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자령(1,157m) - 겨울만 되면 각광받는 일출 명산
선자령은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북쪽에 있는 해발 1,157m의 밋밋하고 볼품없는 산봉이다.
이 선자령은 여름내내 푸대접이다가 겨울만 되면 갑자기 인기가 급상승한다.
비밀은 선자령 특유의 바람과 눈꽃, 그리고 뛰어난 일출 풍광에 있다.
화장실을 다녀오는 짧은 시간에도 얼을 뺄 만큼 혹독한 대관령 바람, 그 바람이 빚은 상고대 풍경, 그 너머로 솟는 장대한 일출 등과 같은 것은 여러 시간 고된 산행 끝에야 대개 그 보상으로서 주어지는 것이지만, 이 곳 선자령에서는 아주 손쉽게(?) 내 것으로 할 수 있다.
산행이 해발 800m대의 대관령 고갯마루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얼마 오르지 않아 거산에서나 가능한 장대한 풍경을 감상하고, 그후는 내리막 일변도이며 간혹은 신나는 눈썰매도 탈 수 있는 하산길로 곧바로 접어들 수도 있다.
이런 여러 매력으로 인해 겨울 선자령은 평일에도 늘 산행객들의 모습을 볼 수 있거니와 신년 초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매년 겨울 안내등산회 제1의 산행 대상지가 바로 이 선자령이다.
대관령~선자령~곤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백두대간의 일부이기도 하다.
때문에 백두대간 상에서의 일출맞이에 의미를 주는 사람들이 신년 초에 단체로 찾기도 한다.
이 지역은 대개 10월 말이면 벌써 한 차례 눈이 내린다.
11월 말이면 선자령 주변 산릉이 허옇게 변한다.
그러므로 1월에 선자령을 찾는다면 아이젠이며 스패츠, 그리고 무엇보다 방풍의 준비를 단단히 갖춰야 한다.
하산길에 들기 전까지는 북서풍을 정면으로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지방도로로 격하된 구 영동고속도로 상행 휴게소가 산행기점이다.
상하행 휴게소를 잇는 고가도로 끝에 산불감시초소가 있는데, 그 오른쪽 콘크리트 포장도로로 접어든다.
200m쯤 가서 왼쪽 직각방향의 갈림길로 접어들어 1km 남짓 가면 성황당 앞 주차장이다.
이 대관령 성황당은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된 전국적 민속축제인 강릉 단오제의 주신(主神) 서낭신을 모신 곳이다.
이 서낭당의 산신각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 곧 콘크리트 포장도로가 나온다.
이 포장도로를 따라 100m쯤 올라가면 우주선 날개처럼 둥근 형상을 한 국가시설물이 저 위 능선에 보인다.
이 시설물 정문 아래 약 100m 지점에서 왼쪽으로 작은 팻말과 함께 선자령 가는 길이 보인다.
참나무와 산죽이 어울린 완경사 숲길을 지나면 다시 왼쪽으로 허허벌판 같은 구릉지가 펼쳐지는 능선 위로 올라선다.
1월쯤 되면 이 선자령 능선에는 끝부분이 흰 파도머리처럼 휜 긴 설릉이 생기기도 한다.
새봉을 지나면 저 앞에 붕긋하게 부푼 듯한 선자령이 보인다.
선자(仙子)란 곧 신선, 혹은 용모가 아름다운 여자를 말하니, 이곳 능선의 굴곡이 아름답다고 하여 그런 이름을 주었던 것일까.
왼쪽은 그 높낮이를 구분하기 애매할 정도의 평탄한 구릉지가 연속되지만, 반면 오른쪽은 갑자기 툭 깎아내린 것처럼 가파르다.
수천만 년 전, 지표면이 침식작용을 받아 평탄해진 뒤 어느 때인가 급속히 융기하여 이런 모양을 이루었다고 한다.
산행로는 평탄면이 가파른 경사를 이루기 시작하는 선을 따라 주로 이어지므로 안개 속이라도 이 선만 놓치지 않으면 된다.
선자령에 올라서기 전 약 200m 지점에서 길이 두 가닥으로 나뉜다.
중간이 교통호처럼 깊이 팬 그 길의 정점에서 오른쪽 지능선으로 초막골 길이 갈라져 나간다.
초막골 갈림이란 표식은 없으며, ‘선자령 정상’이라 쓰인 한편 마가목을 심은 곳임을 알리는 흰색 팻말이 서 있을 뿐이다.
선자령 정상(1157m)은 이곳에서 목장길을 따라 100m쯤 올라간 지점의 둥근 봉이다.
그러나 대개는 이곳에서 초막골로 곧장 하산한다.
선자령을 넘어선 뒤 숲속 길을 지나면 다시 목장길이 나온다.
찻길을 따라 내려가다가 길이 크게 왼쪽으로 휘는 지점에서 오른쪽, 리번이 매달린 소로로 접어들어 숲지대를 지나면 낮은목이라 부르는 안부다.
이 안부의, 목초지와 숲지대와의 경계에 ‘선자령 900m, 보현사 2.1km, 대공산성 2.6km‘라 쓰인 팻말이 선 곳에서 동쪽으로 하산로가 또한 나 있다.
낮은목~보현사 코스는 매우 심한 급경사 길이다.
그러므로 이 길은 노약자는 엄금해야 하며, 반드시 아이젠이 필요한 길이다.
낮은목 하산로 초입부를 그냥 지나쳐 긴 완경사 평탄면(목장 목초지)을 가로질러 올라가면 대공산성 능선길 초입부임을 알리는 팻말이 서 있다.
이 대공산성 능선으로 빙 돌아 계곡으로 내려가면 겨울 하루를 꽉 채우는 산행이 된다.
대공산성(大公山城)은 발해의 왕 대조영이 쌓았다는 성이다.
974.6m봉을 중심으로 둥근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삼국시대의 산성치고는 매우 형태가 뚜렷하다.
등산로는 능선 왼쪽 사면의 산성 내부를 가로질러 나 있으며, 문루터를 지나 20분쯤 가면 길은 주능선을 버리고 오른쪽 지능선으로 휘어든다. 얼마 후 계곡가로 내려선다.
길은 1시간쯤 뒤 새 영동고속도로의 고가도로가 바라뵈는, 보현사 오름길목의 산불감시초소 앞으로 이어진다.
대관령에서 선자령까지는 약 4.5km 거리로, 눈이 깊지만 않으면 1시간30분만에 갈 수 있다.
그 북쪽 곤신봉까지는 7.5km쯤 되며 3시간이면 충분하다.
대관령 눈꽃 축제에 맞추어 가서 설피 신고 달리기, 소달구썰매 타기 등 행사에 한 번 참여해보는 것도 좋을 듯.
잘곳/ 횡계에 남우장여관(033-335-5581~2), 대성여관(033-335-5129), 동호장(033-335-3203) 등이 있다.
스키시즌에는 방값이 비싸고 구하기도 어려우므로 20분 거리인 강릉시내의 숙박 시설을 이용한다.
횡계 별미 황태 요리는 황태회관(033-335-5795)이 인기다.
가는 길/ 횡계 나들목으로 빠져나가서 용평스키장쪽으로 가다가 고속도로 밑을 지나자마자 좌회전하여 5km쯤 가면 대관령 휴게소다.
초막골 하산 후에는 강릉이나 횡계 택시를 불러야 한다.
대관령 고개까지 25,000원~30,000원(동아택시 033-652-1341, 용봉운수 653-3376, 동명실업 653-2288, 횡계 개인택시 033-335-5960).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횡계 경유 강릉행 버스 하루 6회 운행(10:10, 11:25, 14:50, 17:45, 18:20, 18:55).
상봉터미널에서 횡계 경유 강릉행 버스 하루 3회 운행.
강릉 종합버스정류장(033-646-8100)에서 횡계 버스정류장(033-335-5289)까지 15분 간격(7:35~21:40)으로 시외버스 운행.
구 영동고속도로(현 456번 지방도) 제설 여부는 도로관리사업소 강릉지소(033-648-4044)로 문의.
◈ 두타산 - 백두대간 상에 솟은 두툼한 육산
두타산 능선은 동고서저를 이룬 한반도 지형의 전형을 실감할 수 있는 구간이다.
동사면은 절벽이나 다름없는 급경사이며, 때문에 동쪽으로 유난스레 시원한 조망을 종종 만난다.
두타산 정상은 더구나 사방이 훤히 트여 있으니 신년 일출맞이 장소로는 의미도 깊고 또 제격인 곳이라 할 것이다.
특히 층암절벽을 이루며 깊이 패인 절경지 무릉계곡을 내려다보는 멋도 기막히다.
산행의 시작지점은 포장도로가 지나는 댓재 고갯마루다.
댓재 고갯마루 송림 속 산신각 옆으로 오르면 된다.
댓재 민박집에서 묵었다면 고갯마루 서쪽 아래, 계곡 옆 널찍한 길로 곧장 접어들도록 한다.
이곳엔 산죽이 많아서 댓재 혹은 죽치령(竹峙嶺)이라 불렀다고 한다.
댓재를 떠난 지 15분 뒤 대간 원줄기 위로 올라선다.
명주목이를 지나면서는 오른쪽 아래로 구룡골 깊은 계곡이 펼쳐진다.
아름드리 노송이나 잿빛 기암봉이 흰 눈과 어울린 풍광도 좋다.
1028m봉 지나 짧은 오르내림의 반복 끝에 목통령(일명 통골목이) 삼거리에 닿는다.
‘댓재 4km. 정상 2.1km, 번천 3.6km’라 씌인 안내팻말과 청타산악회가 세운 화강암 표지석이 서 있다.
목통령부터는 본격적인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대간 길이어서 여전히 길은 뚜렷하다.
표지리본은 거의 모두 북쪽으로 향한 길목에만 집중적으로 매달려 있다.
주로 남에서 북으로 종주하기 때문이다.
널찍한 공터를 이룬 두타산정에는 정상 표지석과 별도로 높이 1m쯤 되는 둥근 돌을 네모 난 돌받침 위에 얹은 정상비석이 또 있다.
이곳 두타산정에서 무릉계~두타산성으로 내려가는 길도 있다.
팻말엔 ‘무릉계 10.2km 3시간10분’으로 표기돼 있다.
해발 800m의 댓재에서 해발 1,353m인 두타산 정상까지는 6km 남짓 된다.
그러므로 배낭을 가볍게 메었다면 2시간 남짓 걸릴 것이다.
올라온 방향에서 거의 90도쯤 왼쪽으로 꺾이며 청옥산 방향의 대간 길이 나 있다.
두타산 정상에서 급한 내리막 능선길을 20여 분 가면 완경사의 기복을 가진 능선이 기다린다.
이 능선을 따라 가노라면 평평한 잘록이가 나온다.
여기서 200m쯤 더 가면 박달령 갈림길목이다.
이곳에서 등산로는 능선을 버리고 왼쪽 옆으로 길게 뻗는다.
얼마 가지 않아 왼쪽의 계곡으로 빠지는 갈림길목이 나오는데, 이 길이 번천리 계곡으로 빠지는 갈림길이다.
두타산 문바위골과 번천리계곡 길은 가파르고 험난하기 따를 산이 없다는 두타산에 대한 선입견을 깨뜨릴 정도로 완만하고 부드러운 산길이 이어진다.
장구목이골 합수지점을 기준으로 상단부는 문바위골, 하류부는 번천리계곡이라 일컫는데, 하류부는 암반이 수려한 가운데 골이 시원스레 터져 화려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상류부 문바위골은 아직까지도 때묻지 않은 자연미를 자랑한다.
두타산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청옥산 쪽으로 20분쯤 내려서면 바위 두 개가 서 있는 안부에 이른다.
바위 두 개가 문기둥처럼 서 있다 하여 문바위라 불리는 이곳에서 문바위골로 내려서려면 왼쪽 사면길로 따른다.
문바위골 길은 20여 분 낙엽 두텁게 덮인 잡목숲길과 이끼 낀 바윗길을 따르다 물줄기를 만난 다음 심마니 제단으로 이어진다. 짐을 풀어놓고 쉬었다 가거나 점심식사하기 적당한 곳이다.
심마니 제단을 지나 완경사 계곡길을 따라 20여 분 더 내려가면 장구목이골과 합수지점에 이른다.
이후 물줄기를 네 차례 건너선 다음 물줄기 건너편을 바라보면 지계곡이 보인다. 백두대간 상의 목통령에서 발원한 통골로 산길이 잘 나 있다.
이후 물줄기를 한 차례 건넌 다음 민가를 거쳐 댓재 서쪽 평지 마을까지 갈 수도 있고, 민가 직전 다시 물줄기를 건너 농로를 따라 평지 마을까지 내려갈 수 있다.
민가와 만나는 지점에서부터 고랭지채소 운송용 비포장도로가 잘 나 있어 헷갈릴 일이 전혀 없다.
문바위 안부에서 문바위골~번천리계곡을 거쳐 평지 마을로 내려서는 데는 2시간30분이면 충분하다.
잘곳/ 오징어잡이배의 불빛이 보이는 댓재 서쪽 옆에 양옥집으로 신축한 댓재민박이 있다.
매식도 되지만 미리 연락해야 한다. (전화 033-552-0096, 011-9797-7960).
삼척읍내에 신라장여관(033-574-8858) 등 비교적 방이 큰 업소들이 여러 군데 있다.
정라동 바다횟집(033-574-3543)은 곰치(혹은 물곰) 해장국으로 유명하다.
가는 길/ 서울~동해·삼척=강남고속터미널(영동·동해선)에서 일반·우등·심야우등버스가 30~40분 간격(06:30~23:30)으로 운행한다. 4시간 소요.
동서울터미널에서도 삼척행 고속버스가 하루 20회(07:10~22:40) 운행한다.
삼척→댓재=삼척읍내 종합버스정류장(033-572-2085)에서 하루 3회 댓재 넘어 하장으로 가는 버스가 있다(07:10, 13:30, 16:30 출발).
삼척~동해=10분 간격(05:20~22:00)으로 시내버스가 운행한다.
◈ 태백산 - 눈꽃축제와 더불어 내륙 산간 일출 일품
태백산은 봄 철쭉과 더불어 겨울 설경으로 한몫을 하는 명산이다.
봄 철쭉제 때만큼 많은 사람들이 겨울 태백산 눈꽃 축제를 보러 태백으로 향한다.
태백산 오름길은 크게 보아 단군성전이 있는 동쪽의 당골광장~반재~망경사, 당골광장~제당골~문수봉~망경사, 북쪽의 백단사매표소~반재~망경사, 유일사매표소~장군봉~천제단~망경사의 네 가닥을 꼽을 수 있다.
이중 한동안 찻길을 따라 걸어야 하는 유일사 코스 이외엔 모두 고른 인기도를 보이고 있지만, 그래도 교통이 편한 당골광장 기점이 최고다.
천제단까지 최단거리인 당골광장~반재~망경사 코스로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린다.
이 코스로 올랐다가 문수봉쪽으로 돌아 소도동으로 내려오는 원점 회귀산행을 하기도 한다.
소도동 당골주차장 입구에서 200m쯤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면 넓은 당골광장이다.
이 광장 오른쪽 사선방향 저편에 소나무로 만든 인공의 눈꽃 터널이 보인다.
이 터널을 지나 길이 이어진다.
터널을 지나자마자 잠시 짬을 내어 왼쪽 계단 저 위의 단군성전을 한 번 둘러본 다음 산행을 잇는다.
당골 길은 몇 년 전 널찍하게 확장하고 계곡 쪽으로는 스테인리스 난간을 설치해두었다.
길 양쪽은 겨울이라도 울창하다는 느낌이 들만큼 짙은 숲이다.
경사는 평지보다 조금 더한 정도다.
목재 발판을 댄 철교로 계곡을 우측으로, 그 100m 위에서 다시 좌측으로 건넌 다음 나오는 두 갈래 길목 중 왼쪽은 작년부터 휴식년제가 풀린 문수봉 갈림길.
우측 계곡 건너 걸쳐진 다리를 건너면서 비로소 계곡을 떠나 능선으로 치닫는다.
경사가 다소 급해진 길을 따라 호랑이에 물려죽은 사람의 무덤인 호식총(虎食塚)을 지나 10분을 채 걷지 않아서 반재에 닿는다.
화장실까지 선 반재 고갯마루는 천제단~당골광장 간 거리 4.4km의 절반 되는 지점이어서 반재다.
이후 경사가 한결 순해진 길을 따라 주욱 올라가면 망경사에 다다른다.
망경사는 맑은 날이면 멀리 동해도 바라뵌다는 전망 좋은 사찰이다.
많은 기도객들이 올라와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하기에 절이 아니라 산중 단체숙소 같은 느낌이다.
이 망경사 왼쪽 옆의, 한국 100대 명수의 하나로 꼽히는 용정샘에서 곧바로 능선쪽을 향해 급비탈길이 나 있다.
이 길이 천제단 오름길로서, 단종비각 지나 15분쯤이면 천제단에 가닿는다.
<환단고기>에 보면 ‘5세 단군 구을(丘乙) 임술 원년에 태백산에 천제단을 축조하라 명하고 사자를 보내 제사를 지내게 하였다’는 기록이 나온다.
<삼국사기>에는 ‘일성왕 5년 10월에 왕이 친히 태백산에 올라 천제를 올렸다’는 기록이 보이며 <동국여지승람>에서는 ‘태백산은 신라 때 북악으로, 중사(中祀)의 제를 올리던 곳’이라고 전한다.
천제단(天祭壇)은 이렇듯 기도터로서 유서가 깊으며, 겨울철에도 늘 기도객이 끊이지 않는다.
일단 천제단에 올라 일출을 본 뒤에는 태백산 최고봉으로서 천제단보다 조금 작은 제단인 상단(上壇)이 축조되어 있는 장군봉(1566m)까지 오르면서 동쪽 사면 곳곳에 선 주목 거목들의 설경을 즐기도록 한다.
조금 서둘러 올라가 주목 거목들을 배경으로 하여 일출 감상을 하는 것도 좋다.
천제단에서 장군단으로 얼마 가지 않아 길 우측 저 아래로 거대한 주목들의 실루엣이 보인다.
장군단에서 유일사쪽으로 조금 더 올라간 지점의 우사면에도 또한 주목 거목들이 있다.
이 거목들을 본 뒤 다시 천제단으로 내려와 망경사로 빠지지 말고 돌탑들이 볼만한 문수봉쪽으로 가보기를 권한다.
작고 초라한 하단(下壇)을 지나면 형상미로선 태백산 제일이라는 주목 거목이 한 그루 길 동쪽에 서 있다.
이 주목을 구경한 뒤에는 다시 주등산로로 빠져나와야 한다.
하단에서 10분쯤 내려간 지점에는 ‘현위치 부쇠봉, ←문수봉 2.2km, 천제단 0.8km→‘라 씌인 팻말이 선 갈림길목이 나온다.
오른쪽 길은 부쇠봉 서사면을 가로지르며 난 백두대간 종주길이고, 문수봉 방면 길은 왼쪽이다.
길은 산비탈을 가로지른 뒤 능선으로 올라서며, 조금씩 높이를 낮추다가 간혹 뚝 떨어지기를 반복한다.
문수봉 전 안부에서 왼쪽 당골로 난 계곡 갈림길을 한가닥 만나며, 그곳에서 30분쯤 꾸준히 오르막길을 걸으면 문수봉이다.
문수봉은 정상부 전체가 큼직하고 깨끗한 바윗덩이가 널린 너덜이다.
이곳은 안개가 끼면 또 그런대로 멋이 뛰어나다.
때문에 사람들은 여기 문수봉 정상에서 한참 머물다 가곤 한다.
이곳 돌탑들은 7~8년 전부터 어느 수행자가 몇 년간에 걸쳐 쌓은 것이다.
문수봉에서 동쪽으로 너덜지대를 벗어나 숲속 길로 들어서면 또한 거대한 주목이 나선다.
이 주목은 썩은 나무줄기 안에 사람이 두어 명 들어설 수 있을 정도다.
이 주목 이후로는 별 특별한 경치가 없다.
밧줄이 매어져 있는 급한 길을 따라 20여 분 내려가면 이윽고 계곡 바닥으로서, 그 10여 분 후 죽죽 뻗어오른 송림지대를 지나면 당골광장 위로 나선다.
태백산 눈꽃축제는 태백시청 관광문화과 033-550-2081 문의.
잘곳/ 태백시내에 고운정여관(033-552-5485), 동경여관(552-3454), 삼호장(552-4500) 등 여관이 있다.
태백시가 직영하는 태백산 민박촌은 콘도식이고 취사가 가능하다.
9평형, 15평형, 32평형이 있으며 문의 033-553-7460. 망경사에서 등산객의 숙박은 받지 않는다.
육질이 탄력 있고 맛이 뛰어나기로 이름난 태백 한우를 전문으로 하는 황지동 한우마을숯불실비식당(033-552-5449)이 추천할 만하다. 1인분 300g에 18,000원으로 양도 푸짐한 편이다.
가는 길/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30~40분 간격으로 태백행 버스 운행. 5시간 소요.
청량리에서 태백 경유 강릉행 열차 출발시각 08:00(무궁화호), 10:00(무), 12:00(무), 14:00(무), 17:00(새마을호), 22:00(무). 4시간30분 소요.
태백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태백산 당골행 버스 1일 27회(07:38~22:15) 운행.
자가용 차량으로 갈 경우 중앙고속도로 서제천 나들목에서 나와 31번 국도를 타고 영월을 거치는 것이 무난하다.
태백역 033-552-7788. 태백 시외버스터미널 033-552-3100. 태백택시 080-581-6404, 태백 개인택시조합 033-581-3001.
◈ 응봉산(998.5m) - 송림 능선 솔바람 더불어 맞는 동해 일출
울진 응봉산(998.5m)의 이름도 유명한 용소골은 험곡이지만 그 반대편인 동쪽 덕구온천에서 올라가는 능선길은 사슴처럼 순하다. 때문에 겨울에도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다.
물론 산행 후 뜨끈한 온천욕이 가능한 덕분이기도 하다.
정상 조망이 사방으로 좋고 동쪽 저 멀리로 동해 일출을 볼 수도 있으니, 정초에 일출맞이로 기운 내고 온천욕으로 느긋이 긴장도 풀 곳으로 이만한 곳도 없을 것이다.
덕구온천장을 출발, 온정골 북쪽 능선을 타고 주욱 동진하면 정상이다.
능선길이 널찍하고 뚜렷하여 어두컴컴한 새벽이라도 랜턴만 밝으면 실수 없이 정상까지 짚어가기가 어렵지 않다.
덕구온천호텔이나 벽산콘도 앞에 대형 주차장이 있지만, 산행 시작지점인 능선 위 화기보관소 바로 아래에도 주차 가능한 넓은 공터가 있다.
이곳 공터 바로 위 능선 상의 커다란 안내판 옆 계단길로 접어들면 이내 응봉산 특유의 멋진 소나무숲 능선이 시작된다.
산행 시작 후 1시간쯤 지나면 119 4번 지점 팻말이 보인다.
그 바로 위가 제1헬기장으로, 정상과 그 아래 온정골 주변을 한눈에 조망된다.
그 후 제2헬기장까지도 약 1시간 거리.
울창한 송림 속이라 신새벽의 솔바람 소리가 끊이지 않을 것이다.
제2헬기장에 이르면 정상부가 계곡 건너로 코앞이고, 눈도 제법 쌓여 있다.
제2헬기장을 떠나 300m쯤 오르면 급작스레 바람이 세어진다.
응봉산 북서능선이라 북풍이 그대로 닥치기 때문이다.
약 20분 걸으면 정상에 다다른다.
정상엔 2.5m 높이의 정상비와 삼각점이 설치돼 있다.
바람이 심하여 이곳 정상에서 견디기 어려우면 그 바로 옆의 작은 공터로 내려간다.
여기는 비교적 아늑하여 일출까지 견딜만하다.
일출맞이 후 하산은 올라온 능선길을 되짚는 것이 일반적이다.
송림 숲길을 다시 걸어 내려가는 맛도 괜찮다.
계곡쪽 하산길목은 정상 비석 동쪽 5m 앞에서 남동쪽으로 나 있다.
급경사이고 눈도 덮인 미끄러운 길이 능선을 따라 곧게 나 있다.
119 구조요청 19번 지점에 다다르면 왼쪽 아래로 길고 가파른 바위 협곡이 나온다.
이 협곡 오른쪽 옆의 급한 송림 길을 10여 분 조심스레 내려가면 이윽고 온정골에 내려서며, 15분 뒤 덕구온천 원탕에 다다른다.
덕구온천 원탕은 과거 노천탕이 있었던 곳으로, 옛 노천온천 아래엔 온천수 처리시설이 있다.
이곳에서는 용출 압력이 셀 경우 관이 터지는 일을 막기 위해 분수처럼 일부 물을 뽑아내고 있다.
시설물 바로 옆에는 여러 신비한 일이 일어난다고 소문난, 응봉산 여신을 모신 산신각이 서 있다.
원탕부터는 길이 갑자기 좋아진다.
온천객들이 이곳까지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덕구온천호텔에서 길을 잘 내둔 한편 계곡 중간부터는 금문교 등 세계 각지의 유명 교량 12개의 축소판 교량으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평탄하고 뚜렷한 계곡 내리막길이니 길 잃을 염려는 거의 없다.
정상까지 6km, 하산거리 약 7km, 총 13km에 산행시간은 5~6시간이면 된다.
잘곳/ 응봉산 동쪽에 600년 역사의 덕구온천장 시설이 있다.
이곳 온천수는 중탄산나트륨을 함유한 약알칼리성 온천수로서 수질이 좋기로 국내에서 손꼽힌다.
피부병을 비롯해 근육 피로를 푸는 데도 좋고, 음용하면 위장병, 당뇨에도 특효를 본다는 무색 무취 무미한 온천수다.
현재 덕구온천호텔에서만 온천수를 쓰고 있다.
겨울 개장시간 06:00~22:00, 입욕료 5,000원. 전화 054-782-0677.
구수곡 자연휴양림 : 덕구온천장에서 남쪽으로 고개 하나만 넘으면 있다.
구수골 입구의 울창한 송림 속에 위치, 응봉산과 연계시켜 이용하기에 좋다.
산막 바로 앞에 주차가 불가능한 것이 단점이다. 전화 054-783-2241.
덕구온천장 내 음식점들은 그리 신통치 못하다.
온천호텔 아래쪽 뼈다귀해장국집(054-783-1122)이 아침식사를 할 집으로 그나마 권할 만하다.
◈ 백암산(1,004m) - ‘밝알’ 정상서 일출맞이 후 설경, 온천욕
백암산(1,004m)은 동해가 빤히 바라뵐 정도로 바다가 가깝지는 않지만 해발 1,000m가 넘게 높직이 솟은 한편 동쪽으로 앞을 막는 큰 산이 없어 시원스런 일출 풍광이 연출되는 산이다.
또한 동고서저로 설명되는 한국 지형에 대한 상식을 뒤집는 산이기도 하다.
서쪽으로는 매우 깊고 험한 골짜기와 능선이 형성돼 있으나 온천장이 있는 동쪽은 산세가 유순하여 오르기가 쉽다.
때문에 이 산은 산 동쪽의 온천장과 더불어 겨울 설경을 즐기는 대표적 온천산행지로 사랑받아왔다.
백암산이란 지명은 정상부에 흰 바위가 있다는 데서 유래했다.
정상이 은회색의 바위지대이며 그 바위가 햇빛에 희게 빛나는 모습을 보고 선인들은 '밝알'이라 했고, 나중에 백암이 되었다고 학자들은 추정한다.
산행은 온천장에서 시작하여 온천장으로 내려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백암태백온천모텔 뒷길로 하여 천냥묘~헬기장~정상 코스로 올랐다가 되내려온다.
정상에서 백암산성~백암폭포~온천장으로 내려오는 원점회귀형 산행도 가능하다.
정상까지는 빠른 걸음으로 2시간 남짓 걸리므로 정초 일출맞이를 하려면 적어도 오전 5시경에는 산행을 시작해야 한다.
백암온천장의 대문인 듯 거대하게 기와집 형상으로 지붕을 한 고려온천호텔 앞을 지나 왼쪽 길로 끝까지 올라가면 태백온천모텔이 나온다.
이 모텔 왼쪽 옆 길로 돌아 올라가면 둔덕 위에 작은 공터와 화기(火器)보관소가 있다.
여기에 주차한 후 산행을 시작하면 된다.
길은 한동안 뱀꼬리처럼 가느다란 능선 정수리를 따라 이어진다.
교통호처럼 움푹 패이기도 한 지능선길을 1km 남짓 오르면 왼쪽으로 ‘정상 3,905m’ 표지석과 백암폭포 팻말이 선 갈림길목이 나온다.
원점회귀형 산행을 한다면 나중에 이곳으로 나오게 된다.
이곳 갈림길목을 지난 지 10분 뒤 119 구조 3번 지점 팻말이 선 곳에서는 길이 일시 갈라지는데, 얼마 후 다시 만나는 길이다.
왼쪽으로 작은 지류를 건너 다른 능선으로 오르면 큼직한 묘가 있다.
천냥묘란 팻말이 선 이 무덤에서 능선 왼쪽 옆으로 가로지르기를 시작한다.
능선과 점차 멀어지며 700m쯤 산사면을 가로질러 가면 정상 2,445m·표지석이 선 곳에서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오른쪽 길로 직진해 올라야 한다(왼쪽의 계곡길은 백암폭포에 이어 온천장으로 가는 길).
넓은 계곡과 맞닥뜨린 직후 다시 능선을 향해 갈짓자로 꺾기를 반복하며 급경사 지능선을 쳐오르면 비로소 아까 천냥묘에서 벗어났던 주능선 위로 다시 올라서게 된다('←정상 1.2km, 한화콘도 3.6km→'팻말).
이후 헬기장 지나 주능선을 따라 30여 분 오르면 백암산 정상이다.
정상은 헬기장이며, 표지석과 삼각점이 설치돼 있다.
정상에서 하산로는 두 갈래다.
서쪽으로 하여 흰바위 위를 지나는 길과 곧장 남쪽 안부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흰바위 윗길은 겨울엔 다소 미끄러우므로 피한다.
300m 아래의 안부로 내려가는 길도 경사가 급하므로 주의한다.
안부에 내려서서 뒤돌아보면 흰바위 옆면을 비롯한 정상부가 바라뵌다.
안부에서 정동쪽으로 능선을 따라 곧게 뻗은 길을 따르면 백암산성을 만난다.
울진에 남은 10여 개 산성 가운데 가장 보전이 잘 돼 있다는 산성으로서 고려 공민왕도 여기로 난을 피해온 적이 있다고 한다.
산성 유적에서 100m쯤 가서 주능선을 버리고 왼쪽으로 간다.
20분 뒤 안성이씨 집안 묘소에 이어 100m 아래에서 이름 없는 무덤을 만나는데, 여기서 왼쪽의 작은 능선을 넘어간다.
길 입구에 표지리번이 잔뜩 붙어 있으니 참고삼는다.
가파른 지능선 길을 따라 계곡에 내려선 이후 300m쯤 내려가면 왼쪽 아래로 허옇게 빙폭을 이룬 백암폭포가 보인다.
여러 개의 단을 이룬 폭포로서, 길은 폭포 아래 등산로 안내판에서 골짜기를 50m쯤 따라 내려가다가 왼쪽의 산비탈로 이어진다.
이 길을 따르면 정상으로 오를 때 지났던 백암폭포 갈림길목에 다다른다.
총 산행거리는 10km에 5~6시간 소요된다.
잘곳/ 백암산 동쪽 백암온천장이 들어선 온정리는 이미 신라 때 온천수가 솟았다고 하며, 고려 명종대엔 현령이 지방민들을 동원, 거대한 화강암으로 욕탕을 만들었다고도 하는 곳이다.
유황온천으로서 신경통, 만성관절염, 동맥경화증에 효과가 좋다고 한다.
이곳 백암온천장에서 실제 온천수를 쓰는 업소는 온천지구 내의 백암관광호텔(054-787-3500), 성류파크호텔(787-3711), 스프링스호텔(787-3771), 피닉스(787-3044), 고려온천호텔(787-3191), 한화콘도(787-7001), 태백장모텔(787-3881) 등 대형 업소뿐이다.
숙박료는 대개 ?원 선. 입욕료는 대개 5,000원, 영업시간도 오전 5시부터 오후 7시30분로 비슷하다.
성류민속촌식당 : 집된장과 토종 콩을 쓴 멧돌 두부 등으로 인기인 업소. 산채정식(8,000원) 이외 각종 찌개류도 한다. 전화 054-549-7755.
흰바위가든 : 푸짐한 해물요리로 유명한 식당. 30,000원 하는 해물탕 대(大)자면 4인 가족도 푸짐하다. 전화 054-787-3400.
◈ 민주지산(1,241.7m) - 내륙의 첩첩산중에서 솟는 태양
민주지산(1,241.7m)은 충북 영동군과 전북 무주군의 경계를 이루며 솟아 오른 내륙의 고산이다.
불과 10여 년 전만해도 심심산골 오지의 대명사 격이었던 곳으로, 높은 산과 깊은 계곡으로 첩첩이 장막을 치며 외지인의 발길을 거부해왔다.
하지만 도로망이 발달함에 따라 이제 민주지산도 전국 어디서나 하루산행이 가능해졌다.
접근이 편해진 덕분에 일출산행을 즐기는 이들도 늘었다.
조금 일찍 서두르면 당일로 산에 올라 백두대간 자락에서 해가 뜨는 것을 본 뒤 여유 있게 하산이 가능하다.
예전에는 꿈도 못 꿀 일이지만, 최근 개설된 민주지산 정상 부근의 무인대피소를 이용하면 산중 1박도 어렵지 않고, 해돋이를 보기 위해 장시간 추위에 떠는 것도 피할 수 있게 되었다.
민주지산 산행은 무주나 영동 어디나 좋으나, 가장 일반적인 코스가 충북 영동군의 물한리 계곡길을 이용하는 것이다.
물한리 계곡은 짙은 숲과 풍부한 계류 덕분에 여름철 휴양지로 명성이 높아 길도 좋고 찾는 이들도 많은 편이다.
이정표도 비교적 양호한 편이나 적설기의 야간에는 길 찾기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계곡 중간의 황룡사 앞까지 차량이 진입할 경우 속새골을 통해 정상까지 3시간 이내에 접근이 가능하다.
때문에 민주지산에서 일출을 보려면, 당일 산행의 경우 아무리 늦어도 새벽 4시에는 출발해야 한다.
만약 정상 부근의 무인대피소에서 밤을 보낼 요량이라면 오후 1~2시에는 출발해야 밝을 때 목적지에 당도할 수 있다.
참고로 무인대피소에는 물과 침구류가 없기 때문에 텐트를 제외한 완벽한 겨울철 막영준비를 갖추는 것이 필수다.
사용 후에는 반드시 다음 이용자를 위해 깨끗하게 정리해둔다.
영동군이 설치했으나, 관리인이 없는 곳이니 등산인 모두가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아껴야할 시설물이다.
물한리 버스종점에서 다리를 건너 왼쪽의 큰 계곡을 따라 잠시 가면 계곡 건너편으로 건물 몇 채가 보인다.
90년대 초반에 건립된 황룡사라는 절로 물한계곡 내에서 유일한 사찰이다.
절 앞의 공터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계속해 왼쪽에 계곡을 끼고 이어진 잣나무 숲길을 따른다.
사람들의 계곡출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철조망이 답답하긴 하지만 그나마 하늘을 가리는 숲길이 시원스럽다.
황룡사 앞에서 등산로를 따라 20분쯤 가면 민주지산과 삼도봉 방향으로 등산로가 갈리는 삼거리에 닿는다.
낙엽송이 우거진 넓은 공터의 삼거리에서 오른쪽의 속새골 방향으로 진입해 민주지산으로 향한다.
민주지산 정상부로 연결된 계곡길은 이 일대의 산세가 그렇듯 크게 가파른 곳 없이 유순하게 이어진다.
삼거리에서 20분 거리의 합수지점에서 오른쪽 계곡을 따라 30분쯤 더 오르면 등산로는 다시 두 갈래로 나뉜다.
빈약해 보이는 표지리본이 흔들리는 오른쪽의 작은 계곡을 따라 오르면 민주지산과 각호산 중간의 작은 봉우리로 이어진다.
이 코스는 민주지산을 오른 뒤 다시 속새골로 내려서기 위해 하산로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왼쪽의 뚜렷한 길은 계속해 속새골 상단으로 연결된다.
길은 점차 가팔라지며 고도를 높인다.
속새골 중간의 갈림길에서 1시간 가량 더 오르면 민주지산 정상에서 남동쪽으로 100m 쯤 떨어진 능선에 올라설 수 있다.
여기서 민주지산 정상까지는 불과 10여 분 거리.
민주지산 정상에는 표지석 하나만이 덩그러니 서 있을 뿐 바람을 피할 만한 바위나 나무가 없다.
새벽녘에 도착했다면 추위와 바람에 노출된 상태로 일출을 기다려야할테니 이만저만 고생이 아닐 것이다.
차라리 주능선 직전의 사면에서 대기하다가 일출직전에 정상에 오르는 편이 낫다.
너무 이른 시각에 도착했거나, 오후에 출발한 팀은 민주지산 정상에서 각호산 방향으로 300m 거리의 서쪽 사면에 지어진 무인대피소에서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민주지산 정상의 조망은 거칠 것이 없다.
시야를 가릴 만한 장애물이 전혀 없어 사방팔방 시원스런 경치가 펼쳐진다.
덕유산에서 삼도봉으로 이어진 백두대간 줄기가 남에서 동으로 꿈틀대며 흐르고, 북쪽에는 날카로운 산세의 각호산이 위풍당당하게 마주섰다.
영동군 상촌면과 무주군 무풍면 일대의 부락들도 손에 잡힐 듯 가깝다.
하산로는 사통팔달이다.
온 길을 되밟아 내려서도 되고, 남동쪽 능선을 따라 석기봉과 삼도봉을 거쳐 삼마골재에서 물한리로 내려설 수도 있다.
각호산쪽으로 가다가 속새골로 내려서거나, 각호산까지 간 뒤 각호골을 통해 물한리 버스종점으로 연결해도 된다.
다만 겨울철 적설기에는 운행시간을 예상하기 힘드니 노약자나 초심자가 낀 팀은 쉽고 짧은 코스를 택하는 것이 좋다.
잘곳/ 상촌면과 물한리 일대의 장급 여관이나 민박집을 이용한다. 밤골민박(043-745-6333), 동굴민박슈퍼(043-745-2211), 호두나무민박(043-745-3675), 버스종점민박(043-745-1350), 대구민박(043-745-0036) 등이 있다.
가는 길/ 충북 영동까지는 열차와 시외버스를 이용한다.
서울에서는 서울역에서 1일 47회(06:15~23:30) 운행하는 부산행 경부선 열차를 이용, 영동역에서 하차한다. 2시간25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1일 5회(08:00~17:30) 운행하는 영동행 시외버스 이용. 2시간40분 소요.
영동에서 물한리까지는 1일 5회(06:20, 07:30, 12:10, 14:40, 17:50) 운행하는 동일버스(043-742-3971)를 이용한다. 1시간 소요.
황간에서 1일 5회(06:40, 07:50, 12:30, 15:00, 18:10) 운행하는 시내버스 이용 물한리 종점에서 하차. 40분 소요.
자가용 차량을 이용할 경우 경부고속도로 황간 나들목으로 빠져나와 우회전, 579번 지방도를 타고 매곡면과 상촌면을 경유해 물한리로 들어간다. 물한리 입구에서 입장료(어른 500원, 어린이 300원)를 받는다. 주차는 1일 기준 소형 2,500원, 대형 5,000원.
◈ 내연산 - 동해바다와 10여km 떨어진 일출 전망대
내연산은 보경사계곡 또는 내연골이라 부르는 골짜기 풍광으로 이름난 산이다.
삼지봉~향로봉 줄기와 우척봉~삿갓봉 줄기 사이로 20리 길이로 형성된 내연골은 기암절벽 아래 오묘한 형상으로 펼쳐진 암반과 수많은 폭포, 소와 담으로 절경을 자아내는 골짜기로 이름나 있다.
이와 더불어 내연산은 포항을 비롯한 경북 산악인들이 일출맞이 최고의 산행지로 꼽는 산이다.
완경사 능선에 동산처럼 튀어나온 최고봉인 향로봉(香爐峰·930m)은 널찍한 터에 동서남북 거칠 것 없는 일망무제의 조망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서쪽으로 보련산(1124.4m), 북쪽으로는 옥계 팔각산에 이어 주왕산 국립공원 일원의 산봉이 바라보일 뿐 아니라 동으로 포항과 영덕 일원의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새해 일출이 바라뵈는 청하면 월포까지의 직선거리가 12km에 불과해 오히려 월포보다 빠른 시각에 일출을 맞이할 수 있다.
내연산은 골의 풍광이 뛰어나 등산로 역시 골을 따라 나 있지만, 일출맞이 산행을 계획할 때는 능선길을 따르는 게 정상으로 오르기가 수월하다.
특히 겨울이면 골바닥이 얼음이나 눈으로 덮여 미끄러워 낙상의 위험이 높다.
따라서 겨울철 한밤중에는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내연산은 보현사 뒤쪽의 문수봉(文殊峰·622m)에서 주봉인 삼지봉(三枝峰·710m)과 향로봉(香爐峰·930m)을 거쳐 삿갓봉(716m)~우척봉(牛脊峰·775m)에 이르기까지 24km 길이의 긴 능선을 자랑하지만, 새해맞이 산행시에는 보경사를 출발, 문수봉과 삼지봉을 거쳐 향로봉으로 오르는 코스나 산군의 서쪽인 포항시 죽장면 하옥리 향로교에서 출발하는 향로봉 직등 코스를 주로 이용한다.
향로교 코스는 기점에 이르기까지의 도로 상태가 좋지 않고, 대중교통편으로 접근하는 데 불편이 많기는 하지만, 산행길이가 3.6km밖에 되지 않아 가장 빨리 향로봉에 올라설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찾는 이가 많다.
단 경사가 가팔라 두어 시간 장딴지가 당기도록 올라야 한다.
보경사에서 향로봉을 오르는 길은 크게 두 가닥이다.
계곡길을 따르다 문수암을 거쳐 문수봉 남동릉으로 올라설 수도 있고, 보경사 경내를 거쳐 문수봉 직전의 남동릉으로 올라설 수도 있다.
문수암 길은 보경사계곡 길을 따르다 계곡길과 갈라진다.
보경사에서 200m쯤 떨어져 있는 서운암 삼거리에 이어 벤치 두 개가 놓여 있는 쉼터를 지나면 계단길이 나타난다.
계단을 따라 너럭바위 위로 올라서면 주등산로에서 벗어나 오른쪽으로 문수암 길이 나타난다.
갈림지점에서 문수암까지는 약 700m 거리다.
문수암을 지나 20분쯤 더 오르면 문수봉 직전의 솔밭 능선 삼거리로 올라선다.
매표소 직전 오른쪽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르다 능선으로 접어드는 길은 보경사 경내를 관통한 길과 능선 상에서 만난다.
두 길이 만나는 지점에서 20분쯤 오르면 삼거리가 나타난다.
여기서 오른쪽 길은 문수봉 정상으로 이어지고, 왼쪽 길을 따르면 사면을 가로지르며 문수샘(해발 570m)을 거쳐 문수봉 서쪽 능선으로 올라선다.
이후 수리더미·조피등·거무나리 갈림지점을 지나 삼지봉 직전 안부 삼거리에 이른다. 능선 길은 삼지봉을 거치고 왼쪽 사면길은 삼지봉을 우회한 다음 계속 주능선을 따른다.
동대산, 문수봉, 향로봉 등 능선이 세 가닥으로 나뉘어 삼지봉이라 부르는 이 봉은 향로봉에 비해 120m 낮지만, 내연산 주봉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후 향로봉까지 약 4km 구간은 평범한 능선길로 1시간20분 정도 걸린다.
도중에 왼쪽으로 빠지는 산길은 미결등이나 밤나무등을 타고 보경사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고, 향로봉을 650여m 남겨놓은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빠지는 능선길을 따르면 죽장면 하옥리 향로교로 내려서는 길(약 3.6km)이다.
보경사~향로봉 산행은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일출맞이 산행의 경우 하산은 대개 올라왔던 길을 되짚어 내려가지만 어차피 이른 아침이니 보경사에서 산행을 시작한 이들은 새해맞이 내연산 종주산행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매봉~샘재~삿갓봉~우척봉~보경사 산행에는 6시간 이상 걸린다.
아이젠과 스틱 등 겨울산행 채비가 제대로 되어 있다면 기암절벽 아래 소와 담, 폭포가 연이어지는 계곡 절경지인 보경사계곡 산행도 시도해볼 만하다.
계곡으로 내려서는 산길은 여러 가닥으로 향로봉에서 주능선을 따라 매봉쪽으로 내려서다 왼쪽으로 떨어지는 산길을 따르면 시명리로 내려서고(약 1.7km), 반대쪽인 문수봉 방향으로 향하노라면 밤나무등이나 미결등을 따라 보경사계곡으로 내려설 수 있다.
시명리를 경유할 경우 4시간, 밤나무등이나 미결등 코스는 3시간 정도 걸린다.
골 입구 널찍한 터에 자리잡은 보경사(寶鏡寺)는 백마에 불경을 싣고 와서 일구었다 전설이 전하는 고찰이다.
한나라 때 중국에 처음 불법이 처음 전해졌을 때 마등, 법란 두 승려가 팔면경에 비친 한국 종남산(終南山·내연산의 옛 지명)을 보던 중 100척 깊은 못이 명당자리라 단정짓고, 백마에 불경을 싣고 와서 물을 막아 거울을 묻고 법당을 세우면서 보경사를 일구었다는 것이다.
보경사 경내에는 원진국사비(圓眞國師碑·보물 제252호)와 보경사 부도(浮屠·보물 제430호), 5층석탑·부도군 등의 문화유적이 있고, 사보(寺寶)로서 사명대사(四溟大師)의 금당기문(金堂記文)과 숙종어필(肅宗御筆)의 각판이 있다.
잘곳/ 보경사 입구에는 연산장(전화 054-262-1145·대중탕도 운영) 외에 음식점이나 슈퍼마켓과 민박을 함께 하는 집들이 여럿 있다.
경남슈퍼(262-1634), 고향슈퍼(261-9337), 관음식당(261-0391), 단골식당(262-1314), 삼보가든(262-2224), 연일식당(262-1130), 천령산가든(261-4330) 등이 있다.
가는 길/ 포항 종합터미널에서 보경사행 성원여객 노선버스가 약 1시간 간격(06:00~18:20)으로 운행한다. 1시간 소요. 성원여객 전화 054-273-7203.
향로교로 가려면 터미널에서 1일 3회(05:40, 10:15, 16:15) 운행하는 하옥행 노선버스를 이용한다. 전화 054-277-8090.
자가용으로 보경사를 가려면 포항시내에서 7번 국도를 따라 영덕 방향으로 북상한다.
30km쯤 가면 나오는 송라면 소재지에서 좌회전, 4km 정도 들어가면 보경사 주차장에 이른다.
주차장에서 500m쯤 올라가 보경사 직전에 매표소가 나온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청소년 1,000원이다.
자가용으로 향로교로 가려면 포항시 청하면 소재지에서 912번과 68번 지방도로를 타고 샘재를 넘어 죽장면 상옥리로 들어선 다음 상옥초교를 지나 삼거리에서 하옥리 계곡가로 이어지는 오른쪽 도로(69번 지방도로)를 따라 4km 정도 더 가면 향로교에 이른다. 다리 건너 도로변에 차를 세워놓을 만한 공간이 있으나, 민가는 전혀 없다.
영천 방면에서는 영천호를 거치는 69번 지방도로와 31번 국도를 따라 죽장면까지 진입한 다음 면사무소 앞 삼거리에서 오른쪽 69번 지방도로를 따라 상옥리까지 간다.
영덕 방면에서는 영덕군 달산면 옥계리에서 비포장도로를 따라 하옥리계곡을 거슬러 올라 향로교에 진입할 수도 있으나, 겨울철 눈이 많이 내렸을 경우에는 고갯길을 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로상태 문의는 하옥슈퍼 민박(054-262-6632)으로 한다.
◈ 천성산(千聖山·922.2m) - 내륙에서 가장 빨리 일출 맞는 산
경남 양산 천성산(千聖山·922.2m)은 한반도 내륙의 산봉 가운데 동해에서 떠오르는 새해 일출을 가장 빨리 볼 수 있는 산으로 이름나 있다.
가지산이 일출을 가장 빨리 볼 수 있는 내륙의 산이기는 하지만, 앞산에 가려 동해 일출을 볼 수 없는 반면, 천성산은 한반도 육지 해안에서 가장 빨리 새해 일출을 맞는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대송리 간절곶과 직선으로 23.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그 사이 산자락들이 잔잔하게 깔려 동해가 빤히 바라보이기 때문이다.
새해 일출 시각 문의는 대전천문대(042-865-3332). 햇귓맞이 행사 문의는 양산시청 문화체육과(055-380-4841~2).
예로부터 원적산(圓寂山, 元寂山) 또는 산세가 수려하여 소금강(小金剛)이라고도 불려온 명산으로, 위험에 놓인 1천 대중을 밥상을 던져 살려냈다는 원효의 척반구중(擲盤求衆) 설화가 전하는 신라고찰 내연사가 들어앉은 내연사계곡은 암반이 수려하고 소와 담이 연이어지는 가운데 사철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절경의 골짜기로 이름나 있다.
또한 정상 북서릉과 낙동정맥의 주맥을 형성하는 북릉은 국내에서 희귀한 중고산층습원으로 수많은 희귀식물이 서식하는 능선으로 알려져 있고, 북릉~미타암 초입부는 초여름이면 천상화원을 연상케 하는 철쭉밭이다.
천성산은 고속철 터널공사 반대를 위한 지율 스님의 단식과 ‘도농룡의 소(訴)’로 인해 명성이 한층 높아졌으나, 11월29일 도롱뇽과 도롱뇽의 친구들, 내원사, 미타암 등이 한국철도시설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착공금지 가처분 신청사건에 대해 각하 및 기각결정을 내려짐에 따라 천성산과 정족산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터널 공사가 11월 말부터 재개되었다.
천성산 산행은 한때 ‘원효산’이라 불리던 주봉과 ‘천성산’이라 불리던 제2봉(811.5m)을 목표로 이루어지는데, 주봉보다 제2봉 산행이 더욱 인기 있다.
천성산은 인구 20만의 산업도시인 양산시에 둘러싸여 있기도 하지만, 부산, 울산, 대구가 가까워 이 지역 등산인들이 즐겨 찾고 있고, 등산로도 등줄기와 골짜기를 따라 여러 가닥 나 있다.
일출맞이 명소는 천성산 정상 북면 억새 둔덕이었으나, 2004년 초부터 정상부의 군시설물이 철거되면서 정상에서도 해맞이가 가능해졌다.
새해 첫날 오전 5시부터 운행하는 원효암 셔틀버스(요금 2,000원)를 이용하면 해발 800m대 고지까지 차도로 접근하면 20~30분이면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새해 첫날 부산 지역 일출시각은 오전 7시32분경이다. 원효암 전화 055-385-4111.
셔틀버스 대신 도보산행길은 흥룡사 주차장에서 시작된다.
상북면 대석리 대석저수지 댐 아래 매표소에서 아스팔트길을 따라 약 1.5km 떨어져 있는 주차장에서 곧장 계곡길을 따르거나, 또는 홍룡사 일주문 부근에서 오른쪽 능선자락으로 접어들어 1시간30분쯤 올라가면 원효암 앞에 올라선다.
원효암에서는 암자를 마주보고 오른쪽 길을 따르다 셔틀버스 주차장에서 비포장도로를 따라 20~30분 오르면 정상이다.
정상으로 향하다 도로가 왼쪽으로 휘는 지점에서 오른쪽 산길로 접어들면 일출맞이 명소로 꼽히는 정상 북사면 억새밭으로 곧장 갈 수 있다.
도보로 정상에 접근할 경우 홍룡사 주차장 기점 계곡길과 능선길을 이으면 좋은 원점회귀산행을 할 수 있다.
억새밭에서 화엄벌과 화엄늪으로 이름난 북서릉을 따르다 첫번째 갈림목에서 왼쪽 트래버스길로 내려서도 홍룡사 일주문 앞으로 내려선다. 산행 시간은 4시간이면 넉넉하다.
대중교통편을 이용한다면 더욱 다양한 방향으로 하산길을 선택할 수 있다.
정상에서 북서릉을 따라 곧장 내려가면 화엄늪을 거쳐 내원사 입구 상가단지로 내려설 수 있다.
도중에 내원사로 빠지는 길도 있지만, 사찰에서 꺼리므로 들어서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천성산 제2봉과 집북재를 이으면 성불암계곡이나 산하동계곡을 따라 호젓한 계곡 산행을 즐길 수도 있다.
두 계곡 사이의 천성공룡릉은 아기자기하고 조망이 뛰어난 암릉이지만, 짤막한 벼랑이 간간이 나타나 하산길로는 적합하지 않다.
부산이나 울산쪽으로 하산할 경우에는 제2봉에서 혈수폭포 골짜기를 따르다 법수원과 천성산에서 조망이 가장 뛰어나다는 미타암을 탐방한 다음 웅상읍 주진리로 하산하는 것도 괜찮다.
정상에서 1시간30분이면 닿는 미타암 주차장에서 주진리 7번 국도변의 웅상도서관까지는 미타암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준족들이라면 제2봉과 정족산을 거쳐 하북면 답곡리로 내려서는 낙동정맥 구간종주 산행도 시도해볼 만하다.
정족산에서 북서릉을 따르다 능선 갈림목에서 남서쪽 능선을 타고 내원사 들머리인 용연 사거리로 내려서는 코스도 양산 등산인들 사이에서는 인기 높은 코스다. 약 7시간 소요.
잘곳/ 양산시내나 통도사 관광단지 혹은 양산시내에서 20분 거리인 언양 등억온천지구 일원의 숙박업소나 식당을 이용한다.
신불산온천(052-262-8300), 언양온천(264-8822).
가는 길/ 원효암·내원사 들머리=부산 지하철 1호선 명륜동역 출발, 양산터미널을 경유하는 12번 푸른교통(세원여객) 일반버스 이용. 10분 간격(05:10~01:30) 운행.
내원사 주차장까지 승용차 진입 가능. 양산시내에서 내원사까지 택시요금은 15,000원 안팎.
내원사 문화재관람료 어른 2,000원, 청소년 1,200원, 초등학생 1,000원. 주차료 대형 5,000원, 소형 2,000원. 매표소 전화 055-374-6465.
홍룡사=부산 지하철 2호선 덕천역 상승문화회관 앞 버스정류장에서 1일 6회(06:10~19:30) 운행하는 세원여객 113번 버스 이용, 대석 마을 하차. 요금 1,100원. 홍룡사 매표소에서는 어른 1,0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300원씩의 입장료를 받는다. 주차료 승용차 2,000원, 버스 3,000원. 전화 055-374-9019.
무지개폭포·미타암 들머리, 영산대학=부산 지하철 2호선 호포역에서 1일 11회(06:40~19:45) 출발(57번 세원교통).
지하철 1호선 노포동역(종합터미널)에서 30분 간격(05:00~21:45) 운행(301번 삼신교통.
삼신교통 051-508-0047). 1호선 동래역에서 20분 간격(05:55-22:58)으로 출발(2000번 좌석).
마을버스/ 미타암=웅상도서관 버스정류장에서 미타암행 셔틀버스가 1일 8회(07:10, 08:10, 09:10, 10:30, 12:10, 13:10, 15:10, 17:10) 운행. 미타암 전화 055-365-4184.
무지개폭포=덕계 사거리에서 무지개폭포 산행기점까지는 30분 간격(07:00~21:30)으로 마을버스가 다닌다. 요금 600원. 동아교통 전화 055-388-2249.
원효암=대석리 원효암 셔틀버스 종점에서 1일 6회(09:00, 10:00, 11:00, 13:00, 14:00, 15:00) 출발. 1월1일은 해맞이 신도와 등산인을 위해 05:00부터 운행. 요금 편도 2,000원. 원효암 전화 055-385-4111.
◈ 천관산(天冠山) - 기암 숲과 햇살의 조화
한밤의 천관산 탑산사 가는 길은 수많은 갈색 돌탑의 길이었다.
도로변에 줄지어 늘어선 460여 개의 그 수많은 갈색 돌탑들로 인해, 그 끝에는 산이 아니라 무언가 기이하고 거대한 신전이 서 있을 것만 같았다.
전조등 불빛이 닿자마자 갈색 석탑들의 작은 돌조각마저도 세세히 살아났다간 어둠 속으로 스며들기를 반복했다.
탑산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우리는 지금까지 보아온 탑들보다 몇 배 더 큰 대형 돌탑인 문탑(文塔) 왼쪽의 검고 둥근 집채만한 바윗덩이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송림 속으로 들어섰다.
오른쪽 아래, 조립식 건물로 지은 조계종 사찰 탑산사 창문으로는 희미한 형광등 불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송림 속 가파른 길을 20분 남짓 걷자 등 뒤로 주황색 등이 점점이 박힌 연지리 연동 마을이 드러났다.
이제 오전 6시. 해가 뜨려면 아직 멀었고, 마을은 아직 깊은 잠속이었다.
여기가 닭바위 능선이다.
중간에 닭 모양을 한 바위가 있는데 지금은 잘 안보인다.
이 능선길이 동쪽 바다가 보이는 주능선에 오르기는 최단거리 코스다.
재색 LED랜턴 불빛에 입김과 더불어 무언가 뿌연 조각들이 드러났다.
북풍에 나뭇잎의 작은 조각들이 흩날리는 것인가.
아니, 눈이었다.
반가워야 하겠지만, 그러나 일출맞이를 하자고 새벽같이 부산을 떤 우리로선 반길 대상이 아니었다.
하필이면 오늘인가.
서편 하늘은 어느새 별빛도 가린 먹장구름이 뒤덮고 있었다.
능선 위로 오르자 소나무는 사라지고, 관목만 야트막하게 깔렸다.
북풍이 모질게 불어와 왼쪽 어깻죽지로 차디찬 냉기가 스며들었다. 바람을 피해 고개를 돌리자, 동쪽 저편에 천관산 정상인 연대봉(煙臺峰)의 장방형 봉화대가 여명 빛을 배경으로 검게 실루엣을 드러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며 봉화대 위로 치솟은 붉은 기운이 점차 짙어져, 봉화대는 진정 붉은 불꽃을 피워 올리는 것 같았다.
걸음을 서둘렀다.
저기 동쪽 하늘까지 먹장구름이 훌 덮어버리기 전에 연대봉에 다다라야 했다.
그래야 바다 위로 붉은 기운이 번지는 장관을 볼 수 있으리라.
725m봉 우측을 가로질러 나아가 감로수 샘터에 이르러 물을 담은 뒤 연대봉으로 올랐다.
다행히 서편의 구름장은 남쪽으로 흘러갔다.
그러나 동편에 가로로 길게 누웠던 먹장구름이 어느새 한껏 부풀어 올라 해를 가리고 있었다.
우리는 봉화대 벽 아래에 웅크리고 서서 구름장이 뚫리기를 기다렸다.
구름장이 옅어지더니 이윽고 바다 위로 부챗살 무늬의 강렬한 햇살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햇살의 묶음은 해수면에 닿는 순간 커다란 황금빛 얼룩으로 번졌고, 바다와 이곳 산정 사이의 공간에는 반투명지의 장막을 친 듯 옅고 푸른 기운이 가득 차올랐다.
일행은 장관에 환호하며 동편 능선으로 나섰다.
천관산은 남도에서도 남쪽 변두리 해안가 지방 장흥에 있지만 팔도를 두고 인기가 높다.
기암 풍치만으로도 기막힌데, 그 배경으로 크고 작은 섬들이 장식으로 앉은 쪽빛 바다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천관산(天冠山)이란 산명은 천관보살(天冠菩薩)이 머무는 곳이란 뜻에서 유래한 것이지만, 직역하여 하늘의 관이라 해도 어색할 것이 없다. 과거 한때의 이름은 지제산(支提山)으로, ‘지제란 곧 탑묘를 이름이니 이 산의 형상이 그와 같은 이유로 지제산이라 했다’고도 기록에 전한다.
이렇듯 기이한 탑 모양의 암봉들과 바다가 어울린 천관산에서의 일출 풍광은 각별하여 매년 초 많은 이들이 일출맞이 산행차 찾아온다.
산중에 여러 봉우리가 있지만, 섬들이 점점이 떠 있는 바다 위로 해가 떠오르는 장관을 보기엔 연대봉이 최고의 자리다.
해가 떠오른 뒤 구름장들의 움직임이 한결 활발해졌다.
순식간에 온 산을 불그스레한 햇살로 축복했다가는 컴컴한 잿빛으로 가리기를 반복했다.
천관산은 동쪽 연대봉과 서쪽 환희대 간 약 1km의 능선을 용마루 삼아 사방으로 비슷한 길이의 능선을 여러 가닥 뻗어내린 형세여서 팔각의 정자에 비유함 직하다.
기와집의 귀마루처럼 능선마다 단순하게 뻗어내렸고, 아래쪽은 송림지대이며 5부 능선 위쪽으로는 키작은 관목과 억새가 우거진 한편 군데군데 기암이 자리잡았다.
그중 천관산 특유의 기암들이 유난히 많이 밀집한 곳이 환희대 일원으로, 북동쪽에 대세봉, 남서쪽에 구룡봉, 그리고 북서쪽에는 진죽봉 등의 절묘한 기암봉이 솟아 있다.
우리는 한번의 산행으로 이 모두를 볼 욕심에, 우선 환희대로 하여 구룡봉 정상까지 갔다가 다시 환희대로 되돌아와 대장봉 능선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연대봉이 723.1m, 닭봉 능선이 갈라지는 봉우리가 약 725m이며, 천관산 용마루의 서쪽 끝인 환희대가 또한 720m이니 천관산 주능선길은 거의 평평한 평지나 다름없다.
구름과 햇살의 농염한 어울림은 한동안 계속됐다.
구름장은 훌쩍 자락을 들어올리며 여기 천관산 주능선 위까지 불그레한 햇살을 던져주기도 했다.
햇살이 비추자 억새로 뒤덮인 천관산 주능선의 미끈한 허리와 진죽봉, 대장봉, 천주봉 등 기암들이 황금색으로 찬란히 빛났다.
억새밭 가운데로 길게 꼬리를 끈 등산로를 따라 가다가 문득 돌아보면 누런 억새밭 위로 감청색 푸른 바다가 얹히곤 했다.
그렇듯 전혀 이질적인 색감과 선을 가진 두 가지가 이렇게 잘 어울릴 수도 있구나 하는 감탄으로 우리는 추위 속에서도 한참씩 걸음을 멈추어서곤 했다.
고려사에 보면 ‘고려와 몽고 연합군이 일본 원정을 위한 전함 900척을 건조할 때 부안의 변산과 이곳 천관산의 목재를 주로 썼다’고 전하니 과거 이 산을 뒤덮은 숲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만하다.
그 숲들이 모두 사라지고 억새밭만 무성해진 지금의 천관산은 그러나 탐승지로선 나무랄 데가 없었다.
숲이 우거졌을 때는 오히려 저 기암봉들이 지금과 같은 찬탄을 받기 어려웠을 것이다.
천관산 용마루의 서쪽 끝인 해발 720m의 환희대에 서자 흑, 하고 숨이 멈추어질 정도의 찬 바람과 더불어 북동쪽으로 기나긴, 그리고 저마다 다른 모양의 기암들이 줄지은 암릉 풍광이 펼쳐졌다.
가파른 길을 올라 여게서 쉬면서 이 경치를 보면 환희심이 절로 인다고 혀서 환희대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천관산은 입석과 기암이 볼 만한 것이 무려 천 가지나 된다.
평평한 암반을 이룬 환희대에 올라서자 마침 햇살이 다시 북릉의 암봉들을 밝게 비추어 보는 사람을 커다란 환희심으로 몰아갔다.
천관산의 암봉들은 설악산이나 월출산의 그것보다는 작되, 그래도 높이가 수십 미터는 되는 큼직한 것들이어서 한 입 듬뿍 베어 문 듯, 보는 맛이 좋다.
기암봉의 기묘한 정도는 한국 최고로 알려진 월출산이나 유일하게 맞비교가 될 만큼 뛰어나다.
이러한 기암 주위로는 탐승에 편한 억새밭이 펼쳐져 있거나 아니면 평평한 대가 곳곳에 자리했으니 그야말로 천연의 수석 전시장이라 할 만하다.
산이 이렇듯 오묘하여 오래 전부터 여러 인물이 많은 기록을 남겼는데, 그중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실린 고려시대 스님 천인의 기록이 특히 재미있다.
‘…이상하고 기괴한 것들이 많은데, 오뚝한 것, 숙인 것, 우묵한 것, 입을 벌린 것, 우뚝 일어선 것, 숨어 엎드린 것, 울퉁불퉁한 것 등 이루 다 적을 수가 없다.
어찌 조물주가 여기에 뛰어나게 순수한 것을 모아놓고 바다를 한계로 하고 넘어서 달아나지 못하게 한 것인가.
옛 사람이 몹시 산수를 사랑하여 나막신으로 올라간 이도 있고, 나귀를 거꾸로 타고 돌아온 사람도 있으며, 혹은 수일 묵으며 돌아가기를 잊어버린 이도 있고, 아주 돌아오지 않은 사람도 있으니….’
아주 돌아가지 않은 사람이 되지는 않더라도 수일 묵으며 돌아가기를 잊을 정도는 되고도 남을 절경임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환희대에서 남서쪽 구룡봉으로 가는 길은 실은 그 능선 북쪽의 진죽봉이며 석선봉을 보기 위한 길이나 마찬가지였다.
책자 <천관산>을 따르면 ‘환희대 서쪽에 위치한, 자그마한 조각돌로 그 밑을 고인 것이 마치 사람이 만든 것처럼 보이는’ 봉이 진죽봉이요, 그 아래가 석선봉(石船峰), 비로봉(毘盧峰), 중수봉(衆秀峰)의 순서다.
암봉들은 해가 구름장속을 들락거리며 펼쳐내는 빛의 조화로 신비경을 연출하곤 했다.
구룡봉 정상 암부로 오르기 전, 왼쪽 저 아래로는 불끈 솟은 남성을 닮기도 한 아육왕탑이 섰다.
크고 작은 바윗덩이가 4개 겹쳐 선 아육왕탑은 보기에 아슬아슬, 누군가 툭 치면 금방 스러질 것처럼 기묘했다.
<지제지>에 보면 조선 선조 때 아육왕탑이 무너졌다는 얘기를 전하고 있다.
이로 보아 과거 아육왕탑은 현재의 것보다 훨씬 더 높고 층도 많은 기암이었음을 알 수 있다.
구룡봉 정상 널찍한 암반의 끄트머리에서 서쪽으로 뻗어내린 능선들에도 여러 기암들이 서서 그 아래 청교저수지 푸른 물과 어울리고 있었다.
발길을 돌려 환희대에 다시 오른 뒤 우리는 북동쪽 능선으로 내려섰다.
이 일대가 천연 수석전시장 천관산의 백미라 할 곳이다.
환희대를 내려서면 처음 눈앞에 맞게 되는 기암봉은 대장봉(大藏峰)으로 그 옆에 만 권의 책을 겹쳐 쌓은 것 같은 책바위가 있으며, 그 아래로 천주·당번봉(天柱·幢幡峰), 문수보현봉(文殊普賢峰), 대세봉(大勢峰), 선재봉(善才峰), 관음봉(觀音峰), 종봉(鐘峰) 등이 장천재로 내려가는 등산로 변에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반듯하게 편 널판지를 세워놓은 형상의 천주·당번봉 앞에서는 뒤돌아본 진죽봉이며 석선봉의 뒷모습이 오히려 더 아름다웠다.
남쪽으로부터 비쳐드는 햇살에 암주들의 음영을 뚜렷이 드러낸 채로 짙은 암갈색 능선 위에 도도히 선 모습은 오랫동안 서서 음미할 만했다.
이 천주봉 앞에서 주등산로는 오른쪽 옆으로 나 있지만 장흥 산꾼들은 “이쪽 경치가 훨씬 낫다”면서 왼쪽의 다소간 희미한 길로 인도했다.
보현봉이며 대세봉, 선재봉의 기암이 겹치기도 하고 벽 사이로 바라뵈기도 하는 기막힌 탐승로였다.
다시 주등산로와 만나는 지점에서 뒤돌아본 대세봉은 마침 푸른 하늘 속을 빠르게 흘러가는 흰 구름 탓에 살아 움직이는 듯하여 사람을 놀라게 했다.
속에 괸 물이 있는 금강굴을 지나며 길은 숲속으로 들어 천관산의 기암봉들도 사라졌다.
얼마 후 골짜기를 오른쪽으로 건너며 곧 동백나무가 햇살에 번득이는 장천재 위 체육공원으로 내려섰다.
커다란 노송이 앞에 선, 문이 잠긴 장천재 앞 다리를 건너 숲속 길을 잠시 걷자 출발점인 관리소 앞 작은 주차장이다.
첫댓글 년말 연속근무 때문에 송년산행 참석도 못하고......수고많구 내려가기전에 쐬주한잔 하자꾸나
할로님 멋진 종주산행 하루빨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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