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비가 온다.....
지금 오는 비는 정말 쓰잘데기 없는 비 같은데 지 맘대로 내리고 있다.
그래서......
유리창 닦는 나는 오늘도 공치고 베란다에 나와 앉아 원망의 눈길로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
내주도 일주일 내내 비 소식이다.......ㅠㅠ
정말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비가 왠수다.
금주도 비가 자주와서 밥벌이를 못했는데.....
또 내주도 비라니....
베란다에서 하늘만 쳐다보는데 문득 추억도 스멀 스멀 기어 올라온다...
한편으론 민생고가 걱정이면서도 비를 보며 추억을 소환하는 내 자신이 이율 배반적이기도 하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비 만 오면 나도 모르게 추억을 꺼내어 여기 저기 걸어 두었다
날이 개면 잘 말려서 가슴에 다시 집어 넣는 습관이 생겼다....
아주 진한 향의 커피를 곁들이면서....
각설하고....
아침에 내 단골 국밥집에서 오랜만에 친구들이 모였다.
초등학교 교문지기 하는놈, 허구헌날 인도 보도블럭 바꾸는놈,동사무소 입구에 앉아 하품만
게걸스럽게 하다 주민등록 등본 복사 해 주는놈,시청 주차장 관리하는 놈,모 회사에서 신입사원 어디서 일 하는지
찿아 다니는 놈....등 등...
아....새로운 한놈....모 리조트에서 지들 리조트가 전국에서 제일 좋다고 떠들고 다니는 놈.....ㅎㅎ
이놈은 리조트 문지기 주제에 자랑질 만 엄청 한다는.....ㅎㅎ
아무튼....
국밥위에 얹어 주는 고기 몇점에 술이 몇 순배 돌고 나니 또 그 얘기다....
내 나라(00)가 1급이 되는 것이 국민정서에 합당한지 아닌지....
쓰벌~~~~
이놈들아....차라리 비만 오면 공치는 당장 니 옆에 친구부터 걱정해 주면 안되겠니???
입이 쓰다.....ㅠㅠㅠ
그나 저나....
원룸 월세는 밀렸는데 다음 달이 계약 만료다....
원룸 주인 도끼눈도 꿈에 자꾸 보여 원룸을 옮겨야 되는데 밀린 월세나 갚아야 나갈낀데....
이리 저리 고민이다....
에휴~~~~
내 나이 50이 넘도록 난 뭘 하고 살았단 말인가....
이 나이에 어디 들어 갈 전세금도 준비하지 못했으니.....ㅠㅠ
그렇다고 리어카와 자전거 보험료를 넣지 말고 밀린 원룸 월세를 갚자니...그것도 안 될 사정이고....ㅠㅠ
그냥......비도 오고 술도 한잔 걸쳤고 마음만 싱숭 생숭 하다.....
어제 폐지 팔아 6천원 벌었는데 이참에 로또나 한번 사 볼까나....
1등은 바라지도 않고 2등만 되어도 쇠고기 한근 사서 배터지도록 먹어 볼 낀데....
왜냐...고기 한점에 밥을 세숟가락 퍼 넣으면 되니까.....ㅎㅎ
비가 오니 별 별 생각이 다 드네.....ㅎㅎ
일단은.......
내 옆에 담배 한갑과 소주 한병이 있으니 오늘 저녁은 이것으로 만족하며 되도 않는 꿈이나 실컷 꾸어 보련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이 그저 가장 행복 할 지도 모른다...
내가 좋아하는 담배와 소주 한병이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으니.....
뭐~~ 정 안되면 제2금융권 아니 제3금융권이라도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
마음만은 편하게 갖자...
설마...산 입에 거미줄이야 치겠냐......ㅎㅎ
참.....
엊그제 우리 반장이 나 보고 환갑 전 에는 가정을 이루게 해 주겠다 고...아니면 지 손에 장을 지지겠다고
술자리에서 큰 소리 빵 빵 치던데.....원래 술 마시면 되도 않는 객기가 나오는 법...술 취한 놈 하고는
진중한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이 나의 철칙인데....두고 봐야 하나.....ㅎㅎ
그런데......
내가 키는 반 올림 해서 겨우 170이라 우기는 난장이고 몸무게 60이 왔다 갔다 하는 뚱에다 직업이 일당바리
유리창닦이에 가진 재산이라고는 원룸 보증금 100만원에 인상 더럽지....뭐 하나 내 세울게 없는데
나를 결혼시켜 준다고??????
지니가는 개도 웃겠다.....ㅎㅎ
아...남에게 내 세울 것 하나 있구나....
아무리 술과 담배를 쳐 먹어도 끄덕 없는 건강....ㅎㅎ 그러나 이것도 나이들면 어떻게 될지....ㅎㅎ
그래도.....
웃긴것은....나도 모르게 가슴 한켠에서 스멀 스멀 올라오는 이 쓸데없는 기대감은 뭘까.....
에휴~~~~
그냥 술이 술을 부른다는 것은 이세상 진리.....
내일은 내일 닥치면 또 살 구멍이 생긴다고 체념하고 포장마차에 술이나 한잔 더 땡기로 갈련다....
아~~~물론 추석 전에 간주 나오면 한꺼번에 외상 갚는다고 일단 큰소리 뻥뻥 치며 한병만 딱~~~~
이러면서 되도 않는 썩소에 윙크 한번 날리며 자리 차지하고 앉아야 겠지만.....
.....................오늘 일기 끝..............
P/S:오늘 같은 날은 포장마차 아주머니가 황인욱의 포장마차 란 노래를 틀어 주면 더 금상첨화인데.....ㅎㅎ
물론 되도 않는 나 만의 씨잘데기 없는 희망 사항이지 만......
첫댓글 정말 말씀대로 이율 배반적인 상황이지만, 글쓴 내용으로 보아 성격이 낙천적이시라.
사실 저같은 온실속에 화초처럼 자란 놈은 어려움에 직면하면 주저 앉기 십상인데 글쓴 님께서 생활력이 저보다 열 배, 아니 스물 배 강하실 테니 잘 헤쳐 나가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