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생 보도에 불을 지핀 건 신문이나 방송이 아니라 유튜브였다. 지난 달 4일 중국 시민기자를 자처하는 천추스(陳秋實)가 유튜브에서 라이브 방송을 통해 `코로나19` 사태를 겪고 있는 후베이성(湖北) 우한(武漢)의 현실을 고발했다. 천추스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우한의 한 병원 밖에 주차된 미니버스에 시신을 담은 포대 8개가 있는 현장을 영상으로 찍었다. 그는 동영상을 그대로 중국의 각종 사회관계망 서비스(눈)에 올렸다. 동영상은 순식간에 퍼져서 수천만 명의 중국인이 시청했다. 당시 중국 언론은 사실상 침묵했다. 변호사 출신인 천추스는 지난해 10월 유튜브에 개인 채널을 개설했다.
그리고 지난 1월23일 `코로나19` 사태로 우한이 전면 봉쇄되자, 천추스는 우한에 들어갔다. 그 뒤 시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우한의 진상을 알렸다. 천추스가 우한에서 올린 동영상은 18개로, 2월4일 라이브도 그중 하나였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도 SNS의 물결은 막지도 통제할 수도 없었다.
우리나라를 보자. `코로나19` 국내외 현황을 알려주는 `코로나나우`는 대구의 중학생 두 명이 만든 사이트다. `코로나나우`는 질병관리본부 발표를 토대로 국내 확진자 및 검사 진행 수, 퇴원환자 수, 사망자 수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실시간 뉴스, 관련 사이트, 예방 수칙, 주변 선별 진료소도 안내된다. 이 사이트가 화제가 되면서 한 때 접속이 폭주해 연결이 차단되기도 했다.
SNS의 폭발력은 한국에서도 대단하다. `코로나19`의 정보를 신문이나 방송 대신 SNS에서 구하는 이유는 우리 국민들의 특별한 성향일수도 있지만 방송사와 신문사의 책임도 크다. 알고 싶어 하는 정보를 제때 제공하지 못하거나 기사내용을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신문기사나 방송보도를 보면서 실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진행 상황을 중계방송하면서 같은 내용만 반복해 볼거리가 없다는 반응이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유튜브를 보는 게 낫다는 것이다. 특히 기사 방향이 이념과 이데올로기에 갇혀 객관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은 한국의 모든 언론사가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정보 획득의 선택이 SNS로 옮겨가면서 뉴스 이탈 현상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평균 뉴스 이용 시간은 80.1분에 불과하다. 미디어 이용에서 뉴스 점유율이 7년 동안 계속 감소해 23.3%로 줄었다.
젊은 층일수록 뉴스를 안 본다 연령대별 비교에서 20대는 미디어를 가장 오래(413.1분) 이용하면서도, 뉴스는 가장 덜(66.2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도 지금 10대가 20대가 되면 뉴스 이용 시간은 더 짧아질 가능성이 크다. 독자의 마음을 열어야 한다. 문제는 신뢰와 공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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