. 지금으로 말하면 청와대 비서실 이라고 할수 있었으나 거세당한 인간이었기에 국왕이나 사대부,비빈 들로부터 인간 이하의 비천한 자들로 취급당했다.
○ 3월01일 어제는 내 생일기념 저녁식사를 미루다가 둘이 먹는것보다 큰처남 본지도 오래되어 4명이 만나 막 나오기 시작한 주꾸미를 먹기위해 동네 “해송수산”으로 간다. kg에 5만원 간다더니 또 올랐다고 6만원 달라하여 2kg를 주문하는데 양도 많고 머리도 연해 아주 맛이 있다. 집사람 말마따나 흔하고 싸면 맛이 없고 비싸면 맛이 있다는데 청하 두병을 시키니 알딸딸하다. 처남도 5년 다닌 장수 톨게이트가 연말에 끝난다고 걱정이다.
○ 3월02일 상고친구 8명모임에서 지난번 행치봉에 이어 왕복 5시간 두리봉을 가자하여 아침에 아중리에서 만난다. 남자5명 여자2명이 산에 오르는데 1시간만에 행치봉에 도착하니 숨이 찬다. 12시에 두리봉에 도착하여 파전과 김밥,고구마, 빵, 토마토즙으로 요기를 하니 배가 부르다. 16시경 집에 오다 목이 말라 슈퍼에서 막걸리를 한병 사고 집에서 막 담근 김치를 안주하니 술술 넘어간다. 매주 토요일에 만나 등산하기로 하고 지리산 천왕봉도 가기로 결의한다.
○ 3월03일 아침에 공복혈당을 체크해보니 101로 아주 잘 나온다. 역시 어제한 등산이 효과가 있나보다. 집사람과 11시에 안디옥교회를 가보니 본관은 자리가 없어 별관에 처음 가보는데 그곳도 사람들로 꽉찬다. 큰애와 작은애 식구들과 나를 아는 모든이의 건강과 소망을 빌고 무탈함에 감사드린다. 오후에는 10년째 매주 일요일 하고있는 스크린 골프장에서 친구들과 게임을 즐기는데 골프는 하면 할수록 어려운 운동이다. 봄을 맞아 태인퍼블릭에 나가보자고 약속도 한다.
○ 3월08일 집사람 회갑을 맞아 속초 대포항으로 차를 몬다. 중간에 정선을 들러 부꾸미와 나물을 사고 작은애가 잡아준 롯데호텔에 여장을 푼다. 당초에는 농협콘도를 잡았으나 엄마 회갑기념이라고 비싼 호텔을 잡은거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위에 지은 롯데호텔은 일출이 장관으로 대기업에서 이렇게 잘 지어놓으면 영세 펜션은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든다. 대포항에 들러 우럭과 오징어회를 시키니 오징어 대신 한치를 내놓는다. 9층에서 써비스인 와인한병을 먹으려 했는데 연이틀 청하를 먹어 술만 가져온다.
○ 3월09일 아침에 시내에서 전복죽과 돌솥밥을 먹고 해수욕장을 보고서울로 가다가 춘천 소양강에 들러 막국수로 점심을 해결한다. 76년 춘천 103보충대에서 훈련을 마치고 야간에 배를 타고 양구로 이동한 기억이 난다. 4시경 작은애 집에 들러 손자들과 시간을 보내다가 롯데호텔 뷔페에서 큰애내외와 모두 만난다. 랍스터와 대게,양고기 등 배불리 먹고 회갑축하 케이크도 자르고 노래를 부르니 행복이 따로 없다. 1인당 12만원 하는 식사라니 깜짝 놀라고 잠은 큰애 집에서 잔다.
○ 3월10일 아침일찍 일어나 평소 가고싶던 강화도와 석모도를 구경한다. 해안선 철책을 군인들이 지키는걸 보고 분단국가를 느낀다. 식당이 별로 없어 속초 닭강정과 사과, 콜라비로 요기를 하고 내려오는 길에 제부도를 들른다. 바다가 갈라져 차로 섬을 들어가고 나온다. 횟집과 펜션이 많은걸 보니 여름에는 피서객이 많겠다. 1시에 전주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고 스크린골프를 하니 1,200km를 달린 즐거운 2박3일 집사람 회갑여행이 마무리된다.
○ 3월11일 서중친구 허00과 추어탕을 같이한다. 내가 지난달 급체로 고생한 이야기를 하니 자기도 1년전 버쓰에서 실신하고 최근에 강원도 가는 기차에서 맥주 마시다가 어지러워 119 부른적이 있다며 45만원을 들여 건강검진을 했는데 다행히 큰 이상은 없고 노인에게 흔한 “기립성 저혈압”증상이란다. 나이 먹으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여기저기 이상이 나타나며 수많은 병이 있는바 원인을 알고 대처해야 하는게 올바른 자세 아닌가 싶다.
○ 3월13일 오교수 부부와 만나 저녁을 먹는다. 매월 교대로 밥값을 냈는데 자기가 3번내면 한번 내라한다. 부부가 아직 맞벌이를 하고 있고 교수 정년이 1년반이나 남아 있어 여유가 있다며 기분 나쁘지 않게 이야기한다. 친구와 나는 남원 한동네에서 살다 용성초등,전주서중,전주상고까지 같이 다녔으며 나는 농협대를 거쳐 농협에,친구는 전북대를 나와 전북은행에 잠시 다니다가 기전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적성에 맞지 않은 은행을 때려치고 대학으로 옮긴게 탁월한 선택이다.
○ 3월15일 “이처럼치과”가 일이 많아 간호사를 1명 더 뽑아 5명이 된다. 작년 5월 개원초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며 이제는 혼자가 아닌 간호사 5명을 책임진다. 블러그에 쓴 글처럼 “돈을 잘버는 치과”가 아닌 “ 현 위치에서 20년을 하는 치과”가 되기를 원한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살다보니 도움을 줄수도 없고 잘 헤쳐나가기만 바랄뿐이고 그래도 가끔 치과 운영과 관련해 푸념도 하고 상의도 하는 작은애가 고맙기만 하다.
○ 3월16일 장인장모님 제사가 인천에서 있어 당초 표를 끊었으나 집사람만 혼자 보낸다. 해마다 하동근처에 숙소를 잡아 1박2일로 처남 부부와 함께 만나 매화꽃도 구경하고 추도예배도 드렸으나 몸이 불편한 막내처남 때문에 올해부터는 인천에서 만난다. 막내처남과 화상통화를 하려 했으나 되지않아 나중에 보니 후후를 깔아놓으면 안되는걸 안다. 저녁을 먹고 동네 도서관에 들러 손해평가사 공부를 하며 재작년처럼 대충 했다가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 3월20일 당초 오교수가 고창cc 땜방을 부탁하여 가려했으나 계획이 변경되어 농협 홈커밍데이를 참석한다. 동인회장님도 바뀌고 평소 잘 뵙지 못한 선배님과 강00선배님도 오랜만에 뵙는데 반갑다. 작년 건강검진에 암을 초기에 진단받아 잘 치료중이며 향후 5년간 조심한단다. 다음달에는 목포 천사대교를 구경 간다는데 회비가 만원이며 후배들이 마련한 선물과 점심을 잘 먹고 지역본부를 나오는데 과연 이렇게 대접받을만큼 현직때 일을 했나 반성해본다.
○ 3월21일 큰애 윤식이 전주에서 재판이 있어 익산으로 차를 몬다. 점심은 요즘 한창인 쭈꾸미를 먹기 위해 송천동으로 가는데 1kg를 시키고 라면사리를 넣어 먹어보니 배가 부르다. 법원에서 일을 마치고 4시반에 서울 올라가는 기차로 배웅을 하며 저녁에는 전삼회 모임을 “윤박사 숯불갈비”에서 하는데 8명중 6명이 참석한다. 이야기가 온통 건강으로 서로 병자랑 이다. 이제 우리 나이에 최고가 무언가. 몸 아프지 않고 병원 신세지지 않는게 으뜸이다.
○ 3월23일 오전에는 상고친구 아들혼사에 들렀다가 오후에는 행치봉을 오른다. 예식장에서 오랜만에 본 친구가 반갑고 고교졸업후 서로 다른 길을 걷다가 이제 거의 은퇴하여 다시 만난다. 산에 오르면 힘든 과정을 거쳐 정상에 도착하여 느끼는 희열이 좋다. 산아래 복잡한 일들도 모두 잊고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도 모두 풀어 정신건강과 몸에 좋은건 자명한 이치다. 특히나 땀을 비오듯 흘리고 산아래 내려와 한사발 들이키는 막걸리는 보약이 따로 없다.
○ 내가 매일 가는 덕진복지관은 집에서 가깝다. 3층은 도서관이 있어 책을 보기 좋고 점심은 2천원이면 먹을만해 좋다. 대부분 나이가 70 넘은 분이 많이와 65세 막 된 나는 영계에 속하여 좀 거시기하다. 주차장이 협소하여 시간이 조금 늦으면 정문을 막아 불편하나 인근 덕진공원에 대고 걸어가면 된다. 점심때 밥을 두그릇 먹는이도 있는데 아마 아침을 거르고 오는 모양이라고 수근댄다. 지난 구정에는 어느 할머니가 식당입구에서 1천원을 담은 봉투를 일일이 나눠주며 덕담을 하기도 한다. 바둑 장기 두는곳이 있고 당구도 무료로 즐긴다. 사교춤도 배우고 붓글씨와 각종 교양강좌도 있고 무료영화도 상영하니 하루 보내기는 이보다 더한곳이 없다.
첫댓글 오랫만에 까페에 들려 반자유인 글을 보니 반갑네 그려! 나는 서초구청 물관리과 양재천관리 기간제로 일하고 있다네! 3월부터 12월까지 라네! 5인 1조가 한팀이되어 작년에 자란 갈대와 스크렁등을 베고 꽃심고 꽃씨 뿌리고 하천 주변 청소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네! 비록 힘은 들어도 출근할 데가 있어 좋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