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일광 '제2 센텀시티'로 추진 | ||
부산시, 택지지구 해제 통해 193만3천㎡ 첨단산단 조성 계획 | ||
도시공사, 민간개발로 사업참여 배제될까 촉각 | ||
대규모 택지와 산업단지로 개발되려던 기장 일광지구가 민간이 주도하는 '센텀시티형' 복합 산업단지로 급선회할 전망이다.
부산시와 부산도시공사는 1일 부산 기장군 일광면 삼성리와 횡계리 일대 193만3천㎡(58만4천여평) 규모의 일광지구 전체를 첨단 산업단지로 조성하겠다는 W사의 민간 제안이 접수됨에 따라 선진부산개발본부 등 관련 부서가 구체적인 개발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택지지구 127만8천㎡와 해양바이오 특화 산업단지 65만5천㎡로 이뤄진 일광지구는 당초 시와 공사가 8천54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오는 2012년까지 조성을 끝낼 계획이었으며, 시행자인 도시공사는 지난 2005년 12월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른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받은 데 이어 지난해 말 국토해양부에 개발계획 승인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하지만 부산시는 지난달 28일 사업 시행자인 부산도시공사에 택지지구 해제를 국토해양부에 요청할 것을 지시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즉, 7천160세대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는 택지개발 계획을 전면 백지화한 것이다.
시는 또 W사 컨소시엄의 사업계획안을 검토한 뒤 이르면 이달 안에 상호 양해각서(MOU) 체결 등의 절차를 밟아갈 예정이다. 이같은 개발안이 성사되면 석대, 기룡1·2산단에 이어 네번째 민간 주도 산업단지 개발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해외 개발기업인 W사는 최근 허남식 부산시장과 시 관계자들을 만나 사업 내용을 설명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 의사를 밝히고 있고, K증권과 S건설 L건설 등 국내 굴지의 기업을 컨소시엄에 끌어들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협상은 급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 청라지구 등지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중인 W사는 국내 대기업 건설사와 금융권을 아울러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 일광지구에 8천억원 안팎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부울고속도로와 동해남부선 철도가 관통하는 일광지구에 관계법에 따라 유상처분 면적의 50% 이상은 아파트형 공장과 기업 R&D센터 등 산업시설로, 나머지는 첨단 상업 업무시설, 주거시설 등이 어우러지는 복합단지 개발 계획을 수립해 부산시에 제안할 예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인근 장안에도 9천여세대의 택지지구가 추진되고 있어 비교적 지형과 입지조건이 양호한 일광지구를 미래 도시성장 거점으로 활용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며 "앞으로 일광지구는 동부산권의 또다른 핵심 랜드마크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업 시행자인 부산도시공사는 갑작스런 상황 변화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금융부담이 큰 동부산관광단지의 시행을 떠안는 대신 배후 주거단지인 일광지구의 택지를 자체 사업으로 개발해 이윤을 창출하려던 계획이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도시공사는 일광지구 개발계획에서 돌연 배제될 가능성이 커지자 내부 대책 회의를 여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부산을 더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동부산관광단지 조성으로 큰 부담을 떠안고 있는 공사로선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