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교회에 관하여-14
제6절 참교회의 표지-4
2. 참된 교회의 표지-4
2) 성례들의 바른 시행-3
(2)세례
가. 세례의 역사
세례는 유대교 전통에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신약성경에서 세례 요한이 요단강에서 세례를 베푼 것이 가장 처음 기록입니다.
[마 3:4~6] “이 요한은 낙타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띠고 음식은 메뚜기와 석청이었더라. 이때에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요단강 사방에서 다 그에게 나아와 자기들의 죄를 자복하고 요단강에서 그에게 세례를 받더니.”
그래서 세례는 세례 요한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며, 이 요한을 세례 요한(John the Baptist)이라고 부릅니다.
바빌론 포로기 이전에도 정결례라는 이름으로 세례 같은 형식이 있었는데, 이것을 에세네파가 유대교 입교 예식으로 썼습니다. 그러니까 세례 요한이 세례를 창작한 것은 아닐지라도, 세례 요한 때문에 세례가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성례가 된 것은 사실입니다.
주후 5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사이에 시리아 지방의 시골 교회에서 작성했다고 추정하는 <디다케>라는 문서가 있습니다. 이 <디다케>에 세례에 관련된 규정이 있습니다.
이 문서에 보면 세례는 원래 흐르는 물, 즉 강이나 시냇물에 몸을 완전히 담그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날이 추워서 흐르는 물에서 할 수 없다면 욕조 등에 물을 담아 거기에 몸을 담그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마저도 할 수 없다면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이마에 물을 3번 부으라고 규정했습니다. <디다케>의 규정에 따르면 강이나 시냇물에 몸을 담그는 것이 바른 세례 형식이고, 나머지는 약식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세례가 아니라 침례가 성경적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교파도 강이나 시냇물에서 침례를 하지 않고 침례탕을 만들어서 시행하는 곳이 많습니다. 이것 역시 물을 뿌리는 세례처럼 <디다케>에서 규정한 약식 세례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나. 세례의 방식
세례의 방식은 교파에 따라서 몇 가지가 있습니다.
a. 주수례(注水禮, 또는 관수례)
주수례는 물을 붓는 예식이라는 뜻으로 관수례라고도 합니다. 물을 붓는다고 하지만 대개 집례자가 손에 물을 찍어서 수세자의 머리에 바르는 방식입니다.
물을 머리에 붓는 것은 죄를 씻는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것으로, 가톨릭이나, 루터교회, 성결교회, 성공회, 장로교회 등의 교단에서 행하는 세례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위에도 언급했듯이 원래는 약식이었던 방식이지만 그렇다고 이 방식을 잘못된 방식이고 침례가 옳은 것이라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행 16:33,34] “그 밤 그 시각에 간수가 그들을 데려다가 그 맞은 자리를 씻어주고 자기와 온 가족이 다 세례를 받은 후 그들을 데리고 자기 집에 올라가서 음식을 차려 주고 그와 온 집안이 하나님을 믿으므로 크게 기뻐하니라.”
옥문이 열렸는데도 사도 바울이 도망가지 않은 것을 본 간수가 사도 바울에게 행한 일의 기록 중 일부입니다.
여기서 간수의 가족이 밤중에 강이나 시냇물에 가서 세례를 받았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아마도 사도 바울은 간수와 그의 가족들에게 물을 뿌리는 방식의 세례를 베풀었을 것이라고 여러 성경해석가가 말합니다.
b. 침례
침례는 세례받는 자의 몸을 물에 담갔다가 꺼내는 세례의 방식입니다. 물에 담그는 것이 한자로 침(浸)이니까 침례라고 하는 겁니다. 동방정교회나 개신교의 침례회, 순복음 교단과 같은 오순절파에서는 세례 요한의 형식을 최대한 따르는 침례를 행합니다.
이 밖에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 즉 안식교’, 옛 이름이 ‘말일성도 예수 그리스도 교회’였고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로 이름을 바꾼 몰몬교, 그리고 ‘생명의 말씀 선교회’에서도 침례를 행합니다. 그중에서 몰몬교나 생명의 말씀 선교회에서 받은 침례는 인정하지 않는 교단이 많습니다.
침례 때에 물속에 잠기는 것은 옛사람을 장사 지내는 것이고, 물속에서 올라올 때 새 사람으로 부활하며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하는, 즉 예수와 함께 죽고 예수와 함께 부활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몸이 완전히 물에 잠겼다 나오는 것을 완전 침례라고 합니다.
완전히 잠기지 않고, 몸이 반쯤 물에 잠긴 채로 물을 따로 머리에 붓는 주수례와 침수례가 섞인 듯한 방식도 있습니다. 이 방식은 초기 기독교 벽화에도 나오는 꽤 오래된 방식인데, 탕에 들어간다는 점으로 보통 침례로 분류하지만, 침례를 행하는 의미가 죽었다 부활한다는 의미 때문이라는 관점에서 '잠기지 않는' 방식이므로 침례로 인정하지 않기도 합니다.
c. 살수례
살수례의 살(撒)은 물을 뿌린다는 뜻인데, 살수례는 주전자 같은 용기에 물을 담아서 수세자의 머리에 붓는 방식입니다. 과거에 수세자가 너무 많거나 하는 등의 상황에서 약식으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일부 교회에서 이러한 방식으로 주기도 합니다. 다만 천주교는 현재 교회법에서 살수례 방식을 삭제했습니다.
d. 기타
매우 드물지만, 그 외의 세례 방식도 쓰이기도 했습니다. 아르메니아 사도 교회는 손을 물에 넣은 후 세수하는 방식으로 세례를 주고, 과거에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잠겼다 나오는 것은 죽었다 살아난다는 의미’라는 것만 받아서 구덩이에 넣은 다음 꺼내는 방식으로 시행하는 예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