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기다렸다. PS3 드디어 등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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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360에 이어 차세대 게임기의 두 번째 주자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3(이하 PS3)가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일주일 후에는 미국시장에도 데뷔한 PS3는 출시되자마자 온갖 혼란속에 이를 노린 총기 강도가 등장하는 등 초도물량 전량 매진을 기록하며 오랜 기간 기다려온 게이머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사실 PS3는 단순한 " 개인용 게임기"로 치부하기엔 과분할 정도의 다양하면서도 강력한 기능을 갖추고 태어났다. IBM, 도시바와 공동 개발한 ‘셀 프로세서’를 사용하고, 차세대 DVD 플레이어인 블루레이 디스크 드라이브를 내장했다. 고가의 플레이어에나 들어가는 1080p 영상 재생용 HDMI 단자 또한 기본적으로 내장하고 있어 고급 AV 플레이어로도 활용 가능하다. TV를 통해 게임 외에도 사진파일을 보거나 MP3 음악파일을 감상하도록 되어 있는 것 이외에도 네트웍을 통해서 웹 서핑등이 가능하다. 이러한 PS3의 면모는 거실용 통합 플레이어의 최종 진화판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PS3, 과연 차세대 게임기 전쟁에서 승자가 될 수 있을까? PS3가 출시되기 이전, 많은 게이머들은 PS3의 성공에 대해 대단히 회의적이었다. 많은 게이머들을 좌절하게 한 부분은 무엇보다도 가격적인 측면. 셀 프로세서와 블루레이 플레이어, HDMI 단자를 내장하는 등 그 강력한 하드웨어적 사양때문에 PS3의 최상위모델은 599달러로 매우 고가에 속한다. 라이벌인 XBOX360의 가격은 399달러이며 닌텐도 위는 250달러로 상대적으로 훨씬 낮다. 하지만 지난 11일 일본 출시 후 그러한 부정적인 의견을 비웃기라도 하듯, 발매 이틀 만에 88,400대가 모두 팔려나가 초도 물량이 매진된 것으로 관측되는 등 현재까지는 최고의 인기를 보이고 있다. 이번 리뷰는 PS3의 외형과 성능, 그리고 기능에 대해서 알아보고 과연 PS3가 무엇을 제공해 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가격과 기능은 합당한 것인지 생각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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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그로시 디자인과 블랙의 고급스러운 외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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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일반적인 수순같지만, 먼저 PS3의 외형을 같이 살펴보도록 하자.
외형을 보면 PS2 부터 고수해오던 색상 '블랙'을 이번에도 계승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기존 PS2에서는 무광 재질을 사용했지만, PS3 부터는 유광인 그로시 디자인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인상을 꾀하고 있다. 다소 커진 외형
PS3는 기존 PS2에 비해 많이 커졌다. 유선형 디자인을 사용한 만큼 각진 외형의 기존 PS2 보다는 더욱 고급스러워졌지만, 그대신 크기가 커지고 부피가 많이 늘어났다. 사진에서는 보여지지 않지만 실제 무게도 PS2에 비해 2배 가깝게 늘었다. 라이벌인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360보다 크기는 약간 더 크고 무게는 더 무겁다. 소니의 기술력이 집결된 미래지향적 디자인
제품 전면 왼쪽을 보면 메탈릭 디자인의 ODD 슬롯을 볼 수 있다. 기존 PS2의 경우는 트레이 방식을 사용했지만, 이번부터는 슬롯로딩 방식을 적용했다. 지원 미디어는 CD서부터 DVD, 그리고 차세대 미디어인 블루레이까지 현존하는 게임기나 광 드라이브, 플레이어중 가장 폭 넓은 호환성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전원버튼이나 미디어 추출버튼의 경우도 누름 버튼 방식이 아닌, 터치패드 방식을 사용했다. 국내 휴대폰 제작사인 LG가 자사의 초콜릿폰에서 전면 인터페이스 버튼을 터치패드 방식을 적용해 인기를 구가한 바 있다. 소니의 경우도 이러한 터치패드 방식의 버튼들이 대단한 방향을 일으킬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제품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일조한 것만은 확실하다.
PS3의 경우 전면 좌측에는 여닫이식 슬롯이 위치한다. 사용하지 않을때는 커버를 닫아 외부의 먼지 유입을 막고, 최대한 깔끔하게 보이려는 제작사의 생각이 엿보인다. 커버 안에는 좌측으로부터 CF(컴팩트 플래시) 슬롯과 SD(시큐어 디지털) 슬롯, 그리고 MS(메모리 스틱) 슬롯등이 위치해 MP3 음악을 듣거나 동영상을 보고,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TV를 통해 같이 감상할 수 있다. 기존 PS2의 경우는 별도 메모리카드를 사용했지만, PS3의 경우는 게임의 세이브 데이터를 기본적으로 내장한 HDD에 기록하고, 필요시에는 앞서 설명한 다양한 메모리카드등을 통해 이동할 수 있게끔 만들어졌다. 다만 메모리 슬롯의 경우 60GB 모델에서는 기본적으로 내장했지만, 20GB 모델의 경우는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제품의 뒷면을 보면 내부의 열기를 밖으로 배출하기 위한 다양한 에어홀과 깔끔하게 정돈된 입출력단자들을 확인할 수 있다. 전원은 110V와 220V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프리볼트 방식을 지원해 국내에서도 간단하게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20GB 모델과 60GB 모델 모두 HDMI 1.3 단자를 기본적으로 내장해 현존하는 최고해상도 TV인 1080p 지원 디스플레이에 연결, 제공하는 모든 컨텐츠를 고화질로 즐길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제품 전면 하단부에는 4개의 USB 2.0 단자를 구비하고 있다. 이것은 이전까지 전용 포트로 포장되었던 이전 인터페이스를 버리고 범용 USB 2.0을 통해서 유선 게임 패드라던지 키보드/마우스 혹은 각종 주변기기 연결을 지원하겠다는 것으로, 범용 표준과 딜리 항상 독창적인 것을 내세웠던 (굳이 예를 들자면 MD, 베타맥스 등등) 기존 소니의 제품 철학과는 상당히 다른 이색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USB 방식의 키보드와 마우스는 드라이버 설치없이 연결해 사용 가능하다. PS3의 게임패드는 무선으로 동작하는데, 이 USB 단자를 통해 게임패드의 내장 건전지를 충전할 수 있다.
PS3는 측면의 HDD 커버를 열고 내장된 HDD를 교체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실제 20GB 모델을 구입하고, 추후로 더 높은 용량의 HDD를 달아 사용하는데 성공했다는 글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실제 제품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크게 다른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시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시게이트사의 2.5인치 HDD를 내장하고 있다.
PS3의 외형을 보면 상당히 많은수의 통풍구를 지니고 있다. 아직까지 초기에서 Xbox360 처럼 발열이나 냉각장치, 광드라이브의 소음에 대한 불평은 플레이스테이션에서는 들리지 않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단일 통합 쿨러를 통해서 많은수의 통풍구를 통해 열흐름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구조를 채택하지 않았나 싶다. 때문에 실질적으로 사용중 시끄럽다거나 그런 느낌은 없었다. 고속 클럭의 프로세서와 부속품을 사용해선지 발열량을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장시간 사용에도 다운되는 문제는 발생되지 않았다.
바닥면을 보면 모서리 4곳에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해 고무지지대를 설치한것을 확인할 수 있다. PS3의 무선 컨트롤러 'SIXAIXS'
PS3에는 기본적으로 블루투스 방식의 무선게임패드 'SIXAIXS'를 포함하고 있다. 이 패드는 USB 케이블을 이용해 유선으로 연결하거나, 블루투스 인터페이스를 지원해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한번에 최대 4개까지 PS3에서 유/무선 연결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하지만 PS2에서 대단히 호평을 받았던 듀얼쇼크기능은 빠져있다. 앞으로 나올 PS3용 패드에서는 듀얼쇼크 기능을 볼 수 없을듯 하다. 물론 진동 모터가 빠진만큼 패드의 무게가 대단히 가벼워졌다. 이번 패드의 최대 특징이라 하면 모션센서가 내장돼 패드를 움직이는 방향대로 입력할 수 있다는 것. 패드의 몸체 기울기에 따라 6축 검출 시스템을 적용, ROLL(좌우 기울기), Pitch(전후 기울기), Yaw(좌우 흔들기) 등의 동작에 대응할 수 있다. |
3.PSP를 닮은 인터페이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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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페이지에서는 외형에 대해 알아보았고, 이번에는 PS3의 인터페이스에 대해 알아볼 차례. PS3의 인터페이스는 소니의 기존 휴대용 게임기였던 PSP와 매우 흡사한 구조를 채용하고 있다.
인터페이스의 기본적인 구조는 메뉴의 좌/우로의 이동이다. 그 후 상/하 이동을 통해 원하는 세부메뉴로 이동하는 방식을 취한다. 메뉴의 구조는 사용자 계정관리 메뉴인 '유저', 각종 세부설정이 가능한 '설정', 메모리카드나 HDD에 담긴 사진을 보는 '사진', CD나 MP3 파일을 듣는 '음악', 저장된 영화나 DVD, 블루레이 타이틀을 재생하는 '영화', 각종 게임을 즐기는 '게임', 인터넷에 접속해 다른 사용자들과 다양한 교류를 나누거나 웹브라우저에 접속할 수 있는 '네트워크' 등의 메뉴로 구성된다.
사진파일보기, 동영상 재생등 강력한 부가기능 돋보여 PS3는 자체적으로 사진파일보기와 동영상, 음악 재생 기능을 갖췄는데 게임기가 아니라 종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라고 칭해도 될 정도로 매우 강력한 성능을 제공한다.
전면에 위치한 메모리카드 슬롯에 디지털카메라에서 촬영한 CF 메모리카드를 넣어 보았다. 그러자 메모리 내부에 있는 사진파일들이 전부 썸네일(미리보기용 작은 그림파일)로 표시되며, 수직으로 스크롤링 할 수 있게 됐다. 그 중 원하는 사진을 선택하면 아래와 같이 전체사진을 볼 수 있다. 재생되는 그림파일의 종류는 JPEG, GIF, PNG, TIFF, BMP 등이다.
사진보기 기능은 여러 비디오/동영상 플레이어가 공통적으로 제공하는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PS3는 조작과 동시에 반응하는 거의 실시간적인 빠른 반응속도를 보여줘 보는내내 만족하게 만들었다. 사진을 그냥 보는것 뿐 아니고, 자신의 취향에 맞게 특수한 연출로 진행되는 슬라이드 쇼를 적용해 볼 수 있다.
제공되는 동영상 재생 기능을 사용하면 블루레이 타이틀이나 DVD 영화 타이틀, 그리고 각종 다운로드 받은 영화파일을 볼 수 있다. 지원되는 동영상 포멧의 종류는 MPEG-1, MPEG-2, H.264/MPEG-4 AVC, MPEG-4 SP 등이다. 추후 드라이버 업데이트나 제공되는 전용 프로그램 지원, 혹은 써어드 파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DiVX 파일을 보는데 하드웨어 성능이 부족한다던지의 문제는 없을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야기했듯 PS3는 ATRAC, AAC, MP3, WAV 등의 다양한 음악포멧을 감상할 수 있다. 강력한 인터넷 기능 PS3는 자체적으로 강력한 네트워킹 기능을 갖추고 있다. 기본적으로 이더넷 기능을 내장하고 있으며, 60GB 버전의 경우 무선랜 기능도 기본적으로 내장하고 있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인터넷으로 연결된 사용자들과 쪽지를 주고받거나, 여럿이서 동시에 게임을 진행하는 멀티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소니 PS3 사이트에 접속해 최신 게임과 영화를 다운로드 받아 감상하는 것도 가능하다.
앞서 그림에서 설명했듯 PS3의 웹브라우저를 사용, 국내의 여러 페이지에 접속해 웹서핑이 가능했다. 멀티 랭귀지를 지원하기 때문에 글자의 깨짐없이 한글페이지를 잘 출력해주었다. 다만, 정식 국내 출시버전이 아닌 관계로 한글 입력은 지원하질 않았다. 또한 플래시를 정확히 표현하지 못해 일부 페이지에서는 깨짐 문제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속도'. 하나의 페이지를 접속하는데 있어 너무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관계로 성질이 급한 사용자라면 PS3를 통한 웹서핑은 아직까지는 권유하고 싶지 않다.
PS3에는 또 하나의 재미있는 기능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PSP와의 연동기능. PS3는 무선랜을 통해 PSP를 무선 게임패드로 사용하거나, PS3에서 재생되는 동영상을 PSP에서 볼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1080p 지원 타이틀의 부재 아쉬워 앞서 많은 기능을 설명했지만, 역시 PS3라 하면 본질은 게임기다. 즉, 재미있는 게임을 제공해 주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 PS3의 경우는 1080p 라는 현존 최고의 HD 영상을 보여주는 게임기이긴 하지만, 본 테스트에 사용했던 대부분의 게임 타이틀들은 1080p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
현재 다운로드 받은 데모 타이틀중에서 가장 화려한 스펙을 자랑한 EA사의 NBA07. 하지만 풀 HD지원이라는 문구에 너무 기대를 한 탓인지, 화질에 감동을 받을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720p의 Xbox360용 타이틀과 비교해보았는데 그다지 차이를 느끼기 힘들었다고 할까.
어쩌다보니 게임타이틀 이야기를 거론함에 있어 불평일색이 됐는데, 앞서 이야기했듯 게임기에는 킬러 타이틀이 필수다. 아직 PS3의 다양한 킬러타이틀이 충분히 나와있는 것도 아니고, 1080p를 지원하는 대작 타이틀도 출시준비를 서두르고 있는만큼, 섯부른 판단은 시기 상조인듯 하다. |
4.블루레이 플레이어로서의 성능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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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됐듯이, 또 이미 소니 측이 누누이 강조해왔듯이 PS3는 콘솔 게임기의 한계를 넘어 홈엔터테인먼트의 노른자위를 겨냥한 멀티플레이어다. 그리고 PS3가 보유한 수많은 기능 가운데 반드시 언급해야 하는 것은 바로 블루레이 타이틀의 재생 능력이다. 라이벌 MS가 Xbox 360으로 차세대 게임기 시장에 선수를 친 상황에서 소니가 좀처럼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온 것도 사실 블루레이라는 비장의 무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기존의 DVD를 기반으로 했다가 뒤늦게 외장형 HD-DVD 드라이브를 급조하다시피 한 MS와 달리 소니는 애초부터 PS3의 핵심이 블루레이임을 천명해왔고, 이는 ‘차세대 DVD 전쟁’이라는 화두와 맞물려 PS3에 대한 관심을 한층 증폭시키는 요인이 됐다.
자, 본론으로 들어가자. 목하 AV 유저들 사이에서 PS3는 가장 유력한 블루레이 재생기로 꼽히고 있다. 지난 5월 E3에서 PS3가 공개됐을 때, 거의 모든 게임 마니아들은 비싼 가격과 컨트롤러의 진동 기능 부재 등을 이유로 소니를 향해 엄청난 비난을 쏟아냈다. 하지만 AV 마니아 입장에서 599달러라는 가격은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이었다. 곧 공개될 예정이었던 스탠드 얼론 타입의 블루레이 플레이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999달러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HDMI 1.3이라는 획기적인 인터페이스를 비롯한 발군의 사양은 기대감을 더하기에 충분했다. 그저 게임기로 만족해야 했던 PS2 때와는 사뭇 양상이 달라진 것이다.
현재 시판 중인(PC용 드라이브나 노트북을 제외한) 블루레이 재생 기기는 PS3를 포함해 삼성 BD-P1000, 파나소닉 DMP-BD10, 필립스 BDP9000 등 4종이다. 이 가운데 파나소닉과 필립스의 제품은 북미 시장에서조차 워낙 소리 소문 없이 출시된 데다가 스펙 상으로도 별반 특별한 것이 없기에(이들의 국내 발매 가능성 역시 희박해 보인다) 현 시점에서 블루레이를 매개로 한 PS3의 유력한 라이벌은 역시 삼성의 BD-P1000이 될 것이다.
사실 BD-P1000은 비운의 기기다. 물론 ‘세계 최초의 블루레이 플레이어’란 타이틀을 거머쥐기는 했지만 그에 응당하는 푸대접 역시 만만치 않게 받았기 때문이다. 명색이 본격적인 차세대 기기임에도 HDMI의 버전이 1.2에 머물고 있으며, 신세대 음향 포맷인 돌비 트루HD와 DTS-HD를 디코딩하지 못한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약점이다. 하지만 영상 면에서는 다소 억울한 감도 있었다. 같은 배를 탄 소니픽쳐스의 런칭 타이틀들이 모두 MPEG-2로 인코딩된 탓이다. 소니픽쳐스가 MPEG-2를 고집하되 런칭 라인업에 적어도 50GB 듀얼 레이어 타이틀을 하나라도 포함시켰다면 좋았으련만 기대는 끝내 무산됐고, <스텔스>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만족감을 안겨주지 못했다. 이런 상황은 발 빠르게 VC-1 코덱을 채용한 HD-DVD 진영에 반사이익을 가져다줬으며, BD-P1000은 자신보다 200달러 가까이 저렴한 도시바의 HD-XA1에 비해 그다지 나을 게 없는 기기로 여겨졌다. 꽤 오랫동안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없었다는 점, 즉 모든 짐을 혼자 짊어져야 했던 것도 BD-P1000에겐 다분히 불행이었다.
그렇다면, 무려 5개월 뒤에 모습을 드러낸 PS3는 BD-P1000과 얼마나 다른 화질을 보여줄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당초 예상과 약간은 거리가 있는 결과가 나왔다. 제반 여건상 풀 HD급 프로젝터를 통한 대화면 테스트는 진행하지 못했지만, 1,080p의 47인치 LCD TV만으로도 기본적인 영상 특성은 파악이 가능했다(실제적으로도 PS3와 가장 주도적으로 매칭될 영상 기기 역시 이러한 플랫 패널 디스플레이가 될 것이다). 아래는 BD-P1000에 번들로 포함된 블루레이 샘플러 중 가장 우수한 화질을 보여주는 3D 애니메이션 <치킨 리틀>의 비교 스크린 샷이다(클릭하면 이미지가 확대된다).
LCD TV의 화면을 D-SLR 카메라로 촬영한 것임에도 위 스크린 샷만으로도 충분히 확인이 가능할 것이다. 실제 육안으로 본 영상은 더더욱 차이가 두드러졌다. 위의 이미지가 BD-P1000, 아래 이미지가 PS3인데, 일단 BD-P1000의 영상이 좀 더 콘트라스트가 명확하고 새추레이션이 강조됐다. 현재 일본 매체들이 엄청난 찬사를 보내고 있듯 PS3의 화질이 충분히 우수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AV적인 관점에서 볼 때 PS3의 약간 소프트한 영상은 흔히 물 빠진 듯한, 흐리멍덩한 화면으로 치부된다. 물론 이는 소위 ‘펀치력 있다’는 표현과 상반되는 것이다. 다음 이미지들은 역시 BD-P1000의 블루레이 샘플러에 수록된 NHK의 HD 다큐멘터리 <Masters of Time>의 스크린 샷이다. 순서는 마찬가지로 BD-P1000이 위, PS3가 아래다.
이 다큐멘터리는 아무래도 1,080i 소스를 업컨버전한 것으로 보이지만, 어쨌든 최종 정보는 1,080p/60Hz다. 그런데 여기에서 새로운 단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색감 자체는 이전과 동일하지만 노이즈감이나 컨투어링은 경미하나마 PS3 쪽이 덜했던 것이다. PS3의 그래픽 아키텍처는 익히 잘 알려진 ‘RSX’로, 이는 소니가 엔비디아와 공동으로 개발한 새로운 프로세서다. RSX는 NV47을 기반으로 7800 GTX급 코어에 7600 GT의 메모리 인터페이스를 추가한 형태. 따라서 RSX가 멀티코어 프로세서 셀과 함께 구현하는 영상이 열악하다는 것은 아무래도 어불성설이다. 또 1,080i 사양의 브로드컴 BCM7411D 디코딩 칩에 파루자의 디인터레이서를 결합시킨 BD-P1000보다 화질이 떨어진다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화살은 BD-P1000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으며, BD-P1000의 발색이 분명 화사하고 진하기는 하지만 색감 자체가 다소 왜곡됐다는 혐의는 좀 더 설득력을 얻게 된다(사실 이는 삼성의 DVD 플레이어들이 지속적으로 받아온 지적이기도 하다).
위 스크린 샷은 소니픽쳐스의 블루레이 타이틀 <블루스톰>이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블루레이 타이틀 중에서 <블루스톰>의 화질은 상중 정도에 속하는데, 두 소스 기기들의 재생 화질은 역시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푸른색의 바다를 좀 더 깊고 투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BD-P1000이지만, 어두운 장면에서 암부 계조가 충분히 살아나지 못하면서 다량의 노이즈를 노출하는 것 역시 BD-P1000이었다. 흔히 가전매장에 가보면 진열된 디스플레이 기기들이 하나같이 ‘쨍한’ 화질을 보여주곤 한다. 그러나 그것은 호객의 일종으로 틴트와 콘트라스트를 한껏 올려놓은 탓이다. 물론 이런 사례를 BD-P1000에 액면 그대로 대입하는 것은 블루레이 선봉장에 대한 심심한 결례이며, 단순히 이해를 돕고자 언급한 얘기다. 지금까지도 상당수 업체들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눈치만 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과감하게 차세대 시장의 문을 열어젖힌 삼성의 결단은 충분히 평가받아 마땅한 것이다. 한편 DVD 재생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BD-P1000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PS3에는 업스케일링 기능이 배제돼 있기 때문이다. 어설픈 업스케일링은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하지만, 파루자 스케일러는 최상은 아니더라도 제 몫은 해주므로 480p의 PS3 영상보다 1,080p의 BD-P1000의 DVD 화질이 확실히 좋았다. 테스트에 사용된 PS3의 DVD 지역코드가 2번, BD-P1000의 지역코드가 1번이라는 문제로 인해 재생 타이틀은 지역코드가 0인 클래식 DVD가 주가 되었는데, HD캠으로 촬영된 아트하우스의 <베르디 - 팔스타프>를 보면 역시 BD-P1000의 영상이 눈에 확 들어온다. 특히 클로즈업 장면에서 BD-P1000이 주역 윌라드 화이트 얼굴의 땀방울을 나름대로 생생하게 잡아내는 반면, PS3는 대략적인 뉘앙스만 전해준다.
한편 PS3의 또 다른 특징은 뮤직 플레이어로서의 기능도 대폭 강화했다는 점이다. 특히 SACD 재생까지 포함시킨 것은 상당히 놀라운 부분이 아닐 수 없는데, HDMI 1.2를 탑재한 AV 리시버들이 이제 막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라 멀티채널을 감상할 수는 없었지만 SACD 스테레오나 일반 CD를 들어본 바로는 충분히 흡족한 수준이었다. 물론 진지한 오디오파일에게는 어딘지 허전함이 느껴질 법도 하겠으나 서브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을 듯싶다. CD의 트랙을 HDD로 옮겨 PS3를 뮤직 서버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며, 네트워크를 통해 AMG(All Media Guide)의 서버에 접속, 손쉽게 음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
5.PS3, 차세대 시장을 재패할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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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완벽’의 경지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PS3는 소니가 엄청난 야심으로 완성한 기념비적인 작품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전반적인 기능과 성능 면에서 PS3는 무난하게 가전 시장을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PS3는 지금까지 공개된 차세대 DVD 플레이어들의 고질적인 약점인 속도의 문제를 아주 간단히 극복했다. 도시바의 1세대 HD-DVD 플레이어 HD-XA1의 지나치게 ‘느려터진’ 동작과 잦은 시스템 다운은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케 할 정도. 삼성의 BD-P1000은 HD-XA1보다 수월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디스크 로딩 시간은 최소 17초에서 최대 27초가 소요되며, 메모리카드에 저장된 사진 한 장을 넘기는 데도 15초 이상이 걸린다. 하지만 PS3는 차원이 다르다. 불과 8~9초 사이에 디스크를 인식하고 사진은 버튼을 누르는 즉시 시원시원하게 넘어간다. 여기에 HDMI 1.3은 PS3의 초강력 무기가 되기에 충분하다. HDMI 1.3은 기존 165MHz(4.95Gbps)의 대역폭을 340MHz(10.2Gbps)로 두 배 이상 증가시켰다는 단순한 수치상의 의미를 넘어 딥 컬러, 돌비 트루HD, DTS-HD 등 새로운 세대의 영상과 음향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앞으로 HDMI 1.3을 지원하는 디스플레이 기기와 AV 리시버가 쏟아져 나오면서 PS3의 가치는 더욱 격상될 것이다. 그럼에도 가격은 반쪽짜리 차세대 DVD 플레이어들보다 절반가량이나 저렴하다. 무엇을 더 바라는가. 물론 시간이 흐르면서 플레이어들의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겠지만, 당분간 PS3만한 성능을 지닌 동 가격대의 제품은 나오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PS3의 본령은 게임기인 터, 1차적인 경쟁 상대는 역시 Xbox 360과 Wii다. 특히 MS는 게임 사업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 부으며 ‘타도 PS3’에 총력을 기울이다시피 하고 있다. 따라서 PS3는 이전의 독점 체제와 달리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게임은 이제 시작이다. 콘솔 게임기의 대명사에서 명실상부한 차세대 엔터테인먼트 기기의 총아로 거듭난 PS3가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