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ton Martin DB9
DB7의 성공에 힘입어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자리를 확고히 다진 애스턴마틴은 21세기를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워윅쇼어 게이돈에 새 공장을 차리고 컨셉트카 AMV8 밴티지를 선보였다. 포드가 한때 애스턴마틴 매각을 고려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이런 우려를 씻기에 충분한 작품. AM은 애스턴마틴의 이니셜, V8은 엔진 형식이고, 밴티지는 지금까지 고성능 모델에 붙여온 명칭이다. DB7과 뱅퀴시 사이에 놓일 새로운 2+2 쿠페로, 양산형은 DB9라 불릴 예정이다. 디자인을 담당한 앙리 피스커는 BMW에서 Z8을 그려낸 인물. 이번에는 ‘모던 애스턴마틴’이라는 한 가지 목표를 갖고 AMV8 밴티지를 빚어냈다. DB7보다 50cm 정도 줄어든 길이에 비해 너비는 늘어 안정된 느낌을 주고 날카로운 눈매가 한층 스포티하다. 현대적 감각의 인테리어는 고급 가죽과 알루미늄을 조화시켰다. 재규어 XJ와 GT의 알루미늄 프레임 기술을 발전시킨 VH 플랫폼으로 무게를 덜고 엔진은 V8 4.2X DOHC 350마력. 2005년 양산될 DB9에는 V12 6.0X DOHC 450마력을 쓸 계획이다. 애스턴마틴 최초의 수동 6단 변속기를 트랜스액슬 구조로 배치해 앞뒤 50:50의 무게배분을 얻었다. 최고시속은 304km. DB7의 뒤를 이어 올해 시장에 투입되었고 내년부터 고객에게 인도된다.
Bentley Continental GT
폭스바겐과 BMW의 인수경쟁 후 롤스로이스 상표권은 결국 BMW의 손으로 넘어갔지만 폭스바겐에는 전통의 크루 공장과 우수한 장인 그리고 벤틀리가 남았다. 이제 남은 것은 ‘롤스로이스의 스포츠 버전’이라는 오랜 멍에를 벗고 새로운 고급 브랜드로 거듭나는 일. 이를 위해 브랜드 이미지를 바꿔줄 새 모델이 절실했다. 아우디 엔진을 얹은 레이싱카 스피드8이 르망 24시간을 누비는 사이 크루 공장에서는 고성능 GT, 컨티넨탈 GT가 태어났다. 벤틀리 역사를 통틀어 최고의 명차로 손꼽히는 컨티넨탈 R(1952)의 부활. 컨티넨탈 GT는 원형 헤드램프와 독특한 리어 펜더라인만으로도 컨티넨탈 R를 떠올리기에 부족함 없다. 2+2 구성의 실내는 최고급 재료로 화려하게 꾸며졌다. 긴 보네트 아래에는 옛 벤틀리의 숨결이 남아 있는 V8 6.75X 대신 파사트를 위해 개발된 W12 6.0X 엔진이 들어앉았다. 차의 성격을 고려해 트윈터보로 560마력의 최고출력을 끌어냈다. 수동 모드가 달린 ZF의 6단 자동 변속기를 지난 동력은 노면과 운전상황에 따라 네 바퀴에 적절히 배분된다. 서스펜션은 앞 더블 위시본에 뒤 멀티링크 방식. 알루미늄 컨트롤 암으로 높은 서스펜션 반응성을 이끌어내고 전자제어식 댐퍼가 안정된 자세로 제어한다. 최고시속 318km, 0→시속 100km 가속은 4.8초다.
Ferrari 612 Scaglietti
이 차는 한 사람에 보내는 페라리의 찬사다. 전설적인 디자이너 세르지오 스칼리예티(Sergio Scaglietti)는 직접 알루미늄 판을 두들겨 자동차를 만들어내던 ‘보디 예술가’. 1950~60년대 코치빌더로 이름을 날렸던 스칼리예티는 엔초 페라리와도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었다. 375MM 스칼리예티 스파이더, 250GT 캘리포니아, 250GTO 스칼리예티 베를리네타 등이 바로 그의 손길을 거쳐 탄생한 페라리의 걸작. 멀게는 1950년대 410 수퍼아메리카에서 400/412를 거쳐 456GT로 이어진 V12 4인승 고성능 쿠페의 최신형에 이 전설적인 장인의 이름이 붙었다. 디자인을 담당한 피닌파리나는 명감독 로베르토 로셀리니가 자신의 부인인 잉그리드 베리히만에게 선물했던 375MM의 독특한 스타일링에서 영감을 얻어 612 스칼리예티를 완성했다. 알루미늄 프레임에 4인승(2+2)의 실내공간을 포함해 1천840kg. 앞 차축 뒤로 V12 엔진을 최대한 밀어 배치한 프론트 미드십 구성 덕분에 극단적으로 짧은 프론트 오버행과 긴 노즈를 지녔다. 575M 마라넬로에서 가져온 V12 5.8X DOHC 엔진은 출력을 540마력으로 끌어올렸다. 변속기는 456GTA의 4단 AT 대신 6단 세미 AT(F1A) 한 가지만 준비했다. 4인승 쿠페이면서도 최고시속이 315km에 이르고 0→시속 100km 가속은 4.2초.
Maserati MC12
1926년, 마세라티가의 여섯 형제에 의해 세워진 마세라티는 오르시가와 데토마소를 거쳐 피아트에 정착하기까지 순탄치 않은 역사 속에서도 빛나는 업적을 쌓은 전설적인 메이커. 1930년대와 50년대 그랑프리 무대를 뜨겁게 달구었고 70년대 수퍼카 속도경쟁에서 기블리, 보라, 캄신 같은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고통스런 1980년대를 보낸 마세라티는 97년 페라리 몬테제몰로 사장이 경영을 맡으면서 잇따른 새 모델 발표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옛 명성을 찾아가고 있다. 최근 마세라티의 GT 레이스 출전 선언은 300S와 버드케이지가 이루었던 화려한 레이스 전적을 이어받는다는 의미 외에도 F1에 주력하느라 다른 곳에 눈 돌리기 힘든 페라리를 대신해 GT 레이스를 석권하겠다는 몬테제몰로 사장의 포석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수퍼카 엔초 페라리의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완성한 MC12를 올해 제네바 오토살롱에서 발표했다. 레이싱 버전인 MCC는 1967년 쿠퍼 마세라티의 F1 남아프리카 GP 우승 이후 37년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을 노린다. 쥬지아로의 손길을 빌린 보디 디자인은 보네트에 거대한 공기 출구를, 뒤에는 대형 고정식 윙을 갖췄다. 흰색과 파랑을 조합한 보디 컬러는 60년대 스털링 모스가 몰았던 유명한 티포 60과 61(일명 버드케이지)을 연상시킨다. 타르가톱 스타일의 지붕은 간편하게 떼고 붙일 수 있고 인테리어는 다른 마세라티에 비해 단정하고 기능적인 인상을 준다. 엔초 페라리의 V12 6.0X DOHC 엔진은 최고출력 632마력, 최대토크 66.5kg·m로 힘이 약간 줄었고, ‘캄비오코르사’로 명칭이 바뀌기는 했지만 6단 세미 AT 도 가져왔다. 스포츠와 레이스의 두 가지 모드를 제공한다. 카본파이버와 노맥스 허니컴 샌드위치로 제작한 경량 배스터브 섀시를 쓴 MC12는 휠베이스가 엔초 페라리보다 15cm 긴 2천800mm. 무게는 1천336kg밖에 안 된다. 최고시속 330km에 0→시속 100km 가속을 3.8초에 끝낸다. 30대만 생산되고 이 중 5대가 레이싱 버전으로 GT 레이스에 투입될 예정이다.
Ford GT
위기탈출을 노리고 있는 포드는 복고 디자인에 줄기차게 매달려오고 있다.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화려했던 옛 영광을 재현하고자 하는 의도. 최근 포드가 선보였던 복고 디자인 중에서도 특히 창립 100주년 기념작 ‘GT’는 복고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옛 모습 그대로다. 전설의 명차 포드 GT40을 현세에 되살린 작품. 전설의 레이싱카 GT40은 서키트를 목표로 태어난 ‘GT’이고 높이가 40인치(1천16mm)에 불과해 그 이름을 얻었다. 1964년 발표되어 1966년부터 르망을 3연패했던 GT40은 포드 100년 역사 중에서도 가장 화려한 발자취를 남긴 주인공. 하지만 그 이름은 이미 다른 사람에 의해 등록되어 포드는 할 수 없이 그냥 GT로 부르기로 했다. 2002년 북미국제오토쇼에서 발표되어 올해 2005년형으로 시장에 선보이는 GT는 범퍼와 램프 디자인 등 세부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40년 전 모습을 그대로를 간직한다. 바람을 가르듯 날렵한 노즈와 매끈한 보디라인을 넘어 덕테일이 이어지고 지붕을 파고든 도어 역시 예전 그대로. 다만 거주성을 고려해 높이는 1천125mm로 높아졌다. 인테리어는 옛 구성을 따르면서 세련되게 다듬고 편의장비도 충실하게 갖췄다. 엔진은 GT40과 같은 미드십 구성. 최신 V8 5.4X DOHC에 이튼의 수퍼차저를 달아 출력을 500마력까지 높였다. 블록은 물론 헤드와 피스톤, 커넥팅로드까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무게를 줄였다. 변속기는 리카르도의 수동 6단 한 가지. 변화는 내부에 집중되었다. 재규어, 애스턴마틴 때 손잡았던 메이플라워와 함께 알루미늄 섀시를 개발하고 알루미늄·플라스틱의 복합 구조 보디 패널을 댔다. 앞뒤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 끝에는 브렘보의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을 달았다. 지난해 파랑, 흰색, 빨강 보디의 3대가 먼저 제작되어 경매를 통해 팔렸고 올해부터 본격 시판을 시작한다. 40년 전 페라리 타도를 위해 개발되었던 GT40처럼 신형 포드 GT 역시 페라리 타도를 외치고 있다. 다만 이번에는 르망 24시간이 아니라 일반도로를 무대로 한다는 점이 다르다.
Aston Martin DB7 Zagato
지난 2001년,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에서 카로체리아 자가토의 안드레아 자가토 사장과 애스턴마틴 라곤다의 울리히 베츠가 한데 모였다. 가업을 이은 이태리의 젊은 사장과 전통의 브랜드를 되살리고자 하는 엔지니어 출신 CEO의 만남은 새로운 모델을 탄생시켰다. 이미 두 회사의 결합은 지난 1961년 애스턴마틴 DB4 자가토라는 걸작을 만들어냈고 86년에는 수퍼카 애스턴마틴 자가토를 선보인 바 있다. 그 혈통을 이을 새로운 작품의 이름은 DB7 자가토. DB7의 휠베이스를 60mm 줄이고 무게를 덜어 한층 뛰어난 성능을 목표로 했다. 사이즈를 키워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주는 프론트 그릴과 근육질 펜더 라인, 더블 버블 루프와 그 굴곡을 따른 뒤창 디자인에서 자가토만의 숨결이 느껴진다. DB7 밴티지의 V12 6.0X DOHC 엔진은 제어장치와 배기 계통을 손봐 출력을 450마력으로 끌어올렸다. 변속기는 수동 6단 한 가지. 서스펜션은 한층 단단하게 다듬었다. 가벼워진 무게 덕분에 0→시속 100km 가속은 5초가 걸리지 않는다. 최고시속은 298km. 99대만 한정생산되는 DB7 자가토는 2002년 파리 오토살롱에서의 정식 데뷔 직후 모든 계약이 끝났을 만큼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값은 160만 파운드(3억3천만 원). 지난해 LA 오토쇼에는 로드스터 버전 DB AR1도 등장했다.
2차대전 패전국의 멍에를 지고 재건에 나선 메르세데스 벤츠는 걸윙 도어의 300SL 쿠페와 로드스터 형태의 300SLR로 부활을 알렸다. 당시 양산차 테스트와 레이싱카 개발을 담당하던 루돌프 우렌하우트는 이 차의 도로형 걸윙 도어 쿠페 제작을 기획했다. 일명 ‘우렌하우트 쿠페’. 하지만 양산에 이르지 못하고 기억 속에 사라지고 말았다. 300SLR 쿠페의 맥을 이어 2003년 데뷔한 SLR 맥라렌은 F1 챔피언 맥라렌 팀의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된 FR 수퍼카. 디자인은 1999년 발표된 컨셉트카 비전 SLR에 바탕을 두었다. F1 경주차 노즈를 본뜬 뾰족한 콧날을 가졌고 당연히 도어는 걸윙 타입. 아가미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공기 출구와 극단적인 롱노즈 숏데크의 고전미 넘치는 보디 레이아웃도 눈길을 끈다. 300SLR 르망 버전에서 선보였던 첨단의 에어 브레이크는 SLR 맥라렌의 가변식 리어윙으로 이어졌다. 심장은 V8 5.4X 3밸브, 리쇼름 타입 수퍼차저의 과급으로 얻어낸 출력은 626마력. 자동 5단 변속기를 얹고 0→시속 100km 가속 3.8초, 시속 200km까지 10.6초의 순발력을 자랑한다. 속도제한장치를 달지 않고 최고시속은 334km. 모노코크이면서도 풀 카본으로 만든 섀시는 콘 타입의 충격흡수 구조를 써 벤츠 명성에 어울리는 높은 안전성도 갖췄다.
Spyker C8
189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문을 연 스파이커는 4WD 시스템의 선구자로 잘 알려져 있다. 1차대전을 기점으로 비행기 제작에도 뛰어든 뒤 1915년, 자동차 타이어와 프로펠러를 결합한 새로운 로고를 선보였다. 마이바흐 엔진을 얹은 고급차 C4를 마지막으로 사라졌던 스파이커는 지난 2000년 버밍엄 모터쇼에서 수퍼카 C8 스파이더를 선보이며 부활을 선언했다. 하지만 부가티와 마찬가지로 이름을 이어받았을 뿐 예전 역사와는 단절되어 있다. 포드 포커스와 비슷한 길이의 컴팩트한 차체는 알루미늄 프레임과 수제작한 경합금 패널로 구성해 무게 1톤을 겨우 넘긴다. 2001년 시장에 나온 스파이더와 뒤이어 등장한 쿠페 라비올레트(Laviolette) 등 두 가지 버전이 있다. 프로펠러를 닮은 10 스포크 휠과 전투기 캐노피를 연상시키는 라비올레트의 캐노피 디자인은 스파이커의 전통을 나타내는 디자인 포인트. 미드십에 얹은 엔진은 아우디 S8에서 가져온 V8 4.2X DOHC 400마력. 변속기는 수동과 시퀸셜 세미 AT의 두 가지 6단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최고시속 306km에 0→시속 97km 가속은 4.5초. 올해 스파이커는 더욱 성능을 높인 C8 스파이더 T(사진)를 선보였다. V8 4.2X 엔진에 트원터보를 더해 출력을 525마력으로 끌어올렸다. 최고시속은 319km.
페라리와 람보르기니의 자존심을 건 속도경쟁이 극에 달했던 1980년대 말 수퍼카 전쟁은 1987년 새로운 강적의 출연으로 다시 한번 뜨겁게 달아올랐다. 수평대향 6기통 시퀀셜 트윈터보 450마력 엔진과 전자제어식 4WD 시스템 등 첨단 기술로 무장하고 시속 200마일(322km)의 영역에 가장 먼저 도달한 포르쉐 959가 그 주인공. 여기에 자극 받은 페라리와 람보르기니는 F40과 디아블로를 개발해 대응했다. 새로운 포르쉐 수퍼카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00년 파리 오토살롱. 당시 카레라 GT는 컨셉트카였지만 포르쉐는 2003년 양산을 공언했다. 컨셉트카에서 거의 바뀌지 않은 카레라 GT의 디자인에서는 911 시리즈의 이미지를 전혀 찾을 수 없다. 새로운 헤드램프 디자인과 전형적인 미드십 구성의 보디라인은 1960년대 서키트에서 활약했던 718RSK에서 모티브를 얻었고 탈착식 루프와 가변식 리어윙을 갖췄다. 원형 미터를 나란히 단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왼쪽에 자리한 키 박스는 포르쉐답지만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디자인은 신선하다. 카본과 아라미드 섬유로 만든 버킷시트는 무게가 겨우 10.3kg. 카레라 GT는 승용 포르쉐 최초로 V10 엔진을 얹었다. 카본 모노코크 섀시 뒤쪽에 연결된 V10 5.7X DOHC 엔진은 가변식 밸브 타이밍 기구를 얹어 최고출력이 612마력. 드라이섬프 윤활 시스템과 직경이 작은 세라믹-카본 다판 클러치 디스크로 엔진 고정 위치를 최대한 낮췄다. 변속기는 수동 6단 한 가지. 98년 르망 우승차 911 GT1에서 가져온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은 푸시로드가 달린 전형적인 레이싱 서스펜션 구조. 세라믹-카본 브레이크 디스크는 가혹한 사용조건에서도 페이드 현상이 거의 없다. 경량 차체와 레이싱카 구조 덕분에 330km의 최고시속과 0→시속 100km 가속 3.9초의 순발력을 자랑한다. 0→시속 200km 가속은 불과 9.9초. 평평한 카본 언더 플로어와 뒤쪽의 디퓨저를 이용한 벤추리 효과로 고속에서 높은 다운포스를 얻어낸다.
Bugatti 16.4 Veyron
1909년 프랑스(당시 독일령이던 몰스하임)에서 문을 연 부가티는 ‘자동차를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찬사와 함께 2차대전 직전 그랑프리 경주차와 스포츠카, 고급 세단으로 명성을 날렸다. 창업자 부자의 사망과 함께 사라졌던 그 이름은 80년대 중반 이태리인 로마노 아르티올리에 의해 부활했지만 과잉투자와 수퍼카 시장 위축으로 고전하다가 1999년 정착한 곳이 폭스바겐. 이후 브랜드의 나아갈 방향을 살피던 부가티는 수퍼카 16.4 베이론을 첫 작품으로 결정했다. 그 이름은 1931년 부가티 타입 35 탱크를 몰고 우승했던 드라이버 피에르 베이론에서 따왔다. 클래식 부가티의 말발굽 모양 라디에이터 그릴로 전통을 계승하고 옅은 파랑/짙은 파랑 그리고 빨강/검정의 투톤 컬러 역시 부가티 황금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프로토타입에 얹었던 W18 엔진은 W16 8.0X 4터보로 바뀌었다. 출력은 무려 1001마력에 이르고 토크 역시 127.4kg·m. 맥라렌 F1과 페라리의 아성을 확실하게 뛰어넘기 위해 최고시속 406km라는 새로운 경지를 열었다. 0→시속 100km 가속은 3초 이하. 변속기는 7단 세미 AT이고 엄청난 출력을 효과적으로 노면에 전하기 위해 4WD 시스템을 기본으로 갖췄다. 원래 2003년 양산을 약속했던 것과 달리 2005년 하반기에나 고객 손에 인도될 것으로 보인다.
Ferrari Enzo
창업 이래 스포츠카 시장과 F1에서 항상 중심에 서 있어온 페라리. 이탈리안 스포츠의 상징이며 스피드의 결정체인 페라리는 바로 창업자 엔초 페라리로부터 시작되었다. 생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정열적으로 신차 개발에 매달렸던 그를 기리기 위해 페라리는 새로운 수퍼카에 창업자의 이름을 붙임으로써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신형 수퍼카는 실패작 F50의 뒤를 이어 2002년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도로형 자동차’가 되기 위해 태어났다. 생산은 399대 한정. F1에서의 새로운 황금기를 기념하기 위해 경주차 스타일의 뾰족한 노즈와 프론트 윙 디자인을 따왔다. 쐐기형의 보디라인과 넓은 펜더, 대형 흡기구는 물론 뒤쪽의 디퓨저에 이르기까지 겉모습은 경주차 그 자체. 메커니즘 역시 레이싱카에 가깝다. 카본 모노코크 바로 뒤에 뱅크각 65°의 V12 엔진과 6단 세미 AT를 연결한 미드십 구성이다. 6.0X의 배기량으로 660마력의 최고출력과 67.0kg·m의 토크를 내는 정교한 엔진과 1천365kg의 경량 차체 덕분에 마력 당 하중은 2.1kg에 불과하다. 앞뒤에 조절식 윙을 갖춰 중속에서의 다운포스를 키우면서 최고시속을 350km로 높일 수 있었다. 도로 상황에 따라 운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드라이빙 모드는 전자식 댐퍼와 트랙션 컨트롤(ASR)은 물론 6단 세미 AT의 변속 타이밍까지 제어한다.
Lamborghini Murcielago
한때 페라리와 자웅을 겨루었던 이태리 수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는 경영 악화로 크라이슬러, 메가테크 등을 전전하다가 지난 98년 아우디의 일원이 되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아우디는 우선 연구실 인원을 보강하고 자금을 투입해 오랫동안 지연되었던 디아블로 후속 수퍼카 무르시엘라고를 완성했다. 2001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베일을 벗은 디아블로 후속은 람보르기니 작명법에 따라 황소와 관련된 이름 ‘무르시엘라고’를 얻었다. 19세기 말 스페인에서 명성을 날렸던 투우용 황소의 이름이다. 원래 메가테크 산하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는 아우디에 인수된 후 많은 부분이 달라지면서 발표도 1년 이상 연기되었다. 원래 자가토가 시작했던 스타일링도 완전히 바뀌었지만 카운타크에 뿌리를 둔 기본 레이아웃은 변함없다. V12 엔진의 배기량은 디아블로의 6.0X에서 6.2X로 커지고, 가변식 매니폴드와 타이밍 조절식 밸브 기구의 조합으로 580마력의 출력을 얻었다. 람보르기니 최초로 수동 6단 변속기를 쓰고 4WD 시스템은 기본. 센터 비스커스 커플링과 앞뒤 LSD 외에 트랙션 컨트롤이 출력 제어를 통해 접지력을 높여준다. 스틸 튜브 스페이스 프레임은 라이벌에 비해 고전적이지만 카본과 알루미늄 허니컴을 써 경량화했고 보디 역시 카본 소재다.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에 조절식 댐퍼를 갖췄다.
Dodge Viper SRT-10
1989년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컨셉트카로 데뷔한 뒤 ‘코브라의 환생’이라는 높은 평가와 함께 92년 양산형으로 등장한 닷지 바이퍼는 한동안 잠들었던 아메리칸 머슬카의 혼을 흔들어 깨웠다. 트럭용으로 개발중이던 V10 8.0X OHV 엔진을 알루미늄 블럭으로 개량해 달고 강관 스페이스 프레임과 복합 소재를 쓴 이 매력적인 로드스터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주변의 시선을 단박에 잡아끌었다. 닷지는 바이퍼 모델 체인지를 위한 준비작업으로 지난 2000년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컨셉트카 바이퍼 GTS/R을 선보였다. 로드스터와 쿠페의 차이가 있을 뿐 양산형 SRT-10은 일본인 오사무 시카도가 완성한 GTS/R의 디자인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구형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이즈를 키운 헤드램프와 날카롭게 각을 이루는 차체 양옆의 공기 출구 디자인. 2002년 등장한 신형 바이퍼의 성능을 상징하는 숫자는 500이다. 503cuin(8.3X)로 커진 배기량과 500마력의 최고출력 그리고 500lbft(69.1kg·m)의 최대토크. 구동계는 지금까지와 같은 V10 OHV 엔진+수동 6단 변속기. 서키트에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욱 강성 높은 섀시를 만들고 공력 특성을 다듬어 최고시속을 306km로 끌어올렸다. 무게는 1천545kg으로 줄어 0→시속 100km 가속도 3.9초로 단축되었다.
Lamborghini Gallardo
자금 압박으로 오랫동안 지지부진했던 베이비 람보르기니 프로젝트(L140)는 아우디 인수와 함께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지난해 제네바 오토살롱에서 정식 발표된 가야르도는 무르시엘라고처럼 18세기에 시작된 가장 유명한 스페인 투우 소 혈통에서 이름을 따왔다. L140 프로젝트 시작 당시에는 카운타크를 디자인했던 마르첼로 간디니가 스타일을 담당했지만 지금의 가야르도는 이탈디자인 작품이다. 무르시엘라고와 많이 닮았으면서도 보네트 양옆에 달라붙은 긴 램프와 거대한 흡기구 등이 새롭다. 다만 도어는 일반적인 힌지를 썼다. 아우디 기술로 완성된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의 미드십에는 새로 개발된 V10 5.0X DOHC 500마력 엔진을 얹었다. ‘e-기어’라 불리는 람보르기니 최초의 세미 AT(6단)도 눈에 띄는 장비. 4WD 시스템은 보통 때 앞뒤 30:70으로 토크를 배분하다가 오르막이나 급가속 때는 뒤로 최대 80%까지 배분율을 높인다. 가야르도의 목표는 지금까지 모델이 없어 대응하지 못했던 페라리의 360 모데나, 포르쉐 911 터보와의 경쟁이 첫 번째, 그리고 모델 라인업의 다양화다. 하지만 최고시속 309km에 0→시속 100km 가속 4.2초의 고성능은 무르시엘라고를 위협하기에 충분하다. 한편 라이벌의 모델 라인업을 고려해 2005년에는 타르가톱 버전도 선보일 계획이다.
1947년 트레버 윌킨스가 알비스 파이어버드 섀시를 이용한 프로토타입을 완성하면서 시작된 TVR은 82년 피터 휠러에 인수된 뒤 고성능 모델 개발에 더욱 주력해 오리지널 V8 엔진과 세르베라, 카메라 등의 모델을 선보였다. 투스칸의 고성능 버전 T400R과 T440R은 심해어를 연상시키는 노즈와 매끈한 보디라인을 지녔고, 치켜올린 엉덩이 아래에 유탄 발사기를 연상시키는 트윈 배기 파이프와 언더윙을 달아 개성을 더한다. 대형 타코미터 안에 배치된 디지털 속도계는 경주차의 그것처럼 시인성이 뛰어난 반면, 부드러운 곡선미를 자랑하는 인테리어는 고급차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직렬 6기통 DOHC 엔진은 4.0X 400마력과 4.2X 440마력 등 두 가지. 여기에 1톤을 밑도는 가벼운 차체가 더해져 폭발적인 가속력을 제공한다. ABS와 에어백,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은 없지만 시퀀셜 반자동 변속기와 서키트에 따라 세팅을 바꿀 수 있는 조절식 서스펜션(앞 뒤 더블 위시본), 튜블러 스페이스 프레임 등 고전적인 레이싱카 구조를 자랑한다. 기본형 투스칸의 2배에 이르는 섀시 강성에 알루미늄 허니컴 플로어와 카본 보디 등 경량 소재로 무게를 줄였고 휠베이스 20cm, 트레드 10cm를 넓혔다. 전통 기술로 완성된 최강의 영국 스포츠카로 최고시속 345km, 0→시속 100km 가속 4초 이하의 성능을 보인다.
Audi Lemans Quattro
매년 6월 프랑스를 뜨겁게 달구는 르망 24시간 레이스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수많은 드라마와 영광의 주인공을 탄생시켰다. 80년대 포르쉐 독주 이후 뚜렷한 강자가 등장하지 않았지만 21세기 초 르망 24시간은 아우디에 의해 완전히 정복당했다. 2000~2002년 3연승을 비롯해 지난해 같은 엔진을 얹은 벤틀리의 우승으로 라이벌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렸다. 아우디는 더 이상 이룰 것 없는 르망에서의 퇴진을 결정하는 한편 이를 기념하는 컨셉트카를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선보였다. 이름하여 아우디 르망 콰트로. 디자인은 아우디의 전형적인 스타일에서 조금 벗어나 있다. 다수의 LED를 쓴 헤드램프 디자인은 곤충의 눈처럼 괴기하고 대형 흡기구가 강렬한 인상을 준다. 운전석은 공상과학영화 속 우주선 콕피트를 보듯 미래 감각의 기능성과 조형미를 갖췄다. 가야르도에서 가져온 V10 5.0X 엔진은 직분사 시스템(FSI)과 트윈터보를 더해 미드십에 얹었다. 610마력의 최고출력을 내고 76.5kg·m의 최대토크를 겨우 1천750rpm부터 발휘해 0→시속 97km 가속을 3.6초에 끝낸다. 구동계는 물론 콰트로 4WD. 아우디는 르망 콰트로의 양산 가능성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지만 강력한 수퍼 스포츠카를 개발하고 있음은 시인했다. 르망 콰트로가 그 바탕이 될 가능성은 적지 않다.
Chrysler ME Four-Twelve
올해 북미국제오토쇼를 뜨겁게 달군 주인공. 발표 직전까지 극비에 쌓여 있던 이 수퍼 컨셉트카는 미드십 엔진(ME, 4터보(Four), 12기통(Twelve)의 구성을 바탕으로 미국차 사상 최강의 성능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이 차가 크라이슬러 이미지 하락을 걱정한 벤츠의 깜짝선물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룹C 레이싱카를 연상시키는 보디라인에 7개의 보네트 돌기선과 고전적인 리어 펜더라인으로 개성을 살렸다. 카본 보디는 오번힐에 자리한 크라이슬러 풍동 실험실에서 공기저항계수 0.358을 얻었고 컴퓨터 제어로 오르내리는 가변식 리어윙은 시속 300km에서 421kg의 다운포스를 만들어낸다. AMG가 튜닝한 벤츠의 V12 6.0X 엔진은 부가티 EB110과 16.4 베이론에 이어 세 번째로 4터보라는 과급 시스템을 갖춘다. 최고출력이 850마력. 더구나 117.3kg·m에 이르는 초강력 토크를 2천500~4천500rpm 사이에서 뿜어낸다. 그 덕분에 부가티에 이어 두 번째로 시속 400km의 영역을 넘본다. 카본 모노코크 보디로 차체 무게(1천310kg)를 줄여 마력 당 하중비가 1.54kg에 불과하고 0→시속 97km 가속 2.9초, 0→400m 가속은 드래그 머신에 가까운 10.6초(229km)다. 약 10억 원의 값으로 극소수 생산될 가능성이 크며 엔초 페라리, 부가티 16.4 베이론과 경쟁하게 된다.
Ford Shelby Cobra Concept
아놀드 슈워제네거를 연상시키는 근육질 보디라인과 영국에서 제작된 경량 차체 그리고 강력한 포드 V8 엔진. 여기까지 이야기해도 눈치채지 못한다면 캐롤 쉘비라는 마지막 힌트가 필요하다. 캐롤 쉘비의 아이디어와 영국 AC의 협력으로 1962년 완성된 쉘비 코브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디자인과 고성능으로 미국을 사로잡았다. 코브라는 64년 등장한 최강 버전 427과 478을 마지막으로 사라졌지만 다양한 메이커에 의해 레플리카로 제작되어 오고 있다. 올해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선보인 포드 쉘비 코브라 컨셉트는 진정한 의미에서 ‘코브라의 부활’로 평가받을 만하다. 포드는 정통성을 부여받기 위해 코브라의 아버지 캐롤 쉘비를 개발작업에 참여시켰다. 라디에이터가 들여다보이는 거대한 흡기구와 원형 램프, 리어 펜더라인 등 코브라 427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포드 GT의 알루미늄 프레임을 FR 구동계에 맞게 개조했고 엔진은 컨셉트카 427에서 선보였던 올 알루미늄 소재의 V10 6.7X DOHC. 짧은 흡기 매니폴드 안에는 슬라이드식 드로틀 밸브를 갖췄다. 최고출력 605마력. 무게배분을 고려해 수동 6단 변속기는 트랜스액슬 타입으로 구성했다. 계산상 속도는 3단에서 209km에 이르고 6단에서 최고 419km. 물론 이론적인 수치에 불과하지만 이 차의 양산은 거의 확실하다.
출처 카 라이프
P.S: 전기 자동차니 수소나 태양열 자동차등 무공해 자동차라고 해도 아직까진 차라면 역시 기름도 좀 먹고(?) 소리두 좀 있고 이런 차들이 매력 있겠죠?...ㅋㅋㅋ 암튼 이런 차들은 보기만 해도 배 부릅니다. 마치 미술관에 가서 멋진 그림을 보며 감흥에 잠기는 즛 하다고나 할까요?^^
첫댓글 오옷, 툴젠님, 언제나 눈높이를 높여 주시는분, 근데 이제 눈이 꼭대기에 위치해서리 내려울줄 몰라요, 책임지세요 잉잉잉...
캬~~~아~~~~~~~~~~~
역시...끝장을 보시는군요...ㅠ,.ㅠ
정말 쎈놈?들이네요....멋지당~ 애스턴 마틴!!!......
오~~~~~~ 저 놈들이 공도에서 들이대는날!! 기분이 어떨까요??등골에 소름이 쫙~~~~
위 차들 다 합치면 얼마?? @.@
나보고 이런차 시승좀 안하고 뭐하느냐는 압박을 넣는군....기달려라...!~...별꺼냐?....최강자품에서??
눈.. 눈이.......
아 그림에 *입니다 줘도 전 탈줄 모릅니다. 준다면 다른거랑 바꿔야지~~~~~~~
내꿈을 깨지않게 해주세요 ㅠ ㅠㅠ
정말 놀라운차들이넹...항상감사합니다.....
장난 아닌데요 ㅋㅋ 이차들 다 타보는 사람은 세계에서 10손가락안에 들겠죠?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