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하던 날 ,
무리지어 들어가는 빡빡 머리들 뒤에 대고
'조병찬~~ 조병찬~~' 하며 큰소리로 부르며 목메이던 날이 엇그제 ,
날마다 '마린천사'방에 눌러 앉아 먹먹한 가슴을 달래고 위로 받다 보니 어느덧 수료식 D-DAY 가 다가오더군요.
그리움도 담고 , 위로와 격려도 듬뿍 담아 인터넷 편지를 날마다 보냈습니다.
아들 생활반에서 편지를 젤 많이 받았다고 하더군요.
컴퓨터를 만질 줄 모르는 어떤 동료 어머님이 인편 보내시느라 컴터를 배워
받침 틀리고 오타 많이 낸 편지 보고 아들이 엉엉 울었다는 얘기에 저도 콧잔등이 시큰해지더라구요.
아들들은 편지 그 너머 엄마 아빠의 아주 작은 마음까지도 읽고 있다는 것을 다시 알게 됐어요.
수료식 이야기를 말씀드릴게요.
먼저 수료식 사열할 때 멀리서나마 엄마 아빠가 와서 지켜보고 있음을 알게 하려고 이벤트 현수막을 준비했어요.
저는 수료식 이 후 집에 걸어 놓으려고 롤블라인드(60cm x 90cm)로 만들었어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0722D47509D86BB20)
아들이 주문한 과자와 누벨라 쨈 등 (대부분 초코렛 종류의 달달한 과자를 원하더군요.)을 한 박스 준비하고
아들옷 소포로 올 때 박스 안에 써 있던 마지막 한 줄 .." 홍어가 많이 생각나네요" 이 단어가 머릿속을 맴돌아
홍어도 준비했고 현민아빠께서 늘 강조하시던 식전소화제로 먹이려고 한방소화제 한 줌과 까스활명수 한 병을 준비햇죠.
그리고, 수료식 날 시간 절약을 위해 핸드폰 T-MAP에 숙소에서 훈단까지, 훈단에서 뷔페까지, 뷔페에서 임시 숙소까지(아들이 편히 쉬고 싶다고 해서), 임시숙소에서 포항종합운동장까지 이렇게 미리 네비게이션 검색 설정을 마쳐 놓았습니다.(요건 준휘엄니 아이디어)
예상 소요시간을 5-10분 이내로 이동 범위를 정해 식당이며 숙소를 정했어요.
전 날 포항으로 달려 갔습니다.
포항에 도착하니 아들과 같은 공기를 마시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행복했답니다. *^______^*
수료식 당일..
늦게 잠들었음에도 이른 새벽에 눈이 떠 졌습니다.
서둘러 훈단으로 출발해 가는 도중 해병대원을 실은 군용 트럭이 제 바로 앞을 가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어찌나 반갑고 아들 같은 생각도 들던지 저도 모르게 손을 흔들어주고 머리 위로 하트도 그려 주었어요.
그랬더니 해병들도 저를 보고 활짝 웃으며 양손으로 하트를 그려 답례하더라구요. ㅎㅎ
수료식장에 도착하여 일단 계단 젤 앞자리에 두 자리를 맡아 병찬 아빠에게 보초(?)서게 하고 저는 냅다 계단을 뛰어 올라가 '마린1004" 팻말을 찾아 헤맸습니다. 두리번~~두리번~~
저 멀리 빨간 팻말을 들고 서 계시는 승현 아버님.
헐~
글을 읽을 때는 연세 지긋하고 키가 크고 흰머리 많으신 걸로 상상되었는데
어떤 젊으신 분이 서계시는겁니다. 삼촌이신 줄 알았답니다.
1004팻말을 관심있게 바라보시는 분들께는 "마린천사님 이세요?"라고 여쭈어 반겼습니다.
10시까지 그렇게 여러 천사님들을 뵙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저 멀리서 새까맣게 걸어 들어오는 햇 해병들 ...
이미 제 가슴은 쿵쾅쿵쾅 두방망이질하고 있었죠.
수료식 과정을 모두 마치고,
드뎌 아들을 향해 광속으로 달려 가는 시간..
아들이 제가 못알아보고 뒤로 휙~지나간 줄 알고 최대한 눈의 각도를 옆으로 회전하며
저를 찾고 있었어요.(몸은 얼음 땡 ㅋㅋ)
아들을 와락 끌어 안았죠.
얼굴을 바라 볼 수가 없더라구요.
그럼 눈물이 더 나올거 같아 한 3분정도를 그렇게 끌어 안고 등만 토닥거렸죠.
여드름 투성이 얼굴은 마치 멍게 껍질과 같았고 뻣뻣한 군복에 몸은 바짝 군기가 들어 있었죠.
에고,또 눈물이 나네요.
눈이 뻘겋게 우는 해병들도 몇 있던데 울 아들은 말없이 꽉 안고만 있더라구요.
눈물 안보이려구 눈을 껌뻑 껌뻑 했겠죠?
일단, 신고식을 받고 료들과 사진을 찍고 차량으로 모시고 갔어요. ^^
사진 속 손을 잘 보세요. 수료식 마치고 4시 30분 까지 손을 저렇게
주먹을 꽉 쥐고(주먹 모양이 자꾸 눈에 아른거리네요)
허리를 딱 펴고 돌아다니더라구요.ㅎㅎㅎ
차에 올라타자 마자 물을 마시게하고 소화제를 먹었죠. 준비해 온 과자와 음식을 먹기 시작~
조금만 먹어라.. 조금씩만 먹어라... 물 마셔라.... 천천히 먹어라...
뷔페에 도착하니 온통 해병대 천국..
생각보다 뷔페에서는 많이 먹지 않더군요. 그 동안 헛헛했던 제 마음속까지 채워보려는 심정으로 저만 몇 접시를 헤치우고 뷔페에서 나왔습니다.
홈플러스(먹거리와 필요 물품, 서점 등이 모두 있어요) 바로 옆 숙소에 주차를 하고 홈플러스를 함께 가서 아들이 먹고 싶은 음료와 요플레를 사고 책 3권을 사서(후반기 교육기간동안 읽을거라고 하더군요. 사단장님께서 추천해주신 책도 있었구요) 숙소에 들어왔습니다.
해병대훈단에서 추천한 숙소인데 홈플러스와 붙어있고 대로변이라서 건전한(?)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거 같더라구요. 펜션은 멀고 가격도 그렇고 해서 입대할 때도 이용했던 숙소예요. )
숙소에서 잠시 쉬게 하려고 가져간 준비 물품(거품목욕제, 손톱깎이, 손톱가위, 마스크 팩)을 풀어 욕조에 물 받아 거품 목욕을 하게 하고 (오랫만에 샴푸로 머리 감아 본다고 흐믓해 하더라구요ㅋ) 손톱 발톱을 깍고 다듬어 준다음 발가락 발바닥 물집으로 벗겨진 피부를 손톱가위로 정리해줬어요.
티브이도 보다가 컴터도 하고, 제 핸펀으로 카카오스토리도하고 먹다가 누워있다가..
잠은 안자더라구요. 입대 전에도 제가 6시면 깨웠기때문에 집에서 보다 수면 시간은 많아서 잠은 안자도 된다고...
아이 옷을 이 것 저 것 살펴보며 사진으로 저장했어요.
나중에 앨범 만들어 줄려구요.
해병대만 신는 전투화(신발에 '해병대'라는 글씨와 해병마크가 있더라구요. 한켤레 27만원이라네요.ㅋ )
저도 함 신어봤어요 ㅎㅎ생각보다 가볍고 편안했어요.(전투화신은 무다리가 제 다리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
군복에 '빨간 명찰'과 '대한민국해병대'라글씨가 사선으로 달려 있다는 것도 첨 알았어요.
사선으로 달려 있으니 왠지 더 강해보이고 날카로워 보이는 느낌? 이것도 해병대만의 컨셉인 듯 ㅎㅎ
어제 지하철에서 육군을 보니 명찰이 바르게 달려 있더라구요.
군번줄을 자세히 보니 이름하고 군번 그리고 혈액형이 써 있더라구요.
군복의 재질은 빳빳했어요. 조직이 촘촘하기도 하고 또 엇그제 새로 받은 옷이라서 그렇기도 하겠죠.
또 유사시 군복 바지 끝을 묶어 물에 뜨는 고무 보트 같은 도구로도 사용한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네요.
그렇지만 저렇게 뻣뻣한 천으로 된 옷을 입고 있을 생각에 걱정돼서 물어보니 군복이 편안하고 괜찮다고 하더라구요,
해병대 노래에서 늘 듣던 팔각모도 써보고 ㅋㅋ
혼자놀기의 진수를 다 해봤답니다.
4시에 숙소에서 나와 운동장으로 갔습니다.
과자나 초콜릿을 좀 가지고 들어가랬더니 식품 반입 안된다고 완강히 거절하던 아들이
헤어지기 직 전 그래도 아쉬웠던지 제가 준 페레로 ** 초콜릿 세 개를 슬쩍 주머니에 넣더군요.
따뜻하게 포옹을 하고 건강하게 잘 보내라는 말을 뒤로 남기며
저희는 그렇게 뒤돌아 왔답니다.
수료식 날 훈단에 떨어져 있는 낙엽을 몇 개 주워온다는 것이 이제서야 생각나네요.
7주간의 추억을 담아 그 곳 훈단의 2012년 11월 8일 수료식 그.날. 낙엽을 코팅해서 보관해주고 싶었거든요.
해병대 지원하던 날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자료들을 모으고 있어요.
인터넷 지원서,면접사진(일정이 맞지 않아 지방에서 면접을 봤기 때문에 제가 동행했다가 촬영), 합격통지서, 훈단 편지, 자대배치 결과 조회 등등등..
나중에 앨범으로 만들어서 아들에게 제대 선물로 줄려구요. ㅎㅎ
1166기 가족님들
아들 해병대 입대시키고 걱정 염려 많으시죠?
저희도 좌불안석으로 7주를 보냈답니다.
그런데 ...
그런데 말이죠...
염려 안하셔도 됩니다.
저희 생각보다 아이들이 훨씬 잘 지내고 있었구요.
생각만큼 힘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견딜만했다고 ...
사실, 저는 해병대 지원을 제가 적극 권했거든요.ㅋ
세 번을 설득해서 수락한 저희 아들인데
괜찮았다고...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고...얘기하더라구요.
천사님들 ~~~~~
사랑합니다.
그말은 맞는것 같아요 우리들이 생각한것보다 훨씬 잘하고 있다는것...ㅎㅎㅎ
자식의 나이 50이 되어도 노부모에겐 아기처럼 보인다고 하잖아요. ㅎㅎ
찬이맘님 글보고 마니 얻어갑니다..
이런 자상하고 섬세한 엄마를 둔 찬이병은 정말 행복할거 같네요..
엄마사랑이 너무 많이 베어남을 느끼고 반성해봅니다^^
저도 준비마니해서 수료식날 먹고싶었던거 먹이고 편안하게 보내다갈수 있도록 해야겠네요...
후기 너무 감사해요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모든 부모님의 마음은 다 같죠.ㅎㅎ
정말 대단하시내요~찬이 어머님한테 많이배웠내요~
저두 지금부터라도 씩씩해져야겠내요~
제대하면 깜짝선물도 준비하고요~
찬이맘님과 인연이있나바요~우리 병훈훈병에게7살남동생이있는데 이름이 오병찬이랍니다
그리고 백령도수송부~
제가 구리시 살아서 수료식 하루전날가야하는데숙박하셨던 곳좀알려주실수있나요?
뷔페랑요 예약이 너무 늦은건 아니겠죠?
ㅎㅎ 도움이 되셨다니 제가 좋습니다.
병찬이 사촌형이 병훈이입니다. ㅋㅋ
쪽지로 보내드릴게요.
쪽지 확인하세요.^^
찬이맘님 찬이해병은 벌써 백령도로 간거예요?.. 울아들은 포병이라 후반기교육을 포항에서 받고 있거든요.. 12월 6일 백령도로 입도한다고 하더라구요.. 백령도에서 전화는 오나요?..
경산에서 아직 후반기 교육중입니다. 12월 7일까지 교육이구요 그 후 4.5초위로휴가 후 입도 할 예정이예요.
전화는 일주에 한 번 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