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평택공장이 사실상 문을 닫고, 미군 기지 이전도 지연되면서 평택 부동산 시장이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평택시 비전동 등 시내 중심부에서도 최근에는 수천만원씩 하락한 급매물이 나오며 집값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름에 빠진 평택
경기침체… 미군기지 이전 지연… 쌍용차 사태까지…
2~3개월전보다 수천만원씩 하락… 거래마저 '뚝'
개발사업도지지부진… 서울 2주택자들 투매 늘어
“경기침체에 가뜩이나 매수세도 없고 미군기지 개발도 지지부진한데 쌍용차 사태까지 터지니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평택시 소사동 D공인의 한 관계자)
쌍용자동차 파산 위기와 미군기지 이전 지연 등으로 평택 부동산 시장은 지금 꽁꽁 얼어붙어 있다.
평택은 각종 개발호재로 지난해 경기침체 속에서도 집값이 크게 떨어지지 않은 지역 가운데 하나였으나 최근 들어서는 수천만원씩 하락한 급매물이 잇따라 출현하면서 본격적인 가격 하락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생산이 또다시 중단된 쌍용차 평택공장은 5,700여명의 본사 직원과 가족, 250여개의 협력업체, 2ㆍ3차 협력업체 등을 합쳐 평택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약 5만명이 넘는 사람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어 위기감이 심상치 않다.
특히 쌍용차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주민들의 경제력 악화에 따라 급매물이 쌓이면서 부동산 시장은 장기 침체로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 가격이 4,000만~5,000만원씩 떨어진 매물이 나오고 있는데 평택 비전동의 한빛아파트는 최근 158㎡가 3억1,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이 아파트의 시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3억4,000만~3억5,000만원에 달했다.
이 지역 G공인 사장은 “쌍용차 사태 때문인지 점점 심해지는 경기침체 때문인지 알 수는 없지만 최근 들어 급매물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세교동 청실보성 158㎡형 아파트도 가격이 2~3개월 전보다 2000만~3,000만원 하락한 2억8,000만원에 나왔다.
곧 입주가 시작되는 평택 용이푸르지오는 분양가보다 싼 가격에 분양권이 거래되고 있다. 용이동 D공인 사장은 “확장비용과 이자비용은 아예 포기하고 분양가보다도 1,000만원 이상 싼 중대형 급매물이 나왔으나 근처 시세가 떨어지고 있어 매입하려는 수요자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지역 상권도 거의 절망적인 상태다. 평택시 팽성읍 안정리ㆍ대추리ㆍ원정리 일대에 지난 2004년부터 미군을 상대로 임대사업을 하려고 들어선 다가구주택은 아직도 임차인을 찾지 못해 집주인의 이자 부담만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평택 곳곳에서 진행되던 개발사업도 지지부진하다. 청북택지지구의 미분양 사태는 건설회사의 공사중단으로 이어졌으며 소사벌지구는 택지가 팔리지 않아 아직 착공도 되지 않고 있다. 고덕국제신도시의 보상도 지난해 말에서 올해 하반기로 연기됐고, 재개발사업 중이던 비전주공1단지도 자금난에 시달리던 신성건설이 공사를 중단하고 기업회생신청을 한 상태다.
팽성읍 S공인 사장은 “평택에 대한 기대가치가 떨어지다 보니 서울에서 평택에 집을 산 2주택자들이 급하게 집을 내놓으면서 급매물이 많아지고 있다”며 “평택은 지난해 경기침체에서도 비교적 잘 버텼는데 올해는 어느 선까지 가격이 하락할지도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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