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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천하의 정보 조직들은 사천과 산서를 중심으로 인원을 운용했다. 현재 천하에 불어 닥친 폭풍의 핵은 바로 사천과 산서였기 때문이다. 십자성과 천왕성을 비롯한 구파, 그리고 천하의 세력들은 간자를 파견해 치열한 정보전을 펼쳤다. 십자성에서는 동천을 가동하여 십자 성의 전력을 숨기고 대신 적의 전력을 알아내려 애를 썼다. 천왕성 또한 십자성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그들의 모든 것을 알아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더구나 구파마저도 속가제자들을 이용해 두 거대문파의 싸움을 주시했다. 때문에 사천과 산서에서 벌어지는 일 이 전서구를 통해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천하에 속속들이 알려지 고 있었다. 작은 문파들은 숨을 죽이고, 어느 정도 힘이 되는 문파들은 이합 집산을 거듭하며 자신들의 이해타산에 맞춰 움직였다. 노골적으로 드러내 놓진 못했지만 천하는 크게 삼분되는 양상을 하고 있었다. 십자성을 비롯해 지지하는 문파, 천왕성과 그들을 지지하는 마도 문파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구대문파. 십자성은 그 방대한 영향력으로 호북의 문파들과 인근 성의 중소 문파를 끌어들여 거대한 세력을 구축했다. 때문에 연이은 격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영향력은 오히려 더욱 커져 갔다. 위기를 기회로 활 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까지 십자성의 위세에 숨을 죽이고 있던 마도의 문파들은 천 왕성의 행로에 속속 합류했다. 때문에 천왕성이 남하하면서 그들의 영향력은 급속도로 커지고 있었다. 그들은 병력을 사천과 산서 양쪽 으로 나눠 십자성을 압박해 오고 있었다. 더구나 그들은 남하하면서 자신들의 편에 서지 않는 문파들은 철저하게 궤멸시키고 있었다. 복종 아니면 멸문, 그들의 극단적인 행보에 수많은 중소 문파들이 정든 터전을 버리고 십자성으로 향했다. 구대문파는 조용히 움직였다. 그들은 내부의 단속을 철저히 하고 자신들끼리의 결속력을 바탕으로 은밀히 움직였다. 지금까지 거의 봉문 형태로 숨을 죽이고 있던 그들의 움직임이 감지되자 십자성과 천왕성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문수영은 천왕성의 행보에 구대문파마저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 이자 급히 십자성의 정보 조직인 동천의 수뇌 회의를 소집했다. 동천의 수뇌부가 참석한 자리에서 그녀는 구파의 움직임을 예의주 시할 것을 지시했다. 아직 십자성에는 천왕성뿐만 아니라 구대문파 마저도 동시에 상대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 문수영의 모 든 작전은 그런 십자성의 능력을 기반으로 펼쳐지는 것이다. 천하는 바야흐로 난세로 치닫고 있었다. 좌천기는 말을 몰며 지루하다는 눈으로 주위를 둘러봤다. 그의 입 에서는 연신 하품이 터져 나왔다. 용화산장을 멸문시킨 것을 시작으로 거치적거리는 수많은 문파들 을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만들었다. 피로 얼룩진 혈로(血路), 관부마저 그들의 눈치를 보며 무림의 일로 치부하고 한발 뒤로 물러 서서 관망만 했다. 덕분에 그들은 이제까지 편하게 남하할 수 있었 다. 하지만 오히려 역설적으로 그 때문에 지루한 일정이 되었다. 낭혈문의 무인들도 좌천기와 마찬가지로 지루하다는 눈빛이었다. 그들의 눈은 어디 건수가 없는지 두리번거리는 건달처럼 그렇게 사 방을 연신 살피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그들이 가는 길목에 존재하 는 문파는 모두 문을 걸어 잠근 후 피신을 한 상태라 더 이상 피를 볼 핑계가 없었다. 때문에 그들은 욕구불만의 표정을 하고 있었다. 좌천기의 곁으로 낭혈문의 부문주인 혈사검 교사영이 다가왔다. 그 역시 좌천기와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무래도 당분간은 피를 볼 일이 없겠군요." "흐음! 부문주는 이대로 십자성에서 두고 보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아마 지금쯤 산서성 어딘가에 우리를 노리고 정예를 보냈겠지요. 애들이라도 다 알 수 있는 사실 아닙니까?" "흐흐흐! 그래. 이 평화로움 뒤에 또다시 한바탕 피바람이 불겠지. 문제는 그게 언제냐 하는 건데......" 천왕성에서는 이미 중원에 정보망을 확보해 두었기에 각지에서 십 자성에 대한 정보가 들어오고 있었다. 아마 조만간 이곳 산서성의 상 황도 그들의 눈에 들어올 것이다. 그들은 결코 아무런 대책 없이 무 작정 중원으로 들어온 것이 아니다. '성주......' 좌천기는 문득 천왕성주를 생각했다. 마동육문으로 분열돼 있던 천왕성을 사상 처음으로 일통한 남자. 그의 가공할 무력 앞에 마도육문의 문주들이 차례로 무릎을 꿇었다. 강한 자존심과 무력 때문에 삼백 년 동안 지루하도록 싸움을 했는데 이제는 그나마도 불가능하게 되었다. 마치 거대한 어둠의 장막을 보는 듯 전혀 속을 알 수 없는 사람, 단지 존재하는 것만으로 숨 막히는 압도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자, 천 하의 좌천기마저도 그의 앞에 설 때면 전신이 위축되는 듯한 착각이 들곤 했다. 때문에 좌천기뿐만 아니라 마도육문의 문주들은 성주와 한자리에 앉는 것을 꺼려 했다. 이번에 천왕성주가 중원 진격을 결정했을 때 마도육문의 문주들은 흔쾌히 그의 결정에 찬성했다. 천왕성주는 이번 중원 진격에 가장 큰 공로를 세운 문파에서 후계 자를 지목하겠다고 천명했다. 이에 어지간해서는 결코 움직이는 법 이 없는 마도육문이 움직였다. 그러나 그런 문제보다 더욱 큰 문제가 있었으니, 마도육문을 비롯해 천왕성의 힘이 너무 커져 버렸다는 것 이다. 강력한 힘은 바깥에 풀어야 하는 법, 그래서 그들은 감히 십 자성을 상대로 일어선 것이다. '성주, 당신의 뜻대로 철저하게 중원을 부숴 주지. 그런 후에 당신 의 자리는 내가 갖겠다.' 좌천기가 예의 웃음을 지었다. 생각만 해도 즐거웠다. 그는 이번 천왕성의 중원 정벌에 자신의 낭혈문이 가장 큰 공로를 세우리라고 자신했다. 그래서 선발대를 자처하고 나온 것이다. '암내 나는 계집들로 이루어진 혈화문(血花門)이나 밀종문(密宗門) 의 고리타분한 가짜 중들 따위는 우리가 지나간 자리나 청소하라고 해. 그 연놈들에게 돌아갈 떡고물 따위는 없을 테니까.' 그가 히죽 웃었다. 천왕성에서는 이번 중원 정벌에 양동작전을 실시했다. 우선 사천 성에 십자성의 병력을 끌어들여 전력을 분산시킨 후 산서성에서 압 박을 가하는 기본적인 병법, 그러나 그 누구도 십자성을 상대로 천 왕성이 양동작전을 쓰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마도육문 으로 이루어진 천왕성이기에 가능한 병법이 바로 양동작전인 것이다. 좌천기는 기필코 이번 싸움에서 공을 세워 천왕성주의 자리에 오 를 생각이었다. 남자로 태어났으면 한 번쯤 정점에 서 보는 것이 모 두의 목표가 아닌가? 좌천기 역시 그랬다. 그때 낭혈문의 무리 뒤쪽에서 누군가 좌천기 쪽으로 급히 달려왔 다. "전서구입니다." "이리 다오." 교사영이 남자에게 전서를 받아 좌천기에게 건넸다. 전서를 읽는 좌천기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그러자 교사영이 연유를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크크! 태곡에 십자성의 무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구나. 수 는 대략 칠백 명 정도, 하하하! 이거, 우습게 봐도 너무 우습게 봤 군. 겨우 칠백으로 우리를 막겠다니." "후후! 무언가 복안이 있겠다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우리를 우습 게 본 것은 확실하군요." "궁금하군. 과연 어떤 수로 우리를 막을 것인지. 정말 궁금해. 크 흐흐!" 좌천기가 사뭇 기대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자, 삼백 리만 더 가면 태곡이 나온다. 그때까지 확실하게 몸을 풀어두도록." "와하하!" "크하하!" 좌천기의 말에 좌중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낭혈문 무인들의 웃 음에는 진득한 살기가 가득 담겨 있었다. 그들은 곧 있을 피의 축제 를 기대하며 번들거리는 눈으로 전방을 노려보았다. 태곡에 가까워질수록 낭혈문 무인들의 눈에는 흥분과 기대의 빛이 떠올랐다. 교사영이 손짓으로 부하 몇 명을 불렀다. "너희들이 먼저 상황을 살피고 오도록." "존명!" 교사영의 명을 받은 무인들이 말을 달려 먼저 태곡으로 향했다. 좌천기가 외쳤다. "태곡이다. 모두 준비를 철저히 하도록. 한 놈이라도 놓친다면 그 것은 우리의 죄악이다. 힘이 약한 것은?" "죄악이다." "뭐라고?" "힘이 약한 것은 죄악이다." 좌천기의 말에 낭혈문의 무인들이 일제히 소리쳤다. 그들의 일치 된 소리에 공기가 쩌렁쩌렁 울렸다. 힘이 약한 것은 죄악이다. 낭혈문의 신조다. 약자는 도태되고 생존경쟁에서 떨어진다. 오직 강한 자만이 모든 것을 가지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는다. 천왕성은 그야말로 적자생 존의 세계.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오직 강해야 한다. 강한 것 은 생존의 필수 조건이지만 약한 것은 죄악이고 힘없는 자들의 전유 물일 뿐이다. 좌천기가 다시 외쳤다. "전진이다. 우리의 앞길을 막는 모든 것을 부순다. 십자성과 천하 에 우리의 무서움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 준다." "와아아아!" 낭혈문의 무인들이 무기를 쳐들며 흥분했다. 좌천기의 입가에 흡족한 미소가 어렸다. 이 정도가 딱 적당했다. 적당한 흥분과 살인에 대한 욕구가 저들의 몸을 풀어 주리라. 좌천기가 고개를 끄덕이자 교사영이 부하들에게 외쳤다. "모두 전진한다." "와아아!" 그렇게 사기가 최고조에 오른 채 그들은 전진을 했다. 그들이 태곡에 도착할 무렵 밀정으로 보냈던 무인들이 되돌아왔 다. "어찌 되었느냐?" "적의 종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단지 마을 사람들만이 남아 있습 니다." "어떻게 된 거냐? 전서에 의하면 분명 그곳에 십자성의 무인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아무래도 저희가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피한 것 같습니다. 그것 도 아니라면......" "유인이겠지. 알았다. 물러가라." "존명!" 밀정으로 보내던 무인이 물러가자 교사영이 좌천기에게 말했다. "어떻게 할까요?" "흐흐! 그들이 무엇을 노리고 기다리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할 것 아닌가?" "그러실 줄 알았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병력의 반을 이끌고 먼저 태곡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문주님께서는 천천히 오시길." "좋다. 모든 것은 너에게 맡기겠다." "감사합니다, 문주님." 교사영이 좌천기에게 고개를 숙여 보인 후 낭혈문의 문인 절반을 끌고 태곡으로 질풍처럼 달려갔다. 그 모습을 보면서 좌천기는 나머 지 부하들과 함께 여유롭게 말을 몰았다. 좌천기는 교사영의 능력을 믿었다. 자신이 아니었으면 낭혈문의 문주가 되었어도 충분한 역량을 발휘할 사내이다. 더구나 냉철하면 서 사리 판단이 뛰어나 제아무리 위기의 순간을 맞아도 기지를 발휘 해 금방 위기를 벗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좌천기는 교사영을 신뢰하 고 부문주의 자리에까지 올렸다. 그는 그만큼의 값어치를 하는 사내 였다. 비록 무공이 떨어지는 것이 흠이었으나 그 정도는 충분히 감 수할 수 있었다. 교사영은 본진에서 벗어나 부하들을 이끌고 태곡으로 들어왔다. 과연 태곡은 밀정들의 말 그대로 텅텅 비어 있었다. 마을 사람들만 이 겁에 질린 얼굴을 하고 있을 뿐, 십자성 무인들의 흔적은 찾을 수가 없었다. 교사영이 부하 몇 명에게 명령을 내렸다. "너와 너, 그리고 너는 지금부터 주위를 수색한다. 십자성의 흔적 을 찾아라." "존명!" "알겠습니다." 명령을 받은 부하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어제에 이어 또다시 칼을 든 무인들이 마을에 난입하자 마을 사람 들은 겁에 질린 얼굴로 오들오들 떨고만 있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 서도 교사영은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어차피 이들은 무림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자들이다. 지금 여기에 서 한바탕 칼부림을 한다 하더라도 어떤 반항도 할 수 없는 인간들, 교사영이 보기에는 집에서 기르는 가축이나 그들이나 모두 똑같았다. "쓰레기들......" 교사영은 나직하게 중얼거리며 부하들이 가져올 소식을 기다렸다. 웅성웅성! 그때 부하들의 동요가 느껴졌다. 교사영의 냉철한 시선이 부하들의 시선이 닿아 있는 곳으로 향했 다. "훗!" 그의 입가에 차가운 웃음이 어렸다. 부하들의 시선이 닿아 있는 곳에 아낙들의 모습이 보였다. 마을 아낙들인 듯했는데 촌 아낙들이 라 그런지 피부도 칙칙하고 지저분해 보였다. 하지만 이미 여러 날 여체를 접해 보지 못한 부하들은 단지 여인이라는 이유로 흥분을 하 고 있었다. 몇몇 부하들은 벌써 입에 침을 흘리며 아낙들에게 다가 가고 있었다. 그러나 본래 예의와 규범과는 담을 쌓고 지내는 이들이 었기에 특별히 뭐라 하지는 않았다. "왜, 왜 이러세요?" "이러지 마세요." 동네 아낙들이 겁에 질려 덜덜 떨었다. 그러자 그들의 남편으로 보이는 듯한 사람들이 그들의 앞을 막아섰다. "이러지 마시오. 제아무리 당신들이 강호인들이라 할지라도 이리 경우가 없단 말이오? 그래도 먼저 왔던 무인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는 절대 손을 대지 않았소." 촌장으로 보이는 중년 남자가 용기를 내서 말했다. 비록 겁에 질 린 얼굴이었지만 그의 눈에는 단호한 눈빛이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교사영이 보기에는 겁 없는 사마귀 한 마리가 수레바퀴를 막어선 경 우에 불과했다. 제아무리 사마귀가 날카로운 발을 들이대도 수레바 퀴 앞에서는 존재 자체가 무의미하다. 바로 지금처럼. 쉬익! 교사영의 손에서 무언가 희끗한 게 번쩍였다 사라졌다. "크윽!" "아악! 촌장님!" "촌장님!" 순간 촌장의 입에서 거친 숨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의 미간은 어 느새 번개 문양으로 갈라져 있었다. 그러나 수많은 낭혈문의 무인들 중 그 누구도 교사영이 무기를 뽑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심지어는 그가 어떤 수법을 쓴 것인지 아는 사람조차 없었다. "감히 누구 앞에서 종알대는 것이냐? 그들도 모조리 죽여라. 지금 은 계집 따위에 정신이 팔려서는 안 되는 때이다." 교사영의 명령에 음소를 흘리며 동네 아낙들에게 다가가던 무인들 의 눈에 살기가 감돌았다. 그들은 어느새 무기를 꺼내 들고 아낙들을 비롯해 마을 사람들에 게 무기를 휘둘렀다. 퍼퍽! "으악!" "꺄악! 살려 줘요." "이놈들아! 도대체 우리가 뭘 잘못했다고 이러는 거냐?" 마을 사람들이 그들의 무기를 피해 이리 피하고 저리 피했지만 무 공을 익힌 자들을 당할 수는 없었다. 결국 마을 사람들은 하나 둘 눈 을 부릅뜨고 죽어 갔다. 그들의 눈에는 원독의 빛이 가득했다. 힘이 없어 자신들의 식솔을 지키지 못한 자들의 원한의 기운이 마 을에 가득 찼다. 그러나 낭혈문의 무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칼을 휘 둘렀다. "이놈들! 내 죽어서도 네놈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무인이라 는 것들이 힘만 믿고 이런 만행을 저지르다니! 부처님께서 네놈들에 게 천벌을 내리실......" 퍼ㅡ억! 무시무시한 저주를 내뱉던 노파가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뒤통수 를 쇠망치로 얻어맞은 채 바닥에 쓰러졌다. "퉤! 할망구가 재수 없게." 노파의 머리를 부순 남자가 바다겡 가래침을 뱉으며 중얼거렸다. 순식간에 마을 사람들이 몰살당했다. 백여 명이 훨씬 넘는 마을 사람들이 모두 죽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일 각여. 그 짧은 시간 동 안 마을 하나가 지도상에서 완벽하게 사라진 것이다. 곳곳에 시체 더미가 쌓였다. "정찰을 나간 놈들은 왜 아직도 안 돌아오는 것이냐? 이제 곧 문 주께서 도착하실 텐데." 교사영이 짜증난다는 얼굴로 중얼거렸다. 마을 하나를 통째로 멸 망시켰지만 짜증나는 이 기분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쿵쿵! 그때 그의 귓가에 무언가 고목이 쓰러지는 듯한 소리가 연이어 들 려왔다. "무슨?" 교사영이 신경질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순간 그의 눈이 부릅떠졌 다. 하나 둘씩 쓰러지는 그의 부하들, 채 비명도 지르기 전에 입에서 거품을 게워 내며 괴로워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크으으~!" 손을 허우적거리며 바닥에 나뒹구는 부하들의 얼굴이 시커멓게 죽 어 가고 있었다. "중독! 언제.....?" 분명히 중독의 증세였다. 그것도 중독되자마자 즉사할 정도의 극 독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마을에 들어온 이후 특별히 이상한 점은 없었다. 그런데 언제 중독되었단 말인가? 교사영의 안색이 시퍼렇게 변했다. 그가 급히 주위를 둘러봤다. 그 순간에도 무더기로 쓰러지는 부하들이 눈에 들어왔다. "도대체?" 순간 그의 눈에 쓰러진 마을 사람들의 시신이 눈에 들어왔다. 그 의 부하들은 마을 사람들의 시신을 중심으로 쓰러지고 있었다. "설마 마을 사람들의 몸에 수작을 부렸단 말인가?" 그가 이를 뿌득 갈았다. 무슨 수를 썼는지 모르지만 적들은 마을 사람들의 몸에 독을 심어 넣고 그들이 죽자 발작하게 만든 것이다. 이런 가공할 용독술이라니. "모두 마을 사람들의 시신에서 떨어져라. 중독된 자들은 놔두고 그대로 물러간다. 절대로 그들의 몸에 손대지 마라." 그의 명령에 부하들이 급히 마을 사람들의 시신에서 멀어졌다. 그 리고 마을 밖으로 급히 빠져나갔다. 순간. "한 놈도 남기지 말고 모조리 쳐라." 산에서 외마디 고함과 함께 수많은 남자들이 밀려 내려오기 시작 했다. "으득! 십자성의 조무래기들." 교사영의 눈에 분노의 빛이 떠올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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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즐감 하고 갑니다
ㅎ늘 감사 히 잘읽고 갑니다
즐독!
즐독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