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 (告由)
어제는 구미 옥산사에서 인동장씨 대종회 신임 장정규 회장님께서 시조공 사당에 당선 고유를 하는 날 이었다.
다른 모임에는 하지 않는 행사로 종친회 모임이라 다른 모임과는 다른 점 이다.
물론 종진회의 주된 목적이 숭조목족으로 조선을 현창하고 일가들 끼리 화목 단결하는 것이요 또 그 다음은 후손 번성이니 동창회나 다른 모임과는 성격이 다른 것이다.
그래서 말이 고유 이지 어떤 경사스런 일이나 좋은 일을 두고 그런 경사스럽거나 좋은 일이 있음을 조상님께 알려 드리는 것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다름 없는 일상의 소통이고 대화인 것이다.
山不在高有仙則名(산부재고유선즉명)
산은 높아서만 명산이 아니라 신선이 살아야 명산이요,
水不在深有龍則靈(수부재심유용즉령)
물은 깊어서가 아니라 용이 있어야 신령한 물이리라.
斯是陋室惟吾德馨(사시누실유오덕형)
이 집이 누추하더라도 이 안에 사는 이의 덕으로 향기롭다네.
- 陋室銘 / 劉禹錫 -
일상에서 어떤 시험에 합격을 하거나 국회의원에 당선 되거나 큰 자리에 승진을 하게 되면 부모님 이나 윗 어르신께 합격이나 승진, 당선을 고하는 행위와 다름이 없는 행위인 것이다.
다만 실체가 없는 조상님에 대한 고유가 다를 뿐이지 현실과 다름이 없는 것으로 어려워 할 것도 없고 다른 것도 없다는 이야기다.
조금 이른 시간 집을 나서 서울에서 오신 할배뻘 되시는 분과 김천역에서 만나 구미 옥산사로 이동을 하였는데 열차 시간에 맞추다 보니 역시 우리가 제일 빠른 도착이다.
옥선사에 도착을 하니 관리인 께서 마침 문을 열고 나오시면서 방에 보일러도 켜 놓았다며 날씨가 쌀쌀하니 방으로 들어가 커피라도 한잔 하란다.
다른 분들이 올려면 아직은 한참을 기다려야 하니 우선 커피 한잔을 타서 마시며 둘이 앉아 있는데 온돌방의 따스한 온기가 전신으로 전해온다.
제법 한참을 기다리니 한분 두분 방으로 들어 오시는데 상황을 보아 하니 도무지 방에 앉아 있을 군번이 아니다.
매번 한분씩 들어 오실때 마다 앉았다 일어 서는 것도 번거롭고 또 서열이나 나이로 보아 같이 앉아서 마주할 수 있는 위치도 아니니 차라리 밖에서 일 챙길 것 있으면 챙기고 나중에 같이 보면 되는 것이니 말이다...
그렇게 신임 회장님도 오시고 고유문을 준비해 오신분 제수를 준비해 오신분 진설도 이루어지고 홀기에 따라 고유가 진행된다.
신임 장정규 회장님 무릅을 꿇어 엎드리시고 향을 피워 올리시고 잔을 올리시며 고하시기를
시조공 삼중대광 신호위 상장군 할아버지시여 엎드려 생각하옵건데 옥선에 터를 닦아 천년 세월 흐르는 동안 덕을 심고 인을 펼쳐 동방의 화벌이 되었으니 그 은혜 감히 잊으오리까?
못난 후손이 이번에 대종회 회의에서 회장으로 피임 되었음은 할아버지의 명령으로 알겠습니다
이 한몸 다 바쳐서 정성을 다하여 대동화합하고 종무를 일신시켜 할아버지께 욕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이에 좋은 날에 공경히 펼쳐 전을 드리오며 삼가 공경히 고하나이다.
유세차로 시작되는 한문으로 작성된 고유문으로 독축도 그냥 읽는 것이 아니고 엄격한 운율이나 법칙에 따라 읽어야 한다.
欲知平直則必準繩(욕지평직즉필준승)
수평과 수직을 알려면 반드시 수준기와 먹줄이 있어야 하고
欲知方圓則必規矩(욕지방원즉필규구)
방형과 원형을 알려면 반드시 그림쇠와 곱자가 있어야 한다
- 規矩準繩 -
그렇게 공경히 고하고 절을 드리는 것으로 고유가 마무리 되었다.
고유문은 병율 종인 께서 쓰시고 제수 준비는 세완 종인께서 준비를 하셨는데 물론 정해진 양식에 따라 쓰면 되는 일 이지만 고유문을 쓰씨는 것도 그냥 쓰는 것이 아니고 작문에다 붓글씨 까지 쓰야 하니 간단한 일이 아니고
또 제수를 준비 하는 것도 그냥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닌 기준이 있다는데 보통 간단한 고유는 2변2두로 준비를 한다는데 들어보니 왕에 대한 기준 성현에 대한 기준 대학자나 큰 선비에 대한 기준 등등 이 역시 간단치가 않다.
이번에는 간단한 고유라 2변2두로 준비를 했는데 변과 두는 제수를 담는 제기를 말하는 것이며 왼쪽은 대추.밤 오른쪽은 육포.대구포를 진설 했단다.
萬法由來空裏花(만법유래공리화)
만법도 본래 허공 꽃과 같거늘
豈宜徒算海中沙(기의도산해중사)
어찌 바다 속 모래알을 세려 하는가?
但從鐵壁銀山透(단종철벽은산투)
다만 은산과 철벽을 뚫을 지언 정
不問如何又若何(불문여하우약하)
이러쿵저러쿵 쓸데없이 묻지 말지어다.
- 贈圓沙彌求頌 / 四溟堂 -
그리고 행사가 끝이 나고 나온 이야기로 사당으로 들어서는 정문 출입시 동입서출이냐 동입동출 이냐의 이야기가 있기도 했는데 문중에 따라 가가례 기준이 다르니 어느 것이 맞다 아니다는 논할 수 없지만
적어도 우리 장문은 동입동출이 대대로이어온 전통이며 그렇게 기준을 정한 이유는 옛날에는 서원이나 사당 같은 곳에서 동쪽문은 유생이 출입을 하는 문이고 서쪽문은 사당이나 서원을 관리하는 분 음식을 준비 하시는 분 들이 출입을 하는 문으로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그 기준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신임회장 피임 고유가 끝이 나고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같이 나눈 후 행사를 모두 마무리 했다.
4월 청명일 인동장씨의 날이 되면 많은 종인들을 모시고 성대하게 취임식을 개최하게 될 것이며 임기 2년의 대종회장 임기가 시작될 것이다.
星星之火足以燎原(성성지화족이요원)
작은 불똥 하나로 들판을 태울 수 있고,
小小善願能救世界( 소소선원능구세계)
작고 선한 소원 하나가 세상을 구할 수 있다.
敎育爲千秋大業(교육위천추대업)
교육은 천 년 가는 큰 사업이고,
賢能乃百代楷模(현능내백대해모)
도덕과 재능은 백 대를 거쳐 가는 본보기이다.
- 自在語 -
이제 취임을 하시게 되면 여러가지 종중의 숙원사업의 추진과 해결을 위해 노력 해야 할 것이며 또 숭조목족 을위한 조선을 현창하고 받드는 일에 더하여 종인간의 화합과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인재육성 사업 그리고 더불어 함께하는 사회, 사회봉사와 기여 등등의 일과 과제를 차근 차근 추진해 가야할 것이다.
첫댓글 전국의 일가들을 모두 아우르는 대종회로 이끌어 주실 것을 간절히 기원합니다.
종사를 위하여 항상 노고를 마다하지 아니하시는 진실어른(병율님), 각산어른(세완님)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소식 올려주신 창윤아재 감사합니다.
수석 부회장님 어제 안오셔서 아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