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편의 영화와 만년필 하니까 뭐가 있어 보이네요
일본영화 두 편에서 만년필 하나씩 나옵니다. (영화 본지가 오래라 기억에 의존해서 씁니다. 요즘 정신상태가 온전하지 못해서 착오가 있을 수 있으니 틀린부분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우선 니라이카나이로부터 온 편지라는 작품입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그리 알려져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내용은 박신양의 편지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봅시면 됩니다. 차이는 박신양은 연인 사이에서의 편지이었지만 니라이카나이로부터 온 편지는 시한부 어머니가 딸에게 남긴 편지라는 겁니다. 이 영화에서 만년필이 나오는 장면은 어머니가 워터맨 까렌으로 딸에게 편지를 씁니다. 잉크는 아마도 퍼플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아마 까렌이 맞을 듯합니다. 이 영화를 보고 만년필에 검정 이외의 색을 넣어보고자 도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펠리칸 터키옥색과 퍼플을 샀는데 요즘은 잘 안쓰게 되더군요 역시나 파카 quink가 좋습니다.
만년필이 나오는 두번째 영화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라는 영화입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겠지만 마츠코라는 여성의 일생에 관한 내용입니다. 원작 소설은 마츠코의 일생의 굴레를 무겁게 그려내고 있다고 하는데 영화 즐거리도 이와 거의 비슷하다고 하네요.(전 영화만 봤습니다.) 단 여기는 뮤지컬 요소가 들어가 있습니다. 좋은 작품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볼때도 참 많은 걸 생각하게 하더군요 이 영화는 추천하는 영화라서 더 이상 언급은 하지 않을까 합니다. 궁금하시면 직접 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2004 칸느에서 혹평을 받았다고 하네요. 한 여자가 우연한 사건들로 인해 폭력, 불륜, 매춘, 살인 등을 겪게 되고 여인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는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참고하세요) 여기에서도 만년필이 나옵니다. 마츠코의 아버지가 일기는 쓰는데요 일기를 쓰던 필기구가 만년필 입니다. 어떤 만년필 일까요?
parker45입니다. 45를 보고 얼마나 반갑던지 저도 가지고 있는 만년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45가지고도 히라가나와 한자를 씁니다. 획이 복잡한 한자는 아니였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전 한자를 쓰기 위해서는 촉이 가늘어야 된다. 세일러의 수익이나 관습이 정도는 되야 된다는 생각을 했는데 영화를 보고 이런 생각을 다시하게 되었습니다. 촉이 가늘지 않더라고 충분히 한자도 한글도 쓸수 있다. 크게 쓰면 돤다는 것. 뭐 단순한 사고의 귀결인데요 그때까지만 해도 글씨를 작게만 써거든요 남자가 작게 쓴다고 친구들에게 고쳐보지 않겠냐는 권유도 종종 듣고 했습니다. 사실 악필이라서 점점 작게 쓰는 걸 선호하게 된 것 같은데 요즘에는 f촉으로 정자로 크게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악필이지만 최소한 남이 알아볼 수 있는 예의 정도를 갖췄으면 합니다.
여담으로 제가 존경하는 교수님이 몇 주전에 별세하셨습니다. 솔직히 그렇게 많은 나이는 아니셨는데 그 교수님이 시험때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연필로 쓰지 말고 볼펜으로 쓰세요. 미국에서는 교수 골탕먹일려고 글씨 작게 쓰고 하는데 그건 형사소송감입니다. 제가 눈이 안 좋아서 그러는데 알아볼수 있게 크게 써 주세요 아시겠어요" 근데 제가 교수님 마지막 시험 때 수익으로 시험을 쳤습니다. 사실 경제학과 시험에서는 자와 오색연필이나 볼펜 그리고 검은색 볼편이면 되는데, 전 수익으로 다 그리고 다 썼습니다. 근데 지금 생각하면 글씨도 작게 쓰는데 수익이면 더 작게 쓰도록 하는 펜인데 얼마나 작게 적었을까 교수님은 얼마나 고생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별세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그 생각이 나더군요 여담이 길어 졌습니다.
참고로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이라는 영화에서도 만년필이 나옵니다. 전 펠리칸으로 추축했습니다. 이건 자신이 없네요 회원님들은 영화속에서 만년필을 찾아보신적 있으신가요 만년필이 주가 아니 이상 소품처럼 나오기 마련이겠죠 절대만년필원정대같은 영화은 없을테니까요 ㅎㅎ 전 가끔 영화를 보면서 만년필이 나오면 어떤 만년필인가 찾아봅니다. 영화 맥을 끊지 않는 한에서 말이죠 그리고 위에 두 작품처럼 나름 영향을 받은 것 같기도 합니다. 지인 중에 만년필 쓰는 이가 없거든요 조만간 한 사람 생길듯 합니다만 회원님들도 한 번쯤 느껴 보셨으면 합니다. 영화 속 한 장면에서 너무나 정겨운 만년필이 나온다는가 아니면 보고 있는 영화 속에서 반가운 만년필이 나온다던가 말이죠.
조금은 기분이 좋답니다.
첫댓글 저도 영화나 광고속에서 만년필을 발견하면 반갑더라구요^^ 제일 기뻤던 영화는 뷰티풀 마인드!
아 맞아요 감동적인 장면이죠 그 영화에 감명받아서 경제학자 발표하는 수업에 누군가 발표 했었어요. 그 장면에서 모두들 감동 받았나 봐요 발표자도 그 장면을 얘기 하더라구요. 갑자기 영화가 보고 싶어지네요
저도 글씨 작아서 시험 볼 때 무척 -_-; 긴장하는데... 교수님의 명복을 빕니다. 대학교에 들어와서 가장 좋았던 건 기억에 남을 훌륭한 선생님들을 많이 만났다는 거에요. 글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해봅니다.
아주 잠깐이지만 '굿 셰퍼드'에서 맷 데이먼이 젊은 시절 긴급한 비밀 메모 작성시 만년필을 사용합니다. 잠입한 공간이라 조명도 어둡고 해서 확실하지는 않으나, 어렴풋한 피드랑 닙 부분의 형태, 그리고 트위스트 캡 방식이라는 점에서 펠리칸으로 생각되더군요.^^
오..위험한 대결에서도 나오나요...
중반 지나서 아마 나왔던 것 같아요 근데 그게 펠리칸인지 정확하지는 않아요.
음음.. 마츠코 놔두고 자살한 남자가 쓰던게 45고... 마츠코의 아버지가 쓰던건 세일러였죠. 닙을 자세히 보면 세일러 마크와 1911 이라는 숫자가 보입니다. 어떤 기종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닙의 문양으로봐서는 오래된 모델인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