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놀랍게도
여명의 눈동자를 보면서 아직도 깜짝깜짝 놀라게 됩니다.
무료한 일상을 달래줄 뭔가를 찾다 문득 '여명의 눈동자'가 떠올라
오랜만에 아무거나 손에 잡히는 대로 보게 되었는데
'15부'를 보고 멈출 수 없어 '16부'까지 보게 됐네요.
평소에 김기문의 말.
'윤홍철 선생을 죽이고 나는 울었네. ... 후회는 안해. 후회를 해서는 안돼.
우리같은 사람이 있어서 역사는 발전하는 거야. ...'
이 부분이 의미하는 게 뭘까. 아직도 약간 미심쩍은 부분이 있었는데
좀 전에 봤던 김기문의 모습에서 상당한 교조주의적인 모습을 읽어내면서,
또 윤홍철이 고깔모자 같은 걸 쓰고 어떤 팻말을 목에 걸은채 '반동분자 죽어라'는
무시무시한 비난을 받으며 힘겹게 삽으로 땅을 파 결국은 그 곳에 묻히는 부분에선
후일 문화대혁명을 지휘했던 당시 모택동의 중국공산당이 떠오르면서
약간의 충격을 받게 되는군요.
'나는 이제껏 여명의 눈동자를 본 게 아니다. 내가 본 건 단지 드라마 영상일 뿐.'
이쯤되면 약간 허탈하면서도 한편으론 아직 남아 있는 무궁무진한,
신비한 요소들을 발견할게 될 걸 생각하면 설레기도 합니다.
역사에 가정이란 무의미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 또한 큰 의미를 갖진 못하겠지만
윤홍철이 죽기전에 대치에게 가르침을 전해 주었더라면 그 땐 어찌되는 것일까.
'선생'이란 호칭을 쓰면서도 모질게 죽이는 자신의 이념을 위한 김기문의 그 비정함.
죽기전에 돌이켜 보아도 후회를 안한다는 건,
그런데......
정말 후회를 안한다는 것일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
당연히 전자쪽이라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에 이를 달리 생각해 본 적이 없었지만
그 반대일 가능성을 열어 두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다고 보니
정말 생각이 끊이질 않는데.
풀지못할 수수께끼 같은 것 또한 있는데
윤홍철이 자기 무덤을 파 거기에 매장되는 장면과 윤여옥이 꿈에서 깨어나는 부분이
중첩되면서 그게 실제 현실이 아니라고 인식하게 해놓고서
후에 김기문이 대치에게 하는 말(윤홍철 선생 소식을 전하면서 자기 무덤을 팠다는 말)을
통해 그것은 사실이었다는 정보를 흘리는 걸 통해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어쩌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걸 갖고 괜한 확대해석을 하는 것일 수 있으나
생각해 볼수록 호기심을 자아내는 부분 또한 얼마든지 곳곳에 숨어있는 건
결코 단순하지 않은,결코 만만치 않은,때문에 절대 모방할 수 없는
'여명의 눈동자'만이 갖는 매력일 것입니다.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답글
수정
삭제
스팸처리
메인게시판
진부한 얘기가 되겠지만
최대치
추천 0
조회 169
06.11.20 01:21
댓글 2
북마크
번역하기
공유하기
기능 더보기
다음검색
첫댓글 가능성은 늘 열려있죠. 제주도에서였던가요?? 최대치가 장하림에게 한 말이 생각납니다. 버마에서 내가 만난게 팔로군이 아니고 미군이었더라면 지금 당신 자리에 내가 있을 수도 있었을꺼라고...
정말 이 작품은 볼때마다 새로운 뭔가를 발견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특히 당시 역사에 대한 다양한 시각들을 접하고 보니 전에는 안보이던 부분이 보이고 그렇습니다. 그런데 팔로군에서 윤홍철을 반동분자로 몰아 잔인하게 처형하는 장면은 제작진의 이념적 편향성이 언뜻 묻어난것 같아요. 아니면 그런 장면마저 없으면 방송불가 할지도 모르는 90년의 상황탓이었을수도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