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테니스 라켓이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골프채는 짝퉁이 있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짝퉁 테니스라켓은 본 적이 없는데.. 왜 그런 지는 모르겠다.
물론 테니스라켓은 엄청 싸게 나오는 제품들이 있기는 하다. 4-5만원짜리 그라파이트 라켓도 있으니까. ^^
하지만 그런 거에 Wilson, Prince, Babolat, Head 같은 브랜드의 고급품명이 박힌 건 못봤다. 그냥 나도 모르는 이름으로 나오는 거지.
사실 저가품은 아예 성능이 떨어지는데, 초보자도 느낄 정도로 탄성이며 비틀림이며 그냥 싸구려 티가 난다.
대형마트에 보면 아주 저가형인 윌슨 채도 나오던데.. 그런 걸 써도 게임하는 데 지장은 없다.
사실 지 몸이 못치는 거지 장비 때문에 아주 못치지는 않지만, 그런 저렴한 라켓은 잘 안나가니 자체 페널티는 된다. ㅋㅋ
예전 내가 아주아주 테니스를 잘 치던 시절엔, 일자 나무 라켓을 들고도 쉽게 이겼었다.
지금 생각하면 골동품 퍼시몬(감나무) 우드 드라이버와 그야말로 크로몰리(소위 스뎅) 철(iron)제 아이언.. 그리고 황동 안시 퍼터를 쓰는 셈인데..
골프계에는 그렇게 들고 코스에 나오는 사람은 아직 본 적이 없다.
생각해보면 골프도 그런 클래식한 감각으로 치려는 이가 존재할 거 같은데..
코스에서 한번도 그런 이를 보지 못한 걸 보면, 아마 그런 생각 자체를 안하나보다.
내가 가끔 연습장에서 나이드신 선배가 준(아니 버린) 퍼시몬 드라이버로 치면, 옆사람이 황당하다는 눈으로 본 적은 있다. ㅋ
스틸샤프트로 1,3,5,7번 우드로 감나무 헤드에 핀시커(Pinseeker?)라고 적혀있던데.. 그게 어떤 브랜드인 지 나는 모른다. ㅎ
그러고보면 골프라는 스포츠는 장비 옷 가방 슈즈 등 여러 용품에 대단히들 신경을 쓰는 거 같다.
일단 골프 클럽부터 '메이커'가 없는 제품을 쓰는 이가 없고.. 복장도 그러하다.
어릴 때부터 여러가지 스포츠를 해 봤지만.. 이 정도로 '장비질'을 하는 스포츠는 사실 처음이다. ㅎ
초보부터 고수까지.. 모두가 프로들이 쓰는 브랜드의, 거의 같은 등급 제품을 들고 친다. 이러는 건 처음본다.
다들 왜 이렇게까지 장비 '브랜드'에 집착하는 지 모르겠는데.. 도구를 쓰는 구기 스포츠로는 정말 의아할 정도다.
나도 한 3년 전 동기들과 골프라는 걸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냥 산 게 젝시오(XXIO)10 아이언인데..
이유는 제일 잘맞게 보여서다. 그냥 슬슬 치기엔 이게 딱이겠더라고. 다른 건 샤프트가 너무 딱딱했다.
야마하 1*8 제품이랑 혼마 초보용이랑 놓고 고민했는데.. 셋 다 비슷했었던 거 같다. 혼마를 살 걸 그랬나.. ^^
어릴 때 시작한 테니스를 하면서 늘 남들보다 딱딱한 소위 프로급(투어급) 라켓으로 치던 나는, 다시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소위 국민아이언이란 제품도 봤는데.. 가격도 비슷하고.. 젝시오류가 넓적한 게 잘 맞게 생겨서 그냥 샀었다. ㅋ
원래는 선배가 퍼시몬 드라이버와 같이 물려준 윌슨(Wilson) 크로몰리 아이언(진짜 통짜 스틸^^)으로 칠까 했는데..
그걸 마눌님께서 보더만, 그런 거 쓰면 같이 치는 사람이 더 쪽팔릴 거라고 새로 사라고 하셨다. ^^
드라이버는 전세대 테일러메이드 M4를 샀는데, 이미 신형 M6가 나온 상태라, 가격이 착해져있었다. 20만원대 정도 했으니까.
공만 적당히 멀리 가면 되었지 솔직히 그게 무슨 상관인가..? ^^
나는 이미 다른 스포츠를 해서 장비를 잘 알지만, 대개 신제품은 그냥 외형 디자인만 약간 바꾼 거다. 똑같다. ^^
같은 젝시오 드라이버를 세트로 살까 생각도 했는데, 굳이 몇배 더 비싼 걸 쓰고 싶지도 않아서 패스.
시타해보니 젝시오 채가 더 멀리 나갔지만 타감은 별로였기도 했다. 당시엔 휘이익 처얼썩.. 하고 감기는 느낌이 영 아니더라고.
우드는 필요 없어서 사지 않고 있고.. 이후 유틸리티는 혼마 저가형인 비즐을 쓰다 작년에 팔고, 젝시오 걸로 다시 샀다.
원래 젝시오는 비싼 데.. 어느 날 갑자기 할인해서 파는 백화점쇼핑몰 물건이 있어서 냉큼 그걸 샀다.
지금 중고채 값보다 싼 데, 당시 거기선 왜 그리 싸게 팔았는 지는 모르겠다. 공식 사이트에 등록도 되니 정품이 맞다. 횡재.. ㅎ
사실 혼마 유틸채는 병행수입 제품을 산 건데.. 코로나 이후 골프 붐이 일어서 그런 지 거의 산 가격만큼 받고 팔 수 있었다.
그런 것들로 그냥 내 재미로 치고 있다.
스코어는 이제 그닥 신경쓰는 일이 없다. 시작할 때 목표로 했던 100타는 깼으니 이젠 더 늘길 바라지도 않는다.
최고타수는 어느날 미친척하고 버디 두개 잡으면서 쳤던 89인데.. 아마 평생 이거 깰 일은 없을 거 같다. ㅎㅎ
보통은 90대. 그러니까 100돌이다. ㅋ 보통 치는 타수에 5~10개는 더해야 진짜 스트로크 타수일 테니까.
동기들하고 치니 내기를 해도 18홀 내내 하면 1-2만원 잃거나 먹고 남기기고.. 여동기가 팀에 섞이면 그마저도 하지 않는다.
아니면 선배랑 골팡앱으로 조인하는 건데.. 그런 데선 지 알아서 치니 서로 스코어 따위에 신경 쓸 일이 없다.
각설하고..
이러다보니 요즘 짝퉁골프채가 있다는 얘길 들으니 흥미가 돋는다.
가짜 상표 제품이라는데, 생각보다 차이가 안난단다.
처음부터 그런 게 있는 줄 알았다면 그냥 그런 걸 사는 건데 말이다. ㅎ 상표 긁어내고 치면 되지..
나한테는 그냥 칠 수 있는 장비가 필요할 뿐, 거기 무슨 상표가 적혀있든지 디자인이 뭐 어떤지는 중요하지 않다.
원래 나는 남들 눈 의식하며 내 물건을 쓰는 일이 없다. 그러니 차도 범버 정도는 수리하는 일이 아예 없다. ㅎ
사실 그라파이트(카본) 기술은 별 게 아니라 한다. 카본파이버(탄소섬유)를 에폭시수지로 고정하는 건데.. 각종 라켓류 낚시대 등에 많이 쓴다.
어려운 것도 아니라 하고, 그냥 환경공해가 심한 제품이라 선진국에 공장이 거의 없다. 있다 해도 고가품 최종조립만 나온다.
예를 들어 싸이클 카본 차체로 유명한 콜나고(Colnago)는 거의 다 중국산 자재로 중국에서 만드는데, 최고등급 제품은 이태리에서 조립한다. 콜나고는 페라리 스포츠카의 카본 파츠도 만드는 곳이다.
카본파이버의 좋은 물건은 일본산이다. 도레이든가.. 거기가 원사 기술로는 세계 최고로 안다.
결국 탄력있는 길다란 막대기, 파이프를 만드는 건데..
역사적으로 보면 처음엔 나무였다가 그게 크로몰리(Cr-Mo) 철(스테인리스 스틸)이 되고.. 그 다음은 알루미늄 합금.. 파이버글라스.. 그리고 카본이다.
이건 테니스도 마찬가지고.. 자전거 프레임도 그렇다. 최종적으론 당연히 다들 카본(그라파이트)재질이 된다.
이건 뭐 당연한 건데.. 현재로선 카본 재질이 최상의 물리적 성질을 가지니 결국 그렇게 가는 것이다.
무게 대비 강성, 탄력복원, 충격흡수 등에다.. 따라올 게 없는 자유로운 형태의 가공성.. 현재로선 스포츠 장비 부분에서 최고다.
짝퉁이라 해도 같거나 비슷한 재질을 쓰는 이상 어느 정도 성능은 나올 수 밖에 없다.
사실 뭐 이건 당연한 거다. (재질의 선택 차이일 뿐일 테니. 두께 같은 수치 차이도 날 거다.)
그회사가 그회사일 거고.. 원재료도 아마 거의 마찬가지일 거다.
스포츠업계에선 다 마찬가지지만 카본 제품은 그냥 싹 다 중국에서 OEM으로 만든다고 보면 된다.
아마 수치적으로는 정품과 다를 것이다만.. 물성이 나쁜 게 아니라 그냥 다를 거다.
품질관리는 그닥 신경 안쓸테니, 개별 제품의 성질이 일정하지는 않을 것 같다(뭐 아닐 수도 있다).
다만, 어떻게 측정하든 그 제품 자체가 '나쁘다' 라고만 할 수는 없을 거다.
그냥 위조품이니 상표법 위반일 거고.. 그런 제품은 팔지도 사지도 말아야 하는 거겠지. 그건 맞다.
그러나 생각해 볼 점은..
그렇다면 과연 소위 정품을 파는 애들은 그 값어치를 하느냐가 문제다.
짝퉁이 진품들이랑 그닥 성능적인 차이가 없다면 그건 정품의 품질이 그리 대단하지 않은 기술이란 얘기니까.
결국 우리는 스포츠스타들에게 주는 엄청난 광고비를 부담하는 게 아닌 지..
원청 업체가 하청업체에 1/10도 안되는 비용으로 제품을 조달해서 마크찍어 마케팅 한다는 얘기 밖에 더 되나..
그런 점에서 샤오미 같은 브랜드가 골프채를 싸게 만들어 팔면 어떨까 싶다.
상표를 아예 저가 중국산으로 붙이고 나오면 어떤가. 어차피 중국제인데.. 저렴하게 만들면 되지.
그러고보니 이미 그런 게 있네.. PGM이 중국산이던데.. ㅎ 그래도 샤오미면 팔리지 않을까? ㅎㅎ
안팔리려나..?
그저 PXG니 젝시오니 혼마니 타이틀리스트 등 고급 상표 붙인 걸 써야 뭔가 좀 있는 거 같아서..?
그렇다면 이건 이미 스포츠의 문제가 아닌 거고.
성능 자체보다 상표에 더 집착하는 건 좀 아닌 거 같다.
p.s.
테니스에선 골프채의 샤프트 역할을 하는 부분은 바디 프레임이 아닌 스트링(줄)인 거 같다.
대부분 고수나 프로일 수록 오히려 더 잘 휘는 프레임에, 스트링을 단단(딱딱)하게 맨다.
무거운 걸 쓰는 건 비슷한데.. 차이나는 건 무게라기보다는 무게 밸런스의 문제다.
골프는 고수가 스윙웨이트가 높은 걸 쓰는 거 같은데..
테니스는 보통 반대. 헤드가 가벼운 스윙웨이트(탑라이트)를 쓰는 게 선수들이다.
골프는 테니스보다는 야구에 더 가까운 거 같다.
첫댓글 정품과 가품의 차이는 .. 그걸 제작하는 업주의 의지입니다.
가품? 은 아니지만 노브랜드 과자. 음료. 커피..휴지등 맛나고 좋습니다.. 가품업체도 더 좋은 재료로 정밀하게 투자하면 성능의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이미 요즘 생산 기계 기술이 너무 발달해서 밀링 기계등 비슷 합니다.
로렉스 가품 나오는거 보면 대단하다 싶더라고요.
기술개발을 하냐 안하냐의 차이인듯요.
지금은 자사공장 빼고는 정품공장 가품공장 oem odm 따로 없는 경계인듯 합니다
우리나라 낚시대 회사 성우?
골프체로 전향해서 일명 떼돈벌엇다는 썰이 ㅎㅎ
우리나라 낚시대 기술이.세계상위급으로 높거든요^^
야구 하던 분들이 골프 잘 치시더군요^^
짝퉁도 도둑질이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수많은 노력과 비용을 지불하여 만들어낸 제품을 노력없이 훔친건데..
골프뿐아니라 장비병은 어떤 종목이든 다그런듯요
정독했습니다.
공감이 가는 좋은 글입니다.
ㅎㅎㅎ
좋은 하루되세요
짝퉁을 쓰자는 말이 아닙니다. 정품 마크를 붙여 짝퉁을 파는 것은 당연히 불법이고요.
다만 정품 가격의 1/5도 안되는 가격으로 팔아서 제조사가 이윤을 챙길 수 있다는 건데.. 그럼 실제 제조가는 그 반도 안되겠네요.
그게 거의 정품과 비슷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면.. 이건 좀 생각해볼 문제가 아닌가 하는 의견입니다.
테니스 라켓 싸구려는 정말 안나가고요.. 싸이클 파츠 짝퉁은 타다 부러지기도 합니다. 아예 강도 자체가 다르죠.
근데, 유독 골프에선 타감이나 타구음 같은 지극히 주관적인 요소 말고는 타구 자체엔 차이가 안난다니.. 이건 어이가 없는 거죠.
글로벌 기업들이 아시아를 비롯 저개발 국가의 노동력을 이용해서(거의 착취하는 수준) 지나친 이윤을 먹는 행위인 거 같습니다.
그걸 '상표법'을 무기로 불법화하는 거야 이해는 하는데.. 그것도 적당히 해먹어야지요.. ㅠ
요즘 보면 무슨 선진국 글로벌 브랜드들은 그놈의 '팹리스'가 너무 심한 거 같습니다.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첨단산업도 아닌데..
이런 걸 보면 이제 골프만이 아니라.. 다른 대다수 스포츠들 장비류도 다 이렇게 될 것 같습니다. 자전거 프레임이나 스템류 안장도 이런 게 나오는구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