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반하다]되돌아온 꿀벌의 비행, 양봉으로 이룬 귀농의 꿈
경남도 양봉농가의 꿀벌사육이 회복세를 보이며 평시 사육에 근접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합천에서 돌아온 꿀벌과 함께 양봉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열정 양봉인을 만났다.
글 김미영 사진 유근종
황매산 자락에 귀농한 12년 차 양봉인
황매산 자락 해발 300m 고지에 자리한 김영광 대표(참조아농원)의 양봉장을 찾았다.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꿈꿔온 그는 귀농 12년 차 양봉인으로 살고 있다. 양봉을 택한 이유를 물었다.
“여기가 산악지대라 양봉하기 좋은 환경입니다. 저렴한 초기 비용과 소수 인력으로 고소득이 보장되고, 노후대책으로도 좋습니다.”
그는 양봉이 진입장벽이 낮은 이점이 있다고 말한다.
벌의 생태를 이해해야 양봉업을 잘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그는 구미와 진주의 대학에 개설된 양봉 기술 과정을 각각 1년씩 수료했다. 강좌를 마치고 귀가하면 새벽 1시였다고 하니 대단한 열정이다. 판로 개척을 위해 블로그도 운영하는 등 SNS 활용 실력도 갖췄다.
이러한 탄탄한 준비 덕분에 안정적으로 정착해 현재 ‘합천군귀농인협의회’ 회장직을 수행하며 귀농인들을 이끌어주고 있다. 어려움을 겪는 새내기 양봉인을 위해 양봉 공동 사육장을 조성한 것도 그 일환이다.
답습 아닌 새로운 양봉, 항노화 레시피로 승부
보호장구 착용 후 내검(벌통 확인) 작업을 따라나섰다. 김 대표가 벌통을 열어 꺼내든 봉판(벌집)에 꿀벌들이 빼곡히 붙어있다.
폭염이 절정인 이맘때(8월 초)는 꿀벌들에게도 무밀기(꽃이 없어 꿀을 못 내는 시기)다. 그러나 벌통 150여 개에 화분떡(꿀벌 먹이)을 넣어주고, 산란과 병충해 여부를 살피는 작업을 게을리할 수는 없다.
김 대표는 “꿀만 파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앞으로는 꿀과 밀랍·로열젤리·프로폴리스·화분 등 양봉 산물을 활용한 항노화 식품으로 소득을 높여야 합니다”라며 귀농인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때라고 말한다. 그는 (재)경남한방항노화연구원과 공동으로 아로니아와 양파를 첨가한 먹이를 꿀벌에게 공급해 항노화 성분이 포함된 꿀을 개발하고 특허 출원도 받았다.
이 밖에도 ‘꿀향가’ 카페를 운영하며 양봉 산물과 지역 농산물을 혼합한 차·양갱·강정·빵 등 다양한 항노화 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귀농 상담과 멘토를 자처하며 합천홍보에도 열심이다.
합천에 양봉전시관을 비롯해 자재단지·판매점·편의시설 등을 두루 갖춘 양봉 전문 연구시설이 들어서는 날까지 김 대표의 ‘비행’은 계속될 예정이다.
참조아농원·꿀향가
위치 합천군 대병면 대지1길 42
문의 010-4582-3347 https://hcbee.modoo.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